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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트로트와 엔카

몇 년 전 전남 진도 출신으로 학창시절 판소리를 전공했던 송가인은 종편 방송인 내일은 미스트롯을 통해 대중음악의 스타가 되었다. 이러한 한 트로트의 오디션 방송은 장르의 새로운 열풍을 일으켰고 지금도 많은 각 방송 매체에서 다양한 장르 접목으로 국악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국악 창법과 유사하고 닮은 꼴을 많이 간직한 트로트(Trot)는 원래 빠르게 걷다, 바쁜 걸음으로 뛰다라는 뜻의 명사이다. 이러한 트로트의 어원은 1910년대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행했던 리듬을 4박, 2박으로 나눈 폭스 트로트(fox-trot)란 명칭에서 나왔다. 이후 일본은 이러한 음악을 자국의 민속 음악과 접목하여 엔카(演歌)를 만들었고 대중가요 장르로 유행시켰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의 대중가수들은 전통의 민요를 신민요 풍으로 부르며 암울한 시대를 극복하였고 새로운 문화 접목을 통해 한(恨)의 트로트를 만들어 냈다. 한국의 트로트가 품었던 과연 한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트로트가 대중에게 다가서기 시작한 1930년대는 전통 예술인들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한 시기였다. 조선의 왕립 음악기관인 장악원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아악부로 치부되어 간신히 축소 연명하고 있었지만, 궁궐 밖 민속악의 판소리 명창, 기악의 명인들은 조선음악연구회를 만들어 국민들의 애환을 노래하고 사라져가는 우리 얼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이에 질세라 대중음악인들도 나라를 잃은 마음을 노래로 풀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암울했던 시대의 트로트는 황성옛터, 타향살이 등 한의 가요로 불리며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트로트에 대한 필자의 의견과 다른 인식의 경우도 물론 있다. 그 경우는 우리의 트로트가 일본의 엔카에 뿌리를 둔 왜색 음악으로 논의하며 다른 방향으로 판단하는 경우이다. 필자는 대중음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논의하는 평론가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구성진 황성옛터와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위안받았던 모습을 보며 자란 세대로 그 존재가치의 계기가 어찌 되었든 시대와 역사를 품고 우리의 삶을 노래한 것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전통소리인 판소리를 공부한 한국인이 더 트로트를 감칠맛 나게 가슴을 졸이며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그러한 역량이 일본의 엔카를 많이 학습하고 불렀기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그것은 엔카처럼 서양음악 선율은 단조이지만 한국 특유의 계면조 선율과 같고, 전통소리의 목구성(국악 전문용어로 성음<聲音>이라 한다)이 가미되어 한국인만의 소리인 트로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날의 실패와 잘못은 또 다른 희망과 미래를 준비하는 자산이 된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대의 한 과거는 지나갔다. 이제 어려웠던 시대의 대중음악인 트로트는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적 감성과 수요에 의해 변화하였고 다시금 전통예술과 창의, 융합되어 세계 대중음악 중심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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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4 17:58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개발에 밀려난 마전 분구묘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40기의 조선 왕릉 가운데 김포 장릉 인근 문화재보존지역에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건설 중인 아파트의 철거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국토개발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화유적에 대한 훼손을 막기 위해서 공사를 시작하기 전 지표조사를 통해 유적 부존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문화유적의 보존 목적도 있지만 문화유적의 보존에 따른 공사 주체자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김포 장릉의 경우는 아무런 사전조사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김포 장릉이 공사의 장애물(?)이 될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2007년 전주 서부 신시가지 개발과정에서 발견된 마전유적도 위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마전유적은 마한 전통의 분구묘로서 백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삼천천을 중심으로 마한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세력집단의 분묘로 밝혀졌다. 그런데 마전 분구묘는 발굴조사 이전에는 지표상에서 크게 노출되지 않았고, 이 유적에서 가장 높은 곳에 문학대라는 누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문학대는 고려시대 초축 이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순조 24년(1824년)에 중건했는데, 1976년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 24호로 지정되었다. 신시가지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문학대를 통과하는 남북 대로의 건설이 계획되었다. 문학대가 지방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별다른 대책없이 넓은 도로를 건설하고자 했던 전주시 관계자들의 담대함에 놀랄 뿐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포 장릉 주변의 개발공사 문제를 보면서 2007년 마전유적의 발굴과정에서 있었던 당시의 복잡한 심정에서 언제까지 문화재는 개발의 장애가 되어야 하는지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마전 분구묘 유적은 황방산 산줄기에서 뻗어내린 나지막한 구릉의 정상에서 하단부에 걸쳐 5기가 열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었다. 이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3호분은 문학대를 축조하는 과정에서 분구 상면이 일부 삭평이 이루어진 것이 확인되었고, 나머지 4기의 분묘에서는 주구와 매장시설만이 노출되었다. 매장 시설로는 토광, 석곽, 석실, 옹관 등 다양하게 확인되었는데, 특히 3호분에서는 토광목곽에서 석곽과 석실로 이어지는 주매장시설의 변화과정과 분구확장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였다. 출토유물은 각종 토기류와 철기류 옥 등인데, 4호분 3호 토광에서는 600여점이 넘는 옥이 부장되어 있었고, 5호분에서는 환두대도, 3호분 1호 석실에서는 말재갈과 다양한 토기와 옥이 출토되었다. 이러한 유물로 볼 때 마전유적의 주인은 전주 삼천천을 기반으로 세력을 가지고 있던 집단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문학대는 누정이다. 따라서 주변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장소에 세웠을 것이다. 마한 전통의 분구묘의 입지조건 역시 구릉의 정상을 따라 열을 지어 배치하는 것이 공통적 현상이기 때문에 마전유적도 그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인간 삶의 쉼터와 죽은 뒤의 안식 공간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인간들의 생각 속에 자리잡고 있는 주변 환경의 중요성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다행인지 모르지만 도 지정문화재인 문학대와 발굴조사가 완료된 마전 분구묘 유적은 인근으로 이전 복원되었다. 문화재란 원래 있던 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을 때만이 온전한 가치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보면, 문학대와 마전유적의 이전은 못내 아쉬운 결정일 수 밖에 없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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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2 17:59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2

