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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노을을 보면 문밖을 나서지 말라 했지요. 그러나 사람의 하루가 그리 한가하던가요? 하루쯤 문밖출입 안 해도 되던가요? 잘 다녀오겠노라, 어제와 같은 인사를 뒤로 길 나섭니다. 옛말 그르지 않은 법, 아침나절 내내 마파람이 붑니다. 비라도 묻어오면 어쩌나, 어찌어찌 피합니다. 바람에 묻어온 모래알이 자꾸 씹힙니다. 바람 앞에 생각이 다 다른 듯합니다. 엎드려 피하든, 맞서서 맞든, 각자도생이 답인가 봅니다. 그래요, 언제부턴가 아메리카노지요. 자꾸만 쓰디쓴 커피를 마셔 대니 사람도, 생각도 미국식이 되어갑니다. 오후 나절이 길고 멉니다. 퇴근길 한잔은 이미 옛일이 되었고요. 어스름 녘, 집으로 돌아가던 걸음 세웁니다. 무언가 뭉클 치고 올라옵니다. 저녁노을을 보면 천 리라도 가라 했지요. 그래요, 노을이 저리 붉으니 내일은 더 멀어도 좋겠습니다. 애쓰셨네! 하늘도 빨간 펜으로 느낌표를 써줍니다. 올감자를 캐어 지고 오는 사람은/ 서쪽 하늘을 자주 보면서 바쁜 걸음을 친다(한용운 <산촌의 여름 저녁>) 했지요.
속보=원광대학교가 음악과 폐과를 추진 중인 가운데 재학생 및 동문들이 폐과를 반대하는 항의 시위로 콘서트를 개최해 이목을 끌었다. 16일 오전 9시 원광대학교 본부 앞. 국악과의 대취타 행렬에 맞춰 대학본부에 도착한 150여명의 학생 및 동문들은 비장한 마음을 담은 공연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사물놀이 패의 공연을 시작으로, 관혁악단의 고향의 봄, 아름다운 나라 등의 곡을 연주하며 음악과 폐과를 추진 중인 대학 측을 겨냥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시위 콘서트를 통해 50년 전통의 음악과가 있었기에 이런 공연을 할 수 있고, 시립음악단원들도 함께하며 원광대 음악과를 졸업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이은선 원광대학교 음악과 폐과 비상대책위원은 대학 측에 우리가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공연이라며 음악과를 폐과할 경우 이러한 공연도 앞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원광대 음악과는 지난 3월11일 동문과 재학생, 학부모, 일부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폐과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배병연)를 결성한 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대학 기획처가 비상식적이고 자의적인 행정으로 50년 전통의 음악학과를 없애려 한다면서 폐과를 강행할 경우 단순히 음악과 구성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불교와 익산 예술 전체를 말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병연 위원장은 취업을 학과 평가의 잣대로 들이밀 경우 직장의 폭이 학교 교사와 시립이나 도립, 국립 예술단 등에 국한된 음악학과는 절대 상위에 들 수 없다면서 더구나 원광대는 원불교 종단의 학교인 만큼 종교음악에 대한 연구와 연주가 병행되는 점을 간과하고 있고 익산지역 유일의 음악학과라는 점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윤지영 음악과 학회장은 졸업 선배님과 학부모, 교수님들과 폐과 반대 투쟁을 함께 하면서 학생들도 SNS와 인터넷을 통해 부당한 학과 폐지 사실을 알리고 반대서명을 받아 대학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만약 대학이 폐과 추진을 강행할 경우 학교 바깥으로 나서 시민들에게 부당함을 알리고 교육부를 방문해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경최정규 기자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직무대리 곽승기, 이하 재단)은 2020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신청권자를 대상으로 민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7건이 접수됐다고 16일 밝혔다. 재단은 지난달 28일 2020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이달 13일까지 전자우편을 통해 민원을 접수했다. 신청권자는 개인단체 등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신청인. 올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은 문화예술창작지원, 문화예술기반구축지원, 청년예술창작지원 총 3개 지원 분야로 나눠 문학미술공예사진서예음악무용연극전통다원 등 10개 장르에서 총 768건이 접수됐고, 심사를 거쳐 382건이 선정됐다. 선정 결과에 따르면 잠재적 민원 신청권자인 사업 탈락자는 382명(개인단체)에 이르지만, 실제로 재단에 민원을 제기한 신청인은 7명(신청률 1.8%)에 그쳤다. 