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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행사 현장 가보니] "올 한해도 무탈하게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완주 용진 전상삼마을, 마당밟기 등 진행하며 한 해의 풍요와 안녕 기원
임실 필봉마을 쏟아지는 폭우속에서도 ‘제43회 필봉정월대보름굿’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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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굿’에서 방문객들이 비가 쏟아진 가운데도 행사를 즐기고 있다. 조현욱 기자

“얼씨구 좋다! 청룡의 해를 맞이한 2024년, 우리 마을에 항상 좋은 날만 있길 바라옵니다.”

지난 24일 오후 1시 완주군 용진읍 상삼리 전상삼마을.

이날 기자가 찾은 전상삼마을의 마을회관은 우리나라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 잔치 준비로 분주했다.

마을 초입부터 찰밥 짓는 구수한 냄새와 주민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방문객의 오감을 반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을회관에 모여 찰밥 등을 나눠 먹으며 모처럼의 만찬을 마친 마을 주민들은 숟가락을 놓기 무섭게 본인들의 악기를 찾으며, 마당밟기(걸립굿) 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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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상삼마을 주민들이 걸립굿을 선보이고 있다. 전현아 기자

아마추어 풍물 공연이지만 꽹과리를 잡은 상쇠부터 장구, 북, 징, 소고 등 제법 구색을 갖춘 이들은 마을 회관을 시작으로 30여 가구를 방문해 한 해의 안녕과 행운을 빌어줬다.

상쇠의 지휘에 따라 대문이 열려 있는 집으로 들어가 한바탕 굿을 벌였다. 집주인들은 힘이 빠진 주민들의 목을 축여주기 위해 식혜와 배즙 등을 나눠주며 시골 마을의 푸근한 인심을 느끼게 했다.

이날 걸립굿에 참여한 원민섭(7) 군은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연주해 주는 재밌는 음악을 들으며 동생이랑 마을 곳곳을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며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7시께,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역시 ‘정월대보름 굿’ 행사가 한창이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광장을 비추던 조명이 꺼지는 해프닝이 일어날 만큼 날씨가 안 좋았지만, 이날 필봉마을에 모인 방문객들의 흥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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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굿’에서 방문객들이 비가 쏟아진 가운데도 행사를 즐기고 있다. 조현욱 기자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들려주는 흥겨운 가락에 맞춰 필봉마을 광장에서 한바탕 노름판을 벌이던 방문객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김선영(36·전주·여) 씨는 “비가 많이 와서 걱정되긴 했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기억에 오래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오늘 하루를 기점으로 올 한 해 동안 저희 가정에 행복이 찾아오길 빌었다”고 밝혔다. 

양진성 필봉보존회장은 “예상치 못한 폭우로 행사가 축소 진행돼 많이 실망하셨을텐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방문객들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필봉 정월대보름 굿은 단순한 보존회의 행사만이 아닌, 아버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 해를 맞이하는 전통 행사다. 앞으로도 방문객과 함께 소통하며 농악 속 녹아있는 우리 전통의 정신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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