렘브란트는 세계적으로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는 뒤러(Albrechht Duerer1471-1528), 세잔(Paul Cezanne 1839-1906),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보다 더 많은 100여점의 자화상을 자신에게 아부하거나 학대하는 일 없이 깊은 자기 응시와 성찰 속에서만 그리고 또 그렸다. 자화상이 많다는 것은 화가 자신을 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이다. 자기를 신뢰하고 또 반성하며 자신의 예술에 절망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며 인간을 증오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다. 인간 본래의 고독을 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화상뿐만 아니라 주위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정겨운 풍경도 그렸고 성서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푸줏간의 고기 덩어리를 그리는가 하면 생명처럼 사랑했던 어머나 코르넬리아와 아네 시스키야, 아들 티투스를, 나중에 궁핍만을 나눠줘야 했던 하녀이자 두 번째 아내 핸드리케를, 심지어는 자기를 조롱했던 사람들까지도 똑같은 애정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당시 풍속 화가들이 많았던 암스테르담에서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물 화가, 초상화가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아내 사스키아와는 2남2녀를 두었으나 세 자녀는 어릴 적에 죽고 2남 티투스만 병약하게 장성했는데, 그마저 아버지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다, 역시 허약했던 아네 사스키아도 결혼 8년만인 1642년에 죽는데, 공교롭게도 이 해는 렘브란트에게는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그 때가 렘브란트 미술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야경夜景이 그려진 해이기 때문이다. 17세기 네델란드에서 전개된 단체 초상화 분야에서 결정적 의미를 갖게 되는 이 야경이라는 그림은 렘렘브란트의 생활을 급변시키지는 않았으나, 이로 인해 세상이 그에게 주던 인기와 명성, 그리고 부에 대한 결별이 시작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수입이 줄어들면서 재정적으로 점차 곤란을 받게 되고 끝내는 파산신고서를 쓰고 유태인의 거리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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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1 17:11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대상에 양예준 학생

전주 한옥마을 곳곳에는 선생님의 이름과 글들이 쓰여 있었어요. 그래서 글귀도 따라 읽고 사진도 찍었는데 마치 선생님이 우리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있는 것 같아 신기했어요(대상 양예준 학생의 최명희 선생님께 일부) 2021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에서 양예준(서울강서초 4년) 학생의 '최명희 선생님께'가 대상(전라북도교육감상)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학교학원지역 아동센터 등의 단체 참여는 줄었지만, 개인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전국 219개 학교(전북 51개교, 전북 외 168개교)에서 1,251명의 학생이 작품을 응모했다. 이 중 11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대부분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었다는 내용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본인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찾아 구체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에 띈 이유다. 어린이들 특유의 긍정적 태도로 일상 속에서 재미를 찾고, 서툴지만 그것을 연필로 꾹꾹 정성스럽게 눌러 표현한 노력이 돋보였다. 연필 향이 전해질 만큼 어린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작품 중 양예준 학생의 '최명희 선생님께'가 대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에는 김현수(전주한들초 6년) 학생의 '수라갯벌 탐험기', 이다연(청원초 4년) 학생의 '한글을 지켜주신 주시경 선생님께'가 선정됐다. 심사는 고형숙(화가)김근혜(동화작가)이경옥(동화작가)정소라(화가)최기우(극작가, 최명희문학관 관장) 작가와 김미영 문학박사, 전선미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등 각계 전문가들이 맡았다. 이경옥 작가는 편지와 일기, 동시, 독후감 등 다양한 형식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글씨마다 연필 향이 전해져 심사하는 동안 행복했다. 움직임과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 쓰는 말도 과감하게 사용해 글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2021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의 수상 작품은 11월부터 네이버의 손글씨 블로그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우수 작품은 최명희문학관 마당에 전시된다. 한편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은 평생 만년필 쓰기를 고집했던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삶과 문학 열정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느끼고 손으로 쓴 편지와 일기로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두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15년 동안 이어진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에는 총 4만 5천여 편의 작품이 출품되면서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고의 글쓰기 공모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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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0.11 16:58

뜨겁게 달군 인두로 그리는 그림과 문양…낙죽장 청죽 이신입展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오는 11월 2일까지 문화관 지선실에서 전라북도 무형 문화재 낙죽장 청죽 이신입전(展)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신입 낙죽장의 작품인 낙죽선, 반죽선, 옻칠 합죽선 등 신작과 대표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 낙죽장은 낙죽 기법을 이용해 부채의 대나무 부분인 부챗살과 변죽에 박쥐, 매화, 용 등 다양한 문양을 그려 넣어 부채의 예술성을 높였다. 낙죽은 불로 지진다는 뜻의 낙과 대나무 죽이 합쳐진 말이다. 낙죽 기법은 인두로 대나무 겉면을 지져서 그림이나 문양을 넣어 표현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이 낙죽장은 전라북도 최고의 명장인 고 이기동 선자상(전라북도 무형 문화재)의 아들이다. 그는 부친에게 부채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아 부채를 만드는 기법부터 낙죽의 기술까지 고루 갖췄다. 대개 낙죽 하는 사람들은 전기인두를 이용하지만, 그는 전통적인 화로를 이용하는 전통 낙죽 기법을 재현한다. 이신입 낙죽장은 지난 2013년에 전라북도 무형 문화재 제51호 낙죽장에 선정돼 전북에서 최초로 낙죽장 문화재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어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국무총리상, 전주 전통 공예 대전 특별상 특선, 전국 공예품 경진대회 특선, 전주시장육군참모총장 표창장 등을 수상했다. 한편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의 부채에 대한 역사적 가치, 문화사적 의미를 알리고자 설립됐다. 부채 유물 전시와 부채 판매, 컬러링 부채 체험, 부채 그리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0.09 18:31