재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7건 중 대부분은 미 선정에 대한 재고 의견이었고, 심의위원 구성 방법과 제척 사유를 묻거나, 평가를 개선하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민원 접수 사례가 적은 것과 관련 재단 관계자는 올해부터 모든 사업 신청자에게 청렴서약서를 받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위해 노력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제기된 민원에 대해서는 도내외 문화예술 전문가로 구성된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민원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인에게 답변하는 한편 향후 개선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민원이 적다고 선정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심사위원 구성이 제대로 돼야 한다.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는 재단이 신청기준을 촘촘하게 세워 제시하고, 이 기준에 따라 충실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단은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에 이어 문예진흥사업 2차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7개 사업 20억 규모이며, 오는 24일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접수하고 있다. 심사는 4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문예진흥사업 2차 공모의 경우, 분야별 심의평가위원을 공개 추천받아 심사위원 풀을 구축한 상태라며, 공모사업 선정 절차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저작권에 특화된 전자 법의학(디지털포렌식) 기술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저작권 특화 디지털포렌식 대학원 석사 과정 운영을 지원한다. 전자 법의학(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 문체부는 공모를 통해 양성 과정을 운영할 시범 대학(원) 1곳을 선정하며, 선정된 대학(원)은 기반시설 구축과 교과과정 구성 등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0년 후기(9월)부터 석사급 인재 15명 이상을 양성하게 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사업은 온라인 저작권 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시범 성과를 평가해 인재 양성 사업을 계속 확대시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 관심 있는 국내 대학(원)은 4월 16일까지 공모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4일 오후 서울 한국저작권보호원 종합상황실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저작권보호원 홈페이지(www.kcop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02-3153-2739.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일찍이 득도하여 전북지역에 선풍(禪風)을 일으켰던 해안(海眼) 스님의 경우를 보자. 1901년 부안 격포에서 태어난 그는 18세 되던 해 백양사에서 학인 신분으로 7일간의 용맹정진에 들어가게 된다. 조실의 학명 스님으로부터 은산철벽(銀山鐵壁) 화두를 받았는데, 그 뜻은, 사람이 여행 중에 갑자기 뒤에서 맹수가 나를 잡아먹으려 달려오므로 피신을 하는데 왼편도 오른 편도 새파란 강이고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으며 앞에는 은산철벽이 가로 막고 있어서 뚫고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아침마다 조실 스님을 만나 문답을 하는데, 화두를 뚫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나흘째 되던 날 역시 조실 스님으로부터 은산철벽을 뚫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대답을 못해 하염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으니, 조실 스님이 저 방에 가서 걸레를 가져오라.고 하여 숨통이 트이는 듯 얼른 걸레를 가져다 드리자, 묵묵히 계시더니 곧 걸레를 도로 갖다 두라.고 하신다. 그제야 무슨 일인가 생각하며 걸레를 갖다 두고 막 앉는 찰나, 벽력같은 큰 소리로 나가! 하시는 게 아닌가. 혼비백산하여 나가서 멍하니 서있으려니 방안에서 다시 봉수야!(해안 스님 속명)하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고맙고 반가워 문고리를 잡아당기는데 이미 방문은 꼭 잠겨 있었다. 