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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동행취재기-베트남을 가다] ② 다크롱 식수지원사업 - '안전한 물-위생 증진-주민 건강' 선순환 고리 만들어요

다크롱 주민 생활용수 태부족…화장실 없어 수인성 질병 원인 / 도교육청·전주교대 졸업생 등 기금 모아 식수시설 만들어 줘

▲ 베트남 다크롱 지역 아롱마을 식수시설 착공식 모습. 사진 제공=월드비전

월드비전은 다크롱 지역 상당수 마을이 먹는 물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주민들이 많은 질환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지난 2016년부터 식수 확보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이뤄진 베트남 다크롱지역 방문도 이 지역의 식수시설을 살피기 위한 것이었다. 월드비전 전북본부는 앞으로도 다크롱 지역 마을들의 먹는 물과 화장실 등의 시설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 화장실 등 위생시설 크게 부족

 

월드비전은 다크롱 지역 주민 10명 중 7명은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크롱 지역 주민들은 생활용수를 얻기 위해 정화되지 않은 강물이나 개울물 등 오염된 물을 사용한다.

 

사람이 하루를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은 15리터. 이 지역 주민 가운데 30분 안에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는 주민은 10%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주민은 15리터의 물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걸어야 한다.

 

화장실 등 위생시설도 부족하다. 개울이나 풀숲이 화장실이 되는 것이 일상이다.

 

지역 정부 조사에 따르면 다크롱 내 위생시설 보급률은 52.1%. 그러나 다크롱 지역에서도 월드비전이 지원 활동을 하는 바낭 꼬뮨은 20.6%, 바롱 꼬뮨은 21.7%로 크게 저조하다. 마을 단위로 보면 마이손 마을이 28%, 아롱 마을 5.1%, 다반 마을은 0%로 처참한 수준이다.

 

게다가 화장실이 설치돼 있더라도 자동으로 물을 내려보내는 장비조차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화장실 옆에 있는 수조에서 직접 물을 떠서 붓는 형식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은 설사와 같은 수인성 질병뿐 아니라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된다. 야외 배변으로 인해 더러워진 강물이나 개울물을 다시 길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마이손(Mai Son)마을 식수시설 준공

▲ 마이손마을 식수시설 준공식에서 마을 주민들이 월드비전 방문단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 제공=월드비전

마이손 마을은 74가구, 347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생계는 농업이지만 소득이 높지 않고, 특히 식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월드비전 전북본부는 전북도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모은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이 마을에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시설을 지원했다.

 

월드비전의 이번 방문은 식수시설 준공에 맞춘 것이다. 지난달 9일 열린 준공식에는 마을 주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들은 해맑은 미소로 “신 짜오”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준공식 장소에 도착할 때쯤 익숙한 멜로디의 한국 노래가 들려왔다. 주민들이 한국 방문단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아이들과 주민들의 전통 공연도 펼쳐졌다.

 

마을 이장 키엣(Kiet) 씨는 연신 ‘깜언(베트남어 감사합니다)’이라고 했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7월 이곳에 식수시설 건축을 시작했고, 60일 동안의 공사 기간을 거쳐 깨끗한 물을 마을에 공급하고 있다. 마을 주민 80%가 화장실이 없어 수인성 질환에 시달렸는데, 월드비전은 31개 가구에 화장실도 마련해줬다.

 

△ 아롱(A Rong) 마을 식수시설 착공

 

아롱 마을은 주민의 13.7%만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고 있다. 월드비전 전북본부는 전주교대 22회 졸업생들의 후원으로 지난달 10일 아롱마을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식수 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전주교대 22회 졸업생들은 지난해 졸업 3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으로 아롱 마을에 식수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롱 마을을 관장하는 크롱크랑 꼬뮨 사업관리위원장은 “월드비전은 우리 마을 주민들의 삶 개선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줬지만 이번 식수 시설 지원이야말로 가장 필요했던 사업이었다”며 “그동안 주민들은 수질성 질환에 고통받고 있었는데 이번 사업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문에 함께한 전주교대 22회 졸업생인 이영환 교감은 “졸업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졸업생들이 힘을 모아 마련했다”며 “시설이 잘 지어져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건강해진다면 무엇보다 기쁘겠다”고 말했다.

 

● 나윤철 월드비전 전북본부장 "후원자 기부금, 투명하게 관리"

“전북도민이 모아준 정성이 베트남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 했습니다.”

 

월드비전 전북본부 나윤철 본부장은 이번 베트남 방문이 다른 곳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감동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방문하는 동안 계속 비가 내려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한국 방문단을 반겨준 지역 주민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열악한 산악지역에 학교가 증축돼 학생들이 편히 공부하는 모습과 식수시설 지원으로 기뻐하는 주민들을 보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나 본부장은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나눔 클래스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눔 클래스’는 지역의 초중고 한 학급이 개발도상국의 한 마을과 연결돼 매월 3만 원의 후원을 통해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에 후원하는 것이다. 후원 사업은 교육환경 개선과 식수확보, 화장실 등 위생시설 지원, 경제활동을 위한 가축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나 본부장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기부금 부정 사용과 관련, 기부자의 뜻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비전 자체 관리 및 감사체계와 행정안전부 감사 등 여러 단계에 걸쳐 기부금의 사용 및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

관련기사 [월드비전 동행취재기-베트남을 가다] ① 다크롱 교육 지원활동 - 빈곤율 45.8% 척박한 다크롱, 교육으로 희망나무 심어요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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