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칠순, 팔순, 구순, 백수연⋯. 백세인 축제가 열리는 지역이 있다. 맑은 물이 흐르고 산나물 약초가 풍부해 장수하기에 적합한 청정 자연환경과 건강한 식습관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 지리산권과 섬진강에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 대표 장수지역, 바로 구곡순담(구례·곡성·순창·담양)이다.
장수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의미다. 구곡순담은 지난 2003년 2월 지리산장수벨트를, 같은 해 6월 장수벨트행정협의회를 구성해 학술 용역과 세미나 개최, 해외 장수 마을과의 협력 등 어르신의 장수와 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4개 지자체가 돌아가면서 매년 '회장군(郡)'을 정하고 100세 잔치를 연다.
올해 회장군은 순창군이다. 순창군은 지난 18일 제14회 구곡순담 100세 잔치를 열었다. 장수인의 위대한 삶을 기리는 창작 마당극과 전통 퍼레이드, 꽃잔디 나들이 등을 진행했다. '구곡순담' 장수벨트 지역의 연대와 건강한 삶의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 장수혁명이 일어나는 지금을 사는 장수인의 장수 비결을 공유하기 위해 현장을 다녀왔다.
공연을 보기 전 김용식(87) 대한노인회 순창군지회장에게 '장수 비결'을 물었다. 김 회장은 "지역의 공기가 좋고, 물이 맑고, 음식 맛이 있으면 된다. 여기에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친구도 있어야 한다. 마음이 편한 게 제일이다"고 답했다.
본격적으로 이날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이 준비한 마당 창작극을 통해 공개된 장수의 비결이 담긴 신비의 서신을 함께 풀어보자.
어머니가 건강하실 때 더 건강하셔서 장수하실 수 있도록 여정을 떠난 삼남매. 장수 비결이 자연인지, 사람인지 찾으러 여정을 떠난다. 장수 비결, 이곳에 있소이다!
△구례 <자연과 삶의 균형>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구례를 3대3미(三大三美)의 고장이라고 표현했다. 세 가지가 크고 세 가지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삼대는 지리산, 섬진강, 들판을, 삼미는 수려한 경관, 넘치는 소출(농산물), 넉넉한 인심을 말한다. 이것이 구례의 장수 비결이다.
구례 현감 김순호의 이름으로 전한 신비의 서신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장수의 비결은 자연과의 조화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거스른다면 그것은 필히 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자연을 벗 삼아 사는 것이야말로 건강의 근본인 것.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푸른 강산과 사계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하루 한 날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구례군은 소박하지만 단단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품고 있고 강한 의지와 기상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곡성 <음식과 건강>
곡성은 섬진강과 보성강을 품고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전라선 KTX 등 교통 접근성이 좋아 귀농·귀촌의 최적지로 꼽힌다. 심지어 블루베리부터 배, 사과, 딸기, 수박까지 많은 농산물이 생산된다. 신선한 농산물을 먹고 사니 건강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것이 곡성의 장수 비결이다.
곡성 현감 조상래의 이름으로 전한 신비의 서신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곡성은 섬진강을 끼고 있는 수려한 자연환경 덕분에 땅이 매우 비옥합니다. 땅속에 황금이라 할 수 있는 토란이 많이 자라 토란의 왕국이라고도 합니다. 장수 마을을 상징하는 군목 느티나무는 건강과 지조, 다재다능함을 뜻하고 우리 군화인 철쭉은 풍요로움과 젊음, 그리고 번영을 상징합니다. 우리 곡성이 가지고 있는 장수의 비결은 바로 사람과 자연의 조화, 그리고 사랑일 것입니다.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사랑 중에서 으뜸일 것입니다."
△순창 <내 삶의 터전>
순창은 청정한 자연 환경부터 전통 음식의 본고장, 훈훈한 인심을 자랑한다. 햇볕과 물, 바람 등 완벽 조화를 이뤄 만들어진 장(醬)맛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 조사·분석 결과 순창군은 옛날부터 농사일을 통해 이웃과 교류를 활발히 해 나이 들어서도 심리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유지한다고. 이것이 순창의 장수 비결이다.
순창 현감 최영일의 이름으로 전한 신비의 서신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순창의 백일홍은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에서 의연하게 붉게 피고 느티나무는 가지를 넓게 펼쳐 마을의 안녕과 재앙을 막아 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참된 조화로움 안에 살아갑니다. 이렇게 한날 한 곳에 모여 같은 추억을 함께 쌓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조화가 아니겠습니까. 시대와 시절, 세월과 시간 속에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해 서로가 조화롭게 어울린다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장수의 삶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담양 <인문학적 삶과 여유>
담양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환경친화적인 지역이다. 일찍 교육 활동이 전개돼 품격 높은 문화와 풍부한 인문자원까지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예나 지금이나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담양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 등 지속 가능한 담양을 물려 주려고 노력한다고. 이것이 담양의 장수 비결이다.
담양 현감 정철원의 이름으로 전한 신비의 서신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까.
"담양은 못 담에, 별 양의 이름을 쓰는 고장입니다. 이름에서부터 보여 주듯이 깨끗한 물과 햇볕이 넉넉해 축복을 받은 땅입니다. 축복받은 이 땅에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군민은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면서 품격 높은 문화를 창조하며 살아왔습니다. 오랜 시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삶의 터전 속에서 우리는 장수를 누려왔고 이러한 건강한 삶은 담양의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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