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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시민의식…그나마 피해 줄였다

▲ 군산 장미동 화재 현장 맞은편에서 곱창 음식점을 운영하는 양덕원씨가 화재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3명의 사망자와 30명의 부상자를 낸 군산 유흥주점 방화 사건은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를 마신 손님들은 저마다 대피하려 했지만, 순식간에 어두워진 내부와 좁은 통로의 적치물들 때문에 탈출이 쉽지 않았다. 그때 주변 상인과 시민들이 나섰다. 인근 상인은 자신의 가게에 있던 소화기를 가지고 나와 구조에 힘을 보탰다. 화재현장 맞은편에서 곱창 음식점을 운영하는 양덕원 씨(56)는 주방에서 일 하고 있는데 불이 났다는 소리에 소화기를 가지고 뛰어나갔다며 다른 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소화기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씨가 나왔을 땐 정문 입구에 붙은 불이 사람 키만큼 불어나 있었다. 그가 소화기로 불을 무릎 높이까지 줄이자 갑자기 안에서 머리에 불이 붙은 한 남성이 뛰쳐나왔다. 양 씨는 황급히 소화기로 뛰쳐나온 남성의 머리에 붙은 불을 끄고, 출동한 119구급차에 그를 실었다.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가는 환자들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킨 주민들도 있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김중곤(62)김영상 씨(59)는 화재가 난 건물 건너편에서 맥주를 마시다 불이 난 것을 보고 황급히 달려갔다. 이들은 출입구에 불길이 거세지자 건물 옆 비상구로 이동해 질식한 사람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함께 도우러 온 주민들까지 합세해 건물 안에 있던 10여 명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들은 비상문 안쪽에 사람들이 의식을 잃어가며 뒤엉켜있었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지만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한 환자들이 대부분이라 병원으로의 이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출동한 구급차는 턱없이 부족했다. 환자들이 도로에 쓰러져있을 때, 시민들은 저마다 승용차와 택시를 이용해 환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출동 나온 순찰차도 힘을 보탰고, 어느 순간 나타난 시내버스도 환자들을 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정곤남승현천경석 기자>

  • 사건·사고
  • 전북일보
  • 2018.06.18 21:16

사소한 외상값 시비가 부른 참사, 소화기 3대도 쓸 틈 없이…

사소한 외상값 시비로 촉발돼 33명의 사상자를 낸 군산 유흥주점 방화치사사건은 각종 악재가 맞물린 참사였다. 제대로 된 비상구가 없었고 소화시설은 사실상 설치되지 않았는가 하면, 주점 내부에는 화재 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는 집기들이 가득해 피해를 더 키웠다. 지난 17일 오후 9시 53분께 유흥주점 입구에서 치솟은 불길과 함께 전기가 끊겨 주점 내부는 암흑에 휩싸였고 매캐한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주점 내부에 있던 손님들과 업주 및 종업원 등 33명은 공포 속에 비명을 지르며, 무대 옆 비상구로 향하는 입구로 몰렸다. 비상구를 표시하는 비상등은 켜져 있지 않았고, 1m가 약간 넘는 입구에 들어가지 못한 17명은 무대 앞에서 하나둘씩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화상을 입은 채 쓰러져 갔다. 각종 주점 집기가 쌓여있던 비상구 입구 앞 공간에 모여 있던 나머지 사람들도 연기를 마시고 정신을 잃어갔다. 조립식 목재로 된 주점 내부는 거센 불길이 휘감았고 소파 등도 불에 타며 유독가스를 내뿜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점 안에 비치된 소화기 3대는 암흑 속 아비규환 사고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음악 소리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듯, 주점 안에는 환풍기도 설치돼 있지 않아 연기가 주점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이 주점은 1층인데다 230여㎡ 규모로 크기도 작은 편이어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고 2년 전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날 119구조대가 오기 전 비상구를 열고 사람들을 구조한 시민 중 한 명은 비상구 문을 여니 사람들이 문 앞에 시커먼 모습으로 포개져 쓰러져 있었다며 정말 끔찍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처음 현장에 온 구급차가 3대 밖에 되질 않아 10여 명의 사람이 아스팔트 위에 30분 가까이 정신을 잃은 채 눕혀져 있었는데, 정말 답답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이날 불이 난 주점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방화로 인한 화재여서 보험금 지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정곤남승현천경석 기자>

