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4 23:31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결산! 전북문화 2025]⑤영화는 전성기, 연극은 숨고르기

전북이 영화‧영상도시임을 증명했다. 올 한해 도내에서 촬영된 영화‧영상물은 총 86편. 드라마 ‘폭싹 속 았수다’, ‘폭군의 셰프’를 비롯해 영화 ‘승부’ 등이 도내 곳곳에서 촬영되면서 영화‧영상 촬영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실험정신을 잃지 않고, 독립과 대안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줬다. ‘세대교체’에 힘쓰며 변화를 꾀한 연극계는 이렇다 할 결실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익산 구도심에 솜리소극장이 개관하며 지역 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안정화 찾은 전주국제영화제 ‘볼 영화도 틀 영화도 없다’는 한국영화 위기 속에서도 2025전주국제영화제는 소재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선을 넘으며 영화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을 선보였다. 비상계엄이라는 엄혹한 시대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되묻는 도전적인 영화부터 대중성‧시의성을 강화한 프로그램까지 구성해 영화제의 색깔을 드러냈다. 전주프로젝트와 전주포럼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국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모색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창작자의 과감한 목소리와 여성연대의 삶을 다룬 작품,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상영해 시네필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지역 영화 생태계 회복 ‘절반의 성공’ 윤석열 정부 시절 홀대와 지원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놓였던 지역 영화 산업이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문화강국 실현을 목표로 내세웠기 때문. 영화기금 확보와 예술‧독립영화 지원 확대, 관객 확보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예산도 2.5%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내년 영화 분야 정부 예산은 올해보다 80% 늘어난 1498억 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지역영화 예산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지역영화산업을 따로 부흥시키겠다는 개념도 사라져 실제 회복까지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대교체’ 이룬 연극계‧솜리소극장 개관 도내 연극계에서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었다. 체감온도만 낮은 게 아니었다. 지역 극단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작극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화제작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반면 젊은 연극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출전한 극단 까치동의 작품 ‘물 흐르듯 구름 가듯’에서 심녀 역할을 맡아 열연한 조민지 배우가 연기상(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을 수상하며 침체돼 있던 전북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익산 구도심에 7년 만에 ‘솜리소극장’이 개관하면서 문화예술계의 부흥을 예고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22 18:35

제42회 전북연극상 · 2025년도 엘림연극상 · 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 선정

도내 연극 발전에 기여한 연극인들을 격려하는 제42회 전북연극상과 2025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제42회 전북연극상 대상은 군산연극협회 지부장이자 극단 동인무대 대표인 한유경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연극상은 매년 향토연극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연극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한유경 대상 수상자는 한국연극협회 군산지부 지부장으로 활동하며, 극단 동인무대 대표로서 매해 군산의 인물을 주제로 한 창작극을 무대에 올려왔다. 전북 각지에서 연극 실연과 연출, 극작, 연극 교육 등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며 30여 년간 연극인으로서의 자긍심과 헌신으로 후배 연극인들에게 귀감이 돼 왔다. 특히 새로운 창작극을 통해 지역 연극인 발굴에 힘써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밖에 특별상은 최봉래, 공연예술상(스텝상)은 최나솔, 전북연기상은 김수연(창작극회)과 김신애(극단 까치동)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엘림연극상 수상자인 엄미리가 시상금을 후원하면서, 올해는 전북연기상·특별상·공연예술상 수상자에게도 각각 상금 20만 원이 함께 수여된다. 2018년 엘림건설엔지니어링 후원으로 제정된 엘림연극상은 당해 연도 공적 사항만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엘림연극상은 전주시립극단 소속 정경선이 받는다. 정경선 수상자는 ‘물 흐르듯 구름 가듯’, ‘호랑바위’ 등 지역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쓰고 연출해 호응을 얻었으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백범 김구’ 각색·연출과 ‘청년 이상재입니다’ 작·연출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또 핀란드 초청 공연을 통해 전북 문화의 위상을 알리는 데 기여한 점이 평가됐다.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우진청년연극상은 2023년부터 우진문화재단 후원으로 제정됐으며, 만 45세 이하 청년 연극인 가운데 당해 연도 공적이 뛰어난 인물을 선정한다. 올해 수상자는 극단 까치동의 이우송이다. 이우송 수상자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까치동을 중심으로 30여 편이 넘는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배우와 음향디자인(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전주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연극 활동과 열정으로 전북 연극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연극인으로 기대를 모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제42회 전북연극상과 2025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주관하고, 유한회사 엘림건설엔지니어링과 재단법인 우진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21 17:23

