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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동미술상 수상작가 이병로 · 엄수현

이병로(왼쪽)과 엄수현 작가 전주 교동미술관은 올해 교동미술상수상작가로 이병로엄수현 씨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을 선정해 창작지원금과 기획초대 개인전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장년과 청년 부문에서 각 1명씩 수상작가를 선정했다. 작품이 현대에서 가지는 의미와 미래지향성을 중심으로 판단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강신동 심사위원장은 이병로 작가에 대해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담은 달항아리를 만들었다며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전북미술계의 허리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수현 작가에 대해서는 작품 이미지는 친근한 동화 같지만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담고 있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아쉬움과 인간도 같은 처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 작가 전시는 올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는 열린다. 이병로 작가에게는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 엄수현 작가에게는 2전시실을 지원한다. 창작지원금은 장년부문 수상자인 이병로 작가에게 700만원, 청년부문 수상자인 엄수현 작가에겐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병로 작가는 원광대 미대 도예과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홍익대 일반대학원 도예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초대전과 그룹전은 여러차례 열었으며, 개인전은 10회 개최했다.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5년 전라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도화지 세라믹 아트센터 대표이며, 원광대에 출강하고 있다. 또 한국공예문화협회를 비롯한 7대 예술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수현 작가는 전북대 미대(서양화 전공)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은 3차례, 단체전은 지난 2017년 소풍전을 비롯해 여러차례 열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1 18:00

우리 주변의 오래된 상점이 빛나는 시간…‘주인의 자리’展

래고의 00단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전주 뫔 갤러리 지하 1층서 주인의 자리展을 펼친다. 전시에서는 오래된 상점의 오래된 의자를 전시한다. 의자를 전시하는 이유는 의자가 일의 공간이면서도, 일상의 공간이고, 휴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00단은 한 사람을 느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의자라고 생각했다. 전시를 통해 전시를 찾는 시민들과 의자에 담긴 꾸준하고 소중한 일상을 나누고자 했다. 상점과 사장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그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다. 00단은 상점 네 곳을 섭외했다. 그 주인공은 고을표구액자, 광운세탁소, 권시계점, 남문다방이다. 고을표구액자는 4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장님이 27년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점이다. 광운세탁소는 전주 웨딩의 거리 한쪽을 무려 30년 동안 지키고 있고, 권시계점도 지금의 자리에서 30년 동안 시계를 수리하고 판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문다방은 10년 이상 다방을 운영해 온 사장님이 차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곳이다. 00단 최서연 씨는 처음에는 여러 소품도 두고, 의자도 두고 하려고 했다. 그러면 공간이 번잡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품은 반대편에 설치하고, 의자가 전시되는 곳에는 그 공간과 사장님의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재생하는 등 깔끔하게 구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한다. 온라인 접수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지만, 사전 예약된 시간 외에 빈 시간이라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발열 검사 등 개인 방역 수칙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사전 예약은 래고 네이버 블로그 해당 게시글에서 할 수 있다. 한편 00단은 구도심 청년단체들의 '비어 있는' 공간, 사용하지 않는 비품 등의 공유를 통해 사회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공부'를 축적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18 18:06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대회 성료

