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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게 전북은?

시절이 하수상하다. 느닷없는 계엄과 탄핵으로 나라 꼴이 엉망이다. 힘겹게 선진국 문턱에 오른 나라가 하루 아침에 민주주의 후진국으로 추락했다. 법과 원칙, 공정과 정의를 입버릇처럼 내세우던 대통령이 오히려 앞장서서 법을 짓밟고 있어서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이런 위인이 2년 7개월 동안 나라의 최고 통치자였다니, 스스로가 부끄럽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과 악연의 고리가 끈질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북의 관계는 어떠했는가 더듬어 보자. 초창기 윤석열과 전북의 관계는 이명박, 박근혜 등 다른 보수정부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오히려 좋게 출발했다. 윤석열은 당선인 시절인 2022년 4월 전주를 찾았다. 이때 그는 “오늘 공군기로 새만금 일대를 다시 한번 돌아봤다”며 “새만금은 세계 어디보다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어, 새만금 개발과 함께 전북을 기업들이 바글바글거리는 누구나 와서 마음껏 돈 벌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러다 전북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이후부터다. 2023년 8월 새만금 현장에서 열린 잼버리대회는 폭염과 준비 부족으로 중도에 천막을 걷어야 했다. 158개국 4만3000명의 청소년들이 고생만 찔찔하고 조기철수한 것이다.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다. 이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책임공방을 벌였다. 뒤끝이 작렬한 윤 정부는 새만금 SOC 예산의 78%인 5147억원을 깎아버렸다. 나아가 2년간 새만금사업 기본계획(MP)과 SOC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지시했다. 보복이요 폭거였다. 그러자 도민들이 서울로 올라가 궐기대회를 여는 등 벌떼처럼 일어났다. 이어 윤 정부는 2023년 말, 전북의 국가예산을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편성했다. 9개 광역도 가운데 유일했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 1월에는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주 을)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다가 끌려나갔다. 입틀막 사건이다. 이래저래 전북은 윤 정부에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전북지역 7대 공약 46개 실천과제는 맹탕으로 끝났다. 완료된 것은 단 1건,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유일했다. 사업비로 보면 총 25조7472억원 중 1조2994억원, 즉 5%만 이행하는데 그쳤다. 또 최근에는 윤 정부를 망조들게 한 무속관련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천공, 건진, 명태균 등 보살, 법사 등이 그러한 예다. 그중 이번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수십 차례 군산의 한 무속인을 찾아 주목을 받았다. 노씨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계엄과 관련된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무속인은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 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씨가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 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윤석열 입장에서 전북은 미운 오리새끼일 수 밖에 없다. 2022년 대선에서 고작 14.47%를 줬고 총선에선 민주당을 싹 밀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예산이나 국가사업으로 보복하는 것은 협량(狹量)이자 독선이다. 주역에는 항용유회(亢龍有悔·가장 높이 올라간 용이 결국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라는 구절이 있다. 자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해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을 일삼다 민심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윤석열만 탓할 일이 아니다. 전북은 진영논리에 함몰돼 민주당만 짝사랑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전북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14 16:29

그린란드 빙하의 눈물

북극해에 있는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10배 가깝지만 인구 밀도는 세계에서 가장 적다. 덴마크령에 속해있지만 2009년 덴마크 정부와의 합의로 자치권을 갖게 되면서 국방이나 외교 분야 외에 지하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사법권과 경찰권, 입법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남극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대륙 빙하를 갖고 있다. 국토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덮여 있으니 얼음 왕국이라 불릴 만하다. 그중 서해안에 있는 도시 일룰리사트는 빙하 피오르(협만)가 2004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대표적인 관광도시가 됐다. 그린란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기후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곳, 기후변화의 지표와도 같은 곳이 그린란드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고 대륙의 거대한 빙산들이 서로 부딪치며 펼쳐내는 아름다운 풍광과 환상적인 오로라를 품고 있는 이곳이 관광이 아닌 다른 연유로 새삼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린란드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이미 생태계 변화가 시작됐다.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한 경고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아 해안 지역 침수와 저지대 국가들의 피해를 가져온다. 이곳에서 녹은 빙하의 물이 전 세계 다른 곳으로 뻗어가 해수면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태양열을 반사하는 빙하는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빙하가 녹을수록 이러한 기능은 약화 될 터이니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린란드의 현실에 국제적인 관심과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그런데 그린란드가 또 다른 이유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에 재선된 트럼프의 영토확장 대상이 되면서다. 집권 1기 때도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했었던 트럼프는 이제는 군대를 써서라도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를 차지하겠단다. 국제 질서를 해치는 상대국가 주권 침해 위협에 ‘시대에 맞지 않는 제국주의적 발상’이란 비판과 후폭풍이 거세지만 트럼프의 욕망은 좀체 꺾이지 않을 것 같다. 트럼프는 왜 그린란드를 영토확장 대상으로 삼았을까. 사실 영토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란드는 오랫동안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다. 상황은 석유 아연 석탄 가스 등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달라졌다. 특히 반도체나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까지 풍부한 그린란드의 지하자원은 영토팽창주의에 골몰해있는 트럼프의 욕망을 충분히 자극했을 터다. 지구 온난화의 위기에 처한 그린란드가 이제는 강대국의 패권 경쟁 대상으로 부상한 현실. 빙하의 눈물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가 더 두려워진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5.01.14 16:01