[결산! 전북문화 2025] ④창작오페라의 유럽 진출부터 국제 재즈까지, 전북 서양 음악의 확장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는 ‘지역’이라는 경계를 넘어 세계와 직접 만난 한 해였다.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가 이탈리아 무대에 오르며 전북의 역사와 서사가 유럽 관객과 호흡했고, 40년을 이어온 민간 오페라단은 정통 레퍼토리로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했다. 여기에 재즈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연까지 더해지며 전북은 클래식과 현대음악, 세계 민속음악이 교차하는 국제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확장됐다. 전북 서양음악계의 현재와 의미를 짚는다. △‘녹두’의 해외 진출과 ‘운명의 힘’… 전북 오페라의 현재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창작오페라의 해외 진출이다. (사)호남오페라단은 창단 4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에서 열린 제18회 페데리코 체시 페스티벌에 초청돼 ‘K-OPERA & ART SONG CONCERT’를 선보였다. 정읍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 ‘녹두’의 갈라 콘서트와 한국 가곡·민요로 구성된 이번 무대는 전북의 역사적 서사를 서양 오페라 언어로 풀어낸 사례다. 지역 창작 콘텐츠가 일회성 교류를 넘어 정기적 국제 협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무대에서도 성과는 이어졌다. 호남오페라단은 베르디의 대작 ‘운명의 힘’을 무대에 올리며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을 치렀다. 지난 3년간 이어온 ‘베르디 3대 오페라 시리즈’의 완결작으로, 민간 예술단체가 정통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저력을 보여줬다. △축제로 증명한 가능성, 전북 재즈의 성장 재즈는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의 또 다른 확장 축이었다.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은 국내외 연주자들을 초청해 스윙과 비밥, 하드밥, 모던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관객과 만났다. 매주 이어지는 정기 공연 형식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 관객이 재즈를 일상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더바인홀을 중심으로 열린 국제 재즈 페스타는 세계 정상급 뮤지션을 무대에 올리며 지역 공연장의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내한 무대는 전주가 국제 재즈 투어의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기획 중심의 지속형 축제 구조는 전북 재즈 생태계의 자생력과 국제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재즈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전북 서양음악의 외연을 넓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초청한 그리스 민중음악 ‘레베티코’ 공연은 전북 서양음악계의 지평을 세계 민속음악으로까지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감옥과 항구 도시의 선술집에서 태동해 공동체의 삶과 연대, 저항의 정서를 노래해온 레베티코는 2017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스 현지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레베티코 특유의 서정성과 음악적 깊이를 전했다. 영화 음악과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부터 전통 레퍼토리까지 아우른 구성은 관객들에게 낯선 음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공연과 함께 열린 강연과 교류 프로그램은 레베티코가 걸어온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짚으며, 단순한 감상을 넘어 음악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공유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지속적인 해외 인류무형유산 초청 공연은 전북이 세계 무형유산 네트워크와 만나는 접점으로 작동하고 있다. 서양음악과 세계 민속음악을 함께 조망하는 이러한 시도는 전북 문화 지형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21 16:46