전국 규모의 국악 한마당잔치로 자리매김한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고법경연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창 정정렬 추모 제21회 익산 전국판소리고법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서울 출신 서정민씨 /사진 = 유튜브 중계 캡쳐 영예의 일반부 대상은 심청가 중 곽씨 부인 유언 대목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서울 출신의 서정민씨(31)가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익산시 중앙동 소월 임화영 판소리전수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 올해 대회는 초중고등부, 신인부, 일반부로 나뉘어 지난 6일에 예선, 13일에 본선이 치러졌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소리꾼들은 제각기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며 열띤 경합을 펼쳤으며, 심사위원들도 비대면 개최에 맞춰 공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나섰다. 영예의 일반부 대상은 서정민씨가 차지해 국무총리상과 상금 3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이효인씨, 우수상은 김소원씨, 장려상은 이정인씨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울러 초등부는 대상 범하은(광주 한울초), 최우수상 이가윤(부산 가동초), 우수상 박다경(부산 방곡초), 장려상 변관영(남원 중앙초), 중등부는 대상 박서연(국립전통예술중), 최우수상 정우연(남원 하늘중), 우수상 윤예서(남원 하늘중), 장려상 변서빈(남원 용성중), 고등부는 대상 곽민지(국립전통예술고), 최우수상 고예지(남원국악예술고), 우수상 이창준(국립전통예술고), 장려상 신유림(국립전통예술고) 학생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신인부 대상은 김부자씨, 최우수상은 조한민씨, 우수상은 송옥엽씨, 장려상은 김예은씨가 각각 차지했다. 양용호 대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의 실력파 국악인들이 참여하면서 대회의 위상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참가한 모든 분들과 공정한 심사에 힘써주신 심사위원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화영 (사)익산국악진흥원장은 20여년 동안 익산 판소리경연대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는 국악인들과 시민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전통인 국악을 널리 알리고 익산이 국악의 고장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송승욱
  • 2021.11.18 18:01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배려와 존중

매번 점심 끼니를 채우려고 식당에 가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로 같은 것으로 주세요이다. 복잡한 개인 취향이 있고 자신의 입맛을 명확히 고를 수 있는 데도 자신의 취향과 다르게 공통의 분모를 찾는다. 자신만의 입맛이 없어서일까? 현대사회에서는 개인화를 지향한다. 그래서 전문 커피숍이 눈에 띄게 많이 생기고 종류도 천태만상이다. 몇 년 전 정신과 전문의인 친구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포가토, 바닐라 라테 등 자신만의 커피를 주문하는 행위에는 나와 너는 다르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나만의 나를 만들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개성화(individuation)의 노력이라 불린다.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남과 다른 노력을 해야 하며 보여주어 다름을 나타내고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만의 선택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타인에게 나만의 나, 남과 다른 나를 나타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러한 표현과 선택, 주장이 공동의 균형에서 무시되거나 일률적인 방향성으로 몰아간다면 그것 또한 심각한 정체성의 혼돈이 되고 만다. 모든 생활의 표현방식이 그렇다. 식당에서 외치는 같은 것으로 주세요는 공통된 가치관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절약이다. 자신만의 정체성이기 전에 자아 성장을 위한 고민의 보루라 할까? 상대방 또한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러한 선택은 타인의 배려요 스스로의 해법일 수도 있다. 이렇듯 이해의 동질성과 균일성에서 나오는 결과와 안식은 행복과 서로의 존재감을 상호 동반시킨다. 현대사회는 개성과 특별함을 존중한다. 하지만 성급한 개인 취향과 불쾌한 개인주의로 포장된다면 그 사회는 이미 타락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커피와 우리가 먹는 점심 식사뿐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완성을 위해 개인 취향과 선택이 주어질 때 상대방 의견과 개성도 존중되어야 하는 필요성. 즉 개인의 질적인 배려와 성숙도가 함께하는 사회적 포용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세상을 살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도 소중한 가치임은 틀림없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이어가야 할 나의 개성과 취향, 주장은 귀히 지켜가야 하지만 그러한 개성과 달리 만연하는 개인주의는 분명히 지워야 할 우리의 준칙이다. 그러한 모습이 연계되어 모든 생활에서 배려로 포장된 이기주의로 변질한다면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는 불만과 불신으로 어두워질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감성이 들어간 선택을 소중히 생각하며 공동체 생활의 성숙도를 높이는 필연이 때론 배려와 존중이란 단어로 생각나게 하는 아침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18 17:46