조국혁신당,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하라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각 정당들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자치도당은 지난 10일 각급 위원회에 대한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사무처 업무체계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조국혁신당 전북자치도당도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지역위원회들을 신설하고 출마 후보자를 공개모집하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채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운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조기대선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대선보다 지방선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전북은 지난해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조국혁신당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랫동안 호남정치를 독식해 왔다. 도민들 사이에, 이에 대한 피로감과 실망감이 높은 게 현실이다. 전북에서는 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구조가 30년 넘게 지속돼 왔지 않던가. 잠시 제3지대 정당이 출현했으나 바로 원위치로 돌아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존재감을 보인 정당이 조국혁신당이다.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타도를 외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비례대표 12석을 차지하며 제3정당으로 부상한 것이다. 전북에서는 45.53%의 득표율을 차지해 37.63%에 그친 민주당을 제쳤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만으로 구성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 곡성과 영광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가 그 예다.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당선권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내 모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중 단체장 3곳과 비례대표를 포함, 기초 및 광역의회에서 30%이상 의석을 확보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뿌리인 지역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물 영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 영입으로 도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또한 참신한 정책도 제시해야 한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은 전북형 사회권 정책을 수립해 '사회권 특별도' 를 지방선거 공약으로 낼 예정이라고 한다. 사회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누릴 권리다. 주거권·보육권·교육권·건강권 보장이 핵심이다. 조국혁신당은 새로운 인물과 정책 제시로 침체에 빠진 전북정치에 활력을 넣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14 14:56

청년 지역정착, 안정적 일자리 지원에 총력을

전북특별자치도가 올 상반기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2025년 상반기 전북 청년 직무인턴’ 모집에서 6대 1의 경쟁을 거쳐 선발된 210명이 다음달 14일까지 도내 37개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직무체험 활동을 하게 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사업 외에도 고용노동부와 함께하는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 등을 통해 올해 약 1000명의 지역 청년들에게 직무체험과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해 청년들의 지역 내 취업률을 높일 계획이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활력을 잃은 지역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거듭되는 청년 유출을 막아야 한다. 최근 수년간 전북을 떠난 청년 인구가 한 해 평균 8000명을 넘는다는 통계 분석 결과도 나왔다. 전북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꿈꾸고, 그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근본 대책은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정주여건 조성이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에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가 부족해서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각 시·군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막대한 투자보조금을 퍼부으며 기업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그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장차 지역사회를 이끌어야 할 청년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에서는 지역의 미래를 그릴 수 없다.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기업 유치에 노력하는 동시에 청년창업지원제도, 그리고 청년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협업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등의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역점 추진해온 ‘전북 청년 직무인턴 제도’도 청년들이 실제 업무환경에서 직무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 내 취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성과를 따져야 한다. 지자체에서 지역사회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턴십 종료 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져 청년 직무인턴 제도의 실질적 성과를 높이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1.14 14:24

125년의 군산항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세계 무역의 약 80%는 해상 운송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항만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 아울러, 현대 항만은 단순히 화물을 처리하는 장소를 넘어, 해양 산업과 물류기술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 항만 도입 등을 통해 항만의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Vanelslander et al, 2019). 항만은 이제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를 넘어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그러면 군산항도 이제는 항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둘러 준비해야 하나, 최근 군산항의 사정은 녹록지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준설 문제, 항계 조정, 그리고 새만금신항과의 관계 설정 등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이 향후 군산항의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항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수심 부족이다. 항만기본계획에는 2천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정시성 확보를 위해 최소 12m 이상의 수심이 필요하나, 매년 토사 퇴적으로 인해 1천TEU급 컨테이너선도 상시 입출항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물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항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매년 약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여 준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퇴적량을 따라 갈수가 없어 해를 거듭 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퇴적 주요 원인은 금강 상류에 쌓여 있는 토사다. 2024년 7월경의 전북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금강하구둑을 개방하면서 2024년 초에 준설한 구역이 1m 이상 퇴적되어 준설에 대한 효과를 상실한 적이 있다. 따라서, 군산항의 준설유지를 위해서는 금강하구언 상류지역 준설이 필요하다. 환경부, 농어촌공사, 군산시, 서천군 등이 협력하여 준설 예산을 확보하고, 실효성 있는 상류 준설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또 한가지는 항계 조정 문제이다. 현재 군산항 항계 내에는 어선 세력과 무역항이 서로 상존하고 있어 실제 물류 수요와 항만 이용 패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관리와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사실상 무역항 기능을 상실한 내항을 항계에서 제외하여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 군산항이 무역항으로써의 기능만을 다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이다. 실제로 인천항은 자연적으로 수심이 얕은 지역에 위치하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항만으로 항만 개발 과정에서 구도심 보호와 도시기능 유지를 위해 구도심 일부를 항계에서 제외했다. 항만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볼 때, 군산항도 이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만금신항과 군산항의 역할 분담이다. 현재 새만금신항은 5만 DWT (Deadweight Tonnage : 재화중량톤수, 선박에 적재할 수 있는 최대량)급 10척 규모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군산항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새만금신항은 대형 선박 중심으로 운영하고 군산항은 중소형 중심의 선박과 지역 물류중심으로 특화하여 운영한다면 두 항만 모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군산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체계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정부, 민간 기업들이 협력하는 구조 속에서 군산항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류승규 청장은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 운영지원과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해양수산환경과장,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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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3 19:01

[박 벼농사의 듣다 보면 솔깃한 법률이야기] 분실물, 잘 줍는 방법

의뢰인이 “지갑을 주웠는데, 급한 볼 일이 있어 서너 시간이 지난 뒤 지구대에 지갑을 맡기고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경찰이 지갑주인이 지갑에 있던 돈이 사라졌다며 절도죄로 고소했으니, 조사 받으러 나오라”고 연락했다며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어떡하면 좋냐”며 상담을 요청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지만, 작은 돈도 허락 없이 가져가면 처벌 받는 만큼, 조심스럽게 “지갑에 있던 돈을 가져간 사실이 있는지”를 먼저 여쭙고, “아니다”는 답을 들은 후 해결방법을 안내했는데, 다행히 CCTV 확인 결과 지갑을 먼저 주웠던 사람이 돈을 챙긴 후 버린 지갑을 의뢰인께서 주워 경찰에 가져다 준 사실이 확인돼 사건이 잘 마무리 되었다. 이래서 의뢰인처럼 ‘견물생심’을 멀리 해야 하고, 지갑을 먼저 주웠던 사람처럼 ‘견물생심’을 가까이 하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형법 제360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로 처벌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절도죄로 고소했는데, 왜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는 것일까?! 형법은 길거리나 잘못 배달된 택배, 지하철, 고속버스 안과 같이 주인이나 관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점유를 이탈한 물건을 가져가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하고, 반면에 주인에게 배달된 택배, 당구장, PC방, 커피숍 등과 같이 주인 또는 해당 장소의 관리자의 점유가 인정되는 물건을 가져가면 절도죄로 처벌한다. 즉, 분실된 물건의 주인이나 관리자가 스스로 가져갈 가능성이 있는지에 따라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구분하여 처벌하고, 특히 찾아갈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가져가 상대적으로 죄질이 나쁜 절도죄에 대해 6배나 중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여, 엄벌로 범죄예방을 꾀하고 있다. 결국, 남이 분실한 물건이라도 허락 없이 가져가면 처벌이 따르는 만큼 주의를 요하고, 반면에 분실된 물건을 찾아주면 유실물법에 따라 100분의 5 이상 100분의 20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니, ‘견물생심’을 멀리하여 보람과 보상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길 바란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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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3 19:01

