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고위험시설 전자출입명부 도입, 도내 2671개소 대상
안내·홍보 부족으로 아예 모르고 있는 업주 태반
복잡하거나 손님 못 받을까 우려 탓에 사용 꺼려
네이버 아이디 없어 불편한 시민과 종업원간 고성 오가기도
노래방 등 집단감염 고위험시설에 도입된 전자출입명부(QR코드)가 현장에서 혼선을 빚으며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 30분께 익산시 모현동 신시가지 한 노래연습장. 기자가 들어서자 종업원은 수기명부 작성을 요구했다. “QR코드로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편한 방식대로 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기자임을 밝히고 허위기재일 경우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묻자 “방법이 없다”고 했다.
#13일 오후 8시 30분께 전주시 신시가지 일대. 빗속의 거리는 유흥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한 감성주점 입구에 안내돼 있는 전자출입명부에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종업원은 “어쩔 수 없다”며 명부 작성을 요구했다. 한 이용자가 “네이버 아이디가 없는데 어떻게 하냐. 이것 때문에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같은 시각 인근의 또 다른 한 술집. 입구에는 QR코드 관련 정부방침 안내가 돼 있었다. 하지만 술집 내부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 술집 관계자는 “전자출입명부 작성 안내가 내려오고 나서 불편함에 손님이 줄었다”며 “정부에서 하라고 해서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13일 오후 8시께 익산시 모현동 한 코인노래방. 종업원은 QR코드 도입 자체를 알지 못했다. 관공서나 업주로부터 어떤 지시도 없어 기존대로 수기명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역시 허위작성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도내 주요 번화가 유흥시설을 방문해 본 결과 안내·홍보 부족으로 업주 태반이 도입 자체나 이용법을 알지 못했다. 언론보도나 주위를 통해 알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이 복잡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손님을 못 받을까 우려하면서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발생 역학조사 중에 출입자 명부가 허위작성 되는 등 방역망의 미비점을 해소하기 위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 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 등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제도의 현장 연착륙을 위해 도내 고위험시설 8개 업종의 시설관리자와 이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6월 말 계도기간까지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고 신속한 방역 조치를 위해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0일부터 도입된 전자출입명부의 도내 의무적용 대상시설은 노래연습장(코인노래방 포함),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감성주점, 집단운동시설(줌바, 태보 등) 등 2671개소다.
/엄승현·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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