부끄럽고 분한 생각이 치밀어 한없이 서서 울다가 선방에 돌아가 용맹정진 끝에 드디어 화두를 뚫게 된다. 그때의 오도송이 이렇게 전한다. 목탁소리 종소리 죽비소리에/ 봉새가 은산철벽 밖으로 날았네/ 사람들이 나에게 기쁜 소식을 묻는다면/ 회승당 안에 만발 공양이라 하리라(鐸鳴鐘落又竹篦 鳳飛銀山鐵壁外 若人問我喜消息 會僧堂裡滿鉢供). 1974년 열반을 앞두고 세상과의 인연을 마무리 짓고자 제자들을 만났다. 특히 청산거사에게 당부하기를, 죽은 뒤 사리는 찾지도 말고 비 같은 것은 세울 생각을 말아라.고 하였다. 이에 제자들의 도리도 있으니 비는 세워질 것이라고 하자 굳이 세우려거든 범부해안지비(凡夫海眼之碑)라고 쓰고, 뒷면에는 생사어시 시무생사(生死於是 是無生死)라고만 써라.고 하였다. 제자 일지가 복받치는 울음을 터뜨리자 울지 마라. 모두가 이렇게 가고 이렇게 오는 것이다.고 했다 한다. 깨달음은 착각이라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허무하기 짝이 없는 삶을 위대하게, 태양처럼 빛나게 하는 힘을 준다. 생사를 넘어 은산철벽을 넘을 수 있는 힘이 거기 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직무대리 곽승기, 이하 재단)이 문화예술분야 코로나19 관련 피해 사례를 18일까지 접수한다. 재단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장기화로 인해 각종 공연전시교육 등이 취소됨에 따라 지역 문화예술 분야의 피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전북지역 예술인단체 및 문화시설공간의 피해사례를 접수, 파악 분석해 향후 대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피해 사례 접수방법은 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에 공지된 실태조사 링크를 클릭해 응답하면 된다. 문의는 재단 정책기획팀 063-230-7420, 7422.
전주지역 국악단체 국악&홀릭 컴퍼니(대표 정경아)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나는 예술여행 공모사업에 3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국악&홀릭 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선정을 통해 전통예술 프로그램을 최대 20회 매칭할 수 있으며, 1회당 예산 500만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악기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소리체험을 제공하고 행운과 복을 전해주는 비나리, 트로트를 접목한 국악공연으로 예술여행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프로그램명은 힐링! 캠프 국악소리여행에 스며들다!로 정했으며 기억과 순환을 키워드로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역동적인 국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경아 국악&홀릭 컴퍼니 대표는 고향인 전주에서 국악단체를 창단하고,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국악소리여행을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연주자들이 느끼는 기쁨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2020년 신나는 예술여행에 국악&홀릭 컴퍼니만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아내겠다고 전했다.
전주문화재단이 문화콘텐츠 창의뱅크 공모 사업인 우리동네 이야기로 문화콘텐츠 만들기 시즌 2를 진행한다. 문화콘텐츠 창의뱅크는 마을의 문화자원과 이야기를 소재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분 분야는 마을 이야기를 소재로 한 마을 축제, 마을 방송 등 기획형 아이디어를 비롯해 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 쉼터, 마을 영상 등 제작형 아이디어까지 장르에 제한 없이 가능하다. 신청 자격은 전주 시민과 전주 소재 대학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장애인 및 만 65세 이상 고령 참가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번 공모사업은 1차 서류심사와 공개면접을 통해 5개팀 내외의 아이디어를 선정해 4개월간 참여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지원금이 주어진다. 접수는 전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jjcf.or.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 한 후, 16일부터 4월 16일까지 방문 또는 전자우편(jjcf_run@naver.com)을 가능하다.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정책기획팀 063-283-9226.