완주문화재단 10년, 일상에 스며드는 완주문화예술 일궜다

완주문화재단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전북지역 군단위 최초로 설립된 완주문화재단은 완주 문화예술 10년 역사를 새로 썼다. 재단이 10년 펼친 사업들은 지역 문화예술이 꽃피도록 양분 역할을 했다. 완주문화재단의 10년 성과를 정리했다. ◇지역 문화정책의 새로운 모델 정착 완주문화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생활 속 문화 확산’을 핵심 가치로 삼아 주민참여형 생활문화 정책에 중점을 뒀다. `보여주기식 문화`가 아닌,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로 튼튼히 뿌리내리게 했다.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대표적인 게 ‘문화이장’이다. 완주군 13개 읍·면 주민이 마을 문화예술 활동을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군민이 지역문화의 핵심 주체로 성장시켰다. ‘누구나 갤러리’는 격식을 갖춘 특정 갤러리에서만 작품 감상과 구매가 이뤄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특색사업. 완주군청 구내식당 등 곳곳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게 9호점까지 개설, 주민들이 가까이서 문화 향유뿐 아니라 작품 유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은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과 청년예술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시각·공연·문학·다원 등 여러 분야에서 지역예술인을 선정해 창작 기반을 강화했다. 전문예술인은 단계별 창작 지원으로 작품 완성도를 높였으며, 청년예술인은 실험적 창작을 통해 지역예술 생태계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다. 재단은 지역 예술 생태계의 뼈대를 세우는 공공컬렉션으로 완주 예술인 작품을 모았다. 25명 완주 예술가의 작품 38점을 구입, 1억2,500만원 규모의 공공소장 기반을 구축했다. 재단은 이렇게 수집한 작품을 바탕으로 `누구나갤러리-소장품 순회전`과 학교‧지역거점 연계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문화장애의 벽을 걷다 재단은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복지 정책에 힘을 줬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 개선과 장애인의 문화예술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한 재단의 노력이 돋보였다. 2023년 완주장애인합창단 ‘꽃’을 창단, 음악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즐거움을 나누도록 했다. 합창단은 2024년에는 전북장애인합창제 1위, 전국장애인합창대회 본선 화합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중심 예술과 기업 동반성장 지원사업’에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재단은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를 통해 장애인들이 단순 향유자를 넘어 창작자로 활동하도록 멍석을 깔았다. 장애예술인들이 기획과 운영에 직접 참여했고,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며 지역 안에서 문화적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넓혔다.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으로 ‘사이예술학교’ 를 열어 전문 매개자 양성과 워크숍·멘토링·현장실습을 통해 지속가능한 장애예술교육 모델을 만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확대 운영도 재단의 성과로 꼽힌다. 전북지역 유일의 어린이취타대 결성과 아동이음합창단, 꿈의무용단, 꿈의극단 운영이 대표적이다. 완주향토예술회관을 본거지로 지난해 창단된 취타대는 완주군 초등학생 30여명이 참여해 올 한해 32회의 교육과 및 세종한글축제 등 8회의 초청공연 활동을 했다. 취타대는 어린이들에게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음악 속에서 협력·배려·소통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지역 특색 담은 관광콘텐츠 개발 재단은 문화를 지역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는데 적극 나섰다. 그 선두에 완주DMO가 있다.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은 지역주민과 관광업체, 행정 등이 협업해 관광기획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주도적으로 관광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체계다. 완주DMO는 완주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2023년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2024년 문광부 평가에서 우수DMO로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을 수상헸다. 올 한해 완주DMO는 지역 관광 거버넌스 104회 운영, 셀럽로드 프로그램 6회 추진, 관광 거점 3곳 발굴, ‘완주관광 100인 백색’ 운영을 통해 완주 특화 관광 콘텐츠를 체계화하며 신규 관광 수요를 창출했다. 재단은 완주군 삼례의 문화·예술·역사를 연결한 체류형 관광 사업으로 ‘삼례너머로 배케이션(배움+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5년 총 6회차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삼례 고유의 문화관광 모델을 정립했다. 완주 관광 캐릭터 및 굿즈 개발, 미식 관광 프로그램, `별빛주막-소양점` 등도 지역을 홍보하면서 관광산업을 일으키려는 재단의 새로운 시도들이다. ◇ 문화 공간의 진화 완주문화재단은 여러 지역 문화예술 공간을 공간 특성에 맞게 상시 공연·전시·교육·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용진읍 복합문화지구 누에, 삼례읍 향토예술문화회관, 봉동읍 작은영화관 휴시네마를 중심 거점으로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을 이끌었다. 특히 재단 주도로 올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문화선도산단은 기존의 문화공간을 넘어 산업단지로 확대하는 새로운 전기를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부터 5년간 885억원이 투입되는 문화선도산단 사업은 완주 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청년과 근로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누에아트홀은 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올 한해 기획전시 16건에 95명의 작가가 참여, 4만여명의 방문객을 맞았다. 누에에 있는 ‘실마리카페’ 는 커뮤니티 활동, 강연, 체험, 소모임이 가능한 열린 문화·휴식공간으로, 올 한해 60건의 크고작은 행사에 1만3천여 명이 이용했다. 완주군내 유일의 영화관인 완주휴시네마는 지역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작은영화관이다. 기존 민간위탁에서 재단 직영체제로 전환된 완주휴시네마는 두 개의 상영관과 카페, 주민커뮤니티실, 야외테라스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196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완주향토예술회관은 완주지역 공연예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 완주문화재단이 위탁을 받아 국가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프르그램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10년의 문화동행, 15만의 미래로 `10‧10‧15` 완주문화재단의 지난 10년, 현재의 10만 군민, 그리고 앞으로의 15만 미래인구까지 이어지는 완주의 시간과 미래전략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비전코드다. 재단은 지난달 29일 비전발표를 통해 ‘문화를 넘어 관광으로, 일상이 예술이고 도시가 축제인 완주’를 모토로, 문화의 영역을 관광자원과 일상 속 예술환경으로 확장해 완주 전역을 일상 속에서 예술과 축제가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어겠다는 각오다, 유희태 재단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지역과 함께 문화를 쌓아온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완주형 문화정책을 통해 문화가 지역발전의 핵심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문화정책의 공공성과 확장성을 입증해온 완주문화재단이 앞으로 주민 체감도를 더 높이고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문화정책을 어떻게 풀어놓을지 기대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완주문화재단 주요 연혁 △2015년 재단법인 완주문화재단 설립 △2017년 복합문화지구 누에,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수탁운영 △2019년 완주군 법정 문화도시(예비) 지정 △2020년 완주예술사발굴 기록화사업 △2023년 지역관광추진조직(DMO) 공모사업 선정, 완주장애인합창단 ‘꽃’ 창단 △2024년 삼례맥주축제 ‘치맥하삼:례’,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개최, 완주아동이음합창단 창단 △2025년 완주 문화선도산단 공모 사업 선정, 완주군 경영평가 7년 연속 ‘가’등급 완주=김원용 기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25.12.18 15:37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한국장편영화경쟁 ‘창’섹션 출품작 공모 시작

