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 저명한 화가인 홍순무(85) 화백의 예술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회고전이 내달 30일까지 고창군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고창 출생의 홍순무 화백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서울대 미술대학에 진학해 현대적인 의미의 정규교육을 받은 광복 1세대 화가다.
그는 자신이 처한 혼란스럽고도 어려운 시대환경을 극복하고, 혼신을 다해 새로운 조형언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이번 회고전의 의미가 더욱 깊다.
이번 전시에서는 60여 년 넘게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혼이 깃든 그림을 걸었다. 그는 우리 소리의 원류인 농악의 풍경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홍순무라는 이름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가 즐겨 그렸던 농악과 여인도는 꾸밈 없이 ‘흥’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며 민중의 삶을 대변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전주 인후성당에 성화(聖畵)를 봉헌하는가 하면, 신앙심을 담은 작품도 다수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시대별로 나눠볼 수 있다. 1980년대에는 누드와 일련의 인물, 정물, 풍경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확대를 시도했다.
1990년대는 정착기다. ‘생각’에서 ‘목욕 후’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유채, 수채, 모노크롬 등 새로운 매체와 변형 캔버스에 의한 표현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2000년 이후는 완성기로 본다. ‘사물놀이’에서 ‘한국의 소리’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은 신들린 생동감까지 담아낸 구성과 긴장감을 뛰어넘는 공간의 충만감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홍 화백은 “출향작가로 활동해 오다 늦게나마 고향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는 기회를 가져 감회가 깊다”며 “많은 화가들이 역사의식, 시대정신을 주장하면서 실험으로서의 행위나 연출로서의 작품을 내 보이고 현대미술을 외치면서 추상미술, 전위미술의 화려한 옷을 바꿔 입지만 나는 나서 살아온 전북지역을 외골수로 살면서 그리고 가르치고 또 그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전주교육대학에서 38년 동안 미술교수로 재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개인전 24회 개최, 전라북도 예술인 공로상(1984), 전라북도 문화상(1985), 목정문화상(1997), 대통령 황조근정훈장(2000), 고창 예술인상(2007), 가톨릭미술상 특별상(2012)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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