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수확 감소·인건비 상승 후폭풍 / 외식업계, 값 올리고 서비스 축소로 대응 / 설 명절 2주 앞두고 서민들 가계부담 가중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에도 우리 서민들의 실질임금은 늘어난 게 하나도 없는 데 물가만 너무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를 악용해 이익을 보려는 업체들의 꼼수 아닌가요?”
연초부터 시작된 최강 한파와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전북지역 생활물가가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식재료 물가 상승폭이 커지고 인건비 가중 후폭풍으로 외식물가가 함께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2주 앞둔 상황에서 농산물과 해산물 가격이 크게 뛰자 명절선물과 제사음식을 장만하려는 가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물가정보시스템 카미스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풋고추 오이 파프리카 등 채소 가격이 한 달 새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열흘 넘게 지속되고, 미세먼지로 인해 일조량이 줄어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생각지도 않던 한파로 2주 사이에만 채소가격이 최소 30% 이상 급등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겨울철 하우스 재배를 하는 채소류다. 한 달 전만 해도 개당 1000원 선에 판매되던 애호박은 이날 2000원~3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채소류뿐만 아니라 고등어·갈치·오징어 등 수산물도 최근 한파와 강한 바람이 겹치면서 조업 난항으로 출하량이 크게 줄어 값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올랐다.
외식업계의 상황은 더하다. 도내 요식업계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가 곧바로 가격 인상과 서비스 축소로 대응하고 있다.
도내에 다수의 가맹점을 낸 외식 프랜차이즈들 또한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놀부부대찌개는 부대찌개 가격을 1인당 7500원에서 7900원(5.3%)으로 올렸다. 신선설농탕은 설렁탕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죽 전문점 죽 이야기도 최근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불낙죽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신전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을 500원 올렸고, 고봉민김밥은 김밥 가격을 500원 상향시켰다.
일부 식당들은 갑작스런 음식 가격 인상에 따른 손님들의 반발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손님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연 초(1월~3월)를 피해 가격 인상 시기를 결정했다.
전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인건비 상승과 식자재 가격을 따져보면 당장 음식 값을 올려 받아야 하지만, 부담을 호소하는 손님들을 배려해 인상 시기를 5월로 늦췄다”고 전했다.
롯데리아, KFC 등 패스트푸드 업계도 전체 평균 메뉴가격을 2%이상 올렸다.
본사가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점포별로 가격 인상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본사가 가맹점에 소비자가격을 권장할 수는 있지만, 최종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건 각 가맹점주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인건비 상승과 식자재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회사원 박성하 씨(34)는“음식 값을 대폭 인상시킬 정도로 외식업체들이 최저임금제에 맞춰 인건비를 제대로 올렸을지 의심된다”며“연간 받아가는 총 급여가 제대로 올랐다는 사람을 찾기 힘든데도 불구하고 물가는 눈이 띄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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