매년 초여름 6월 무주군 일대에서 열리는 국내 대표 낭만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가 2026년 개최될 제14회 영화제를 앞두고 한국장편영화경쟁부문 ‘창’ 섹션 출품작 공모에 들어갔다. 한국장편영화경쟁 부문인 ‘창’ 섹션은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으로, 상업성과 흥행의 기준을 넘어 동시대적 문제의식과 새로운 영화적 시도를 담은 작품들을 조명한다. 개성 있는 시선과 실험성을 지닌 창작자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섹션으로, 매년 9편 내외의 한국장편영화가 최종 선정돼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된다. 선정작 가운데 우수작에는 뉴비전상, 감독상, 영화평론가상 등 부문별 시상과 함께 상금이 수여된다. 출품 접수는 17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온라인 출품신청서를 작성한 뒤 작품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출품 대상은 2025년 6월 6일 이후 제작이 완료된 60분 이상의 한국장편영화로, 국내외 영화제 상영 여부와 장르에는 제한이 없다. 자세한 사항은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또는 프로그램팀(063-245-6401, program@mjff.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지난 13년간 자연과 휴식, 영화와 문화가 어우러진 독보적인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호흡해온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 상영은 물론 공연과 이벤트를 결합한 복합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창작자와 관객이 깊이 교감할 수 있는 도전적인 프로그램과 소통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며 여타 영화제와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7 10:19

“노래 통해 전주에 활기 불어넣고 싶어요”

‘인간 호남제일문, 인간 비타민, 방송 수도꼭지….’ KBS 전주방송총국 김태은(53) 아나운서의 다른 이름이다. 방송 경력만 31년. 대중과 호흡하며 얻은 이름이니 그저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덕분에 뉴스‧교양‧예능‧라디오까지 섭렵해 KBS의 대표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다. 1994년 KBS 20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는 2010년 대한민국 아나운서 지역부문 대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대통령을 웃긴 여자>라는 책을 펴냈다. 아나운서 최초로 팬카페가 개설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현재 KBS 뉴스광장 전북권 뉴스 앵커와 아침마당 전북 사회자, 김태은의 가요뱅크 DJ로 활동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트롯 가수 ‘태은이’로 변신했다. 트롯 싱글 ‘아!맛나’ 음원 공개를 앞두고 16일 KBS 전주방송국에서 만났다.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쓰고 있는 김태은 아나운서는 “요즘은 멀티 시대”라며 “멀티 인간으로 30년 방송활동을 하면서 전주를 알리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음원 발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오는 18일에 공개되는 ‘아! 맛나’는 행복도 사랑도 맛을 통해 찾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거창한 목표나 특별한 사건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순간 속에 삶의 답이 있다는 이야기다. 김 아나운서는 노래를 듣는 청자에게 여행의 풍경과 식탁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한옥마을 정취, 골목 풍경, 음식 질감 등을 가사로 풀어냈다. 특히 후렴구 ‘그냥 맛난 거 먹자!’라는 가사와 전주 대표 사투리 ‘머더러 그려!’를 자연스럽게 삽입해 지역 정서를 살려냈다. 음원 발표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는 그는 “김현호 작곡가를 비롯해 가수 현숙, 탤런트 김성환 씨가 피처링에 참여했다”며 “간주 부분에 가수 현숙 씨의 ‘정말로~!’와 김성환 씨의 ‘아니, 아니 밥장수!’와 같은 목소리가 삽입됐는데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가 정말 좋다”는 김태은 아나운서는 ‘아! 맛나’ 노래를 통해 전주가 조금 더 활기찬 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뉴스 진행하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이 ‘전북 터덕’, ‘전북 소외’ 등 부정적인 내용을 전달할 때였어요. 뉴스도 웃으면서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아!맛나’라는 노래로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개 방송 경험을 살려서 노래도 하고 (라디오 코너에서) 연기도 하니까 팬들과 함께 ‘행복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16 17:45