‘스탠리 아저씨’ 유해연 대표, 19일 잘익은언어들서 강연

유해연 스탠리 대표 인류의 식음료 문화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STANLEY(스탠리) 유해연 대표가 전주를 찾는다. 일명 스탠리 아저씨라 불리는 STANLEY(스탠리) 유해연 대표가 오는 19일에 덕진구 인후동에 위치한 전주 책방 잘 익은 언어들(대표 이지선)에서 잘 익은 강연을 펼친다. 이날 강연은 지역과 브랜딩을 주제로 한다. 강연은 1시간 30분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유해연 대표가 스탠리 브랜드를 한국시장으로 들여온 이야기부터 유해연 대표만의 회사 경영 철학, 더 나아가 자신의 인생 역정까지 모두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다. 이어 강연 마지막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 강연을 찾은 시민들과 유해연 대표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등 소통하는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전주 책방 잘 익은 언어들 이지선 대표와 스탠리 유해연 대표 사이에 다리를 놓은 것은 이지선 대표의 선배다. 잘 익은 언어들 책방을 덕진구 송천동에서 인후동으로 이전하면서 선배에게 유해연 대표 무료 강연을 제안받았다. 이지선 대표는 유해연 대표가 좋은 사람이고, 확고한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여 흔쾌히 수락했다. 이에 이 대표는 유해연 대표님께 따로 강연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사실 그래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다음에는 전라북도 내에 지원 사업이 있다면, 그 지원을 받아서 유해연 대표님을 꼭 우리 책방에 다시 부르고 싶다고 전했다. 이지선 대표는 누구나 강연을 수강할 수 있지만, 전주의 젊은 친구들이 용기를 얻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강연을 찾아 환경과 철학, 더 나아가 브랜딩에 대해 조금은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용 인원을 20명에서 25명으로 제한한다. 강연에 방해가 되지 않는 나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강연료는 1만 원이다. 신청은 잘 익은 언어들 전화로 하면 된다. 한편 스탠리 유해연 대표는 스탠리라는 미국 브랜드를 한국시장으로 들여왔다. 많은 제품이 있지만, 보온병으로 유명한 스탠리는 중앙일보 신생활명품에 실리고, JTBC 방송 효리네 민박에 출연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효리 보온병으로 전국구를 넘어 중국본토까지도 유명한 제품으로 자리 잡고, 품절상품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16 17:22

폴 가드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State of mind’展

폴 가드(Paul Gadd) 작가가 오는 28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폴 가드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작가가 걸어 다니는 곳, 머무는 곳, 눈길이 닿는 곳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사진의 원판을 긁고, 다듬고, 손으로 인쇄하기도 하고 다른 것과 섞어도 보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표백하고, 다듬고, 진화하는 등의 과정을 반복한다. 그의 작품은 유쾌한 것 같으면서도, 기발하기도 하고 진중하고 작품마다 담긴 이야기가 깊다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에게 멈춤의 미학을 선사하는 이유기도 하다. 작품 앞에 멈춰 서서 감상하면 감상하는 동안 계속해서 다른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State of mind(심리 상태), Inhabitants of fairyland(동화 나라의 주인), Going bananas(바나나 나무의 변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State of mind에서는 작가가 계속 진화하고, 성장하면서 다른 사진 연구를 끌어 당기기도 하고 연결해 보기도 하며 얻은 결과물이다. 이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당시 작가가 직면한 도전과 경험들을 조명한다. 2부 Inhabitants of fairyland는 작가가 민들레 홀씨를 보고 시작한 작업이다. 작가의 눈에 민들레 홀씨처럼 보이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고, 그것이 작가의 주변을 맴돌았다. 이에 작가는 넋을 잃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날개가 달린 듯한 작은 생명체를 발견했다. 작가는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 생명을 다한 동물과 곤충 등 새로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상상했다. 3부 Going bananas는 코로나19가 시작될 때 시작한 프로젝트다. 당시 작가는 더 프린트 룸에 머물며 런던 The other art fair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바나나 나무로 가득 찬 열매 정원이 있었다. 바나나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이에 작가는 Going bananas라는 프로젝트 이름을 붙였다.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바나나 나무에 핀 꽃을 보며 여러 가지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모두 담았다. 폴 가드 작가는 스완지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사진학사 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캣워크 포토그래퍼 대회에 참가해 2위를 차지했다. 이후 크리스 무어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일했다. 그는 프리랜서로 전향하고 아시아로 건너와서 패션과 인물사진에 집중했다. 지금은 서울에 살면서 꾸준히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16 17:22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인의 영원한 안식처 옹관 1