전북은 콘텐츠하기 좋은 도시일까?

매년 1월말 프랑스 서남부 소도시 앙굴렘에서는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이 열린다. 도시 전역에 걸쳐 수백여개의 행사가 진행되며, 매년 약 2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다. 프랑스는 1960년 대부터 만화를 제 9의 예술로 인식해 국가적 자산으로써 연구와 보존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머리가 희끗한 노년층의 독자들도 긴 줄을 서서 만화책을 구매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사인을 받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인지라 부럽기까지 하다. ‘만화의 수도’라 불리기까지도 하는 앙굴렘이 태생부터 콘텐츠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건 아니다. 주요사업이던 목축, 낙농업이 1970년대 들어 사양길에 접어들며 지역침체를 겪으며 비상회의를 열기도 했단다. 한편, 당시 프랑스는 수많은 만화잡지와 전문지가 창간되는 등 만화의 황금기가 찾아왔는데, 이때 앙굴렘에서 열렸던 작은 만화전시회에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을 계기로 1974년 축제를 개최, 1980년 대에는 대통령 약속을 통한 중앙정부지원을, 1990년대에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으며 프랑스 5대 국제문화행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전라북도와 비슷한 170여만 명 인구의 푸아투-샤랑트 주에 속하는 앙굴렘은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2시간 반 거리에 위치해있다. 서울에서 2시간 반 거리의 군산에서 만화출판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구도심의 지역 공동화 현상을 목격할 때면 앙굴렘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전체 인구의 반 이상이 수도권으로 몰리지만, 삶의 만족도는 낮은 시대. 2023년에만 10만 명의 인구가 탈서울을 했다고 한다. 대부분 서울 주변으로 이주했다지만 더러는 지역을 선택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지역소멸이 화두이지만 콘텐츠업은 서울을 떠나서도 성장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전북은 콘텐츠하기 좋은 도시일까? 전주시가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지정되어 3년간 200억 원이 투입되고 미래문화콘텐츠 거점과 도내를 연계하는 'K-컬처 광역 여행벨트'가 구축된다고 한다. 또한 2023년에는 전주책쾌, 그 이듬해에는 군산북페어가 개최되었는데, 그간 다양한 북페어에 참가해왔지만 이 두 개의 독립출판페어는 그 어떤 북페어에도 뒤지지 않을 독보적인 열정과 전문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또한 산업에 있어 학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웹툰만화콘텐츠학과가 전주대학교에서 다시금 생겨났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 앞으로 발전 될 전북의 콘텐츠 산업계가 무척 기대된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함께 하길 바란다. 한편 개선되길 바라는 점도 적어본다. 5년간 수도권에서 경상도까지 여러 기관의 콘텐츠지원사업을 받고 정산해보았지만, 전북 기관의 요청 서류가 가장 많았다. 콘텐츠 만드는 시간도 부족한데, 계속 되는 서류와 보고서 제출로 힘이 빠질 때가 많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사업이 가히 참고할 만한데, 생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류를 생략했으며, 창작 고료 항목으로 바로 집행이 가능하게끔 설계 되어있다. 심사위원 성비에도 아쉬움이 있다, 약 8명의 심사위원 중 여성이 한두명 정도를 만날 수 있었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제작자라면, 단지 심사위원 성비만으로도 불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 그간 간담회 때나 설문조사를 통해 ‘서류 좀 줄여달라’, ‘성비를 맞춰달라’ 말해왔다. 2025년에는 개선이 되어 콘텐츠하기 더욱 좋은 도시가 될 수 있길 바라본다. △전정미 대표는 만화로 지역을 조망하는 프로젝트 <지역의 사생활 99>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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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3 19:01

양극화 시대의 ‘교통 격차’