[결산! 전북문화 2025] ②성과와 과제 함께 남긴 2025 전북 국악계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국악계는 제도적 상징을 얻는 한편, 전통의 저력을 재확인한 해였다. ‘국악의 날’ 지정이라는 국가적 이정표부터 반세기를 넘긴 전주대사습놀이, 새 단장을 마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성과까지 의미 있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둘러싼 운영 논란은 공공 축제로서의 책무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 전북 국악의 한 해를 주요 장면별로 되짚는다. △ ‘국악의 날’ 원년. 상징은 얻었지만, 위상 정립은 ‘글쎄’ 2025년 전북 국악계는 ‘국악의 날’ 지정 원년을 맞아 제도적 상징을 확보했다. 국악진흥법에 따라 제정된 이 기념일은 세종대왕 시대 대표 악곡 ‘여민락’이 <악학궤범>에 처음 수록된 6월 5일을 기점으로, 국악의 사회적 가치와 예술적 정체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국악의 수도’를 자처해 온 전북에서는 상징에 걸맞은 독자적 기획이나 기념행사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서울·경기 등 타 지역에서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공연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진 것과 대비되며, 전북 국악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 정립이 과제로 남았다. △ 반세기 넘긴 전주대사습놀이, 현재형 전통의 증명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올해로 51회를 맞으며 전통의 현재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판소리·농악·무용·기악 등 각 부문 경연은 국악 인재의 등용문 역할을 이어갔고, 세대를 잇는 무대는 전통의 생명력을 보여줬다. 제51회 대회 판소리 명창부에서는 최호성(38·광주) 씨가 장원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는 고법·판소리 신인부를 폐지하고 고법 명고부와 무용 전공부를 신설하는 등 제도 개편도 단행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과거의 유산이 아닌, 변화 속에서 살아 있는 전통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 새 단장 첫해,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보여준 저력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증개축 이후 첫해를 온전히 운영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판소리 전용극장 ‘권삼득홀’ 개관과 해외 무대 진출은 변화의 상징이었다. 창극단의 ‘청(淸)’, 관현악단의 ‘아르누보 3’, 무용단의 ‘마이산’은 전통과 지역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롭게 정비된 공간은 관객 접근성을 높였고, 무대 환경 개선은 작품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전통에 기반한 창작과 실험이 균형을 이루며 도립국악원의 공공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각인시킨 한 해였다. △ 전주세계소리축제, 성과 뒤에 남은 운영 과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국립극장과 협업한 판소리씨어터 ‘심청’을 개막작으로 내세우며 주목받았다. 신설 프로그램 ‘소리 넥스트’ 역시 외연 확장을 위한 시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제작 과정에서의 소통 혼선과 언론 대응 논란은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전북도 감사에서 특정 간부의 연봉 과다 인상과 수의계약 부적정 등 운영 문제가 드러나며 관리·감독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전북도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는 상임위원회 구성 미비와 총회 불참 문제까지 지적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실험적 성과와 함께 투명성과 공공성 회복이라는 과제를 남기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6 16:58

미소로 건네는 작은 평화⋯박종권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

힘든 오늘을 살아내는 사회인에게 평화의 시간을 전하는 전시가 열렸다. 오는 21일까지 전주 평화의전당 보두네홀에서 개최되는 사진작가 박종권이 사진전 ‘보시니 참 좋았다’이 바로 그것. 이번 전시는 2007년부터 이어온 사진 인연의 기록이다. 박 작가는 천주교 전주교구 산하 장애인 단체 ‘하나회’와 ‘무지개가족’, 장수·김제 다문화센터를 통해 만난 장애인과 다문화가족을 오랜 시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것은 어려움보다 먼저 피어나는 미소였다. 불편함을 감사로 승화시키는 장애인들의 미소, 낯선 문화와 외로움 속에서도 일상을 살아가는 다문화가족의 맑은 표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간을 건넨다. 전시장에는 이들과 함께 묵묵히 헌신해 온 봉사자들의 미소,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어린이들의 웃음이 담긴 가족 사진도 함께 걸린다. 모든 작품은 전통 한지에 인화한 뒤 전통 표구로 족자 형태로 제작돼, 사진이 지닌 따뜻한 시선에 한국적 미감을 더했다. 특히 전시 마지막 날에는 사진 속 주인공들을 모두 초대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 전시된 작품을 직접 선물하는 뜻깊은 행사도 예정돼 의미를 더한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미소로 피어난 존재의 찬가”라며 “불편함과 외로움 너머에서 삶이 피워낸 가장 순결한 빛을 사진에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대한민국사진대전 추천작가이자 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다. 2022년 전주부채문화관 초대전 ‘소소한 풍경’, 2023년 전주이동형갤러리 초대전 ‘매화전’, 2025년 섬진강댐 건립 60주년 합동초대전 등에 참여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5 17:51

