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근촌 백관수 선생 옥중 한시
차남 백순 교수가 모음집으로 엮어 출간
“정녕 때는 2월이건만 / 봄기운 아직도 어이 더딘가 / 세 다다미 크기의 감방 창 아래에서 / 역시 나 홀로 모름이련가”
2.8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투옥된 근촌 백관수 선생의 한시 ‘정녕 때는’ 이다. 봄은 오고 있지만, 그가 간절히 바라고 있는 진정한 봄은 오고 있는 것인지, 그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옥중의 수인은 간절히 표출하고 있다.
근촌 백관수 선생이 옥중에서 조국의 독립을 바라며 쓴 한시를 엮은 <동유록> 이 세상에 나왔다. 애초 작품은 한시로 되어 있었지만 근촌의 차남인 백순이 한글 번역과 영문 번역을 맡아 이번에 시집을 발간하게 됐다. 작품집에는 일제의 지배에 대한 시적 저항의 정신이 담겨 있으며, 시대와 자신에 대한 성찰이 주를 이룬다. 특히 1919년 동경에서 있었던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저항의 정신과 기개와 맞물려 있다. 동유록>
근촌은 <동유록> 에서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는 사상을 동경 감옥안에서 두 가지의 마음으로 표출했다. <동유록> 전편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후편의‘부끄럽지 않은 마음’이 그것이다. 동유록> 동유록>
그가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봄은 반만년 아름다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한국의 독립이며, 충의로운 나라 사랑이 갈망하고 있는 한국의 독립이고, 열방의‘파리강화회의’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보는 한국의 독립이며, 그리고 2.8 독립운동이 불씨가 되어 한국 전역에 독립운동이 번져 이뤄지기를 열망하는 한국의 독립이다.
근촌은 마음속으로 크게 외치고 있다. 위를 우러러보거나 아래를 굽어보아도 그의 2.8 독립선언의 외침이 결코 부끄럽지 않다는 심정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커다란 옳음과 인간의 마땅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그가 동경 감옥 안에서 다짐하며 간직하고 있었던 또 하나의 마음은 2.8 독립운동을 일으켰던‘부끄럽지 않은 마음’이다.
한국의 독립을 열망하는 일편단심의 마음이며, 인간의 가장 높은 가치인 자유와 정의를 부르짖는 마음이고 큰일을 이루지 못한 스스로의 후회와 형세가 따라주지 않는 잘못이 있는 인간의 허물을 인정해야 하는 마음이다.
백순 교수는 “부친의 이러한‘봄을 기다리는 마음’과‘부끄럽지 않은 마음’이 1919년 3.1 독립운동과 상해임시정부수립, 1945년 대한민국의 해방을 가져오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승곤 전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서평을 통해 “근촌의 동유록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나온 눈물 어린 저항시로서, 일시적으로 일제의 굴욕적 지배에 놓여 있지만, 반드시 이 굴레를 벗어날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투지가 뚜렷이 엿보이게 한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나간 한 지식인의 삶의 모습에서 그의 투철한 애국정신과 감성은 물론 그의 인간적 면모까지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집”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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