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포장 주문 계속 둘 이유 없어 없앨 예정"
소비자 "배달 가격에 반영⋯쿠폰도 사라질 것" 우려
전문가 "수수료 낮춰 상생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확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부터 포장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6.8% 부과를 확정하고, 프로모션과 마케팅 등 포장 주문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픽업 서비스 신규 가입 가게를 대상으로 중개수수료를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픽업 주문 활성화를 시작했다”며 “매장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사업자에 대해 픽업 고객 할인 비용의 50% 환급, 오프라인 마케팅 등을 지원해 픽업 주문 활성화가 가게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픽업 중개이용료를 기반으로 소비자 대상 마케팅에 재투자하고, 소비자가 더욱 저렴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업주 이익도 늘릴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내 자영업자들은 이번 포장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발했했다.
전주에서 제과업체를 운영 중인 심광무(62) 씨는 “이미 배달 수수료 부담이 꽤 큰 상황에서 포장 수수료까지 6.8%나 부과되면 자영업자들이 더 버티기 힘들어진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현장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정확히 분석해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한숨지었다.
전금정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북지회장은 “포장 수수료가 도입되면 포장 음식 가격도 비싸지고 관련 쿠폰도 지급하기 어려워질 텐데, 손님과 점주 모두 포장 주문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며 “배달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굳이 포장 주문까지 유지할 이유는 없어 보여 조만간 포장 주문을 막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평소 배달 어플을 통해 포장 주문을 자주 하고 있다는 박모(30대·송천동) 씨는 “포장 쿠폰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 집에서 10분 거리 안에 있는 가게에 주문할 때는 포장 주문을 주로 이용하고 있었다”며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면 음식 가격에도 다 반영이 될 테고, 쿠폰도 대부분 사라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포장 주문에 6.8% 수수료를 부과하는 현행 정책은 포장 서비스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포장 주문은 실질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만 하고 있는 체계인데 수수료를 6.8%나 부과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정책이다”며 “이렇게 과한 수수료를 부과하면 점주와 소비자 모두 포장 주문을 할 이유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6.8%로 설정된 포장 수수료를 대폭 하향하고, 포장 주문을 통해 점주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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