[결산! 전북문화 2025] ①희비 교차한 전북 미술계

올 한해 전북 미술계는 희비가 교차했다. 전북에서 처음으로 미술저작권 관련 교육이 열려 공정하고 투명한 미술생태계 조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전북도립미술관이 국립‧광역지자체가 운영하는 미술관 중 예산 규모가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람객 수를 달성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던 전주시립미술관은 행안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하반기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개관 35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박물관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하고 지역문화 활성화, 서예문화 특성화 핵심 목표로 다양한 전시를 내놓았다. △ 도립미술관, 기획력 있는 전시로 성과 두각 전북도립미술관이 적은 예산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작지만 강한 미술관’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023년 예산이 45억원에 불과했지만 관람객수는 19만923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성과 예술성을 살린 전시와 시민참여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의 호응을 끌어냈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올 한해 진행한 전시를 보면, 손꼽을만한 기획전이 드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은 예산이 한계로 작용하지만 지난해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선물’과 같이 이목을 끈 기획전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다. ‘전북청년 작가전’은 한국 화단을 짊어질 젊은 작가들의 가능성을 엿보는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관심이 시들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 전주시립미술관 건립 빨간불…하반기 착공 무산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 중이던 전주시립미술관에 제동이 걸렸다. 중앙정부 투자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실상 하반기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행정안전부 ‘2025년 정기 제2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결과에 따르면 전주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은 재검토 통보를 받았다. 행안부는 재검토 사유로 경제성 부족, 전북도립미술관 등 타 시설과의 유사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재정난과 잦은 학예사 교체로 건립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전주시는 전주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 등을 보완해 내년 초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재신청할 방침이다. △ 전북서 열린 첫 미술저작권 교육 ‘절반의 성공’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전북에서 처음으로 미술저작권 교육을 열었다. 교육은 미술저작권의 기본 개념부터 저작권 침해 및 대응 사례, 저작권 등록과 지원 시스템까지 미술저작권 전반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미술 창작자들의 창작성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미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움직임으로는 바람직하나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발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립미술관이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연계해 작가들에게 미술저작권에 대한 개념과 사례를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 박물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시 호평 개관 35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지역문화 활성화’와 ‘서예문화 특성화’를 핵심목표로 설정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지역과 함께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특별전 ‘나고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기획한 박물관은 전북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한글서예’를 중심으로 50개국 3109점의 작품이 전시된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행사도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청년작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지원하는 ‘K-SEO YEART’ 전시와 천명의 종교인이 참여해 종교 간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서예로 만나는 경전’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전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15 17:51

윤흥길·박범신·안도현, 세 거장이 불러낸 ‘문학 도시 익산’

익산의 밤이 문학으로 다시 숨을 쉬었다. 지난 13일 익산 중앙로의 한 문화공간,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에서 열린 ‘2025 익산 문학의 밤’은 오랜 시간 이름으로만 남아 있던 ‘문학 도시 익산’을 현재형으로 불러내는 현장이었다. 윤흥길·박범신·안도현. 한국 문학사에서 각기 다른 결을 이뤄온 세 작가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공간은 일찌감치 열기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전부터 입구는 분주했다. 세 작가의 대표작이 놓인 작은 판매대 앞에는 책을 고르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건 사인 꼭 받아야지.” 책장을 넘기는 손길 사이로 설렘이 묻어났다. 60여 명의 시민과 문학계 관계자들이 몰리며 간이 의자가 수시로 추가 배치됐고, 통로까지 사람들이 앉아 귀를 기울였다. 한 공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세 작가의 동시 등장에 카메라 셔터 소리도 쉼 없이 이어졌다. 대담은 ‘익산은 왜 문학의 도시였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진행을 맡은 박태건 원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익산의 문학적 기억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어야 한다”며 시민과 청년을 함께 호명했다. 김 교수의 “오늘 이 자리에 온 학생들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말에 객석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흥길 작가는 익산 문학의 부흥을 위해 ‘사람과 구조’를 함께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파리 살롱 문화를 예로 들며 “문학은 혼자 자라지 않는다. 기업 메세나와 공공의 역할이 함께 맞물려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AI 시대 문학의 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라디오와 TV가 등장할 때마다 문학의 종말을 말했지만 문학은 살아남았다”며 “책장을 넘기는 감각은 여전히 인간의 뇌와 감성을 깨운다”고 단언했다. 박범신 작가는 보다 직설적이었다. 작가는 “문학이 한류처럼 대중적 부흥을 이루긴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문학의 힘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성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익산의 작은 책방과 이를 지켜온 사람들을 언급하며 “이런 마음과 실천이 3명이 아니라 30명으로 늘어난다면, 익산은 저절로 문학의 도시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도현 작가는 자신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지역과 문학의 관계를 풀어냈다. 군사정권 시절 통폐합됐던 문학 동아리 이야기, 그 안에서 자라난 인연들이 오늘의 한국 문학을 만들었다는 회고에 객석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그는 “고속도로 100m 예산이면 지역 문학은 수십 년을 살릴 수 있다”며 “정책보다 중요한 건 책을 사고, 읽고, 이야기하는 생활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대담 내내 세 작가의 유쾌한 말장난과 재치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계좌이체도 됩니다”라는 농담에 웃음이 번졌고, 서로의 말을 받아치는 장면마다 현장은 작은 문학 살롱처럼 살아 움직였다. 웃음 속에서도 익산 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은 끝까지 이어졌다. ‘2025 익산 문학의 밤’은 단순한 문인 대담을 넘어, 잊혀가던 도시의 문학적 기억을 현재로 호출한 자리였다. 기록되지 못했던 풍경과 삶의 서사를 다시 꺼내고, 문학을 도시 정체성의 중심에 놓으려는 첫걸음이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4 16:36

