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하나 당 일주일간 10~100ℓ의 커피 찌꺼기 배출
전문가 "재활용 위한 인식 개선·활용처 연구 등 필요"
카페 숫자와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커피박(커피 찌꺼기) 재활용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커피박 재활용 확대를 위해서 인식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전주시 팔복동의 한 사업장. 사업장 건물 내부는 커피 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업 참여 주민들은 커피 트레인(커피박을 커피 점토로 가공하는 기계)에 뭉쳐놓은 커피박을 계속해서 집어 넣었다. 이후 다른 참여 주민은 접착된 상태로 기계 뒤로 나온 커피 점토를 둥글게 잘라 가공했다.
커피박 재활용 업무를 담당 중인 덕진지역자활센터의 최정근(40) 팀장은 “커피 점토를 활용해 화분을 제작하고 있다”며 “과거 커피박 접착 과정에서 본드를 사용했던 곳도 있지만 이 공장에서는 식물성 접착제를 사용해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화분들은 내부에만 방수 코팅 작업이 진행되고, 외부에는 별다른 가공 처리를 하지 않았다.
최 팀장은 “화분들은 그대로 식재가 가능하며, 분갈이 없이 땅에 심으면 천천히 분해된다”고 말했다.
 
   또한 화분 이외에도 커피박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연필, 열쇠고리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북 지역의 커피음료점 숫자는 총 3905개로, 5년 전인 2020년(2637개)에 비해 4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커피박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었는데, 덕진지역자활센터가 파악한 결과 일주일 동안 카페 하나 당 적게는 10ℓ, 많게는 100ℓ의 커피박이 배출되고 있었다.
환경부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지난 21일 커피박을 왕겨, 쌀겨 등과 함께 순환 자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순환 자원 지정은 시작일 뿐, 커피박이 재활용을 통해 제대로 경제적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팀장은 “커피 소비량과 카페 숫자가 늘어나면서 과거보다 커피박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고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며 “그러나 캔과 알루미늄 등 다른 재활용 품목에 비해 커피박은 아직 인지도도 낮고 활용처도 적어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재활용 체험이 확대돼 커피박이 재활용될 수 있다는 인식부터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커피박을 제대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연구가 필요하다 제언했다.
황병찬 전주대학교 지산학연공유협업센터 연구교수는 “커피박은 수분이 남아있으면 썩거나 발효되는 등 변질되기 쉽다”며 “제대로 커피박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리 및 수거, 운송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커피박은 화분과 연필, 축사 바닥재 등으로 쓰이고 있으나, 더욱 다양한 활용처를 찾을 수 있도록 관련 연구도 더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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