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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황보윤 ‘모니카, 모니카’

일곱 가지 다른 색깔, 그녀 내면에 담긴 세상을 접하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작가로서 출발은 반항심에서 연유한다’고 정의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해 갖은 재주를 동원하여 또 다른 삶과 사람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실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글을 통해 직성을 푸는 것이라 했다.

황보윤 작가가 단편소설 7편이 담긴 소설집 <모니카, 모니카> 를 펴냈다. 이 작품에서 갖은 재주를 동원했다고 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탐구한 노력이 보인다. 쓰기 위해 많이 배우고,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려 했던 흔적이 담겨있다.

내가 아는 황보윤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거들먹거리지 않는다. 또한 무책임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너무 군더더기가 없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게 맞을 듯싶다.

7편의 색깔이 모두 다르고, 공감을 끌어냈다. 블랙코미디 같은 요소도 있어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이들 단편 중 ‘완벽한 가족’은 KBS라디오 문학관-(2019년 1월 27일)에 방송된 바 있다.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인물들의 감정을 더 섬세하고 생생하게 만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중성’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두 개의 별이 서로 가까이 있는 ‘이중성’ 즉 그 별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끌어낸 구조를 쉼 없이 따라갔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맨 뒤에 있는 게 유감이었다. 언젠가 황 작가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했다. 작년 12월, 전주에 한 서점 ‘책방 놀지’에서 황보윤 작가의 북콘서트가 열렸었다. 그런 나의 팬심을 달래주듯 그날 작가와 독자가 함께 ‘이중성’ 한 편을 완독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 줄 모르게 푹 빠졌었다.

조금씩, 조금씩 고인 약수는 한 바가지 가득 담겨 어떤 이의 갈증을 풀어준다. 넘치지 않게 스미듯 고이지만 그 물은 큰 힘을 발휘한다. 황보윤 작가의 소설 속에서 독자인 내가 그 갈증을 푼 기분이다.

내가 처음 황 작가의 소설을 접한 것은 ‘로키의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에 푹 빠져 침을 꼴깍이며 읽은 기억이 새롭다. 그 안에 함께 실린 ‘산수유 아래서’는 꽉 막힌 곳에 있는 한 여자를 무심한 듯 풀어주는 결말에서 묘한 해방감을 함께 느꼈었다. 한 곳에 기울지 않는 다양한 시도는 황보윤 작가의 힘이다.

독자로 ‘로키의 거짓말’에 이어 ‘모니카, 모니카’의 순례를 함께 했다. 그녀의 내면에 담긴 또 하나의 세상을 접했다. 그 다음에 어떤 길을 열어 함께 걷자고 손짓할지 황보윤 작가의 향후 행보에 사뭇 설렌다.

 

김영주 작가
김영주 작가

* 김영주 작가는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했으며,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마키코 언니’를 출품해 등단했다.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전북작가회의 회원, 동시창작 모임 ‘동시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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