극과 극, 대립과 갈등의 시대다. 탄핵정국,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 정치 양극화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정치뿐만이 아니다. 경제·문화·교육 등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서로 달라지고 멀어지는 격차와 불평등, 쏠림과 소외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새해, 전북지역에서는 교통 인프라 격차·지역차별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곳곳에서 새 철도노선 개통 소식이 유독 많았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30분대 출퇴근’을 실현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정부는 GTX 노선을 충청·강원권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또 서해안권역 수도권 서부와 충청권을 잇는 서해선·장항선·평택선이 동시 개통됐고,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돼 서울~부산을 잇는 또 하나의 KTX 노선이 개통했다. 이어 삼척~포항 고속철도 완공으로 강릉~부산 동해선 전 구간이 연결되면서 새해 벽두 동해안철도 시대 개막을 알렸다. 그런데 전북은 딴세상이다. 전국 곳곳에서 속속 발표된 교통인프라 확충 소식에서도, 또 정부의 교통혁신 청사진에서도 전북은 없다. 전북만 쏙 빠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서해안권역 3개 철도노선을 동시 개통하면서 ‘서해안 철도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 고양 대곡역에서 시작되는 서해안철도는 충청권까지만 이어졌다. 나머지 군산~목포 구간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서 추가 검토사업에 반영됐을 뿐 확정이 미뤄진 상태다. 군산과 고창·부안·함평·영광 등 호남 서해안권 5개 지자체장들이 ‘서해안철도(군산~목포) 국가계획 반영’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하늘길도 순탄치만은 않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국제공항이 마침내 새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지난 연말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참사로 인해 ‘정치 논리로 건설돼 고추나 말리는 공항’이라는 비아냥 속에 착공조차 하지 않은 새만금공항을 포함해 전국 지방공항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더 싸늘해졌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성과 없이 다시 해를 넘긴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광법)’ 개정안 처리다. 전북은 중앙정부의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구축계획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현행 대광법에서 대도시권을 ‘특별시·광역시 및 그 도시와 같은 교통생활권에 있는 지역’으로 규정해서다. 이에 따라 광역시가 없는 전북권역은 정부의 광역도로망과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번번이 누락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어찌됐건 철저한 차별이고, 이 차별이 격차를 키우고 있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교통분야 3대 혁신’전략으로 발표한 ‘지방 대도시권 광역급행철도(x-TX)’ 계획에서도 전북은 없다. 광역시가 없다는 게 그 이유로 풀이된다. 결국 수도권(GTX)과 지방(x-TX) 광역급행철도 계획에서 쏙 빠진 전북은 교통오지 탈출을 위해 대광법 개정의 시급성이 더 커졌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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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01.13 19:01

완주·전주 통합사업 비전 구체화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되면 전주 동물원과 주변 놀이시설 등이 완주로 옮겨질 것 같다. 전주시는 통합이 성사될 경우에 대비해 동물원과 놀이시설 현대화사업을 비롯해 여러 개발사업들을 완주로 옮겨 추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주·전주 통합이 성사될 경우에 대비하는 것으로서 전주시 입장에서는 이 같은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한편으로는 완주·전주 통합에 대비하는 미래계획,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이어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완주군민협의회는 지난해 10월 17일 12개 분야 107건의 완주·전주상생발전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새해에는 주민공청회, 행정기관과 협의 등을 통해 이를 확정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게 급선무이다. 전주시 움직임을 살피면, 먼저 33년째 운영되고 있는 동물원 놀이시설를 통합 이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전주시는 당초 2029년까지 3400억 원을 들여 인근 28만㎡에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시설을 갖춘 단지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완주·전주 통합이 성사되면 동물원과 놀이시설을 모두 완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주민투표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전주 농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과 월드컵 골프장 이전 등도 마찬가지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지은 지 30년이 넘어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골프장은 호남제일문 지역에 복합 스포츠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완주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주시는 107건의 완주·전주상생발전방안에 대해서도 실행가능성, 파급효과, 예산확보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주시가 조만간 주민투표에 제시할 상생발전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완주군민협의회는 전주시가 검토하는 동안 107건의 상생발전방안을 발전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또한 완주지역에서 공청회 등의 형태를 통해 완주지역 13개 읍·면을 순회하며 지역주민이 바라는 지역개발사업을 발굴하고 행정기관에 제시할 생각이다. 3대 폭탄의 날조, 복지와 교육 혜택의 유지, 세금 유지, 도시가스공급 확대, 도로 등 인프라 구축 등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살려야 한다. 필자는 그래서 공청회 등의 주민의견 수렴절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완주·전주 통합은 주민 스스로가 결정하고 통합시의 명운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완주·전주 통합을 위한 상생발전방안은 완주군민협의회와 전주시민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선정될 것이다. 완주군민협의회는 지금까지 6개 단체로 구성돼 있지만 지속적으로 가입단체를 늘려갈 예정이다. 전주시민협의회는 전주시에서 통합운동을 하는 단체 중심으로 대표자들이 선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완주와 전주 대표자회가 구성되면 양 협의회가 민간차원에서 완주·전주 통합에 관한 사항을 대부분 결정할 것이다. 전주시와 완주군, 전북도 등 행정기관은 이를 협의하며, 로드맵에 따라 준비를 마치고 주민투표에 회부할 예정이다. 행정기관은 주민투표가 찬성으로 결론이 날 경우 통합시 출범준비와 상생발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또한 완주·전주 통합추진공동협의회를 구성해 통합시 출범을 위한 여러 사항들을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히 조례로 정할 사항들은 전북도와 통합시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다. 완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동안 주민 사이에 유포되고 있는 그릇된 정보를 바로잡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다. 주민의 통합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백과사전식의 방대한 자료집을 준비했다. 이 자료집을 교본으로 삼아 통합운동가들의 이해를 돕고 그 다음에 핵심사항을 중심으로 주민의 이해를 도울 생각이다. 완주 군민 입장에서 가장 어려워 하고 절실한 부분을 해소하는 게 통합운동가들의 책무이다. 통합의 필요성과 통합으로 얻는 이익, 시대적 사명의 수행 등을 우리 완주 군민이 이해한다면 통합은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주시가 통합을 위해 주요 사업들의 추진 일정을 늦추는 데 대해 통합의 진정성을 느낀다고 하는 완주 군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완주 군민을 감동시키는 길이 통합으로 가는 길이다. /성도경 완주전주상생통합 완주군민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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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3 19:01

