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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절친 이운룡박사 떠나가는 길에_김남곤 시인·전 전북일보사 사장

조시

매사 불도저처럼 열정 쏟다가도

봄 되면 구슬쟁이 캐러 가던 시인

- 절친 이운룡박사 떠나가는 길에

김 남 곤

   

사랑하는 나의 친구 시인이여

그대 이 땅을 떠나가던 날

가는 곳이 어디냐고

묻지도 못했고 붙들지도 못했네

그렇게 허무하게 가고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먹먹한 가슴 한없이 쓰리고 아팠다네

 

그날 산야를 희디희게 수놓은 들국이

시리도록 손을 흔들어주었고

산도라지꽃빛보다 더 고운 하늘이

그대 가는 길을 밝고 편안하게

살펴주더구나

 

나를 그대가

지상에서의 절친이라 불렀고

가장 아름다운 친구라 불렀고

내가 그대를

지상에서의 절친이라 불렀고

가장 아름다운 친구라고

서로를 그렇게 불렀던 눈물겨운 우정은

이제 다시 못 볼 내 앞에서

그대는 멀리 떠나갔구나

 

평생을 먹방 밝혀 모국어를 일구며 살았던 사람

글 밭에 빠져 밤낮을 잊은 채 매진하던 불도저 같은 사람

신의와 성실을 법칙으로 삼았던 사람

때로는 불 먹은 차돌을 달빛에 식히며 살던 사람

슬픔을 보면 눈물보다 손수건을 먼저 꺼내던 사람

봄만 되면 바구니 들고 구슬쟁이를 캐러 가던 사람

그대는 강철 같고 목화송이 같고

그런 사람으로 이승을 우리와 함께 어우러져 살다가 갔네

 

전북문인협회 회장으로

전북문학관 관장으로

표현문학회 회장으로

중산문학상제정 위원장으로

전북문협, 한국문협, 한국현대시인협회, 미당문학회 고문으로,

문학평론가로, 문학박사로, 이 나라 초```대학 강단에서

교육과 문학발전에 쏟은 그대 열정의 가치는

눈부신 빛살로 길이길이 퍼질 것이네

 

나는 하나의 일이 끝나야 다음을 시작했다.

시작하면 끝장을 내고 향내를 맡아야 직성이 풀렸다.”라던

그대 불기둥 같은 의지가

오늘따라 나의 뇌리에 무섭게 스쳐 가는구려

 

마지막 병상에서

전북문단 잘 이어지기를

열린시 잘 되기를 바라던

가냘픈 그대 개미 기어가던 소리

그러나 내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네

 

걱정 말고 잘 가시게

잘들 할 것이네

거기 별나라에 가서도

시의 나라 깃발 하나 꽂아놓고

시의 나라 밝히는 큰 등불 되소서

남아 있는 우리도

그대 본받아

시의 땅 무성하게 가꿀 것이네

가시게, 잘 가시게, 부디 잘 가시게

나의 절친 시인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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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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