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차게 준비한 '나들가게' 사업 시들
점주들, 손님 줄어 매출 반 토막...한숨 깊어져
"나들가게 혜택, 지원도 더 필요해"
전주시 한 주택가에 위치한 한 나들가게 점주 김 모(76) 씨는 손님이 줄고 공공요금이 올라 가게 영업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겨 매출이 반 토막 난 지 오래지만 가게 내부 냉장고·온장고·난방기기 등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어서다. 김 모 씨는 "매출이 안 오른다고 해서 24시간 내내 가게 문을 열어 놓을 수도 없다. 손님이 와야 편의점처럼 24시간 열 생각이라도 하지, 엄두도 안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골목상권을 부활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나들가게가 편의점, 대형마트, 대기업 슈퍼마켓 등에 밀리고 치여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편의점, 대형마트, 대기업 슈퍼마켓 등에 비해 다양성, 편리성, 접근성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 고객 층인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들가게는 '정이 있어 내 집 같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이하고 싶은 가게'라는 의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0년 대형마트와 대기업 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동네슈퍼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야심 차게 준비한 사업이다.
하지만 26일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의 한 나들가게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주변 편의점에 비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가게에는 담배를 사러 오는 손님만 간간이 보일 뿐 과자, 음료수 등을 사러 오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 플라스틱 장바구니를 들고 캔맥주와 안주 등을 담아 계산을 기다리는 주변 편의점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곳이 처음부터 손님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게 점주 강준희(76) 씨의 설명이다.
강 씨는 "주변에 편의점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니까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인데도 손님들이 찾지 않기 시작했다. 나들가게에 비해 편의점이 다양성을 갖춰서 그런지 몰라도 손님이 반 이상 줄었다. 나들가게 사업 첫 시작 때부터 영업했는데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나들가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장과 인접해 있어 명절 때면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올해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주 이모(62) 씨는 11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피부로 와닿는 어려움에 부담이 크다.
이 씨는 "장사만 잘 되면 다 해결되는 문제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이 있어도 어려움 없이 문 열었는데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매출이 반 토막도 안 된다. 전기세는 나가고 매출은 없으니 큰일이다. 이전과 달리 나들가게 혜택이나 지원도 부족한 것 같다"며 나들가게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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