전북을 정원문화·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자

전북자치도가 생태 그린도시를 목표로 향후 5년 간 370개의 신규 정원을 조성키로 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시행되는 ‘제2차 정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본격 추진한다는 것이다. 전북은 어느 지역보다 좋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지리산 국립공원을 비롯해 산과 들, 바다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각 지자체가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정원도 마찬가지다. 아직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없지만 정원을 꾸밀 수 있는 매력있는 곳은 도처에 널려 있다. 이를 도시 생태환경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엮을 수 있다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전북자치도가 수립한 5개년 계획에는 정원문화 확산과 산업화를 위한 4대 추진 전략과 13개 중점 과제를 담고 있다. 우선 현재 712개인 정원 인프라를 2029년까지 1082개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 눈에 띤다. 국가정원과 지방정원, 민간정원뿐만 아니라 생활밀착형 숲, 도시숲, 치유의 숲 등 다양한 정원 형태를 포함해 도민과 관광객이 생활 속 밀접한 정원을 경험할 기회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정원산업 확대를 위해 매년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정원산업지원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시민 참여형 정원문화도 확대하고 정원관리인, 시민정원사, 숲해설가 등 관련 전문가 1465명을 추가 양성해 2029년까지 총 3710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지금 각 지자체는 정원문화·산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013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크게 성공을 거두면서 너도 나도 정원 만들기에 뛰어든 느낌이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울산 태화강에서도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가 확정되었다. 국내에서는 이들 두 곳이 국가정원이며 전북은 새만금에 4500억원을 들여 국가정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지자체가 조성·운영하는 지방정원은 10곳이며 그중 전북에 정읍 구절초 공원, 부안 줄포만 노을빛정원과 해뜰마루 등 3곳이 있다. 민간정원은 전국적으로 150여곳이 운영되며 전북에는 12곳이 있다. 이들 정원은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도시민의 힐링공간과 유력한 관광지로 각광받는 추세다. 아직 후발주자인 전북은 국내외 벤치마킹을 통해 전북만의 독창적인 정원문화·산업을 정립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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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3 15:03

소외계층 따뜻한 설 명절 됐으면

요즘엔 누구나 최소한의 의식주는 해결이 되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듯해도 이는 겉모습일뿐 속내를 보면 엄동설한에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이웃들이 아직도 많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한번쯤 둘러봐야 하고 사회적 안전망은 튼실한지 한번 더 점검해야 한다. 설 명절이 이제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어려운 이웃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꼼꼼하게 점검해야만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대설이나 한파가 간헐적으로 엄습하면서 도처에서 시민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지금은 외형적 행사 보다는 내실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전주시의 경우 전주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저소득·취약계층에게 밑반찬과 도시락 등을 제공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사소한 것 같아도 의미있는 일이다. 영양더하기 사업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서비스 중 하나로 대상자의 건강상태와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도시락과 밑반찬은 질병 및 거동 불편으로 스스로 식사 준비가 어려워 결식이 우려되는 어르신에게, 영양음식은 퇴원 등으로 맞춤형 식이가 필요한 어르신에게 제공되며, 요리가 가능한 어르신에게는 잔존기능 유지를 위한 음식재료가 제공된다. 문제는 이러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 많다는 거다. 소위‘달동네’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생활하는 이들 가운데는 기초생활급여 등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으나 식비, 병원비, 난방비 등을 모두 충당하는게 버거운 이들이 많다. 심지어 보일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유일한 난방도구인 연탄으로 몸을 녹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불경기가 심화하면서 연탄은행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면서 일부 취약계층은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 전북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은 지금도 4120가구나 된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에 정부가 제공하는 연탄 쿠폰은 한 해 600장인데 겨울철 한 가구당 사용하는 연탄의 숫자는 평균 1000장에서 1200장에 달한다. 결국 지원되는 것은 필요한 분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올겨울 많은 취약계층이 부족한 연탄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촘촘하게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지만 아직도 사각지대가 많기에 이웃들이 나서야 한다. 소외계층이 따뜻한 설 명절을 맞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한번 더 손을 내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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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1.13 14:37

잡혔어?

‘내란성 불면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사십여 일째, 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휴대폰에서 뉴스를 거듭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된 현실을 반영한 시사용어다. “잡혔어?” 졸린 눈을 뜨자마자 절로 터져나오는 이 말에는 제발, 오늘은⋯ 이 불면의 밤들이 종결되었으면 하는 절실함이 담겨 있다. 정의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애써 가라앉히고, 간밤 ‘그 자’의 안부를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12월 3일, 지옥문 앞까지 갔으나 천행으로 악귀들이 몰려 나오는 문을 틀어막은 내란의 밤 이후 우리는 대한민국을 주도한다는 권세가들의 민낯을 라이브로 목도하고 있다. 장성들, 경찰 수뇌부, 총리 장관 등의 최상위 관료, 집권당 국회의원들까지 한통속으로 가담한 친위쿠데타가 만일 성공했더라면 절대 보지 못했을 권력의 이면, 추악한 결탁의 속살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전사, 정보사, 방첩사, 수방사 등 정예 무력과 정보기구의 지휘권을 틀어쥔 이들은 모두 윤석열의 패거리로 놀았다. 특정 연줄로 얽혀 화려한 정치군부시대의 재림을 꿈꾸었을 이들의 시나리오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전라도 말로 ‘오살 것’들이 판을 치는 잔혹한 국가 폭력의 피바다가 펼쳐졌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살이 떨린다. 군부정권의 기억으로부터 40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 군사반란을 실시간 중계로 목격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은 이것이 현실임을 차마 믿기 어려웠다. 공화국의 기초가 이렇게 허약하다는 것을 맨눈으로 확인한 것이야말로 내란 사태가 남길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명백하고 온 국민이 증인인데도 대한민국은 아직 <내란 진행중>이다. 악은 창을 깨고 난입했는데, 정의와 선을 회복하는 일은 절차를 따져가며 지난한 경로를 따라 간다. 수괴는 경호처를 사병으로 동원하고 용산궁에서 장기농성을 하며 법과 제도를 비웃는다. 수괴는 말할 것도 없고, 내란주범의 정치적 경호부대로 전락한 국힘당 의원들의 변설을 들으면 후안무치, 적반하장 같은 말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요설을 펼치며 이상한 양비론으로 저들에게 분칠을 해주는 자도 여럿 있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그들이 늘어놓는 문장이나 노래, 설교 따위를 나는 결코 믿지 않는다. 이런 때에 저절로 드러난 본색들을 사람들은 오래 기억할 것이다. 사필귀정, 발본색원이 지금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정의가 오래 구현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이 말에 기대 마침내 승리하는 순간을 꿈꾼다. 이 땅의 많은 일은 휴전선, 분단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본 체제에 근원적인 전원 스위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긴 호흡으로 뿌리를 더듬어야 할 일들이다. 평범한 이들의 나날의 작은 삶이야말로 이 곡절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천이 아닐까 싶다. 식민지, 전쟁, 분단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총칼 아래에서 죽고 넘어지며 여기까지 밀려온 삶. 억울하게 죽은 자들이 우리 등 뒤에 서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우리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의 목록을 나는 일기장에 써둔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 저녁 노을, 어느 날의 비와 흰 눈들, 수많은 걱정과 희망들. 사람다움의 순간들.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 이름을 낮게 불러본다. △이재규 교수는 시민사회단체, 방송진행자, 국회 보좌관, 민간 남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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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2 17:57

