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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 비정상의 일상화를 드러내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 <자비로운 밤>, <한국단편>
1년 전, 코로나19로 인한 핀란드 도시 셧다운 상황 기록
영화 <미주>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동정 시선 눈길 끌어
“사회적 거리두기, 마음의 거리두기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지난해와 올해를 통과하는 화두는 단연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 섹션을 통해 코로나19가 개인, 국가, 세계에 미친 영향과 그 변화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비정상의 일상화’를 겪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들은 우리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탈출구를 고민하게 한다.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 <자비로운 밤>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 <자비로운 밤> 스틸컷.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 <자비로운 밤> 스틸컷.

핀란드 출신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 은 코로나로 도시가 봉쇄된 가운데 한 바(bar)에서 세 남성이 삶의 진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줄거리. 영화는 지난해 4월, 실제로 감독이 운영하는 헬싱키의 ‘코로나’라는 바에서 촬영됐다.

감독은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닫혀 있는 상황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며 “코로나19 셧다운을 기록한 첫 번째 영화가 되고 싶어 기다리지 않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촬영은 즉흥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감독과 온라인 GV(관객과의 대화)에 함께한 페르티 스베홀름, 티모 토리카, 카리 헤이스카넨 배우는 “전체 시나리오가 모두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리 라인이 있지만, 모든 캐릭터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비눗방울도 티모 토리카 배우가 즉흥적으로 가져와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 “배경이 되는 5월 1일 노동절은 핀란드의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입니다. 축제의 날에 모든 것이 셧다운된 상황은 비극적이었죠. 축하할 수 없는 축제의 분위기, 인생에서 간직하고 싶은 가벼움을 전달하는 데 비눗방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페르티 스베홀름 배우는 “지난해 촬영이 이뤄진 날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았다. 이 상황이 서글프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한국단편’ 고선영 감독 <미주>

고선영 감독 <미주> 스틸컷.
고선영 감독 <미주> 스틸컷.

<미주> 는 코로나19로 단절될 수밖에 없는 ‘인간관계의 회복’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선영 감독은 “영화에서 희영이 자살을 시도하는 미주를 향해 ‘미주야 가자’라며 오랜 친구처럼 부르는 장면을 보고 많은 위안을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미주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아니라 친구 혹은 연대하는 사람으로 관객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에서 미주가 택시에 놓고 내린 주민등록증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고 감독은 “희영이는 미주가 친구가 맞든 아니든 도와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즉 주민등록증이 사람을 구제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한국단편’ 김규진 감독 <새 가족>

김규진 감독 <새 가족> 스틸컷.
김규진 감독 <새 가족> 스틸컷.

<새 가족> 은 코로나라는 현실에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가뜩이나 만나기 힘들고 모여 봤자 좋은 얘기가 오가긴 힘든 현대의 가족, 엄마와 아빠와 준은 같은 집안에 있지만 서로 모니터를 통해서만 만난다. 영화는 이런 ‘극단적 거리두기’가 가족 구성원들의 선택만이 아니라 외부적 강제로 인한다고 말한다.

김규진 감독은 “촬영하는 조명도 가족관계의 단절에 따른 심정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설정했다”며 “아빠는 상황을 천진난만하게 인식하는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따뜻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노란색으로 설정했고, 엄마는 미래지향적이지만 현실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 파랗고 차가운 느낌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인 준이의 방은 아빠와 엄마의 조명 두 가지가 공존하는 방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엄마 역을 맡은 오지영 배우는 “엄마 같은 경우 사회 구성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무너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캐릭터로 느껴졌다”며 “쉽게 말하자면 각자 격리된 채로 살아가는 데 적응한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배우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 번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민주·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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