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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작가-전은희 '웃음 찾는 겁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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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찾는 겁깨비> 전은희 글(좋은책 어린이)/사진=교보문고

도깨비의 변주를 보며

어린 시절 책이 귀하던 때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지적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며 살아가지만, 옛이야기를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적이 불과 십수 년 전의 일이다. 많은 옛이야기 속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게 ‘도깨비’라는 소재였다.

최근에도 ‘도깨비’는 여전히 웹툰, 드라마, 영화, 그림, 특히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화소이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도깨비는 무서운 존재라기보다 일상에서 마주할 것 같은 친근한 존재로 다가선다.

이런 도깨비를 어린이 동화로 끌어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한바탕 신나게 놀아보는 동화가 나왔다. 우리 지역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전은희 작가의 <웃음 찾는 겁깨비>가 작년에 출간되었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도깨비’ 세상은 인간 세상의 축소판과 다름없다. 도깨비들이 사는 나라에도 겁이 많은 ‘겁깨비’가 등장한다. ‘겁깨비’라는 작명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겁이 많으면 온갖 세상일에 두려워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도깨비들에게는 필수품인 방망이에 에너지를 채워야 마술을 마음껏 부릴 수 있다. 방망이에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인간을 곯려주어야 한다. 이런 설정 또한 작가의 치밀한 계획으로 ‘겁깨비’가 인간 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겁깨비’는 인간 세상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내려가면서 까마귀 떼를 만나 목숨 같은 도깨비방망이를 놓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겁깨비’의 잃어버린 방망이를 찾는 과정은 만만치가 않다. 인간을 무서워하게 설정하여 처음부터 시련이 시작된다. ‘건호’가 도깨비방망이를 주워가지만, ‘겁깨비’는 돌려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건호의 집까지 따라간다. 도깨비방망이가 없어지면 도깨비나라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반드시 방망이를 찾아야 하는 필연성이 전제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 ‘겁깨비’와 건호가 만날 수 있도록 설정해 놨다. 건호가 학교에 간 뒤 ‘겁깨비’는 온 집안을 뒤지지만 도깨비방망이를 찾지 못한다. 그러다가 건호가 집에 돌아오고 ‘겁깨비’와 눈이 마주친다. 도깨비방망이를 만진 사람은 도깨비를 볼 수 있다는 장치를 해 놓았다. 아, 도깨비와 눈이 마주친 사람은 도깨비를 볼 수 있다는 발상은 어린이들 마음을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이런 장면들은 독자에게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는 상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순조롭게 모든 일이 풀리는 건 아니다. 겁이 많은 ‘겁깨비’를 작가는 끊임없이 위기에 몰아넣는다. ‘겁깨비’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어린 독자들의 마음은 가슴 조이며 책을 읽는 내내 ‘겁깨비’와 호흡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건호는 도깨비방망이를 찾아주고 ‘겁깨비’는 건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학교까지 따라간다. 학교에서 ‘겁깨비’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여러 에피소드를 만나면 또 한바탕 웃음이 터지게 된다. 

이처럼 <웃음 찾는 겁깨비>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끌어들여 책을 읽는 동안 ‘겁깨비’와 숨막히는 경험들을 함께 한다. 옛이야기에서 소재를 찾고 변주하면서 어린이를 향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탄생한 작품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아직 책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겁깨비’가 학교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 상상하면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경옥 동화작가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두 번째 짝>으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장편 동화 <달려라, 달구!>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사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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