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 15명으로 구성된 호남민간재난대응단 밤낮없이 아무런 보상·지시 없어도 재난·재해 현장 출동
“전주시 인구 62만 명 중에 4명이 안 움직여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 그런데 우리 스스로 나갈 수 있다는 걸 아는데, 현장에 못 나가면 그게 계속 눈에 밟히더라고요.”
전주시 내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향하는 호남민간재난대응단 지휘부 막내 이강현(18) 씨는 보상이나 지시도 없이 출동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 총 15명으로 구성된 대응단은 말 그대로 욕심 없이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 재난이 났다 하면 지역 안전의 파수꾼이 되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폭우·폭설 같은 자연재해부터 인파 관리 등 사회 재난까지 다양한 현장을 책임진다. 코드 1(인명·재산 피해), 2(시민 불편), 3(작은 민원)으로 상황을 분류해 대응하며, 향후 산불 급수와 진화 지원까지 계획 중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지휘부 4명이다. 창립부터 함께한 이들은 지역 경호업체에서 근무하던 사이로, 우연한 계기로 자연재해 대응을 하면서 대응단까지 꾸리게 됐다고 한다.
이 씨는 “지난 2022년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 경호업체 일 때문에 출근하던 중 백제대로가 꽉 막혀 도로에 갇혔다. 근무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차에서 내려 통행 관리와 임시 구난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때 현장 곳곳에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이들은 뿌듯함을 느끼고 대응단을 만들게 됐다. 활동한 지는 어느덧 5년, 비영리 법인을 만들어 정식 조직을 꾸린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9월 7일 팔복동 침수 현장이라고 한다.
당시 주변 지하차도가 침수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새벽 3시에 출동해 오후 1시까지 수해 대응 20건을 수행했다. 놀랍게도 모두 봉사하는 마음 하나로 움직인 일이었다.
이 씨는 “사실 수익이 있다고 하면 대응단에만 매진하겠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재난은 특성상 시간을 정해 놓고 일어나는 게 아니다 보니 새벽 2~3시에 나가는 경우도 있다. 본업 없이는 하기 힘들고, 있어도 쉽지 않은 구조”라면서 “정말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사명감과 뿌듯함인 것이다. 저마다 본업이 있어도 재난이 발생했다 하면 밤낮 없이 출동하는 이유다. 큰 재난뿐 아니라 작은 민원 현장에도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에 있는 대응단이다.
대응단은 앞으로 전주를 넘어 전북 전체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 지원 없이 운영하다 보니 장비, 인력, 운영비 등 사비를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도 크다.
이 씨는 “지금 상황은 지휘부 4명이 겨우 대응단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로 하다 보니 운영비도 사비로 모아서 규모 자체가 작고, 필수 장비를 구비하기도, 인력을 충원하기도 쉽지 않다”며 “그래도 앞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전북 각 14개 시·군과 공식 협력이 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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