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며칠을 밤 새며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아들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한 작업인데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니 얼떨떨하네요.”
제19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이병로 씨(49)는 이번 수상으로 ‘가능성’과 ‘원동력’을 얻었다. 그동안 전통을 기반으로 ‘달항아리’ 작업을 해 온 작가는 이번엔 전통을 현대화한 실험적 작품을 내놓았다.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들의 자극 때문이었다. 십여 년을 달항아리 작업에 매달리는 작가의 모습을 본 아들이 “새로운 걸 해보면 안 되냐”고 물었다는 것.
자극을 받은 작가는 40여 일을 잠도 잊은 채 작업에 몰두했고, 이번 작품 ‘생성과 소멸’을 내놓았다.
전통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백자 표면에 크기와 높이가 제각각인 모듈을 붙여 만들어냈다. 크기와 높이가 제각각인 도시의 건물과 현대 사회의 빈부의 차이를 형상화했다. 모듈에는 청화백자에 쓰이는 안료를 사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작가는 “작업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랜만에 느끼는 기쁨의 에너지 때문”이라며 “이번 수상으로 나를 반성하게 하고,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채찍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광대 도예과와 산업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디자인공예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작가는 달항아리가 가진 매력에 빠져 10여 년을 작업에 몰두했다. 상단부와 하단부를 연결해 만드는 달항아리의 모습에서 ‘만남’과 ‘소통’, ‘화합’, ‘탄생’이라는 메시지를 생각했다. 달항아리, 백자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인에게도 이러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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