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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3년 반 만에 ‘청와대 시대’ 복귀

성탄절 전후 이전 완료… 여민관서 ‘대통령-참모 ‘1분 거리’ 소통
공식 명칭·로고 ‘청와대’ 원복…대통령, 관저 공사로 당분간 한남동 출퇴근
‘계엄·파면’ 얼룩진 용산 시대 마감…‘영욕의 77년’ 청와대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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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복귀가 임박한 이달 21일 종로구 청와대에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3년 7개월간 이어진 ‘용산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시 서울 종로의 ‘청와대 시대’가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집무실을 비롯한 대통령실 주요 시설이 이달 9일부터 이사를 시작, 성탄절(25일)을 전후로 청와대 이전이 마무리된다.

언론 브리핑룸 및 기자실 등이 있는 춘추관은 이달 20일 이사를 마치고, 22일부터 정식 운영되고 있다.

이로써 국정 컨트롤타워는 용산에서 다시 종로로 복귀하며, 내년 새해부터는 본격적인 청와대 업무 체제가 가동된다.

이번 이전의 핵심은 ‘실무 중심의 공간 재배치’다.

이 대통령은 과거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지적받았던 본관 대신 비서동인 여민관(1~3관)에 집무실을 마련해 대부분의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여민관에는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등 이른바 ‘3실장’의 사무실이 함께 배치된다.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1분 거리’ 내에 머물며 신속하고 유기적인 정책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취지다.

본관 집무실은 정상회담이나 임명장 수여식 등 국가 공식 행사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또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과 로고 역시 과거의 ‘청와대’로 원상복귀된다. 홈페이지·각종 설치물·인쇄물·직원 명함 등에도 청와대 문양의 표장이 다시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관저 보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1948년 ‘경무대’로 시작해 77년 역사를 지닌 청와대는 그간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지켜봐 온 권부의 심장이었다.

‘푸른 기와집’을 뜻하는 청와대(靑瓦臺)의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1960년 윤보선 전 대통령으로, 당시 4·19 혁명 분위기 속에 경무대가 지닌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대통령과 시민 사이의 격리로 인해 ‘민심과 괴리된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는 ‘투명성’을 내세워 이러한 우려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전 후 (대통령 일정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를 확충하겠다”고 전했으며, 경호처 역시 과거와 같은 검문소를 설치하지 않는 등 시민과의 벽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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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이전 작업을 본격화한 21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한 직원이 탈부착 업무표장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다만, 이 대통령이 주변에 “퇴임은 세종에서 할 수 도 있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청와대 복귀가 ‘시한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용산 시대’는 3년 7개월 만에 씁쓸한 퇴장을 맞게 됐다.

용산 시대는 ‘권위주의 청산’을 내걸고 출발했으나, 임기 내내 관저 공사 의혹, 예산 낭비 논란,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불법 비상계엄은 용산 시대의 결정적인 몰락을 가져왔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최근 수사 결과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지리적 밀착이 계엄 선포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되면서, 용산 청사는 ‘불명예 퇴진’의 상징으로 남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시대’를 뒤로하고 대통령이 원래 있었던 곳, 있어야 할 곳인 청와대로 돌아간다”며 "국민에게 청와대 복귀를 보고하는 공식 행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준호 기자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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