“연극배우·동화작가들과 소설 ‘혼불’ 동화로 읽어요”

최명희문학관이 9일 한글날을 맞아 관람객과 함께하는 낭독과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열렸던 이날 행사에서는 소설 <혼불>속 옛이야기를 동화로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한국문학관협회의 지역문학관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제작한 동화 <신발 얻은 야광귀>와 <나무꾼과 개구리>를 낭독했다. 우선 작품 속 나무꾼과 개구리, 야광귀 형제, 청암부인, 콩심이 등을 연기한 창작극회 배우 박규현이종화김수연김소연 씨가 낭독한 뒤, 관람객과 함께 나도 주인공! 동화 낭독하기 시간을 가졌다. 연극배우에게 다양한 역할의 목소리와 표정 연기 방법을 배우고, 동화 속 등장인물로 분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다. 각색 작업에 참여한 김근혜이경옥장은영 동화작가와는 원작인 <혼불>속 야광귀와 개구리 이야기를 읽고, 소설이 동화로 태어나는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혼불>에 나오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며 우리말과 친해지는 국어사전을 펼쳐라!도 같이 열렸다. 이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동화책과 책갈피를 선물로 받았다. 또 「혼불」에 등장하는 명문장을 손글씨 작품으로 담는 혼불문장나눔과 작가 최명희의 취재수첩인 길광편우 만들기, 누름꽃을 더해 나만의 책갈피를 만드는 꽃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예약으로 운영됐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09 18:16

진정욱 도예가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부문 우수상

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예가 진정욱이 2021년 제40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전통미술공예부문 최고상인 우수상을 받았다고 7일 전했다. 진 작가는 이번 미술대전에서 분청사기 인화문 문자도 대접시를 출품했다. 안재영 전통공예 심사위원장(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역임)은 심사평에서 전통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짜임, 조형성과 장식성, 색채 조화 등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했다며우수작인 진정욱의 분청사기 인화문 문자도 대접시는 작품 중앙에 유교적 가치관이 깃든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義), 염(廉), 치(恥) 글자와 그림을 조합한 문자도(文字圖)를 담은 수작이라고 했다. 특히 분청사기에 인화문 기법을 더해 형태와 장식을 감각적으로 잘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한민국미술대전 전통미술공예부문 전시는 1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에서 열리며, 이곳에서 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진 작가는 이번에 수상한 작품과 분청사기 인화문 대접시 시리즈를 전북 완주 삼례생활문화센터와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도예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군산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전시는 개인전 10회, 단체전 150여회 열었다. 부산공예문화상품 전국공모전과 전국갑오동학미술대전,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대한미국현대조형미술대전,대한민국황실공예대전에서 대상, 대한민국분청도자대전에서 금상, 전라북도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라북도공예협동조합 이사장, 대한민국우수숙련기술자, 백년소공인, 전라북도미술협회 부지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전국기능경기대회대한민국명장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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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07 18:03

국립전주박물관·국립익산박물관 장예관련 예산 0%

국립중앙박물관 산하기관인 국립전주박물관과 국립익산박물관의 장애인 관련 사업 예산이 0%대로 나타났다. 장애인 관람을 지원하는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비례대표)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공받은 중앙박물관 산하기관(지역 국립박물관 13곳) 전체예산 대비 장애관련 예산현황에 따르면, 올해 국립전주박물관 전체예산 70억3100만원 가운데 장애관련 예산(장애인 시설확보사업 등)은 3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예산과 대비한 비율로 따지면 0.04%인 셈이다. 최근 4년 사이의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은 0.1%, 2018년은 0.2%, 2019년과 2020년은 0.1%로 집계됐다. 장애인 관람을 지원하는 인력도 전체인원과 대비해 적은 실정이다. 올해 국립전주박물관의 장애인 관련 업무인원(행정, 전산, 연구, 연구보조, 미화, 교육담당)은 6명으로 전체인원(78명) 대비 7.7%에 불과하다. 최근 현황을 살펴봐도 2020년 5명(전체인원 대비 6.3%), 2019년 4명(5.1%), 2018년 3명(3.7%), 2017년 1명(1.6%)이었다. 지난 2019년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장애 관련 예산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예산 27억3900만원 가운데 장애관련 예산은 한 푼도 책정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2019년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관련 업무 인원은 개관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1명이다. 다른 지역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산하박물관의 상황도 전북과 크게 다르진 않은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등 11곳의 올해 장애관련 예산도 0%로 집계됐다. 장애인 관련 업무 인원비율도 대부분 전체인원과 대비해 0%~3%대에 불과했다. 다만 진주박물관은 전체인원 57명 중 14명으로 24.6%, 춘천박물관 71명 중 10명 14.1%, 나주박물관 63명 중 13명 20.6%로 집계됐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들이 전국의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현 수준의 예산과 인력으로는 장애인들의 원활한 문화활동 참여가 불가능한 만큼 예산과 인력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어 해설과 점자 리플릿 등 기존의 장애관련 서비스뿐만 아니라 IT기기와 VR등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장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국립문화예술시설들이 장애관련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고 장애 유형별 맞춤형 프로그램운영을 통해 장애인들의 문화향유권이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수준과 동등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07 17:58