  • 사건·사고
  • 전북일보
  • 2018.06.18 21:16

"내 동생이 왜 여기에…" 유족들 '오열'

18일 오전 11시 40분께 군산 동군산병원 장례식장 앞. 군산 '7080클럽' 화재 참사로 숨진 故 장모 씨(47)의 친형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허공을 보고, 담배 피우기를 반복했다. 그는 여객선이 뜨지 않는 새벽 0시 30분께 개야도에서 사선을 타고 육지로 올라왔다. 그는 "동생이 클럽에서 빠져나오다 사고를 당했다"는 비보를 접했고, 주변 가족들과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지난 17일 오후 9시께 장 씨는 아내 엄모 씨(57)와 함께 군산시 장미동 '7080클럽'을 찾았다 변을 당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엄 씨는 원광대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 개야도 출신인 장씨는 군산에서 소형 보트에 붙여지는 선외기를 판매 수리하는 대리점을 운영했다. 슬하의 20대 아들 둘을 두며 나름 자수성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객들은 벼락같은 소식에 극도로 당황한 모습이었다. 고인의 동생은 "무슨 날벼락이냐"고 물었다. 엄 씨를 비롯한 남은 가족을 걱정하는 말도 들렸다. 빈소는 특1호실에 마련됐다. 아침이 되어서야 위패와 영정사진이 놓였고, 주변으로 화환이 놓이기 시작했다. 장 씨의 가족들은 피의자로 특정된 이모 씨(54)를 잘 안다고 했다. 한 가족은 "이 씨가 평소에 욱하는 성격이고,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 했다"고 했다. 이들은 개야도 주민으로 지낸 이 씨의 어머니와 동생과 친분도 있었다. 장 씨의 친형은 "술값을 내다가 빚어진 다툼 때문이라는 소식이 있지만, 내 동생은 이유 없는 죽임을 당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방화범 이 씨를 붙잡아 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사건·사고
  • 남승현
  • 2018.06.18 12:30

군산 화재 구출자 “질식한 사람들 쓰러져 아비규환이었다”

"아비규환 그 자체였습니다." 17일 밤 9시53분께 군산 장미동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하고, 손님들을 구조한 김중곤(62)김영상 씨(59)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당시 불이 난 건물 맞은편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던 이들은 앞 건물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아 나가보니 건물에서 연기가 치솟고, 불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곳으로 곧장 달려갔지만, 출입구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건물의 출입구는 모두 세 곳, 정문과 무대로 통하는 건물 옆 세차장 쪽의 문, 그리고 옆 카페와 이어진 통로다. 이들은 무대로 통하는 문이 있는 건물 옆 세차장으로 가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문을 열자마자 연기에 질식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정문 셔터는 내려져 있었다라면서 연기에 질식한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꺼내고 나서야 구급차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19구급대 출동도 늦었고, 도착하고 나서도 환자들을 실어 나를 공간이 부족해 택시나 일반 자가용을 이용해 병원으로 이송했고, 지나가던 시내버스를 세워 시내버스로도 환자들을 이송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불로 손님 장모 씨(48) 등 3명이 숨지고 손님 30여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불은 이모 씨(55)가 술값 문제로 주인과 다툰 후 홧김에 저지른 범행으로 알려졌다. 불을 지르고 도주했던 이 씨는 군산시 중동 선배 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으며 손 등에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사건·사고
  • 천경석
  • 2018.06.18 12:09

"블랙리스트 판사들에 불이익 줬다면 처벌 가능"