어디 가서 여그 산다고 말 못혀. 전주 서노송동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에 사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이렇게 말했다. 누가 어디 사세요? 물으면 거의 전고 근처요 했다. 발 딛고 사는 동네지만 끝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곳, 대안과 답지가 절실한 곳이었다. 그런 선미촌에 전에 없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약 5년 전 전주시가 선미촌을 폭압적으로 없애지 않고 서서히 예술촌으로 전환하겠다는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부터다. 처음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 필요충분한 일임에도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는 시작에는 늘 반발과 의심이 뒤따랐다. 그렇게 시작한 지 5년이 가까워온 지금, 예술가들은 꾸준히 선미촌을 오갔고, 이제야 하나 둘 머물기 시작했다. 시작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지속하는 힘이 더 필요한 지금 여기. 선미촌에 또 다른 공존의 삶을 모색하는 시즌2의 물결이 흐르려 한다. 최근 선미촌에서 열린 제1회 전주독립예술제가 이 흐름에 새로운 물줄기가 될 수 있을까. 전주독립예술제는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과 동네주민들이 선미촌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작품을 선보인 예술 축제다. 예술촌 전환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를 예술가와 주민들의 시선과 창작물로 답지를 찾아보는 일이자, 이곳이 예술촌을 넘어 독립예술지구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스며들게 할 일종의 리트머스로 느껴졌다. 이번 예술제는 크게 독립 사회참여 실험 로 세 갈래로 나뉘었다. 독립 섹션은 국내외 6명의 미술 작가들의 개인전으로 예술제의 주제를 담당했고, 또 한쪽에선 사회참여 예술의 방식으로 다양한 장르 예술가(미술문학음악디자인)와 동네주민들이 한 팀을 이뤄 만든 공동작품이 전시됐다. 이와 함께 실험 없는 예술은 없다라는 가치로 펼친 20대 젊은 미술가들의 실험 공간 작업물도 당당했다. 모두 선미촌에 가능한 길게 머물며 감지한 것들을 저마다의 작품으로 날카롭게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거리는 한산했지만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온 사람들이 선미촌을 구석구석 돌며 전시를 탐색했다. 전시장이 무려 10곳이라 보고 나오는 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군다나 네모난 공간에 흰 벽이 둘러싸여 있는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 전시장이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는 데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했다.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 빈 성매매업소, 마트 옆 어둑한 지하실, 목재로 만든 조립식 육각구조물과 사무실로 쓰이던 컨테이너 박스, 오래된 간판집 앞 도로 등 거의 날것의 공간에 창작물들이 펼쳐졌다. 공간과 작품의 기묘한 상생, 공간이 마치 작품 같고 작품이 마치 공간의 일부가 된 조화가 좋았다. 예술제의 주제는 다소 생소한 Second wind(두 번째 숨결)였다. 온몸을 쓰는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나면 괴로운 시간이 찾아온다. 이것을 죽은 점, 즉 사점(死點dead point)이라 하는데 힘들지만 이를 견뎌내면 더 단단해진 몸을 느낄 수 있다. 이같은 극복과 변화의 시기를 일컬어 세컨드 윈드라 부른다. 선미촌이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 얽히고설킨 관계들, 이곳에 사는 주민들과 이곳에 머무는 예술가들의 입장과 면면을 모두 담아보려 노력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호출 받은 예술가들이 모여 선미촌을 생각한다. 주민들과 함께 마주보며 다양한 언어로 대안을 찾아간다. 좁은 동네에서 드넓은 사유를 드러낸다. 예술 같은 소리하고 있네 예술가도 없는데 무슨 예술? 예술가도 안 사는데 무슨 예술촌? 옆 동네에 예술촌 있는데 또 예술촌? 선미촌과 예술촌이 나란한 말로 섰을 때, 매일같이 듣던 질문들을 기억한다. 이제 이 질문들은 전주독립예술제를 통해 두 번째 해답을 기다리고 있다. 너희가 너무 잘 되지 않고 지금처럼만 잘 됐으면 좋겠어. 우리가 더 이상 다른 곳으로 쫓겨나지 않을 정도로만. (최은우 작가와 김오순 주민, 지금처럼만 중에서) 선미촌에 터를 잡고 무던히 살아가던 어느 주민의 이야기가 단순한 넋두리가 아닌 진지한 화두로 올라서야할 때라는 것도 전주독립예술제에서 다시 확인한다. 그리하여 예술제를 통해 짚어본 선미촌 이야기는 단 1회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올해는 좋지 않은 시국으로 홍보도 크게 하지 못했고, 주목도 널리 받지 못한 신생 예술제지만 어렵게 모인 힘들이 모여 시작한 만큼 꾸준히 지속되길 바라본다. /임주아(시인물결서사 대표)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은 오는 16일부터 코로나19와 관련한 온라인 디지털 정보자원을 수집해 기록으로 남기는 웹 아카이브를 운영한다. 