제42회 학생붓글씨대회 대상에 유래은 학생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정명화)가 주최하고 교육부, 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하는 한글날 기념 제42회 학생붓글씨대회에서 유래은(정읍정일여중 3년)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도 공모전으로 대체했다.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닷새 간 진행된 공모전에 작품 총 90여 점이 접수됐다. 이중 심사를 통해 대상(전라북도교육감상) 1명, 금상 3명, 은상 6명, 동상 15명, 장려상 30명, 특선 8명, 입선 27명을 선정했다.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펼친 우수한 작품 가운데 유래은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금상에는 이민주(전주인후초 6년), 박세정(정읍정일여중 1년), 오하영(정주고 1년)이 선정됐다. 은상에는 김슬아(전주인후초 2년), 황현서(전주인후초 4년), 이다은(무주적상초 5년), 최유영(전주오송초 5년), 황예서(전주인후초 6년), 서지인(전주오송중 2년)이 선정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어 학생서예지도에 많은 관심과 열의로 지도한 죽봉서예원 임성곤 씨가 서예교육자상을 수상했다. 특선 이상의 서예 작품은 오는 11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세종한글서예연구회의 정기회원전 <함께 걷는 한글 나들이>에 함께 전시된다. 정명화 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하여 훌륭한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금년에는 예전에 비해 많은 작품들이 출품되어 학생붓글씨대회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힘이 생겼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져서 학교도 즐겁게 다니고 서예활동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한글서예연구회는 한글 서예를 통해 정서를 함양하고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정기회원전, 학생붓글씨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펼치며 서예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0.07 17:4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오징어 게임의 서막 ‘딱지치기’

오징어 게임. 어릴 적 동네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골목을 누비던 그 놀이가 온 세계에 무섭게 번지고 있다. 바로 그것은 유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드라마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유료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고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에서 82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주목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탄탄한 줄거리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융합 설정이다. 인간의 본성. 부도덕. 모순과 윤리의 배반을 한국 전통 게임으로 오가며 보편적 공감대로 만들어 냈다. 이야기의 설정은 현실을 넣어놓은 허구와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빚에 허덕이는 사람을 모아 단순한 전통놀이로 인간의 물질만능주의를 채워주고자 한 발칙한 줄거리다. 물론 그러한 이야깃거리를 통한 옳고, 바름의 공식은 여느 드라마 논리와 같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게임의 서막은 바로 딱지치기이다. 등장인물 중 1인(공유)은 처음 보는 주인공(이정재)에게 딱지치기란 전통놀이를 제안하고 한 번의 승리 법칙엔 10만 원이란 대가를 부여한다. 그렇게 줄거리의 서막은 시작되며 외딴 섬에서 이루어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또 다른 전래놀이의 변형이 살인 놀이로 이어진다. 드라마의 서막이자 동기부여가 된 딱지치기는 과연 어떤 전통놀이였을까? 왜 드라마의 감독은 딱지치기란 게임으로 서막을 알렸을까? 딱지치기는 종이로 만든 딱지를 땅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아이들의 놀이이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 책표지나 닥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들거나 재래식 헌 장판을 사각형으로 오려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종이가 점차 널리 보급된 1940년대부터 각지게 접어서 만든 딱지를 가지고 놀았는데 625전쟁 이후 두껍고 질긴 종이가 나오면서 접는 딱지가 보편화하여 전국적인 아이들의 대표 놀잇감이 되었다 한다. 처음에는 조선 딱지라고 하여 사다리꼴로 접었는데, 흔히 방석 딱지로 변화된 놀이는 필자가 어릴 적인 1970대에 많은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 놀이는 딱지를 만드는 과정에 손기술과 창의력 발달 의지가 담겨 있으며 딱지를 치는 과정에서는 사물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구별할 수 있는 감성까지 내재되어 있다. 또한, 원초적으로 게임의 사회적 본능인 소유욕을 유발하게 현혹한다는 점인데 풀어 말하자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오는 본능의 놀이 구조라는 점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서막은 그렇게 우리나라 전통놀이 콘텐츠 딱지치기를 소개하며, 사회구조의 부조리 그리고 잘못된 소유욕에서 만들어진 재생산된 인간의 모순을 알리고 있었다.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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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7 17:17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백제 속의 마한(서산 부장리 분구묘)

고대사회에 있어서 동일한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를 설정하는 데에 고고학적 자료 중 분묘와 생활 토기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삼국시대의 예에서 보면, 고구려는 적석총, 백제는 횡혈식석실분, 신라에서는 적석목곽분이 각각의 정치적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축조되고 있어 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생활 토기 역시 동일한 기종일지라도 삼국의 각 나라마다 형태나 문양에 있어서 그 속성을 달리하고 있다. 문헌자료에 의하면, 백제에 의한 마한의 복속 시기는 4세기 중엽 근초고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산강 유역에서는 마한 분구묘 자료를 근거로 마한 정치세력은 문헌자료 기록보다 무려 2세기를 더 지나 6세기 초엽까지 존속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견해는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와 분묘의 축조 범위가 일치한다는 전제에서 보면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민 구성이나 공간적 범위에서 서로 겹치는 마한과 백제는 일시적인 정복을 통해 영역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점진적인 통합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한의 정치세력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전통성과 보수성이 강한 마한 분묘의 축조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곧 마한과 백제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치체와 문화유산 결정체의 존재가 꼭 일치되는 현상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충남 서산 부장리에서 발견된 마한 전통의 분구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4년에서 2005년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진 부장리 유적은 청동기시대의 유적과 더불어 백제시대의 주거지 43기, 수혈유구 15기, 분구묘 13기, 석곽묘 3기 등 모두 74기가 확인되었다. 백제시대 유적 구성에서 보면 백제인들의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머지않은 곳에 각각 배치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마한 전통의 분구묘 13기 가운데 3기는 주구 일부가 중복되어 있지만, 대부분 각각의 독립된 묘역을 유지하며 축조되어 있다. 분구의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정형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그 규모는 20m~40m에 이른다. 매장시설은 모두 토광을 굴착하고 있는데, 하나의 분구 안에 적게는 1기부터 많게는 9기가 시설되고 있다. 부장리 분구 내의 부장유물 중 직구원저단경호, 광구원저호, 원저호 등 토기류들은 백제계 토기라는 점에서 호남지역의 분구묘 출토 토기와 차별성이 보인다. 이외에도 환두대도, 철제초두, 철부, 철겸, 철도자, 철모 등의 철기류와 금동관모, 금동식리, 금동이식, 곡옥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 가운데 8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식리를 비롯하여 5호분의 금동관모와 철제 초두는 부장리 분구묘에 묻힌 사람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곧 서산지방을 중심으로 자라잡고 있었던 마한계 세력집단으로 볼 수 있다. 충청남도 아산만 일대는 이른 단계의 분구묘인 보령 관창리와 뒤이어 축조된 서산 예천리, 그리고 백제 영역화 시점과 맞물려 축조된 서산 기지리와 그 이후 축조된 부장리 분구묘가 발견된 지역이다. 곧 강한 마한 문화의 전통이 지속되고 있었던 지역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마한 분구묘가 축조되는 배경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고창지역과 영산강유역에서 발견되는 모든 분구묘의 성격을 곧바로 마한 정치체와 연결시키기 보다는 백제 영역화 이후 지속된 마한문화와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것이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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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5 17:33

