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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노(老) 부부의 그림 그리고 시

유휴열 화백, 최명순 시인 31일까지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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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부부인 최명순 시인과 유휴열 화백. 사진=유휴열미술관 제공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 속에 황혼의 예술가 부부가 그림과 시가 어우러진 따뜻한 작품 세계를 펼쳐보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회화작가로 알려진 전북미술계 거목 유휴열 화백과 그의 아내 최명순 시인이 최근 지역에서 의미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한평생 부부로 살아온 이들은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의 기획으로 6일부터 ‘물속에 감추어둔 말들’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부부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삶의 굴곡을 함께 해온 인생의 동반자다.

예술 활동도 이와 마찬가지다.

31일까지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에서 진행될 전시에선 부부가 그림과 시를 통해 장르를 넘나들며 하나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모악산 아래 터를 잡은 유휴열미술관을 운영하는 부부의 시화 작품들은 감성적인 시에 입체적인 평면 그림을 배경으로 가을과 어울리는 감성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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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열 화백과 그의 아내 최명순 시인이 최근 순창공립옥천골미술관에서 ‘물속에 감추어둔 말들’이란 주제로 기획전 열고 있다. 사진=유휴열미술관 제공

전시장에 처음 들어서면 ‘화가의 아내’란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독하게 살아가는 화가의 숙명을 감싸주는 아내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다.

이에 화답하듯 아내인 시인도 남편을 향한 마음을 시로 풀어냈다.

“하루 종일/ 커피와 담배 연기 자욱한 그 안에서/ 근심도 계절도 멈춰버린 듯/ 혼자 흥분하고 재미있고 신이 난다// 내가 모를 또 다른 세상 속에서/ 왕굴을 짓고 돌담을 쌓고 강줄기도 내며/ 혼례식도 하고 달도 따고 소풍을 간다”(시 ‘화가의 아내’ 중에서)

아내는 그림에 몰두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70여점의 시화 작품을 찬찬히 음미하면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사인 시인은 “그림에 구애되지 않고 시를 집중해서 읽으면 시집 한권을 읽는 느낌이다”며 “시의 간섭 없이 그림을 충분히 보고 난 뒤 시와 상응하는 그림을 한 쌍씩 대조하면 예술의 성찬이다”고 치켜세웠다. 

유휴열 화백은 전주대 미술교육과, 홍익대 대학원(서양화)을 졸업했고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보관문화훈장과 전북일보 전북대상,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북청년미술상을 제정한 후 화단의 원로로 작가들의 창작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최명순 시인은 전주여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시집 <물속에 감추어둔 말들>을 펴냈으며 (사)모악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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