전주시립미술관 등록요건부터 갖춰라

미술관 르네상스 시대다. ‘1도(道) 1미술관’을 넘어 시립·군립 미술관 등 공공미술관 건립 계획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도 새해 시립미술관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거된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 부지에 총사업비 491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만2,470㎡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착공, 2027년 개관이 목표다. 물론 지역의 문화시설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많다. 또 지역 문화·관광의 거점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시설 건립에만 치중하고, 개관 후 운영에는 무관심해 부실 운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우후죽순 늘어나는 공공미술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건립에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되고, 시설 운영에도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 부실 운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미술관 개관 전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주시립미술관 착공을 앞두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놓고 우려했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우선 시설 안에 담길 콘텐츠가 불투명하다. 전주시가 올해부터 미술 작품을 수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올해 작품 구입비로 반영된 예산은 0원이다. 전주시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아서일 것이다. 게다가 작품 수집 계획과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심의기구도 구성하지 못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르면 공립미술관은 100점 이상의 소장작품과 학예사, 그리고 수장고·전시실 등의 시설을 갖춰 개관전까지 시·도지사에게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일단 미술관 등록을 위해서도 개관전에 100점 이상의 작품을 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껏 미술관 건립 논의에 들어간 공력을 생각한다면 전주시의 보다 철저한 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 전주시는 예산문제를 들어 기증과 관리전환 형태로 작품을 수집하고, 향후 추경을 통해 작품구입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자칫 작품확보 절차가 뚜렷한 원칙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술관의 소장작품은 해당 미술관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전주시는 미술관 등록요건인 소장작품 확보를 위한 세부계획을 서둘러 수립하고, 예산확보를 통해 이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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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2 17:57

‘콜록콜록’ 감기인가? 독감인가?

최근 독감 환자가 가파르게 급증하며 9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감은 단순 감기로 오인되기 쉽지만, 고열과 극심한 전신통(근육통)을 동반하며,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겨울철 유행합니다. 겨울철 유행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등 감염된 사람의 비말을 통해 전파됩니다. 특히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겨울에는 바이러스가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전염 가능성이 높아지며, 학교, 직장, 군대 등 집단생활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됩니다. 독감의 주요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38~40℃), 근육통, 두통, 기력 저하이며, 기침, 인후통, 콧물 등 호흡기 증상도 동반됩니다. 어린이와 노인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고열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급성 기관지염,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독감은 감기보다 전신 증상이 강하며, 고위험군(어린이, 노인, 기저질환자)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독감을 감기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증상의 양상과 심각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기는 대개 미열이거나 열이 없으며, 콧물과 코막힘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반면,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 특징적입니다. 독감과 감기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감이 확진되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합니다. 조기 진단과 신속한 약물 투여가 치료의 핵심이며, 특히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해열제와 진통제를 사용해 증상을 관리하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체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독감 백신은 매년 바이러스 변이를 반영하여 제조되므로 매년 접종이 필요합니다. 접종은 9월에서 11월 사이가 권장되며,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해야 합니다. 백신을 맞더라도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감염 시 증상이 경미하고 합병증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개인위생도 독감 예방에 중요합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준수, 실내 환기 등은 독감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비말과 손이 닿는 표면을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므로 손 씻기와 표면 소독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체온이 낮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들어 면역 기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 써야 합니다. 최근 독감이 대유행하면서 감염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지만,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독감은 중증 합병증 위험이 높은 질환이므로 예방과 빠른 치료가 중요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적절히 치료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빨리 접종을 완료하고, 생활 속 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입니다. 올겨울 독감 예방접종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전주병원 부원장 이호경(호흡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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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2 17:57

수천 년 돌너와의 무게를 견딘 ‘장수군’

장수군은 돌(石)과 관련이 깊다. 장수군을 대표하는 국가사적 침령산성과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합미산성은 모두 다듬어진 돌을 사용한 석성이며 정보통신기술의 원조이자 전북동부지역의 통신체계를 구축한 봉화유적도 돌로 쌓아 올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장수를 대표하는 곱돌(각석섬암)을 이용하여 제작된 완주 갈동유적의 청동검 거푸집(보물)과 무령왕릉의 수호신 진묘수(국보)등이 돌과 관련된 귀중한 유물들이다. 신라시대 무염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전설을 지닌 천년고찰 신광사의 지붕도 점판암을 재료로 하는 돌너와가 지붕을 뒤덮고 있다. 돌너와는 이렇듯 전국을 살펴봐도 귀한 건축재료인듯하다. 현재에도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 북동부 산악지역 일부에만 남아있으며 화전민이 거주했던 곳에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 돌너와는 엽리를 따라 판상으로 쪼개지는데 이때 돌 결이 나타난다. 지붕을 이을 때는 돌결을 세로방향으로 놓아 얹는데 빗물의 침투를 막고 흐름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돌너와는 지붕을 이을 때 견고하여 밟아도 깨지지 않고 습기가 차지 않으며 해충이나 곰팡이가 슬지 않아 내구성이 좋다. 하지만 돌너와는 개량된 지붕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식기와처럼 대량생산과 관리가 쉽지 않아 유지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돌너와는 지역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문화의 하나로 과거의 주거형태와 삶까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비록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장수군은 무겁고 어두운색으로 갈변하는 성질을 갖는 돌너와 지붕을 얹은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 오랜 세월 그 무게를 견디며 역경과 소외를 버텨 왔던 곳이다. 이는 과거 장수군이 2덕(德)·3절(節)·5의(義)로 대표되는 인물들을 대표하여 어려운 국란과 시련 극복을 잘 나타내주는 역사성과도 많이 닮아있다. 장수군은 수천 년 역사의 미싱링크(역사용어:역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지닌 어제를 발판삼아 오늘을 준비하며 또 내일을 설계하는 빛나는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돌너와의 무거움을 수천 년 견디며 지역의 명품 역사 관광지로 거듭난 장수군의 신광사 대웅전처럼, 지난해부터 2025년 을사년(乙巳年)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가혼란의 위기를 무던하게 견뎌내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돌너와가 보여준 견고함과 인내처럼 장수군 역시 역경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려 한다. 2025년 장수군의 사자성어는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자는 ‘개신창래(開新創來)’이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잡아 새로운 길을 열어 내일을 창조해 장수군이 가진 역사와 문화의 연속성을 이어갈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 속에서 비롯된 자부심과 지혜는 소중한 자산이며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실질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훈식 장수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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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2 17:56