박재천 집행위원장 “‘세계사 속에 유래없고 독창적인 전주소리축제’로 관념 변해야”

박재천 전주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지난 3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닷새 간의 일정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예술제로의 실험을 표방해, 전통음악의 원형과 변형을 시도했다. 당초 공연도 150개에서 26개로 줄여 실내 중심으로 배치했다. 임펙트가 강한 공연을 엄선했고, 이에 따라 관람객의 집중도도 높아졌다는 게 박 위원장의 평가다. 다음 축제부터는 전주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포용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20주년을 맞은 소리축제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 201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대관할 정도로 20주년 축제를 성대하게 준비했으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축제 진행방식을 미디어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다. 성과가 괜찮았다.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는 등 현장 중심의 운영방식에서 보지 못했던 현상이 있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올해는 애초부터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코로나19상황이 여전해 공연장을 전면개방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진솔하게 20주년을 돌이켜보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많은 공연 프로그램을 덜어내고, 레거시(legacy, 과거의 유산)를 품고 있는 공연만 엄선했다. 해외 공연 역시 아스트로 피아졸라만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비유하자면 많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폐에서, 쉐프가 엄선한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변한 것이다. - 올 공연프로그램의 코드를 선택과 집중으로 보면 되는 건가. 그렇다. 그러나 선택의 폭을 정하긴 어려웠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김치, 깍두기, 물김치, 열무김치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할 때 망설여지는 상황과 같다. 다행이 26가지를 골라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공연하나하나마다 예술성이 응축돼 있고, 전통과 현대, 전국과 지역, 창작과 변형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질이 높아졌고, 마니아층 이외 새로운 관객이 진입했다. - 새로운 관객이 가지는 의미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팬덤도 빨리 변한다. 요즘 친구들은 팬덤이 빨리 바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시류에 맞춰 판소리와 결합한 춤 공연인 다크니스 품바(모던 테이블)와 국악과 스트리트 댄스를 융합한 HIP 合(국립현대무용단)을 선보였다. 덕분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친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서울에서만 볼 수 있던 공연을 전주에서도 볼 수 있으니 온 것이다. HIP 合을 찾은 팬들을 어떻게 유지할 지가 추후 과제다, 절대 그들을 놓지 말아야 한다. - 개막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아날로그적이었던 소리축제가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두 형식의 공존을 고민하게 됐다고 하셨는데, 축제를 통해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찾으셨는가. 아날로그는 정돈된 예술문화적 요소인 반면, 디지털은 날 것 그대로이다. 즉 전통예술은 새로운 문화발전 요소인 디지털에 소스를 제공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는 절대 바꿀 수 없다. 예를 들어 현대음악을 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자신들의 퍼포먼스에 오고무를 활용해서 선보였다. 이때도 오고무가 한국 전통춤이라는 불변의 진리는 적용된다. 전통 소리꾼이 뉴욕에서 공연을 할 때도, 자신만의 소리는 지키면서 울려 퍼지게 한다. 즉 아날로그가 올곧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소스라면, 디지털은 이 소스를 가지고 가는 존재다. - 이번 소리축제가 남긴 의미를 짚어보신다면. 소리가 내포하는 개념을 확장시킨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소리라 하면 판소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관점에 대해 소리는 song이 되고 sound도 될 수 있다고, 몇 년전부터 반론을 제기했다. 올 축제에서 예술적인 음악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 관점이 현실화됐다. 전주가 가진 레거시를 통해 소리가 송을 비롯해 사운드까지 커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다른 축제와도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다. - 앞으로 소리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관념부터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세계 속의 전주소리축제가 아니라 세계사에 유래가 없고 독창성을 가진 전주소리축제로 변해야 한다. 전북, 특히 전주는 세계에 내세울 만큼 당당하고 좋은 레거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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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10.04 17:20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1