해금 협주곡의 화려한 변신⋯전주해금연주단 제18회 ‘奚琴 愛Ⅳ’

전주해금연주단이 12일 오후 7시,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제18회 정기연주회 ‘奚琴 愛Ⅳ’를 연다. 올해 무대는 ‘해금을 위한 협주곡 시리즈’를 부제로, 해금의 독창적 연주법과 다양한 편성 가능성을 조명한다. 합주와 독주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악기 해금이 지닌 표현영역을 폭넓게 확장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전주해금연주단은 해금연주가 오정무 단장을 중심으로 해금을 전공한 전문 연주자들이 모여 2005년 창단됐다. 2006년 첫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심인택 초대 단장, 김소윤 2대 단장에 이어 현재 3대 단장인 오정무 단장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전통 레퍼토리 연구와 대중화라는 목표 아래 꾸준한 창작·편곡 작업을 이어오며 지역 전문 국악단체로 자리매김했다. 공연은 오 단장이 해금 합주로 재구성한 ‘신뱃노래’로 문을 연다. 이어 김영재 작곡 ‘방아타령’을 주제로 한 해금협주곡을 김수현이 편곡했으며, 한국전통문화고 재학 중인 차유찬 학생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경섭 작곡 해금협주곡 ‘추상’은 강솔잎의 편곡으로 김예인 씨가 협연하며, 이병욱 작곡 합주곡 ‘얼’은 국재환 악장의 협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오 단장은 “해금협주곡 중 연주자들이 가장 사랑해온 대표곡을 선별해 합주협주곡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며 “전통악기 해금의 잠재력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금의 시선으로 펼쳐내는 다양한 전통음악을 통해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며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2 11:04

