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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 경선 승리, 민주당 광역단체장 승리공식 대변화 “예측불허”

전북지사 경선 ‘방심은 금물’ 보여줘
전북도민, 경제정책 추진력에 대한 강렬한 열망 반영
김 후보 사전 준비철저 다른 후보 허 찔러
네거티브 전략 오히려 상대편 결집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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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경제도지사를 약속한 김관영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당내 비주류로 분류됐던 김관영 후보가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지 한 달여 만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복당파인 김 후보가 민주당 전북도당 내 순혈주의를 뚫고 최종 라운드에 진출할 것이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막론하고,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은 단순히 당심만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김 후보의 경우 철저한 사전준비로 다른 후보들의 허를 찔렀다는 게 중앙정치권의 평가다. 

지난 3월 23일 김관영 후보가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그의 출마는 당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총선을 노리는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전북지사 선거전 초반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송하진 지사의 대세론이 확고해 보였다. 송 지사는 당헌당규에서 제시한 결격사유도 없었다. 전북지사 선거의 관심사가 “송 지사의 3선이냐 공천배제냐”로 압축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 있었다. 

또 안호영·김윤덕 후보는 지난해부터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등 오랜 시간 준비를 해온데다 현직 국회의원 프리미엄과 함께  ‘당심’에 있어 김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평가는 도내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 결과 이후 변화가 감지됐다. 김 후보가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후 줄곧 전북지사 적합도 조사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다.

1위인 송 지사와의 격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지만, 현직 국회의원들보다 높은 지지율은 예상 밖 결과였다. 이후 전북지사 경쟁은 송 지사와 재선그룹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던 중 송하진 도지사가 갑작스레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게임의 판도는 완전히 변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송 지사를 재지지율 등을 이유로 컷오프(경선배제) 시켰다. 이제까지 민주당이 밝혔던 공천 기준이 아닌 불의의 기습을 당한 송 지사 측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송 지사의 지지자들은 컷오프 원인이 당내 실력자의 ‘막후정치’를 의심하면서 빠르게 결집했다. ‘3선 피로도’프레임에 침묵하던 지지자들은 이때부터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송 지사의 컷오프가 결과적으로 김관영 후보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준 것이다. 막판 네거티브전도 김관영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을 불러왔다.

안호영, 김윤덕 후보 측은 송 지사의 컷오프 이후 민주당 골수당원들의 민심이 결집해 김관영 후보보다 자신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송 지사의 컷오프가 단순한 순혈파 대 복당파 프레임을 깨뜨렸다. 하지만 단순히 송 지사 지지 세력이 김 후보에게 옮겨가 승리했다는 공식을 적용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분석이다. 복당파라 할지라도 결선투표에서 김 후보와 안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갈렸다. 

전북지사 경선이 캐스팅 보트였던 전주지역 당심은 김윤덕 후보 등 전주정치권 관계자들의 지원으로 안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었다. 김윤덕 후보를 지지했던 정헌율 익산시장도 안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이 전북지사 경선 득표율을 비공개하면서 정확한 판세 분석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이제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고하면 김 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군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고, 익산에서도 김 후보 지지세가 강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주민심이나 당심에서도 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권리당원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크다. 과거에는 지역위원장이 지시하거나 권유하는 방향대로 투표권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개인적 판단이나 상황에 맞춰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때도 감지됐던 현상이다. 민주당과 전북정치에서 정 전 총리가 가지는 영향력은 막강했고, 정 전 총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전북정치인도 드물었다. 전북 국회의원들도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정 전 총리의 편에 섰다. 전·현직 지방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고 실제 전북지역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이는 곧 큰 선거에 있어 당심이나 민심이 지역정치권의 지시나 권유로 결정되는 게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례다.   

‘후보자가 모집한 권리당원 수=경선승리’공식도 광역단체장 이상 선거에선 그대로 통용되지 않았다. 이는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가 경기지역 내 5선 의원인 안민석 후보와 3선 수원시장인 염태영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내에 누가 기반을 더 쌓고 있느냐를 평가하기보단 누가 지역발전에 적합하고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가 유권자 선택의 기준이라는 의미다.   

전북지역 광역단체장 경선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본격적인 선거철이 도래하기 전부터 전북도민들은 경제발전에 대한 갈망을 표출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전북도민들은 우리 지역이 당면한 과제로 낙후전북을 벗어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언론 등에 비춰지는 전북민심은 시민사회 내 일부 내 스피커들의 의견이 전부인 것처럼 보였지만, 진짜 표심은 더딘 발전에 변화를 촉구하는 쪽이 많았던 것이다.

김관영 후보의 반전드라마도 전북경제나 지역개발 정책에 있어 강력한 추진력을 원하는 도민이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재선의원 출신인 김 후보는 현직시절 새만금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수준의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하면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줬다. 국회 내에서는 제3당 지도부에서 양당 정치를 견제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며 존재감과 인지도를 쌓았다.

전북도민들은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정치인의 활동에 있어서는 안 되더라도 부딪혀보는 승부사를 원해왔다. 결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안 후보의 슬로건이 “전북 이제부터 일 좀 내자” 였던 것도 이러한 민심이 반영 된 것이다.

김 후보는 공약에 있어서도 다른 후보보다 공격적인 지역발전전략을 내세웠다. 대한방직 부지에 마천루 건립, 새만금에 디즈니랜드 수준의 테마파크 유치 등의 공약은 낙후되고 조용한 지역에 큰 변화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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