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대부분 고령자… “연령대 맞는 기준 마련돼야”
장수군, 기준 수정 검토… 산림청, 완화된 지침 마련
장수군이 산불감시원 채용을 위해 실시한 체력검증 과정에서 60대 남성이 숨지면서 체력검증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산불감시원들의 평균 연령대를 고려할 때 군이 마련한 체력검정 선정 기준표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림청도 전국 산불감시원 채용과정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뒤늦게 제도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 20분께 장수군 장수읍 한 체육관에서 치러진 산불감시원 채용 체력검정 과정에서 15㎏짜리 등짐펌프를 메고 1.2㎞를 13분 안에 완주하는 시험을 보던 A씨(64)가 600m 지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A씨는 대기하던 의료진에 의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3일 군에 따르면 산불감시원 채용은 서류 30점, 체력검정 30점, 면접 20점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남성 체력검정 기준은 15㎏짜리 등짐펌프를 메고 1.2㎞ 달리기로 명시했다. 30점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9분29초 내에 들어와야 했다. 그러나 군은 체력검정 직전 해당 조항의 기준을 13분으로 완화했지만, 이 역시도 고령의 군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높은 기준이다.
여기에 선발기준상 동점자 발생 시 체력검정 고득점자를 우선으로 한다고 되어 있어 지원자들 간 경쟁심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산불감시원 지원자는 농촌 특성상 고령자가 많고, 이번 채용 과정에서도 50~60대 군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형완 비전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장수군의 체력검정 기준은 평소 이와 같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는 조건”이라며 “50~60대가 그것도 평소 이 같은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현장에서 꼭 달릴 필요가 없다. 힘들면 걸으라고 안내했지만, 경쟁심리로 인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체력검정 기준 수정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1㎞를 30분 내로 통과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지침을 마련해 오는 17일 각 지자체에 내려보낸다는 방침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감시원 채용 시 체력검정은 최소한의 기초체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라며 “지원자가 달리기를 할 경우 감점요인을 명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새 지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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