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에서 2차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오전 7시 50분께 장수군 장계면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가 단독 사고로 갓길에 정차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우측으로 전도됐다. 이 사고로 트레일러 운전자 A씨(50대)가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승용차 운전자 B씨(50대)는 1차 사고 수습을 위해 차에서 내려 다치지 않았다.
사망자가 발생했던 2차 교통사고도 있었다.
지난 2월 15일 오후 8시 10분께 부안군 하서면의 한 국도에서 SUV 2대와 1톤 트럭 등 차량 3대가 추돌했다. 당시 1톤 트럭을 SUV가 들이받아 1차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후 뒤따라오던 SUV 차량이 앞선 사고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정차된 차량을 다시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수습하던 C씨(50대)가 2차 사고의 충격으로 튕겨져 나온 차량에 치여 숨졌다.
이러한 2차 교통사고는 전북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전북 지역에서는 총 42건의 2차 교통사고가 발생해 8명이 숨지고 100명이 다쳤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2차 사고 발생 시 치사율은 54.3%로, 일반 사고 치사율(8.4%)의 6.5배에 달한다. 이는 차 외부에서 사고 조치를 진행하던 중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2차 사고의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여러 보호 장구가 있는 차 내부가 아니라 차 외부에 나와 사고 조치를 하다가 2차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며 “차량 내부에 머무르고 있더라도 정지해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주행 중 사고보다 훨씬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2차 사고 피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비트밖스를 기억하세요’라는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당 캠페인은 비상등을 켠 뒤 트렁크를 열고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 후 스마트폰으로 신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도로공사는 전북 지역 고속도로 총 400여 곳에 가드레일 안전계단을 설치, 고속도로 교통사고 시 운전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가드레일 안전계단 설치 확대와 적극적인 2차 사고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교수는 “교통사고 시 도로 위에 서 있지 말고 반드시 가드레일 밖으로 나온 뒤 후방 삼각대 및 불꽃신호기 설치 등 조치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러한 안전 수칙을 홍보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이 불편하거나 약해 가드레일을 잘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가드레일 안전계단 설치는 선진적이고 좋은 정책이라고 판단된다”며 “해당 정책을 최고속도가 높고 도로의 구조도 고속도로와 유사한 자동차 전용도로에 확대하고, 사고가 잦은 구역에 추가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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