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전북 몫 찾기' 국회의원이 말하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지역 사회에선 전북 몫찾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호남 정치의 중심이었던 전북 정치가 변방으로 밀려났고, 경제부분에서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전북 의원들은 원인으로 호남중진차출론과 중앙부처의 호남 인맥 부제를 꼽는다. 이와관련해 의원들은 실제로 지역개발과 예산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북 의원 간 초당적인 협력 구축, 지도자급 정치인 배출, 신성장 동력 찾기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북 의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전북 몫을 찾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본다.△전북정치 위상 하락 원인전북 의원들은 18대부터 19대 총선까지 이어진 중진차출론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중심을 잡아야 할 지도자를 수도권으로 뺏기면서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영남은 중앙에서 힘을 쓸 수 있는 다선 의원들이 많은 반면, 호남은 상당수가 초선으로 물갈이돼 위상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국회의장이나 당대표 등 지도자급 배출을 어렵게 만들었고, 지역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부실하게 만들었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지난 2007년 정동영 의원의 대권도전이 실패한 후 전북정치권의 새로운 리더십이 구축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중앙부처의 호남 인맥 부재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실제 현 정부에선 전북 출신 장관이 한 명도 없었고, 부처별 요직에서도 전북 인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20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활동한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호남 인사가 절대 부족하다보니 국가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전북정치 위상 회복 방안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10명의 의원들이 초당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할 때 전북의 정치적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봐서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도민이 공천권보다 앞선다는 간단한 명제를 수용하고, 개개인이 아닌 지역사회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대승적 정치력을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중앙에 있는 전북출신 국회의원들과의 소통체계 강화, 전북 전체가 풀어야 하는 정치적 과제 형성, 지도자급 정치인 배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초당적인 논의과정을 거치다보면 개별 의원이나 한 정당이 풀수 없는, 전북 전체가 주목해야 하는 정치적 과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대통령 선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지금 시대적 과제는 이명박, 박근혜 새누리당 10년 정권을 끝내라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전북의 힘을 가감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어나간다면 인구수가 증가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까지 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중앙무대에서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 양성, 전북 출신 인사들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유력 대권주자가 없기 때문에 대선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전북 민심을 얻지 못하면 야당은 절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북 몫 찾기 해법의원들은 대선과정에 지역공약을 개발해 반영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의원들이 제시하는 공약을 큰 틀에서 보면 중앙정부 정책부문과 지역산업 육성책으로 구분된다. 중앙정부 정책부문은 전북 출신 차별 해소, 공공기관 주요 거점에 전북 지역 주요 도시 포함 등이다. 지역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새만금개발과 탄소산업 육성,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에 맞춘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 물류교통망 확대와 관광객 활성화를 위한 교통망 구축 등으로 정리된다.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해당 사업들은 낙후된 전북을 살릴 수 있는 국책사업이라며 대선을 통해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새만금탄소 외 현안의원들은 많은 공약중에서도 새만금 개발과 탄소산업 육성이 우선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만금은 30여 년 동안 마무리되지 않았고, 탄소산업은 전북의 신성장산업 동력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새만금과 탄소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전북 산업 동력의 다양화를 가로막는 것과 관계가 깊다.유성엽 의원은 새만금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며 새만금은 국책사업이므로 국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전북은 그 이후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유 의원은 대안으로 전북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990년대 디트로이트 3대 대기업의 시가총액은 360억 달러였지만, 디지털 혁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의 대표 3사 2014년 시가총액이 1조900억 달러였다는 점은 전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이춘석 의원도 먹고 사는 길이 새만금이나 삼성에만 있는 게 아니다며 전북 특성에 맞는 산업을 발굴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금부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선 공약화 전략전북 몫을 찾기 위해서는 주요 현안을 공약으로 반영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대권후보를 찾는 일이 선행되야 하고,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북의 차별과 소외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공약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서 사업타당성에 대한 검증과정과 민관정의 거버넌스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정동영 의원은 대선공약의 수행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연차계획과 수행예산 확보를 명확히 하고 사업 타당성에 대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선 이후에는 거버넌스를 구성해 공약실행을 검증하고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국민의당 이용호 의원과 조배숙 의원은 민관정 협의체 구성을 강조한다. 이들 의원은 공약개발과정에서부터 3당 공조체제와 더불어 자치단체, 지방의원, 시민사회 등이 함께 하는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북정치권 협치 현실지역 사회에서 3당 협치가 잘 안된다는 지적과 달리 정치권 내부에선 협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서남대 사태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구조조정 등의 지역 현안과 관련해 정당을 가리지 않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특히 국가예산 확보에 있어서는 당을 떠나 전북도를 중심으로 협력체계가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이춘석 의원은 각 당별로 견해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서로 화합하고 경쟁하면서 건강한 유대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화합은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맹목적이 화합은 오히려 도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소통부재의 심각성을 꼬집기도 한다. 새만금투자 철회 관련 삼성 사장단과 전북의원 간담회, 전북도의회 원구성 문제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들 문제와 관련해 3당 의원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은 새만금투자철회에 대한 삼성측과 전북 국회의원 간담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전 소통이 제대로 안 되면서 얻은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유성엽 의원은 민주당과 바른정당 의원님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는 국가예산 시즌 정도에나 마련되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상시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