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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국회의원은 단체장 심부름꾼 아냐"

국회의원-전북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서 작심발언 / "직접 논의않고 국장 통해 보좌관에 통보" 쓴소리

지난 7일 열린 국회의원·전북도·14개 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밝힌 이춘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갑) 의원의 ‘작심발언’이 지역정가에 작은 반향을 불렀다.

 

이 의원은 이날 민주당 도내 의원을 대표한 모두발언에서 “국회의원은 도지사와 시장·군수의 심부름꾼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3선의 중진 국회의원이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 사무총장이란 중량감을 갖고 있는 이 의원이어서 이날 발언 배경을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이춘석 의원 뿔난 이유는?

이춘석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해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지, 도지사와 시장·군수의 심부름꾼이 아니다”며 “국회의원을 같이 일하는 국장, 과장처럼 대하면 함께 일할 수 없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정부 부처에서도 국회의원과 주요 현안을 협상하는 자리에 장·차관을 보낸다”며 “단체장께서 정 못 오신다면 부지사나 부단체장이라도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의 목표는 전북 발전과 도민생활 개선 하나다. 이 자리가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바라는 충정에서 쓴소리를 드린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이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회의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에는 양면적인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겉으로 지역이 요구하는 현안에 대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속으로는 예산정국 때마다 성과가 부실하면 정치권으로 책임이 떠넘겨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8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정국 시기에 지역 예산확보를 두고 정부 부처와 직접 협상할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인데, 정작 자치단체장들은 의원과 소통을 제대로 안 한다”며 “의원실에 실·국장만 보내 통보한 후, 의원 측에서 이견을 제기하면 전달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도내 자치단체가 의원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아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과 달리, 자치단체와 언론은 그 동안 정치권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의원의 이날 작심발언에는 그동안 쌓여온 불만 속에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넥솔론 사태 해결과정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후문이다. 도의원들이 결의문을 내고 전북도와 익산시가 업체측과 간담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과는 긴밀한 상의없이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지난 7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전북 국회의원과 송하진 도지사와 14개 시장, 군수들이 2017년 국가예산확보 전략과 도정현안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상호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형민 기자

△단체장·국회의원 반응은

이날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전북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황숙주 순창군수는 “국회의원보다 보좌관에게 먼저 설명을 하다 보니 의원 입장에서 서운함이 있으셨던 것 같다”며 “앞으로 직접 찾아가 말씀드리면서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황 군수는 냉랭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계속 의원들을 띄웠다. 그는 “시·군이 아무리 부처에 예산 좀 달라고 주문해도 의원님들이 한 마디 하는 것보다 훨씬 못하다”며 “앞으로도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로 잘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른 한 단체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얘기를 들으면서 솔직히 미안하고 반성하는 마음도 들었다”며 “단체장들이 행사장에 다니는 것보다 국회에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데 부하 직원을 보내는 등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발언을 다소 권위적으로 받아들인 시각도 있었다.

 

한 국회의원은 “현장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고,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는 “이 의원의 지적이 맞지만, 단체장보다 실무자가 업무를 더 잘 아는 경우도 있는데 너무 한쪽으로만 본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의원은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여당의 사무총장으로서 힘도 있고 자치단체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입장이 됐기 때문에 쓴 소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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