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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전락한 전북 금융도시 추진 필수조건

전북 금융도시 공약 실현 핵심은 ‘국민연금’
도와 국민연금, 금융당국에 함께 나서야 가능
국민연금 천문학적 자금 보유한 글로벌 금융시장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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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올 6월 출범하면서 전북 금융도시 관련 공약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윤석열 정부 당시 금융도시 관련 정책에 힘을 뺀 모습이었으나 정권교체 이후 제3금융중심지 지정 논리 개발 등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북 금융도시 관련 추진 사안을 살펴보면 이 공약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2017년 2월 전북에 터를 잡은 것을 제외하면 무려 10여 년 간 한 건도 제대로 추진된 사안이 없었다.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논의는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전북은 2020년 4.15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슈퍼 여당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간 발목 잡혔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당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 대통령의 대표공약으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겨 있었던 사안이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제3금융중심지라는 용어는 등장하지 않은 걸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다만 이 대통령 특유의 추진력과 파격적인 공약 이행력에 전북 금융도시 조성에 다시 기대를 거는 도민들이 많다.

금융도시 조성은 여러 필수적인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전북이 금융도시가 될 수 있는 배경과 과제들을 짚어 본다.

△연기금·자산운용 도시의 핵 ‘국민연금’

전북이 금융특화 도시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국민연금이 자리한다. 전주가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 전체를 수용하는 소재지여서다.

올해 4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228조 4250억 원으로 천문학적인 규모다. 국민연금은 이 모든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금의 일정 부분을 외부 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신탁은행으로 불리는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이 김관영 도지사를 만나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 배경에도 국민연금이 자리한다.

기금운용에 대한 상세 자료 중 가장 최신판인 ‘202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외부 운용사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는 게 기금운용본부의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위탁 운용 자산의 규모다. 이를 보면 왜 전북이 금융도시 조성에 희망을 끈을 놓지 못하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위탁운용 자산은 무려 501조 2000억 원에 달했다. 금융부문에서 위탁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48.4%다. 한마디로 국내외 금융사들은 물론 기업들은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당시 국민연금기금은 1035조 8000억 원 이었는데, 전체 자산이 200조 가량 불어난 현재는 위탁 자산규모도 더 늘어났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전북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북은 국민연금 소재지라는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무려 9년간 금융당국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또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 금융도시 조성에 대해 대선 공약만 내걸고 금융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공약을 단 한 가지 사안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대박’ 또는 ‘허울’

전북이 실제로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로 조성된다면 금융도시 일극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중국 같은 경우는 홍콩, 상하이, 선전 등이 대표적 금융 도시다. 전북이 모델로 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같은 도시도 미국 전체로 놓고 볼 때 중소도시에 불과하지만 금융업을 통해 도시가 번성한 경우다.

전북 금융도시 공약은 이행이 될 경우 전북에 제시된 모든 공약을 능가하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체를 잘 살펴보면 구호 뿐인 ‘허울’이 될 위험성도 적지 않다.

이는 국내 대표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스케일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여러 자료를 취합해 보면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는 분야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광범위하며 그 규모도 크다.

국민연금은 주식투자, 채권은 물론 사모투자, 부동산 투자, 인프라 투자까지 손을 뻗히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자금이 국내는 물론 해외 경제까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전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금융도시 모델 역시 국민연금을 거점으로 연기금의 투자 논의와 거래가 서울이 아닌 전주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앞으로 2000조 원 이상까지 불어나다 점차 고갈되는 구조인데, 이 고갈을 늦추려면 기금의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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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금융중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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