죽음이란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영원한 안식처라 할 수 있는 무덤을 축조함에 있어서 영혼불멸에 대한 강한 믿음이 반영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무덤 내부의 모습은 피장자 생전의 삶의 공간을 재현하거나 혹은 그들의 신념이나 신앙적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고고학 자료 가운데 무덤은 전통성과 보수성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무덤 축조인의 출신이나 문화적 전통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영산강유역에는 거대한 규모의 분구를 갖춘 고분들이 나주, 영암, 함평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데, 그 내부에 시신을 안치한 대형옹관은 이 지역의 특징적인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대형옹관은 백제 고지에서 발견되는 고분의 유형과 전혀 다른 것으로 영산강유역에서 마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옹관묘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범위가 매우 넓은 편이며, 중국의 경우 신석기시대 대표적인 유적인 서안 반파유역에서 유아용으로 사용된 예가 발견되고 있다. 한반도에서 옹관묘는 청동기시대 중기에 해당하는 송국리문화 단계에 금강 및 만경강유역에서 유행한 묘제로서, 익산 석천리유적에서처럼 옹관을 세워서 안치한 예들이 발견된다. 이후 영산강유역에서는 광주 신창동유적에서 초기철기시대의 아가리를 맞댄 소위 합구식 옹관묘가 다수 발견되었는데, 유아용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제시대의 옹관묘는 일반적으로 일상용으로 사용되던 호형토기를 이용해 사용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산강유역의 대형옹관은 제작 당시부터 옹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성인을 위한 전용옹관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용옹관은 3세기 무렵에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가리가 매우 넓으며 어깨에는 톱니무늬를 돌려 장식하고 바닥에는 무문토기 전통의 돌대가 부착되어 있다. 이른 단계의 옹관은 S자형의 볼륨을 가지고 있지만, 4~5세기를 거치면서 점차 목이 넓어지고 동체가 길어져 U자형으로 변화되는 과정으로 거친다. 또한 바닥에 부착된 돌대는 점차 없어져 음각된 동그라미 형태의 흔적만이 남게 된다. 대형옹관의 구연부 두께는 5~6cm 정도가 보통이지만 두꺼운 것은 10cm가 넘는 것도 있으며, 기벽의 두께는 평균 2cm 정도가 된다. 길이는 50cm에서부터 3m가 넘는 것까지 다양하며 평균적으로 2.3cm에 달한다. 이와 같은 대형옹관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고도의 토기 제작기술이 필요한데, 아가리부터 바닥에 이르는 테쌓기 수법을 이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대형옹관 안에서는 철제 못이나 꺽쇠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목관이나 혹은 시신을 올려놓기 위한 나무판을 옹관 내부에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외에도 옹관 내부에서는 부장유물이 발견되고 있기도 하다. 시신을 납입한 후에는 2개의 옹관을 맞대어 합구한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목판이나 판석 혹은 대형 토기편으로 옹관을 밀폐하는 경우도 있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16 17:14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시인이 되었으면 2

