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 속 엄마의 목소리로 녹음된 팔복예술공장의 역사가 창작뮤지컬로 되살아났다.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팔복예술공장의 역사를 담은 음악극 ‘엄마의 카세트테이프’가 지난 18일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것.
전주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작품은 지난 2021년부터 3년에 걸쳐 수집된 지역민들의 구술자료들과 최정 작가의 시나리오가 만나 세상에 나온 것이다.
당일 오전 11시에 시작된 음악극이었지만,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매표와 동시에 극에 몰입하게 됐다.
입장하자마자 관객들에게는 ‘정옥’, ‘혜정’, ‘계남’, ‘점례’ 등 하나같이 정겨운 이름표가 부여되며, 1989년 썬전자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설정 속에서 극은 진행된다.
엄마 ‘선희’의 유품을 정리하던 딸이 엄마의 추억이 보관된 상자 속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된 엄마의 젊은 시절을 마주하며 전개되는 이번 공연은 몇 가지 차별성을 지닌다.
팔복예술공장 A동의 옥상을 무대로 한 공연은 일반적인 액자식 무대 구성을 벗어나,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실제 옥상 한 가운데에 관객석을 배치하고 관객석을 둘러싼 4면을 무대로 활용함으로써 관객이 장면에 따라 몸을 움직여 관람하는 몰입형 공연으로 제작돼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져 희로애락을 나눈다.
또한 공연 종료 후 약 60분 동안 진행되는 스탬프투어도 팔복예술공장 곳곳에 남아있는 과거 ‘카세트테이프 공장’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전해 이 공연을 즐기는 또 다른 요소로 꼽힌다.
약 90분 동안 진행되는 공연은 그 시절 여공들이 겪은 열악한 근로환경, 부당한 대우에 맞서 싸우는 내용과 함께 그들의 우정과 연대, 희망과 꿈 등을 담아내며 407일간 치열했던 삶의 투쟁을 그려낸다.
이처럼 이야기 속 인물들은 역사가 조명하는 위인이나 영웅은 아니지만, 현재의 전주를 만들어준 작은 영웅들을 기억하게 한다.
한편 첫 공연을 마친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는 앞으로 총 9회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상반기 공연은 다음 달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며, 하반기에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운영된다. 전석 1만 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