최근 대법원 재판거래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고된 가운데, 대법원 행정처가 작성한 ‘판사 블랙리스트’ 에 속한 판사들에게 불이익이 주어졌다면, 형법상 직권남용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학계의 연구가 나왔다.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 조기영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형사법학회 학술대회에서 ‘직권남용과 블랙리스트’를 주제로 한 연구 발표를 통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는 감시와 사찰이 본질이고 불이익을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명단이기는 하나 그 불이익에 대한 ‘실행’이 없고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 교수의 발표는 반대로 블랙리스트를 통해 판사에게 불이익 등이 주어졌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조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에서 조윤선 전 장관이 실행 가담 여부에 따라 1심에서 무죄, 항소심에서는 실행 가담이 확인돼 유죄로 바뀐 예를 들었다. 그는 이어 “검찰 수사가 이뤄진다면 블랙리스트에 따른 불이익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정농단을 둘러싼 형사학적 쟁점’이라는 대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 교수의 발표 외에 뇌물죄와 제3자 뇌물공여죄에서 ‘대가관계’와 ‘청탁’의 요건, 공익재단을 통한 범죄행위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 사건·사고
  • 백세종
  • 2018.06.17 19:55

"안전벨트 꼭 하세요" 임실로 체험 학습 온 초교 버스 레미콘트럭 충돌사고 경상 그쳐

초등학교 6학년 학생 30여 명을 태우고 체험학습을 가던 관광버스가 레미콘 차량과 충돌했지만, 탑승자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안전에 대한 의식과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준 사고였다. 5일 오전 9시 46분께 임실군 성수면 한 삼거리에서 초등학교 6학년생 30여 명이 탄 관광버스와 레미콘 트럭이 부딪쳤다. 임실테마파크를 향해 달리던 버스가 IC 인근에서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트럭과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양쪽 모두 황색 점멸등 신호였다. 이 사고로 관광버스에 타고 있던 박모 군(13) 등 11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관광버스는 광주광역시 소재 J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태우고 임실 치즈테마파크로 현장 체험학습을 가던 길이었다. 임실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11톤이 넘는 레미콘 트럭과 충돌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버스에 탄 학생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며 대부분은 다시 현장학습에 참여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건·사고
  • 남승현
  • 2018.06.05 20:22

불법선물거래 사이트 운영일당 붙잡혀

선물(先物) 거래 사이트를 빙자한 사실상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수천 명의 투자금 918억 원을 쥐락펴락한 일당 1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0일 인터넷 불법 선물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도박 공간 개장 등)로 김모 씨(56) 등 4명을 구속하고 10명을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경기도에 사무실을 두고 코스피200과 미국 S&P500 등의 선물지수 실황을 볼 수 있도록 한 사설 선물사이트를 열었다. 인터넷방송 전문 BJ(개인방송 운영자)를 통해 모집한 회원 수천 명에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설치하도록 한 뒤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은 일당이 환전해 준 사이버머니로 코스피200 등의 선물지수 등락을 예측하고 허위 사이트에 투자했다. 일당은 회원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1.25%와 예측이 실패한 투자에 대한 손실금을 챙겼다. 사실상 투자자를 속여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부당이득으로 220억 원을 챙긴 것이다. 전체 거래액은 918억 원에 달했다. 경찰이 압수한 컴퓨터에서는 고수익자를 비롯해 IP가 수상한 회원 3900여 명의 목록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발견되기도 했다. 수상한 선물 거래사이트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 전북경찰은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오피스텔에서 사무실을 차려 놓고 불법 선물 거래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을 검거했다. 현행법상 선물거래를 하려면 증권사에 1계좌 당 3000만 원의 증거금을 예탁하게 돼 있다. 서근필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테러팀장은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개설된 사이트는 피해가 발생하면 현실적인 구제수단이 없다며 투자자들이 적법한 업체 여부를 확인하고, 과도한 수익을 제시하는 업체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사건·사고
  • 남승현
  • 2018.05.30 20:38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