이야기가 조금 옆길로 빠졌으나 원래의 의도는 그 암흑의 중세에도 문학적 표현은 있어 왔으나, 미술은 문학적 표현의 기술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르네상스를 지나면서부터는 미술과 문학이 동등한 입장에서 밀월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보카치오나 사케티의 소설에 화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즉 화가가 인문주의자로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보들레르는 그 당시 세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시집 <악의 꽃> 등대 편에서 루벤스, 다빈치, 미켈란젤로, 퓌제, 고야, 들라크루아 등의 미적 이미지를 다시 시의 형식으로 번역했는데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1798-1863)에게는 당신의 영원한 강가에 와서 사라질 이 뜨거운 흐느낌은 진정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인간 존엄성의 최상의 표정이라고 하여 미술이 표현할 수 있는 영혼의 울림을 역설하고 있다. 들라크루아의 영원한 예찬자인 그는 또 다른 곳에서 들라크루와의 그 위대한 재능의 특징은 문학적이라는데 있다. 그것은 그의 그림이 항상 성공적으로 고도의 문학지대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며 아리스토텔레스, 단테, 셰익스피어 등을 그림으로 번역했을뿐만 아니라 고도의 세련된 사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까닭이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미술을 예고한 낭만주의 미술의 거장인 들라크루아를 가리켜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한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은 들라크루아의 팔레트는 아직도 프랑스에서 가장 위대한 팔레트이다. 고요하고 비극적인 작품에서도 약동하는 작품에서도 들라크루아만큼 풍부한 색채를 구사한 화가는 아직 이 세상에는 없다. 우리는 모두 들라크루아를 통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찬탄을 하였다. 그는 또한 영국의 화가 컨스터블(John Constable, 1776-1837)의 그림을 제대로 보려고 영어 공부를 시작하여 끝내 셰익스피어와 바이런의 작품들을 불어로 번역하기도 하였다. 같은 낭만주의 사상을 가졌으며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찬사를 얻은 쇼팽,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도 들라크루아는 음악을 이해한다. 그의 감상력은 확실하게 날카로우며 쇼팽의 곡에 싫증내는 일이 없다. 쇼팽을 칭찬하며 감상하고 있다고 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15 17:47

“방관 불통으로 경영능력 상실한 대표이사 책임져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최근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재단의 원칙없는 인사방침과 특정 본부장의 겸직금지 의무위반 등을 두고 이기전 대표이사를 향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노조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1일 전북도의회가 실시한 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 대표이사가 특정 직원만을 위한 뒷배 역할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측근 감싸기에 급급해 노동자들 사이에 편을 가르고 줄을 세웠다고 질타했다. 특히 감사에서재단 존폐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지적까지 받아 위신을 바닥까지 추락시켰다며 재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원칙 없는 경영을 일삼은 대표이사는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단문화예술진흥본부장 A씨가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한 점을 두고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노조는 재단 복무규정 제11조는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위반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A본부장은 입사하기 전부터 북카페를 운영했으며 현재도 사업장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파면 조치까지 받을 수 있는 명백한 잘못인데 대표이사의 측근이라서 묵인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 A본부장은 근무평가 반영이라는 명복으로 강압적으로 내부 직원을 통제했으며, 외부활동 신고없이 거짓출장을 갔다면서 행정사무감사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본부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재단은 지난 11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임직원의 행동강령 위반과 겸직 위반, 내부 갈등 등의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15 14:11

