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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무슨 일이⋯가정의 달 앞두고 전주 일가족 '참극'

지난 28일 가정의 달을 불과 며칠 앞두고 전주에서 40대가 자신의 형과 부모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유력 용의자였던 이 40대가 범행 뒤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미궁에 빠진 모양새다. 전북일보는 그간의 취재를 토대로 그날의 사건을 재구성해 봤다. 지난 28일 차가운 새벽 공기가 가득했던 오전 5시 51분께 112상황실에 “운동장에 사람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장소는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모 초등학교 운동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체를 확인했고 초등학교 폐쇄회로(CC)TV를 통해 충격적인 모습을 확인한다. 같은 날 오전 2시 48분.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린 학교 운동장으로 검정색 그랜저 한 대가 들어왔다. 탑승자는 A씨(43)와 형(45). 형제였던 이들은 차에서 내려 몇 분간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형은 A씨의 말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그러자 A씨는 형을 홀로 둔 채 차로 돌아가 시동을 걸었다. 그러더니 속도를 올려 형에게 질주했고, 차량에 부딪친 형은 힘없이 쓰러졌다. 곧바로 A씨는 차에서 내려 쓰러진 형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시간은 고작 7분이었다. 오전 2시 55분께 다시 차에 오른 A씨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12km 떨어진 아중저수지로 향했다. 경찰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여 오전 8시께 아중저수지에서 그의 차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차량에는 A씨가 없었고 경찰은 저수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씨를 발견했다. 또 그가 들고 있던 가방과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 2개 등도 물에서 건져 확보했다. 유력 용의자와 피해자까지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흘러가는 듯 했지만, 끔찍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이 사건 조사를 위해 형이 거주했던 부모님 집을 찾았을 때 이들이 마주한 것은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아버지(73)와 계모 B씨(58)의 시신이었다. 아버지와 계모는 모두 거실에 숨진 채 쓰러져 있었고 그들의 몸에선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건 발생 전날인 27일 오후 2시20분께 A씨가 아버지의 집을 방문한 것이 포착됐다. 약 15분 뒤 아버지 집에서 나온 A씨의 손과 옷에는 혈흔이 묻어 있는 모습도 찍혔다. 경찰은 시신의 사후 강직도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당시 A씨가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관계인들이 모두 숨지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밝혀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씨와 형이 평소 다툼이 있었던 점과 이들 형제와 아버지 모두 각종 문제로 수십여 건의 전과가 있었던 점, 또 이들 가정에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춰 복합적인 요인이 이번 사건으로 이어졌을 개연성도 있다. 경찰은 A씨가 숨지면서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해 송치할 예정이다. '공소권 없음'은 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검사가 내리는 처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모두 숨져 사건에 대한 수사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사건·사고
  • 엄승현외(1)
  • 2023.04.30 16:07