사유와 감성의 힘⋯전오영 작가 서평집 ‘사유의 여백’ 출간

인간 존재의 이유를 사유와 감성, 서정에서 찾는 전오영 작가가 서평집 <사유의 여백>(수필과비평사)을 펴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발간된 이번 책에는 ‘여백이 곧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관통한다. 전 작가는 이번 서평집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바쁜 일상 속 독자를 텍스트의 세계로 이끌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성형 AI의 출현은 인간의 고유 영역을 뒤흔들고 있으며, 기술의 빠른 진화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게 한다”며 “인간의 이유는 결국 텍스트로부터 비롯한 사유와 감성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 산업사회 속에서 인문학이 주변부로 밀려나고,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면서 인간의 사유와 감성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며 “그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손바닥 수필·손바닥 동시의 유행, 소설·평론 분량 축소 등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 작가는 진단한다. 그는 이번 서평집 역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손바닥 서평’이라 명명했지만, 모든 글을 일률적으로 짧게 구성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총 40편의 서평으로 구성된 이번 책에서 전 작가는 바쁜 일상에 놓인 독자를 사유의 확장과 감성의 환기로 이끄는 ‘읽기의 실천’을 보여준다. 배귀선 문학평론가는 표사에서 “짧으나 짧지 않은 전오영의 비평적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경계적 실존으로서의 평평한 존재자를 만나게 된다”며 “무규정의 낭만과 유동의 미학이 그의 사유 원류”라고 평했다. 문신 시인은 “이번 서평집은 전오영 작가의 두 번째 행성”이라며 “동서양 문화 속에서 마주한 치열한 고독이 책에 스며 있으며, 읽기와 쓰기 사이에서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세계는 유동하고 그 변화의 내부에는 비활성적 여백이 존재한다. 그 여백이 곧 희망이라 느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읽어주시길 바라며, 책에 소개된 텍스트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유·감성·서정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안 출신인 전오영 작가는 군산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리토피아’ 신인문학상과 『수필과비평』을 통해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아르코문학창작지원금’ 수혜 수필집 <노을 공채> 등이 있다. 현재 그는 부안교육지원청과 학생교육문화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0 19:0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겪는다. 어떤 일이 닥쳐도 의연하게 맞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회오리처럼 갑작스럽게 몰아닥치는 운명 앞에서 허둥대며 살기 마련이다. 되돌아보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부끄러웠던 때가 떠오르고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아픈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오히려 힘을 주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 내게도 힘겹고 어려운 순간마다 나를 똑바로 서게 하고 견딜 힘을 주는 추억이 있다. 외할머니는 어린 내게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아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 말은 선택의 순간에 설 때마다 한 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딸을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로 보낸 엄마는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받침도 틀린 그 편지를 읽으며 나는 많이 울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불효했다는 자책으로 잠 못 이룬 날이 많았다. 그런데 내 꿈에 오신 아버지는 ‘괜찮다’라며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시 내 일에 집중하며 열심히 살 수 있었다. 윤일호 작가가 쓴 동화 『거의 다 왔어!』 는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는 행복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지호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전학 제안에 어이가 없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고 전교생이 고작 80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 학교로 가야 한다는 게 정말 싫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궁금한 것은, 엄마, 아빠가 죽고 못 사는 지리산을 종주한다는 것이다. 행복초등학교는 산악학교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산을 많이 갔다. 지호는 꼰대 어른들이 자신들이 힘들게 자랐으니 너희도 고생을 좀 하라는 것 같아 불만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가 멋있다고 느낄 만큼 변해간다. 지리산에 오니 평범한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논어 맹자도 아니고 뜬금없이 저절로 가르침이 생각나는지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냥 힘들게 걷다 보면 저절로 깨달음이 온다. 인간에게 경험만큼 좋은 학교는 없다. 매일 매 순간 맞닥뜨리는 위기와 절망 앞에서 직접 몸과 마음으로 깨우친 지혜는 어떤 교과서도 찾을 수 없는 최고의 스승이다. 요즘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겠다는 일념으로 아이가 성장할 기회를 막아서는 부모들이 있다. 실패와 좌절의 고통을 배우지 못한 아이는 정글 같은 현실에서 쉽게 넘어진다. 킹콩샘과 같은 스승이 있고, 손잡아주는 선배와 한걸음 뒤에서 바라봐주는 부모님이 함께하는 지리산 길에서, 아이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한 번 쉬면 자꾸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 그리고 사람마다 인사를 하게 하고 먹을거리도 나누게 하는 산이 주는 상냥함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12.10 19:00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학술총서’ 제3·4·5권 연속 발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혁명연구소가 <동학농민혁명연구소 학술총서> 제3·4·5권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총서는 올해 개최한 세 차례의 학술대회 연구 성과를 정리한 것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조사, 재판자료 분석, 신규발굴 기록물 연구 등 최근 학술 성과를 종합해 동학농민혁명의 실체적 진실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제3권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지역별 활동과 성격>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조사·등록 사업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지역별 참여 양상과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제4권 <재판자료로 본 동학농민군의 활동>에서는 조선 법부의 사법 기록을 중심으로 동학농민군의 체포·처벌 과정과 근대 사법제도의 편향성을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마지막 제5권<기록과 자료로 본 동학농민혁명>에서는 세계기록유산인 ‘취의록’과 ‘거의록’을 분석해 ‘갑오일기’, ‘이풍암공실행록’ 등 신규 발굴 기록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양상과 지역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고찰한다. 김양식 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은 “이번 학술총서 발간은 동학농민혁명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동학농민혁명연구소는 사료 발굴과 학술 연구에 기반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더욱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된 학술총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아카이브(https://e-donghak.or.kr/archive/)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10 16:35

방화선 선자장, 국가유산청 ‘제2회 국가유산의 날’ 대통령 표창

국가유산의 날을 맞아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10호 방화선 선자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9일 오후 2시 국가유산진흥원 민속극장 ‘풍류’에서 ‘제2회 국가유산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의 날은 국가유산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국가유산 보호 의식을 높이기 위해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라 기념일로 정한 날이다. 석굴암‧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한국의 첫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날인 12월 9일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기념식에서는 국가유산 각 분야에서 보존‧관리‧활용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유공자들의 공적을 알리는 ‘국가유산보호유공자 포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올해 국가유산보호유공자 포상은 문화훈장 5명, 대통령표창 5명, 국무총리 표창 1팀, 국무총리 포장 1명 등 총 12명을 선정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방화선 선자장은 1956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 고(故) 방춘근 명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의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자세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10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단선)으로 지정됐다. 2020년부터 한국공예장인학교에서 단선부채 아카데미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단선부채 대중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방화선부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08 17:3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