제3회 전북수필가대회 성공리에 끝마쳐

전북수필문학회(회장 윤 철)가 주최하는 제3회 전북 수필가대회가 성공리에 끝마쳤다. 수필가대회는 지난 12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개최했다. 회복하고 치유하는 수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대회는 이광복 한국문협이사장, 권남희 한국문협 수필분과 회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김 영 전북문협 회장, 이복수 강원수필문학회 회장, 안성수 수필오디세이 발행인, 김정호 영남수필문학회 회장, 이정웅 대전수필문학회 회장, 서정환 수필과비평 발행인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문광섭 꽃밭정이수필문학회장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윤 철 대회조직위원장의 대회사, 김 영 전북문협 회장의 환영사, 이광복 한국문협 회장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의 축사, 제34회 전북수필문학상 시상식, 고(故) 김 학 선생 가족에게 공로패 수여식, 문학특강, 전북 수필가들의 선언, 단체 기념사진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윤 철 위원장은 사회병리현상과 코로나19로 마음의 상처가 깊은 이 시기에 문학이 제 몫을 다해야 할 때라며 따뜻하고 겸손한 속삭임 같은 수필로 독자들의 마음과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깊은 성찰과 사유로 태어난 수필 한 편이 온통 풀밭인 이 세상을 꽃밭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믿고 좋은 글 한 줄을 소망하며 정진하자고 강조했다. 제34회 전북수필문학상은 박순희백봉기박경숙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 김학 선생 공로패 수여식에서는 이해숙 낭송가가 선생의 수필인 비밤밥 같은 수필을 낭독했다. 문학특강에서는 안성수 전 제주대 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수필 오디세이 발행인)가 수필작법의 시학적 컨설팅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개인단체 장기자랑과 경품 추첨 등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15 14:11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국악 대중화 소론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은 느리고 한이 많은 멜로디가 많다. 궁중 정악인 종묘제례악도 그렇고 수제천, 가곡, 민속악 산조 중 진양조 장단의 선율, 남도잡가 육자배기 등 그 빠르기가 평범하고 일상적인 호흡을 넘어 보통 사람이 느끼기에 어려울 정도로 느린 곡이 많다. 이러한 느림의 미학은 때론 빠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다른 이면의 쉼을 주는 모습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국악을 옛 고전으로만 생각하고 느리고 어려운 음악으로 치부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므로 국악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존재감에 비해 지극히 약한 대중성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요인 중 하나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일어난 전통음악의 수난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국악은 민족의 수난에 따라 음악도 역시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총독부 산하 음악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를 두고 가능한 방법으로 국악을 탄압하였고 자신들의 음악 문화를 인식시키는 데 매진했다. 해방 후에도 서양의 도제화된 음악과 일제강점기 시절 폄하된 국악에 대한 관념이 더욱 우리 음악을 국민들에게 멀어지게 했으며 그러한 존재감과 허물어진 대중성은 현대에까지 전해지게 된다. 전통음악의 정신을 계승하고 대중화를 위해 다양하고 다각적인 노력은 이미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었다. 대한제국 이왕직아악부가 그러했으며 궁 밖으로는 조선 음악연구회도 그러했다. 해방 후 1960년대부터 국악은 다양한 현대화 시도를 하게 된다. 전통음악의 조성을 기본으로 다양한 서양음악의 기법을 폭넓게 받아들이면서 많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국악의 이러한 다양한 노력은 각 종편방송의 장르를 넘나드는 오디션, 창작 연주회, 전통예술 축제 등 많은 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에 있어서 반드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은 한민족의 관념과 공간 속에 만들어질 새로운 국악의 다양성이다.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다양성에 대한 제작 과정을 보편성이라는 말과 함께 동시대성이라는 관계로 접목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서 각 나라와 역사를 불문하고 더불어 성급히 공유하고 접목한다면 그것은 시대를 앞서가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성급한 방향의 합리화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옛것을 계승하고 대중화에 있어 낡은 껍데기만을 이어받고 허울 좋게 포장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 속에 있는 깊은 정신과 방식을 이해하며 올바른 계승과 창작 그리고 올곧은 전통 수용이 병행되어야 하고 자아의 존재감을 안고 동시대성을 묘사할 줄 아는 음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악의 대중화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의 민족음악이 세계음악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좌절, 용기, 도전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전통 국악인의 창작 그리고 공연 기획자의 창작 등 모두 자국민이 먼저 이해하고 감응할 수 있는 음악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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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1 17:32