‘5분’이면 구매 완료⋯SNS서 활개 치는 마약 매매

최근 서울 강남 마약 음료 사건 등 전국적으로 마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손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전북일보가 SNS상에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을 검색하자 많은 판매 및 구매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색한 디에타민은 단기적으로 체중감량을 보조해 주는 식욕억제제로 알려져 있어 최근 다이어트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디에타민의 주성분인 ‘펜터민’이 강한 의존성과 중독성으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됨에 따라 의사 처방 없이는 디에타민을 구매할 수 없고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는다. 물론 개인 간 거래도 불법이다. 많은 디에타민 판매 글 중 한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구매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필요한 수량을 묻는 답장이 왔다. 필요 수량을 말하자 판매자는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를 요구하며 계좌번호를 보냈다. 기자가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사진 인증을 요청하자 판매자는 “처방 받고 보내주겠다”고 회신했다. 또 다른 판매자에게도 구매 문의를 하자 주문 양식이 담긴 메시지와 함께 즉시 배송해 주겠다는 메시지가 회신되기도 했다. 두 판매자 계정에는 수많은 디에타민 등의 구매 인증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같은 디에타민 구매 사례는 실제 우리 일상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SNS에 ‘디에타민 판매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린 후 디에타민 10정을 판매한 혐의로 A양(10대)을 붙잡기도 했다. 온라인상 마약 구매 외에도 전북에서는 매년 끊임없이 마약사범이 검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북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모두 76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85명, 2019년 138명, 2020년 179명, 2021년 162명, 2022년 204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SNS상에서 자행되는 마약 매매의 경우 공급자 검거는 커녕 운반책조차 잡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상 마약을 구매하게 되면 ‘드로퍼(마약운반책)’들이 흔히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은닉 장소에 놓고 떠난다. 하지만 드로퍼를 잡아도 상위 드로퍼가 존재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면서 검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마약범죄를 줄이기 위해 엄벌주의가 능사가 아니지만 마약을 공급하는 이에 대해서는 엄벌주의에 입각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일옥·안효녕·김슬기의 ‘싱가포르의 마약류 사용범죄 대응 정책의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주요 마약 공급국 주변에 위치한 싱가포르가 마약류 정책이 일정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공급범죄와 사용범죄를 명확히 구별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싱가포르가 마약 공급자들에게는 사형 및 태형 집행 등 강력한 엄벌주의를 취하는 반면 마약 중독자에겐 중독 치료와 직업 훈련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는 정책은 한국에 시사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현민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마약 범죄가 점조직화돼 있어 검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마약사범이 전북도에 발 딛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건·사고
  • 송은현
  • 2023.04.27 17:53

"아동학대 가해자 엄벌·신상 공개" 국민청원 성립

"무사히 5만을 넘기고 청원 성립되었어요.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지난 3월 2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등록된 '아동학대 살인 가해자의 엄벌과 신상공개에 관한 청원'이 마감 기한을 이틀 남기고 성립요건을 채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될 전망이다. 청원의 발단은 지난 2월 7일 인천 논현동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청원인은 숨진 아이의 친모와 삼촌이다. 친부와 계모의 끔찍한 학대에 몸에 난 상처만 200여 개, 멍투성이 그 아이 시우(11세)의 안타까운 죽음이 언론을 통해 전파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 2020년 10월 서울에서 발생한 '정인이 사건'도 떠올렸다. 왈칵 눈물 쏟을 일이 분명한데도 국민청원 성립요건인 '30일 이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체의 힘은 강했다. 1만 2000여 명의 동의가 더 필요했던 26일,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는 '고문당하고 굶고 맞아 죽은 아이 시우 도와주세요' 등 청원 동의를 호소하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그러자 커뮤니티 회원들의 동참과 댓글이 이어졌다. 26일 오전 9시 26분, "37907 동의"⋯ 26일 저녁 6시 37분, "42739 동의 완료"⋯. 27일 새벽 0시 58분, "열여섯 분만 더⋯"란 댓글에 이어 마침내 5만명의 동의가 마무리됐다. "시우야, 천국서 편히 쉬렴. 그리고 지켜보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또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27일 아동학대 가해자의 신상 보도를 금지하는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 사건·사고
  • 이용수
  • 2023.04.27 16:31

완주군 금속가공 공장 화재⋯6시간 30분 만에 완진

27일 오전 3시 22분께 완주군 봉동읍 한 금속 가공품 생산 공장에서 불이 나 6시간 30분 만에 꺼졌다. 신고를 접수 받은 소방 당국은 불길이 거세지자 이날 오전 3시 38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그러나 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결국 같은 날 오전 4시 28분께 인접 소방서 5∼6곳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경보령을 상향했다. 대응에는 헬기 등 장비 63대와 인력 205명이 투입됐으며 화재 발생 1시간 30여 분 만에 초기 진화됐다.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자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4시 53분께 ‘대응 2단계’를 해제하고 대응 1단계를 유지한 채 공장 내부 잔여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날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내부에 있던 알루미늄 철판 등이 연소하면서 공장 일대에 분진 및 연기 등을 분출, 출근길 시민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완주군은 재난 문자를 송출해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장 생산 라인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알루미늄 모양을 변형하는 압출기의 유압유가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엄승현 기자

  • 사건·사고
  • 엄승현
  • 2023.04.27 15:22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