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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봉하마을 가다] 옛 동지 문재인 대통령 참석 '새 시대' 실감

참배객 3만여명…역대 최대규모 추도식 / 文 "성공한 대통령 돼 다시 찾겠다" 다짐

▲ 사진제공=노무현재단

친구였던 어제의 대통령을 오늘의 대통령이 만나는 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일인 23일 오전 9시 30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인근.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들이 몰려들면서 차량이 막히기 시작했다. 기자는 결국 본산산업단지 내에 차량을 주차하고 봉하마을까지 걷기로 했다.

▲ 사진=백세종 기자

본산산단에서 봉하마을까지 거리는 1km 남짓. 봉하로 초입부터 ‘5월 다시 희망입니다’, ‘보고 계시나요? 다시 사람 사는 세상으로’,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뜨겁게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과거 누군가는 울음을 삼키고 눈물을 훔치면서, 회한과 격정 속에 오열하며 힘든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겼을 그 도로의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달랐다. 봉하마을을 향해 걷는 추모객들의 얼굴 대부분은 전보다 더 환하고 웃음을 머금었다. 달라진 게 없다면 바로 도로 한쪽에 세워진 채 돌고 있는 노란 바람개비 들이었다.

10여 분 여를 걸어 봉하마을 초입 안내소 인근에 도착하자 벌써 참배를 마치고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노란 풍선을 들거나 노란 손수건을 들고, 일상복을 입은 노란 조끼를 입은 노무현 재단 자원봉사자들, 편한 일상복을 입고 찾은 모든 국민이 노 전 대통령의 추모일을 맞고 있었다.

갓난아이부터 고령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인파들로 이날이 평일인지 주말인지 분간을 못 할 정도였다.

▲ 사진=백세종 기자

이날 봉하마을 추도식에는 현직으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고 사상 최대 추모객이 몰린다는 소식에 일찍부터 경찰들이 나와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 마을 초입 주차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꽉 들어차 있었다.

경남 밀양에서 왔다는 전 성현 씨(53)는 “봉하마을에 세 번째 왔는데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활기차진 것 같다”라며 “이게 다 노 전 대통령 친구이자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같은 문 대통령 때문이 아니겠냐 미소를 지었다.

▲ 사진=백세종 기자

마을 중간에 있는 생가는 둘러보며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로 북적였고, 바로 옆 기념품 가게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맞은편 추모의 집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었고 영상도 상영되고 있었는데, 영상을 보던 이들 중 몇몇은 한숨을 쉬며 눈물을 닦기도 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글귀가 철판에 각인된 노 전 대통령의 묘역 ‘너럭바위’에는 헌화와 분향하는 참배객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너럭바위 앞 국민의 추모 메시지가 담긴 바닥석 1만5000개도 참배객들을 맞이했다.

▲ 사진제공=노무현재단

오후 2시 묘역 옆 잔디밭에서 ‘나라를 나라답게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추도식은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 내외, 정세균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국회의원, 각 지역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생기 정읍시장 등도 참석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대통령의 집 안내해설 자원봉사자가 시민 추도사를 읽었다.

이날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변함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무어라 감사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 사진제공=노무현재단

이어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추도식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라며 “노무현 대통령도 여기 오늘 이 자리, 여기 우리 가운데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며 ‘야 기분 좋다’라고 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슴에 묻고 이제 모두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라며 “제가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다시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시 ‘운명’ 낭송과 가수 한동준의 추모 공연, 추모 영상 관람, 나비 날리기 등 추모행사를 마친 추모객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묘역 참배로 추도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는 3만여 명이 넘는 이들이 참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주말에는 평소보다 3~4배 많은 3만7000명이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제공=노무현재단

 

▲ /사진제공=노무현재단

백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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