관련 웹정보자원은 오아시스(www.oasis.go.kr)의 재난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아시스(OASIS, Online Archiving & Searching Internet Sources)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 2004년부터 온라인 디지털 정보자원을 수집보존해온 사업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로나19의 발생부터 감염 확산과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 의학과학사회경제적 양상을 다룬 정부기관 및 관련 기관단체의 웹문서, 동영상, 이미지 등을 수집했다. 이와 더불어 국립중앙도서관은 45개국 57개 기관이 활동하는 국제 인터넷 웹자원 보존 협의체 국제인터넷보존컨소시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가별 웹아카이브 컬렉션 구축 협력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IIPC의 동참 요청으로 오아시스 재난아카이브에 구축될 코로나 감염 확산과 대응에 관한 대한민국 도메인상의 웹사이트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오아시스 재난 아카이브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인 감염병의 출현, 확산 및 소멸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포함해 국가적인 재난에 관한 인터넷상의 기록을 수집보존할 계획이라며 이 기록은 각종 재난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책 및 연구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직무대리 곽승기, 이하 재단)은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이어 2020년 문예진흥사업 2차 공모를 시작했다. 지원 규모는 총 20억 5600만 원이며, 지원 분야는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 △무대공연작품제작 지원 △국제문화예술교류지원 △창작공간(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 △소극장(소공연장) 지원 △민간문화시설 기획프로그램 지원 △우리가락 우리마당 지원으로 총 7개 사업이다. 먼저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은 공연장과 공연예술단체 간 상생협력을 통해 공연장의 운영 활성화와 공연단체의 예술적 창작역량 강화하는 사업이다. 지원금은 5억 7600만 원이며 단체별 최소 6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을 지원한다. 도내 공연예술 단체는 지역의 공연장과 협약을 체결해 지원하면 된다. 무대공연작품제작 지원은 전북 창작초연작품 중 우수공연을 발굴육성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단체는 하반기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페스티벌 형식으로 통합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원금은 4억 4000만 원이며 단체별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4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국제문화예술교류지원은 잠재력 있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해외 교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대외 경쟁력과 역량을 키우는 사업이다. 올해부터는 기존 시각예술분야 뿐만 아니라 공연예술분야까지 확대해 다양한 장르의 폭넓은 국제 문화예술 교류 활동을 지원한다. 총 지원금은 2억 9000만 원이며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해외 예술단체를 국내로 초청하거나 도내 예술인이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창작공간(레지던시) 활성화 지원은 지역 예술인에게 입주형 창작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예술인의 창작환경을 조성하고, 창작공간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도내 창작공간 운영시설을 갖추고 있는 단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경비를 지원하게 된다. 지원금은 2억 5000만 원이며 6개소 내외를 선정해 최소 3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한다. 소극장(소공연장) 지원은 도내 민간 소극장(소공연장) 지원을 통해 창작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의 공연예술을 활성화하는 사업으로, 총 지원금은 2억 4000만 원이다. 최소 3000만 원에서 최대 6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민간문화시설 기획프로그램 지원은 생활 속 문화예술 확산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도내 등록을 완료한 민간 문화시설(등록된 공연장미술관박물관문학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된다. 총 지원금은 1억 원이며 6개소 내외를 선정해 10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우리가락 우리마당 야외상설공연 지원은 전통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야외상설공연을 기획운영할 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1개 단체를 선정해 1억 60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모든 사업은 24일까지며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http://www.ncas.or.kr)을 통해 접수가 가능하다. 우편 및 직접 방문접수는 불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재단 문예진흥팀(063-230-7431~3).