제29회 목정문화상에 김동수 · 조영철 · 김명신 씨 선정

목정문화재단은 지난 9일 제29회 목정문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수곤)을 열어 문학, 미술, 음악 부문 각 1명씩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문학부문에 김동수 시인, 미술부문에 조영철 작가, 음악부문에 김명신 국악인이 선정됐다. 문학부문 수상자 김동수 시인은 전주교육대학교, 원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북 지역에서 향토문학 활성화와 문인저변 확대를 위하여 온글문학회 시창작교실을 창설하고 후진을 육성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했다. 그는 현재 마당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미술부문 수상자 조영철 작가는 중앙대 예술대학 회화과,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서울, 전주 등에서 1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 등 활발하게 전시활동을 펼쳤다. 그는 전북 최초 현대미술그룹 물꼬회 창립 멤버기도 하다. 음악부문 수상자 김명신 국악인은 전북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 보유자다. 지난 1987년 춘향가 완창을 시작으로 흥보가, 적벽가, 미산제 수궁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의 완창발표회를 가지기도 했다. 2002년 공주 백제문화제 판소리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목정문화상은 전북도민의 문화적 삶과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故 목정 김광수 선생이 사재를 출연하여 설립한 목정문화재단에서 전북 지역의 향토문화 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 또는 단체를 찾아 시상하는 상이다. 지난 1993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3개 부문에 걸쳐 현재까지 84명에게 시상하였고, 이들에게 창작지원비 1,000만 원씩을 수여했다. 목정 김광수 선생은 무주 출신으로 향토기업인 ㈜전북도시가스, ㈜미래엔, ㈜미래엔서해에너지, ㈜미래엔인천에너지, ㈜현대문학 등 회사를 창업했다. 일찍부터 교육사업과 문화예술 사업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1973년에 목정장학회를 설립했다. 이후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문인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현대문학상, 목정문화상 등을 제정하여 문화예술인에 대한 아낌없는 후원을 펼쳤다. 한편 제29회 목정문화상 시상식은 오는 26일 전주 더메이호텔 메이벨즈홀에서 가질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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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1 17:1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김제 벽골제의 축조세력은 마한이었다

김제 벽골제(사적 제111호)는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3대 저수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 벽골제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로서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고대 저수지를 대표하고 있다. 벽골제의 축조와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는 고대의 중앙집권적 국가에서만이 가능했을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따라서 풍납토성과 같이 거대한 토성을 축조할 수 있는 수준높은 기술력과 대규모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을 정비한 백제에 의해 3세기 중엽에 벽골제가 축조된 것으로 파악하였으며, 축조의 주체세력 또한 백제의 중앙으로 인식되어 왔다. 풍납토성의 축조방법은 우선 사다리꼴에 가까운 형태의 중심 토루를 구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내벽과 외벽을 덧붙여 쌓아 나갔다. 이처럼 여러 겹의 토루를 덧붙여 전체 성벽을 완성한 방법이야말로 풍납토성의 성벽 축조방식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방법은 기본적으로 중국 선사시대 성벽 축조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벽골제의 축조방법은 그동안의 발굴조사 결과를 보면, 점토 흙덩이(土囊)를 이용해서 접착력을 높여 견고하게 쌓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수법은 호남 서해안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마한 분구묘의 축조방법과 매우 비슷한 방식임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영암 내동리 초분골 1호분, 나주 신촌리 9호분, 영암 신연리 9호분, 나주 복암리 3호분, 고창 봉덕리 1호분 등의 분구 성토과정에서 보이는 토층이 벽골제 제방의 성토방식과 매우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벽골제의 초축연대는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결과에서 백제가 이 지역을 영역화하기 이전인 문헌 기록대로 330년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과연 백제 중앙세력이 아닌 이 지역의 마한 세력에 의해서 거대한 토목공사인 벽골제가 축조되었을 것인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료는 3, 4세기에 들어서면서 호남지역에서는 집자리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취락이 대규모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전북 서부지역에서만 20여개소가 군집을 이루고 발견되었고, 그 가운데 익산 사덕유적은 100여기, 전남 담양 태목리에서는 400여기 이상의 대규모 취락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자료에 의거할 경우, 3,4세기가 되면 마한 사회는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됨에 따라 노동인력이 풍부하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식량자원의 확보가 시급한 과제가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벽골제와 같은 관개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을 것인데, 마한 세력집단은 분구묘의 축조를 통해서 높아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대한 토목공사의 결정체인 벽골제 축조가 가능했던 것이다. 벽골제의 초축 기록은 『삼국사기』의 백제본기가 아니라 신라본기의 訖解尼師今 21년조에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연구자들은 구체적인 비판없이 벽골제가 위치한 지역이 백제 고지라는 이유로 벽골제의 초축을 백제 비류왕 27년(330년)으로 비정하고 있다. 『삼국사기』 찬술 방식을 살펴보면, 마한에 대한 정보가 매우 소략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시 말하면 벽골제 시축에 대한 내용은 백제본기에는 원래부터 없었고 마한과 관련된 기사에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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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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