탄핵정국 속의 입지자들

12.3 비상계엄 발령으로 전북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더 견고해졌다. 지난 4.10 총선 때 10석 전석을 석권한 민주당이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말발굽이 딛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을 넘어가서 즉각 155분만에 계엄해제를 의결한 것이나 윤석열을 탄핵열차에 싣어 보내는 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공으로 민주당에 지지를 보낸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오랜만에 박수를 치고 싶다. 21대 전북 출신 의원들의 존재감이 가장 약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정동영의원을 필두로 이춘석 안호영 김윤덕 이원택 이성윤 박희승의원 등이 탄핵정국 맨 앞에서 기대이상으로 잘 싸워주고 있다. 워낙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지만 맥을 잘 짚고 잘 대응해 간다. 사실 22대가 개원하면서 전북 출신 의원들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전북몫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경주할 태세였다. 하지만 생각하기도 싫은 계엄령 발동으로 국가가 비상사태에 돌입하자 즉각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국회담장을 헐레벌떡 뛰어 넘어 계엄 해제를 시켜던 것. 그날이 평일이 아니었고 대신 의원들이 귀향활동을 벌이던 주말이었으면 큰 일 날뻔 했다. 주술을 워낙 신봉한 윤석열이 화요일 저녁 10시30분을 택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야밤에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모여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우신조나 다름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빳빳했다. 이제부터는 모든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운다는 제2건국자세로 임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탄핵판결을 법과 양심에 따라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특히 내란 수괴인 윤석열과 관련자 전원을 체포해서 대한민국의 법치가 살아 있음을 세계 만방에 보여줘야 한다. 다시는 헌법을 무시하고 불법을 자행해서 국민을 놀라게 해서는 안된다. 지금도 국민들은 그날밤놀란 일을 생각하면 사지가 벌벌 떨리고 말문이 막힐 정도로 분노를 잊지 못한다. 이런 와중에 권력에 눈이 먼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빨라졌다. 헌재가 윤석열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를 대비해서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다. 다음 지방선거는 탄핵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입지자들은 공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권리당원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는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쏠려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지방선거가 치러졌지만 제대로 된 인물이 뽑히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사나 시장 군수가 국회의원들 입김과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 되면서 뽑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북 전체가 낙후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해마다 젊은 청년 1만여명이 일자리가 없어 고향산천을 떠나간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남의 탓이라고 핑계를 댔지만 앞으로는 도민들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모두가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이다는 것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을 때 혁신적인 역량있는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돈 안쓰는 선거를 해야 전북을 살리고 발전시킬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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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5.01.12 17:56

덕유산리조트 안전대책 제대로 세워라

사회 곳곳에 안전 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가 정지돼 수백 명이 공중에서 고립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정전이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뻔 했다. 덕유산 리조트와 설천봉을 연결하는 곤돌라가 지난 9일 오전 10시 15분께 운행중 갑자기 40분간 멈춰서는 바람에 300여명의 탑승객이 공중에서 고립됐다. 한파 특보에다 설천봉의 기온이 영하 16.7℃인 상황에서 곤돌라 탑승객들은 한파에 덜덜 떨면서 공포감을 느껴야 했다. 50대 여자 탑승객이 의식 소실 및 가슴 통증으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더 큰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더 큰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리조트 측의 안전의식과 경영마인드는 소홀함이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무주 덕유산리조트는 겨울 특수를 겨냥, ‘눈덮인 덕유산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곤돌라를 타고 적유산 정상 설천봉을 편안하게 만나 보세요’ 등의 마케팅 구호를 내걸고 고객들을 유인해 왔다. 덕유산의 환상적인 겨울정취와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한 제일 조건은 안전성이다. 그럼에도 리조트의 과부하로 곤돌라 80여대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한 것은 사전 대비 소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사고가 나기 전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랐다. 서울 강남 코엑스 화재,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의 한 아파트단지 전체 정전, 경기도 부천의 아파트 이틀 연속 전기공급 중단 등이 모두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였다. 이같은 사례를 예의 주시했다면 당연히 사전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맞다.덕유산리조트 모기업인 부영은 그동안 투자와 인력충원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안전의식 강화, 지역친화 경영마인드 등 보완해야 할 숙제가 많다. 덕유산리조트 측은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비용은 모두 환불 조치했다"고했지만 그에 앞서 재발방지책과 향후 유사사례에 대한 대비책을 내놨어야 했다. 한전도 복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변압기 증강과 신속한 비상발전 등의 대비책을 강구하고, 경찰 역시 철저히 조사한 뒤 문제점이 드러나면 엄벌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재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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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1.12 14:16