이탈리아 남부에서 미켈란젤로(1475-1564)가 의미 있는 유언을 남기고 죽은 42년 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레이던이라는 곳에선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1606-1669)가그 천재와 허망의 일생을 알리는 첫 고고지성을 울렸다. 그는 신의 창작품 중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못했던 까닭에 슬픈 죽음의 대명사가 되었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와 마찬가지로 지난 날 맛보았던 최상의 영광은 이미 추억이 되었을 뿐, 감당하지 못할 현실의 체중에 눌려 질식하고 말았다. 모차르트가 스스로 신의 재능을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신의 보복을 받은 것이라면 렘브란트는 신의 절대성을 인간들 사회로 옮겨 온 것에 불과할 따름으로 사람답게만 살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13플로딘(한화 약 4,160원)짜리 빈민 묘지에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버렸고, 그저 그림만 남아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우리의 비어있는 가슴을 응시하고 있다. 코끼리만한 몸매에 빈대만도 못한 영혼을 소유하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에게조차 분노는 커녕 애정을 느꼈던 사람, 돈보다는 명예를, 명예보다는 자유를 원했던 그는 당시 우주의 중심이라 여겼던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회화의 모든 것을 그리고 있었다. 신의 영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거짓 영광에 따른 불완전함을 비추는 거울을 찾아내 살아있는 사람이 숨을 쉬듯 그냥 그렇게 아무런 꾸밈없이 비추어 냈다. 그는 방앗간 집의 여덟 번째 아들로 태어나 높고 작은 창문을 통하여, 돌아가는 풍차의 날개를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빛, 마치 여명의 등대처럼 깜박이는 빛 속에서 그 빛과 어둠이 주는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조화를 바라보며 자랐다. 그래서 그는 어둠 속에서도 큰 빛을 보는 눈이 생겼을 것이고 그 어둠은 자신을 응시하는 습관을 익혔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토록 많은 자화상을 그릴 수 있는 터전이 생겼나 보다. 자화상은 자기 내면에 초점을 맞춘 자신 내면의 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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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7:20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전라북도 법정 문화도시

현재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매년 법정 문화도시를 지정하여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국가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에 따르는 예산은 5년간 200억이며 상당한 규모의 지원이다. 2019년 제1차 법정 문화도시에는 10개 예비도시 중 부천시, 원주시, 청주시, 천안시, 포항시,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의 7개 도시가 선정되었다. 이들 도시는 각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과 시민과의 교류 등 특화된 주제를 갖고 향후 10년간 문화도시 로드맵을 작성하였고 1년간 예비도시사업을 거친 후 채택된 법정 문화도시이다. 이러한 2019년 해당 도시를 살펴보면 경기도 1곳, 강원도 1곳, 충청도 2곳, 경상도 2곳, 제주도 1곳으로 서울, 전라도를 제외하고 각 지역의 문화가 고루 조성되어 있다. 2020년에 선정된 법정 문화도시 5곳은 인천시 부평구, 춘천시, 강릉시, 전북 완주군, 김해시로 다시 지역으로 살펴보면 인천광역시 1곳, 강원도 2곳, 경상도 1곳. 전라도가 1곳이다. 선정된 지역의 특별함을 논하자면 각 생활 문화권의 역할 조명 그리고 추구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의 특별하고도 대표적인 콘텐츠 대변 등 지역 문화에 대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판단된다. 그것은 또한 문화 범주를 지역주민의 관심사로 이끌어 장시간 의견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여 나온 문화 거버넌스의 결과물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선정된 12곳의 문화도시 중 음악으로 주요 사업을 진행하여 성공한 사례는 인천 부평구가 유일하다. 진정 문화 속 음악이 차지하는 존엄의 가치는 크다. 부평구는 625 이후 미군 부대가 주둔하던 미군 클럽을 중심으로 대중음악의 활동 거점이었으며 1970년대 민중가요의 중심 콘텐츠로 지역 역사와 음악 자산을 시민문화와 연결하여 뜻깊은 현장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자산은 그렇게 생산되어 빛을 발했다. 올해 제3차 예비 문화도시에는 전국 각지의 여러 시군 중 선별된 16곳의 후보 진이 선정되어있다. 우리 지역인 전라북도에는 고창군과 익산시가 예비도시로 선정되어 다양하고 특별한 전통문화가 존재했던 전라북도의 역사를 빛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는 생활 속 전통문화가 자원이 아닌 자생적 환경으로 역사를 이루고 있으며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보유 자체가 브랜드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결정될 문화도시 중 우리 전라북도 거점의 후보 역사 문화도시 치유 문화도시 고창 그리고 역사로 多이로운 문화도시 익산이 가장 한국적 고유한 기반을 바탕으로 준비한 전통문화의 대표적 법정 문화도시가 되기를 소원하며, 지난 2019년, 2020년 결과를 바탕으로 면밀히 준비하여 창조된 특별함이 아닌 내재한 전라북도 삶의 문화유산으로 의지와 뜻을 함께 이어가기를 전라북도민과 함께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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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19