전주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을 운영하는 대장경문화학교의 여행하는 조선책방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0 신나는 예술여행 시각순회부문에 선정됐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문화복지 프로그램으로 예술단체가 지역 곳곳에 직접 찾아가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 여행하는 조선 책방은 목판, 옛 책 등 작품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전시, 전통 판각 시연, 타악, 핸드팬 등 두드림으로 완성되는 콜라보레이션 공연, 목판을 새기는 각수(刻手)의 강연,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의 토크쇼, 책 관련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안준영 관장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수많은 만남과 이야기들이 있다며 여행하는 조선 책방을 통해 함께 참여하고 호흡하며 기록문화유산인 완판본의 가치와 의미를 알릴 수 있는 신나는 예술여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칩(驚蟄)이 지났습니다. 삼천, 징검돌을 빠져나가는 물소리가 사뭇 소란합니다. 냇가 왕버들에도 슬며시 연초록이 묻어있고요. 멀리 흐릿하던 모악산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아버지 옛 말씀처럼 담배 한 대 참이면 가닿을 성싶네요. 중인리 논둑길을 걷습니다. 나물 캐는 이들이 여럿입니다. 저녁 식탁엔 상큼한 봄 내음 넘치겠지요. 미나리꽝 못미처 개울을 건넙니다. 밥풀떼기만 한 봄까치꽃이 한창이네요. 짝짓는 개구리도 보이고요. 두어 배미 건너 보리밭도 푸름입니다. 종다리는 아직이지만, 작년 보리피리 소리 귓전을 맴돕니다. 봄 춘(春) 자는 풀 초(艸) 밑에 싹 나올 둔(芚)을 놓고 해 일(日)을 받친 글자입니다. 봄이 오니 햇볕이 따뜻해져 초목에 싹이 움트는 것이지요. 꽃을 피우고 알을 품는 것이지요. 조붓한 논둑길을 봄 봄 갑니다. 움트는 버들 사이로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두꺼운 외투는 못 벗었지만 걸음 한결 가볍습니다. 봄은 볼 게 많아서 봄/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봄(박노해, <내 인생의 모든 계절>) 이라지요.
대학이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를 키우고 지원해주지 못한다면, 지역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입니다. 원광대학교가 음악과 폐과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사실상 전통기초 예술계통 학과들이 모두 폐과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광대 음악과는 최근 학교 측으로부터 폐과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5일부터 대학본부 앞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원광대 관계자는 몇 년 전 취업률, 중도탈락률, 신입생모집 인원 등 학과평가가 일정점수 미만을 연속을 받을 때는 폐과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이 생겼다면서 음악과는 학과평가에 10% 미만의 점수를 받아 폐과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광대의 폐과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교육부로부터 재정지원제한 대상에 선정된 후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한국문화학과를 비롯해 도예전공, 환경조각전공, 서양화전공, 한국화전공, 정치외교학전공, 국악전공, 무용학전공, 독일문화 언어전공, 프랑스문화 언어전공, 철학과 등 11개 학과 폐지가 논의됐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 끝에 음악과와 국악과를 통합하고, 미술대학의 도예전공, 환경조각전공, 서양화전공, 한국화 전공 등도 미술과로 통폐합을 결정했다. 무용학전공을 스포츠과학부로 편입키면서 무용학전공은 사실상 폐과됐다. 원광대는 2014년에 서예학과도 폐지를 단행하면서 당시 구성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역 대학에서의 순수예술학문 축소 현상과 예술계 학과 폐지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2014년 군산대학교는 신입생 입학 두 달 만에 예술대학 세라믹콘텐츠디자인학과를 폐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학생학부모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학교 측은 대학 역량 강화를 위해 정원의 10%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교육부에 제출했고, 입학 정원이 15명인 세라믹콘텐츠디자인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폐과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2017년에는 학과통폐합을 반대하는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며, 소속 학과의 존재여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수업을 받는 것은 엄청난 불안감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하면서 순수예술학과 존폐 문제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올랐다. 