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전북 자치권·경제·문화 말살 현실화

전북의 자치권, 경제, 체육, 문화 영역 전방위 위기 상황  
새만금 SOC 중단, KCC 연고지 이전 소통 없이 일방 결정

image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소외와 배제의 역사를 겪어왔던 전북의 자치권과 경제에 이어 문화까지 말살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30년 이래 전북 최대의 위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특정 이념 집단도 아닌 일반 국민인 전북도민에게 지나치게 냉정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막을 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실패는 전북의 입지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지역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소극적 태도, 주무부처였던 여성가족부의 무능이 겹치면서 최악의 사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북은 빗발치는 여론의 비난 속에 설 자리를 잃었고, 지역 정치인들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고립 현상을 자초했다.

전북은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칠' 정도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지역 내부는 우왕좌왕하는 형국으로 잼버리로 자존감에 상처를 받은 도민들은 전주에 연고를 뒀던 KCC 이지스 농구단이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내년에는 특별자치도 출범과 국제공항 착공이라는 거대한 이벤트가 예정됐으나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은 발의가 됐으나 동참하는 여당 의원들이 현저히 적었다. 안그래도 권한 이양에 부정적인 정부 부처는 전북 담당자들과의 소통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  현 상황이 계속되면 반쪽짜리는커녕 이름만 특별자치도도 출범하기 어렵다.

전북은 자치권 이양은 고사하고, 갖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수도 있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정부는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을 이유로 사실상 거의 모든 새만금 주요 사업의 중단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도나 도민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

그 결과가 예상됐던 KCC이지스 연고지 이전 또한 전북을 기반으로 한 서포터즈는 물론 지자체와의 협의 없이 진행됐다.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전주시는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 구단의 탓으로 돌렸다. 정치권이나 체육계 네트워크를 가동해 연고지 이전을 막으려는 최소한의 시도조차 부족했다. 구단에 대한 지역적 관심과 지원 문제는 지난 민선 7기부터 현재까지 지적돼 온 문제다.

전북이 고립되는 현실에서 농구단의 이전은 단순히 체육 구단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전주시의 KCC 비난은 본질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인 구단에 통용될 일도 아니며, 기업이 구단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만큼 다른 대형구단에 도시의 이미지만 실추시킬 뿐이라는 게 도민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선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전북인의 자존심과 같았던 전북 현대 축구단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 섞인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 공직사회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는 게 만연해 있다. 또 옳은 일에 나서는 동료에 대해서는 따가운 눈초리로 그 의지를 죽이는 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은 도민을 위한 사즉생의 결단보다 민주당 공천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대해 중앙 정치권에서는 전북 특유의 폐쇄성을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타협이 어려우면 투쟁이라도 제대로 하라는 쓴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국회의원은 “전북은 감정적인 투쟁이나 행동 앞서 정부나 기업과의 대화에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전북에는 일이 터지기 전에 지역 여론을 미리 환기하고 폭탄이 터지기 전 대비를 할 수 있는 전략이 부족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윤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