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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잃어도 다시 코인판으로”…대학가 가상화폐 열풍

대학생 4명 중 1명 가상화폐 실제 투자
거래소 앱 삭제 후 재설치하기도…부모님 권유로도 투자

25일 오전 전북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만나 대학생 정회원 씨(25)는 닷새 전 삭제했던 가상화폐 거래소 앱을 다시 설치했다. 석 달 전 소박하게 시작했던 투자금액은 어느덧 100만 원을 넘었고, 최근 시세 폭락으로 한순간에 모든 돈을 잃었다. 힘들게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모은 돈을 잃고 다시는 코인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닷새 만에 무너진 것이다.

정씨는 “힘들게 모든 돈을 한순간에 잃어 고민이 많다”면서 “어떤 원리로 시세 등락이 결정되는지 알 수 없고, 주변 사람들 말에 의존하거나 코인 이름을 보고 투자하고 있어 스스로도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복잡한 심정을 밝혔다.

같은 학교 학생 이모씨(22)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이씨는 “지난달 부모님의 권유로 투자했는데 단기간에 100만 원을 벌었다”며 “수익이 안정적인 건 아니지만 돈을 버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북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코인 갤러리’ 게시판이 개설되면서 대학생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새벽에도 ‘머리가 뜨거워진다’, ‘과제하느라 날 새고 실시간으로 가격 보는데 무섭다’, ‘코인 이름만 보고 사지 마라’는 등의 다양한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한 조사에서 대학생 4명 중 1명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17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3.6%가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대상 대학생의 절반 이상인 52.9%는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률(33%)’이었다. 이어 ‘투자금액과 방법 등 진입장벽이 낮아서(31%)’,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래기술이라고 생각해서(19%)’, ‘계층을 뛰어넘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15.1%)’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뿐 아니라 직장인은 물론 주부들까지 가상화폐 열풍에 동참하면서 사회적인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주식과 달리 가격변동 폭이 큰데다 가격이 급락하거나 급등하면서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직장마저 그만두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반 주부들 사이에서 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이전에 암호화폐 생태계의 건전성이 확보됐는지 반드시 파악할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박성준 앤드어스 대표는 “순식간에 2~3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젊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암호 화폐 열풍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형국이지만 아직까지 암호 화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가지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며 “투자이전에 암호화폐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 습득과 정부가 소비자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등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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