[리뷰]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위해 함께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0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개막 공연을 선보였다. 2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 20주년 특집 [개막공연] RE:Origin이 그 주인공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무대를 빛낸 예술인부터 축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평론가, 그동안 축제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저마다 축제와 얽힌 사연을 안고 20여 명의 패널이 자리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보따리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2001년 제1회 전주세계소리축제 첫 개막식 무대를 연 김일구 명창이 이번에 개막식 무대를 열었다. 고수 이상호 씨와 호흡을 맞춰 시대 속에서 울고 웃던 소리꾼의 세월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무대가 끝나고 2015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소리 빅 파티>에 올랐던 조소녀 씨가 자리해 소리꾼들 영광의 무대 소리 축제를 주제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 하나에 토크 하나,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구성이다. 깊고 구성진 목소리가 돋보이는 왕기석 명창은 판소리 사철가의 무정하게 가버린 청춘을 아쉬워하는 대목을 선보였다. 시민들의 마음마저 절절하게 만들었다. 무대를 마치고 왕기석 명창과 전주세계소리축제 김한 조직위원장이 시민들과 마주했다. 왕기석 명창은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흥과 삶의 이야기로 시작해 예술로 발전했다. 전통예술인 판소리는 고향이 아닐까 싶다며 늘 돌아가고 싶고 그리워지는 곳이다. 저희는 그 고향의 꽃을 찾아가는 나비다고 말했다. 이어진 무대는 매혹적인 하모니가 매력적인 방수미박애리정상희 씨가 아리랑의 멋을 풀어놓았다. 풍성한 선율 위에 아름답게 올라간 한국 최고 판소리 소리꾼 3인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온몸에 전율이 흐르게 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 씨, 한국무용 명인 장인숙 씨, 대금 이향윤 씨, 타악 조상훈 씨가 도전의 이름 소리 축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씨, 가야금 연주자 조세린 씨도 자리해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감탄을 자아내는 김세미 명창은 수궁가 호랑이와 별주부 만나는 대목을 선보였다. 2014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청 alive>에서 아이돌 의상을 입고 안무를 선보인 정보권이정인 씨가 자리했다. 2019 소리 프론티어 수상자 박동석 씨, 국악 평론가 윤중강 씨, 음악 여행작가 신경아 씨가 전통의 확장성, 월드뮤직 지향에 대하여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재치있게 풀어나갔다. 이어진 정보권이정인 씨가 이끌어가는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는 이중창 같은 남녀 소리꾼의 판소리가 발레 음악을 닮은 장단 위에 더해졌다. 우아하면서도 거침없는 몸짓의 마리암스 발레단이 무대 위를 장악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사진으로 기록해 온 사진작가 곽풍영 씨, 촉망받는 미래 명창이자 꼬마 관객 정이안 씨, 어린이들을 위한 판소리 스토리박스를 기획 운영한 박진희 씨, 전주세계소리축제 자원봉사자 소리 천사 주영광 씨가 솔직담백한 생각을 전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하면 소리 천사, 소리 천사 하면 전주세계소리축제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해외 음악가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는 축제로 자리 잡은 전주세계소리축제에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 외국인 샤샤리알타찰리故차우마커 씨가 왜 소리 축제가 특별한가?를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담은 영상을 보냈다. 월드뮤직 저널리스트 찰리 씨는 상상해 보라. 이 세상에 똑같은 소리, 똑같은 음악만 존재하면 얼마나 지루하겠나라고 전했다. 현재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위치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 소리꾼 김선웅김선재김지율이지우정이안조효린 어린이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전북어린이예술단 교향악단, 국악관현악단 15인이 함께하여 수궁가의 호랑이 내려오는 대목을 클래식, 국악, 판소리 분야에서 노는 어린이 연주자들이 재해석했다. 어린이 소리꾼의 매력에 빠진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막이 내려가고 시민들은 온 힘을 다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쉽게도 객석의 30%밖에 수용하지 못했다.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대면으로 진행된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시민들은 반가운지 웃음이 가득했다. 북적거리는 축제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두근거렸다. 스무 살이 된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막 공연을 통해 소리로 이어진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소리로 이어나갈 시간을 기대해 보는 계기가 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고 그 위를 환하게 장식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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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9 18:02

국립무형유산원 10월 8일~10일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오는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이번 축제는 한국문화의 원형을 우리 민족의 흥과 정신, 예술혼이 담긴 무형문화유산으로 정의하고 오리지널 케이컬쳐 이야기 OK, 무형유산을 주제로 진행한다. 8일 오후 3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개막 공연 名作(명품), 탄생의 과정을 마주하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오늘의 무형유산, 내일의 K-Culture(케이컬쳐)를 주제로 다양한 축하 공연을 선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교육사 작품 95종 180점을 볼 수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도 열린다. 1973년부터 시작한 이 전시는 △가치가 빚어내는 기량의 온기 △소리를 품은 전통의 온기 △전통을 잇고 세상을 품은 조형의 온기 세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판소리, 농악 등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획 공연도 다양하다. 행사기간 동안 △판소리, 남사당놀이, 줄타기, 농악의 합동공연인 수직상체일기△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 판굿 무형유산 굿으로 통(通)하다△판소리 5마당 오,케이 판소리△농악, 팔도민요 등 전통연희를 현장 상황에 맞게 구성한 춤추는 바람꽃△인간문화재와 제자들의 무대 △전통을 현대예술로 이어가는 젊은 예술인들의 공연 굿GOOD보러가자등 색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합동공개행사 시연도 진행한다. △궁시장 박호준 △소목장 박명배 △두석장 박문열 △탕건장 김혜정 △침선장 구혜자 △옹기장 김일만, △목조각장 전기만 등 7명의 보유자가 선보이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만날 수 있다. 무형문화재 기예능 체험 3일간 인간문화재 창의공방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옹기소품(밥그릇) △접선(부채 종이접기) △소목(오동나무 상자) △누비(쁘띠 목도리) 제작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업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합동공개 시연, 대학생 청춘숙수 김치 나눔 등 이색적인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축제는 한-벨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 생중계와 체험프로그램에서 영어뿐 아니라 불어 해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벨기에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재단과 협력해 무형문화재 기예능 분야를 체험하는 무형문화재 주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요 행사는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하며, 전시는 17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전시, 체험 등은 오는 30일 2021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공식 누리집을 통해 사전에 예약한 후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 19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운영해서다. 자세한 사항은 사무국 또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한편 이 축제는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주관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9.28 17:1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분구묘의 여명 (익산 율촌리 유적)