임실에 본교를 둔 예원예술대학교는 2017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무용학과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재학생들은 입학인원 미달과 낮은 취업률을 이유로 무용학과를 폐지한다면 미래의 예술대학은 없어질 것이다. 재학생이 알지 못하는 학과 폐지를 중단하고 다른 방안을 찾아주길 학교 측에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도내 대학 사이에서 순수예술 학문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상이 이어지자, 지역 예술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내 대학 음악과 출신인 성악가 A씨는 대학의 음악과는 문화예술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이 돼야 하는데, 수익을 창출하고 취업률을 높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폐지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예술분야 졸업생들은 4대 보험을 적용하지 못하는 예술교육강사, 프리랜서, 개인 창작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취업률이라는 단순한 평가 기준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예술인 B씨는 대학에서 음악과를 폐지한다면 음악을 배우고 싶어 하는 지역의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예술분야의 학문을 대학마저 지원하지 않고 포기해버리는 상황에서 미래 인재들에게 물려줄 전북 문화예술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업률만으로 기초예술 분야 학문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대학뿐만 아니라 향후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문화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원광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경최정규 기자
전위적 그룹 운동을 펼치기 위하여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관장을 만나 동참을 권유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이제 나이가 70이 넘어 사진계도 은퇴할 생각인데, 새삼스럽게 미술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설득하였다. 이제 예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나이이고, 그렇게 터득된 예술성으로 사회적으로 할 일이 있는데 포기할 수 있느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함께 해보자. 그래서 김지연 관장은 작가로서 그룹 AX의 일원이 되었다. 사진작가 김지연은 나이 50이 되어서야 사진을 시작했고 그녀의 첫 작업은 폐쇄될 것으로 예고된 남광주역을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두해에 걸쳐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이었다. 새벽부터 벌교, 보성, 고흥, 장흥 등에서 나물과 수산물을 가지고 남광주역에서 내려 도깨비시장을 벌이던 사람들, 그녀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애착을 카메라에 담았다. 2002년 첫 개인전 정미소, 이후 나는 이발소에 간다(2005), 묏동(2007), 근대화상회(2010), 낡은 방(2012), 자영업자(2019) 등은 모두 소외된 지역의 사라져 가는 풍경 또는 힘들게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 들이 도큐멘터리 형식으로 담겨 있다. 그 기록들은 살롱 사진처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쉬운 현실적 고통의 뒤안길을 담담히 담아낸, 어쩌면 그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될 때 오히려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장면들이다.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빈집들을 다니며 삶의 흔적들을 담을 때, 그것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들 모두 외줄타기 같은 삶을 살다가 그와 비슷한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닐까? 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소멸을 향해 가고 있으며 그 길에서 녹슬어 간다. 그리고 세상 무엇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함께 흘러갈 뿐. 그 무엇도 가질 수 없고 그 누구도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아프게 다가온다. 그녀는 2001년부터 100여개의 사라져 가는 전북지역 정미소를 촬영한바 있고, 진안의 계남정미소를 공동체 박물관(2006)으로 탈바꿈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전주 한옥마을 근처에 서학동사진관을 개관하여 사진 전문 갤러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난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녀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가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그 또한 함께 흘러 갈 뿐일까?