펜 한자루에 청춘을 담고-1

2024년 12월, 설렘과 두근거림을 담은 힘찬 발걸음으로 서울 테헤란로 빌딩 숲을 지났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킹 그룹 메타(Meta)에 크리에이터 작가로 초대를 받았던 때이다. 초대장 인증으로 다소 철저한 이중 경비를 지날 때의 벅참도 떠오른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답게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작지만 예쁜 케이터링 서비스까지. 그 자리는 그룹 메타(Meta)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그림, 사진, 글 크리에이터 작가 15명 초대해 네트워킹을 하는 자리였다. 100만 팔로워 작가부터 50만, 30만 팔로워에 빛나는 작가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자니, 마치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신이났다. 나는 그들에 비하면 병아리 수준이었지만 내 작품과 나를 알아보는 분도 계셨고 메타 매니저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호응 덕분에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렸다. 행사장 정면의 대형 LED 화면에 초대받은 작가들의 프로파일이 멋지게 펼쳐지고, 자신의 작업과 더불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 작가들이 서울,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반면, 지방 그리고 전주에서 활동하는 내가 제일 멀리서 상경한 작가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올라오느라 고생했다라며 인사치레를 계속 받았고, 또 관광 도시 전주의 유명세와 한옥마을 이야기로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여행지를 떠올리며 나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전주와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내 삶을 낭만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메타에서의 몇 시간은 마치 꿈처럼 지나갔다. 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있었던 웃픈 과거, 치열한 현재, 흥미롭고 새로운 미래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다시 전주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 내 두 팔 안에는 메타에서 받은 굿즈로 가득한 선물 보따리가 그 신기루 같은 몇 시간을 증명하고 있었다. 문득, 나의 지나온 시간들과 현재, 다가올 앞날은 무엇으로 증명해 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시간을 거쳐 현재의 내가 되었는가? 나는 미대를 졸업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무관한 항공회사에 취업했다. 화물선 카고파트에서 일하게 된 나는 남자들밖에 없는 화물터미널에 머물렀다. 가까운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고 그렇게 나의 영종도 섬 생활이 시작되었다. 직장은 3교대 근무로 일주일마다 낮과 밤이 바뀌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일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반복 작업을 매일 같은 위치에서 20년 넘도록 해야 한다는게 흠이라면 흠일까. 물론 월급이야 오르겠지마는 어디 대기업 놈들이 월급을 그냥 주던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일의 양과 강도로 사람을 잘도 길들이더라. 신입인 나는 황금 같은 휴일 이틀을 주말이 아닌 평일에 쉬어야 했다. 덕분에 먼 고향 전주에 다녀오는 것도, 서울에서 일하는 친구들 얼굴 보는 것도 포기. 혼자서 공항철도를 타고 홍대나 서울역을 거쳐 안국역을 자주갔다. 안국역에 내리면 인사동과 삼청동, 북촌을 둘러보기가 좋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인 만큼 외국인이 참 많았다. 기념품 가게 또한 넘쳐날 만큼 많았는데, 하나같이 같은 공장에서 제작된 똑같은 사진, 엽서 정도가 다였다. 이때부터 였을까? 무언가 그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들었다. △박성민 작가는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과정 중에 있으며, 전주신시가지에 '작가의 취향' 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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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9 18:36

'희망의 리더십'이 그리운 요즘

2025년 새해가 밝았다. 뛰어난 식견과 냉철한 판단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지도자가 그리운 요즘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중요한 시기마다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들이 나타나 어려움을 해결하곤 했다. 뛰어난 지도자는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경륜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에서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은 신뢰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가 전쟁에 휩쓸리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전쟁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독일에 맞서며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중심에는 처칠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정치가들은 전쟁으로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평화와 안정된 삶을 약속하였다. 특히, 독일의 팽창에 대해 체임벌린 총리(영국 제60대 총리)는 협상을 기반으로 한 외교적 유화정책으로 영국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었다. 반면 처칠은 히틀러의 위협을 경계하면서 강하게 대응해 나갔다. 1939년, 인근 국가를 침략하기 시작한 독일은 이듬해 프랑스를 공격하면서 유럽대륙은 전쟁에 접어들었다. 처칠이 총리로 임명된 시점은 영국이 전쟁에서 상당히 열세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회 연설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는 결연의 메시지를 통해 동료의원들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독일과 맞섰다. 처칠의 뛰어난 웅변과 리더십은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새롭게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구심점이 되었다. 몰살 위기에 처한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프랑스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민-군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로 일컬어진다. 독일군이 덩케르크 인근에서 영국, 프랑스 등 연합군을 포위함에 따라 심각한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군함과 민간 선박, 어선, 요트까지 동원하여 9일 동안 약 34만 명의 아군 병력을 구출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철수 작전을 성공시킨 이후 처칠은 ‘전쟁에서의 승리는 아니지만, 위대한 구출이었다.’라며 국민들에게 투쟁의 의지를 심어주었다. 또한 57일간 지속되었던 독일 전투기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국민들이 지하벙커에서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투쟁하자는 처칠의 라디오 연설을 들으며 지도자와 정부를 믿고 버텨나갈 수 있던 배경에는 처칠의 「희망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탁월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도자였다. 화가, 문필가로서도 그의 뛰어난 능력은 위기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승리를 쟁취하는 탁월한 지도력의 바탕이 되었다. 2002년, BBC에서 영국민 100만 명을 대상으로 ‘역사를 빛낸 위대한 영국인 100인’을 뽑았던 설문조사에서 셰익스피어, 뉴턴을 제치고 처칠이 1위로 선정되었고, 2015년에 새로 발권된 5파운드 지폐 뒷면에는 처칠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학교생활 부적응자, 낙제생, 사관학교 3수 등 뛰어난 지도자로서 젊은 시절의 모습은 아쉽지만, 그 모든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합해 결정적인 순간에 빛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람이야말로 역사 속에 남을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처칠은 교육과 가치관의 형성, 축척된 경험을 통해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충실히 하였고 실제 역할이 주어졌을 때 지도자로서 준비된 리더십을 발휘하였다. 시대를 읽는 식견, 뛰어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여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는 확신을 주었으며 무엇보다 어두운 밤, 등불과도 같은 희망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우리도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윈스턴 처칠 못지않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있고 지금도 잘 길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처칠과 같이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이끌 수 있는 식견과 역량이 있고 「희망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나와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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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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