1997년 봄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연구실에서 잠깐 쉬고 있던 중, 익산지역 정밀지표조사를 나갔던 연구원으로부터 교수님 예비군 참호 내에서 옹관이 노출되어 있고, 그 안에 토기가 한 점 놓여 있어요, 옹관묘 아닐까요? 전화기 너머 다소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난 일상적으로 수고했네, 근데 그곳이 어딘가? 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황등 율촌리라는 곳입니다. 분구는 삭평된 채 주구만 남아 있기 때문에 주구묘라고 불렸던 익산 율촌리 분구묘 발견 당시의 상황으로, 마한 분구묘의 원형을 알게 해 준 순간이었다. 현장을 방문해서 더욱 놀랐던 것은 아주 낮은 구릉을 엄폐물로 이용하여 예비군 참호를 설치했는데, 이 낮은 구릉 위에 볼록볼록하게 일렬을 이루고 있는 지형은 고분의 분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분구묘에 대한 인식 없이는 육안으로 분별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높이가 1m 정도도 되지 않는 5기의 낮은 분구가 능선을 따라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2차에 걸쳐 분구묘 4기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각각 분묘들이 품고 있는 속성에서 마한 분구묘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1호분의 분구는 남북 11m, 동서 7.8m로서 남북 방향으로 약간 긴 편이며, 높이는 75cm로 계측되었다. 분구의 성토는 7개 층으로 구분되며 분구 끝자락에서 주구가 확인됨으로써, 분구의 축조는 확인되었지만 묘의 중심시설인 매장주체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양상은 분구를 먼저 쌓고 나중에 매장부를 시설하는 소위 선분구 후매장 의 분구묘 축조 방식이라는 매우 중요한 단서를 확인하게 되었다. 2호분과 3호분은 평면형태가 방형에 가까우며, 분구는 50~100cm에 불과하다. 내부에서 옹관과 선행 유구인 청동기시대의 석관이 노출되었다. 특히 2호분에서는 청동기 시대 석관의 석재를 이용하여 옹관을 둘러싸 보호하기 위한 흔적도 확인되었다. 5호분은 동서 15m, 남북 18.5m, 높이 1m 정도의 분구가 계측되었다. 분구 및 주구 내에서 대형 합구옹관 1기와 소형 옹관 2기, 그리고 청동기시대 석관 4기와 옹관 1기가 확인되었다. 대형 옹관은 두 개의 옹을 횡치하여 아가리를 맞댄 합구식으로 그 중 한 점은 민묘 축조과정에서 심하게 파괴된 채로 노출되었다. 옹관의 규모는 합구상태로 198cm이다. 북옹이 100cm, 남옹이 98cm로 계측되며, 옹의 두께는 무려 2~3cm나 된다. 아가리는 매우 넓은 편이며 어깨에는 거치문(鋸齒文)이 새겨져 있어 영산강유역에서 출토되는 것들과 통하고 있다. 율촌리 분구묘의 대형 옹관은 영산강유역에서 소위 선황리식으로 불리는 마한의 이른 시기에 사용된 대형옹관과 동일한 형태로서 율촌리 분구묘의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마한 성립지로 알려진 익산지역의 낮은 분구묘 내에서 대형 옹관의 출토는 율촌리 분구묘가 호남지역 대형 분구묘의 조형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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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8 17:16

[전주세계소리축제 D-1 미리보는 행사] 스무살 된 소리축제, 새로운 미래 위한 고민 담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다. 올해 소리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축제로 전환됐던 지난해와 달리 대면으로 진행한다. 축제는 5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40여 회 공연이 치러진다. 다만 코로나19확산을 우려해 객석은 30%만 열고 운영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만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도 담아낸다. 특히 소리프론티어의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형 월드뮤직팀을 발굴하고 해외진출을 모색해 온 소리프론티어는 시즌2라는 이름으로 판소리를 확장한 장르의 변화를 실험한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주목할 만한 공연 프로그램과 관람 포인트를 짚어보자.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는 개막공연은 축제와 얽힌 다양한 사연을 품은 20여 명의 패널들이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소리축제의 무대를 다채롭게 빛내준 예술인들과 축제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가진 평론가, 축제를 만들어 온 사람들, 그리고 무조건 소리축제를 외치는 찐 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무대에서 토크콘서트를 선보인다. 예술인들은 소리축제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 왔으며, 평론가들은 축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축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실어 놓았는지, 내밀하고도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판소리의 면면을 만나볼 수 있다. 세 명의 중견 여성 명창(방수미, 박애리, 정상희)이 펼쳐내는 춘향가, 새로운 소리의 길을 여는 젊은 남성 소리꾼 3인(김준수, 유태평양, 정보권)이 선보이는 흥보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송재영, 장문희의 심청가, 3시간 넘는 완창 무대를 선보일 김세미 명창의 수궁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0월 2일에는 올해 주목할 만한 젊은 소리꾼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바로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이다. 이 무대에서는 소리축제가 공모를 통해 선발한 4인(박자희김주리김정훈한아름)이 개성있는 판소리 눈대목을 선보인다. 올해는 판소리에 대한 관객들의 충분한 이해를 더할 수 있도록 해설을 가미해 운영한다. 경선방식으로 진행됐던 시즌 1과 달리 시즌 2에서는 판소리 중심의 창작작품을 선보인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판소리공장 바닥소리가 TALE, 소리극단 도채비 풍각쟁이, 플레이위드 햄릿 혼잣말, 민속악회 맴돌 심청:꽃을 든 여인, 한사코 여기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갑니다, 비로소 판소리 이름, 휠러스가 놀부 FLEX를 공연한다. 무대에서는 판소리가 가진 다양한 요소들이 각각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과 모던테이블은 격조있는 몸짓과 열정적인 춤의 세계로 안내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HIP合은 전국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안무가들이 의기투합한 무대다. 현대무용과 스트리트댄스,국악을 접목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던테이블은 해외에서 인정받은 컨템퍼러리 작품인 다크니스 품바를 무대에 올리는데, 한국인의 한(恨)을 전통소리 품바의 선율에 실어 한바탕 신명의 몸짓으로 재해석했다. 축제 마지막날은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온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축제에서 유일한 해외공연팀인 아스트로 피아졸라 퀸텟은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의 음악세계를 잇는 유일한 앙상블로 인정받고 있는 연주팀이다. 축제에서는 아쟁 김영길 명인과 합동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미는 폐막공연 을 통해 마무리된다. 국악, 재즈, 클래식 등 여러 장르 음악 단체와 전통, 현대, 비보잉 등 지역 무용인들이 연합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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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9.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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