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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내가 쓰면 얼마나 쓰겠나, 어려운 학생에게 희망 되길”

88세 기초수급자 김모 할머니, 전북사랑의열매에 2000만원 기탁
몸 불편, 형편 어려운 상황서도 요양보호사 통해 기부 의사 밝혀

“나이 든 내가 쓰면 얼마나 더 쓰겠소. 자라나는 학생들 위해 써주시오.”

최근 전북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00만 원을 기탁하며 덧붙인 말이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1000만 원짜리 수표 2매를 건넨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회장 김동수)가 88세의 김모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 2000만 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쇠약해 일은커녕 거동도 힘든 김 할머니는 현재 주기적으로 그의 집을 방문하는 재가복지 요양사의 돌봄을 받고 있다. 김 할머니는 요양사를 통해 사랑의열매 사무실에 전화했고, 기부 의사를 밝히며 방문을 요청했다.

김 할머니가 알려준 주소지로 찾아간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다섯 평 남짓한 허름한 방에 미수(米壽)의 노인이 홀로 누워있었다.

전북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할머니를 보며 차마 거금을 받기가 어려웠다”면서 “마음은 감사하지만 여생을 위해 쓰시라고 수차례 권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의 기부 의지는 단호했다. 그는 “자식도 없고 남편과도 몇 해 전 사별한 나는 쓸 일이 없다”며 “지역사회 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장학금으로 써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까지 어려운 시기를 버텨 왔는데 이제 선한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단칸방에서도 마음만은 부자였던 김 할머니. 그가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은 ‘이름도, 사는 곳도 밝히지 말아 달라’였다.

전북사랑의열매 관계자는 “기초생활수급자인데 기부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신 것 같다”면서 “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사회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잘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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