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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의 산물’ 전북경찰청 보안수사대 공개되나

과거 국가보안법 사범 수사한 전북경찰 보안수사대 내년 전북청으로 이전
보안수사대 이전 후 보안 2계만 남아, 건물 사실상 빈 공간으로 남아
외부에 공개 가능성 검토“ 역사반성의 장소로 활용해야” 주장도 제기

18일 전북지방경찰청으로 이전을 앞둔 전주시 금암동에 위치한 전북경찰청 보안수사대의 모습. 박형민 기자
18일 전북지방경찰청으로 이전을 앞둔 전주시 금암동에 위치한 전북경찰청 보안수사대의 모습. 박형민 기자

18일 오전 전주 금암동의 전북경찰청 보안수사대 입구. 은색의 두꺼운 철문이 자리잡고 있다. 하얀 높은 담벼락 위에는 녹색의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으며, 담을 넘을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건물 밖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외부인을 감시하는 것 같았다.

이 건물은 보안 1계와 2계, 보안수사 1, 2대 직원이 사용하는 건물이다. 과거 국가보안법 사범과 간첩 등 반공법 사범들을 주로 수사하는 곳이다. 영화 ‘남영동 1985’, ‘1987’에서 표현된 것과 같이 군사정권 시기에 보안분실(현 보안수사대)에서 많은 인권 침해와 유린, 탄압이 이뤄졌던 곳이다.

지난 2013년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가 파기 환송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던 고 김형근 교사(사망당시 55)의 수사가 이뤄진 곳이 바로 이곳 보안수사대다.

김 교사는 2015년 9월 간암으로 별세했다. 2007년부터 이뤄진 김 교사에 대한 경찰 수사와 길고긴 재판이 그를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진보단체들의 주장도 있었다.

이런 보안수사대 건물은 현재도 폐쇄적이다. 전북경찰은 과거 이곳이 어떤 건물인지 표현하는 현판도 내걸지 않았다. 최근에는 ‘전북경찰청 모래내6길 별관’이라는 현판을 내걸었을 뿐 여전히 어떤 곳인지 철저히 숨기고 있다.

이런 보안수사대 건물이 내년에는 시민들에게 공개될지 관심이다. 전북경찰이 경찰개혁위원회의 ‘보안경찰 개혁방안 권고’에 따라 전북청 내 현 교육센터에 보안수사 1,2대를 이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보안수사대가 이전하면 이곳에는 보안 2계만 남게 돼 사실상 빈 공간이 된다. 때문에 보안수사대 이전 후 보안의 중요성이 낮아지면서 “경찰이 역사 반성의 의미로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05년까지 보안분실로 사용되던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5년 10월 4일 경찰청에서 과거 청산의 의미로 경찰청 인권센터를 개소한 후 악랄했던 대공분실 일부를 시민에게 공개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이전 계획 외에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면서도 “과거 경찰개혁위에서 보안분실 공개에 대한 부분도 논의된 만큼 보안수사대 이전 후 시민에게 건물 내부를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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