문화예술은 지역사회에 함께 하는 즐거움을 꽃 피웠다. 연대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이 지리산 자락 농촌마을에 여성공동체 문화를 키워냈듯이 말이다. 2014년 남원 산내면에서 창립한 이후 다양한 여성주의 활동으로 시민들과 소통해온 문화기획 달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선정하는 2020년 전북여성인권운동의 디딤돌에 이름을 올렸다. 문화기획 달의 구성원은 상상지기 달리, 행동지기 이리, 그림지기 자정 등 3명의 활동가가 전부다. 이름하여 달지기. 문화기획 달의 사업을 운영하는 동료이자 공간살롱드마고를 지켜온 친구같은 이들이다. 문화기획 달을 처음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활동가 달리 씨는 지리산 농촌에 있는 작은 여성단체인데 전북지역에서 큰 관심을 가져줘서 굉장히 든든하다면서 6년간 활동해오며 다양한 상을 받았지만 지역에서 주는 상은 의미가 남다르다. 활동가들에겐 연대의식을 느끼게 하는 기회라고 소감을 말했다. 문화기획 달은 지난해 지방 학교의 스쿨미투를 다룬 자료집 <변방의 목소리, 지방의 스쿨미투를 기록하다>를 발간해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줬다. 사회와 학교에서 지워져버린 스쿨 미투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시도였다. 활동가들은 사건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진실된 목소리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2년여에 걸쳐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자들을 만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후원도 잇따랐다. 남원과 전주 등에서 변방의 목소리 공유회를 열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스쿨미투가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지역사회가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건을 다르게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일을 기록해서 알리는 일이 필요하겠구나.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된 시간이었죠. 지역 내 페미니즘 캠페인과 성평등 교육은 문화기획 달의 주요 사업이다. 청소년 성교육 동아리를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성평등이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6개월에 걸쳐 진행한 성평등 연구 교사모임에는 남원시내뿐 아니라 전북경남 지역의 참여가 이어졌다. 성평등 교육에 관심을 갖고 고민해온 현직교사들은 남원을 찾아 토론의 장을 펼쳤다. 전북지역은 전주를 중심으로 성평등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형성돼있는데, 그런 움직임이 주변의 시군과 면 단위까지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전북에서 여성 오피니언 리더가 많이 나온다면 성평등 담론의 확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페미니즘 캠페인 농촌 성문화 다시보기는 농촌사회에서 세대와 이웃간의 갈등을 피하고자 덮어뒀던 불편함을 꺼내어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2016년 4월 살롱드마고에서 첫 만남을 갖고 여자들의 이야기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에 대한 환기이자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지난날의 나에 대한 위로였을 터. 이밖에도 미술과 업사이클링, 실크스크린을 결합한 문화예술 교육사업 블루밍 살림을 통해 지역 여성들이 서로 소통하고 자아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부터 진행한 블루밍 살림 프로그램에서는 해마다 작품 전시회를 열어 교육의 성과를 선보였다. 또 지역 여성청소년을 위한 면생리대를 제작해 지원하고 산내면 마을지도를 제작하는 등 공익적인 활동도 함께 해왔다. 2018년 농촌에 거주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와 창작자들과의 네트워크 활동을 담아낸 프로젝트 농촌 게릴라 걸스 전시회는 전국을 비롯해 온라인 상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삶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는 문화기획 달의 슬로건이자 정체성. 공간 살롱드마고는 지역주민을 위한 즐거운 놀이터로 자리해왔다. 문화기획 달이 공간 살롱드마고와 함께 농촌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힘은 지역 여성들의 지지와 연대에 있었다.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큰 강점이었어요. 산내면에는 공동체를 꿈꾸며 오는 귀농귀촌인들이 많았거든요. 청장년층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살롱드마고의 문을 두드렸죠. 누구나 이곳에서는 예술가이자 철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단체로 출발해 성평등과 페미니즘 활동을 펼쳐온 문화기획 달은 최근 남원시청 부근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단체의 정체성과 지향점은 그대로다. 올해도 여성시 강의, 페미니즘 이슈다방, 청소년 성교육 동아리, 성교육 책 읽기 모임 등 지역사회 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페미니즘과 접목해 나누기 위한 방식에 대해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살롱드마고가 자리를 옮긴 만큼 지역사회에서 여성의제를 발굴하기 위한 활동의 영역을 넓혀갈 생각입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곽승기)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지역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먼저 재단은 문화예술교육사업 관련, 코로나19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당초 계획된 교육 시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주 1회 수업을 주 2회 이상으로 확대해 참여 강사들의 수입이 감소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대상은 꿈다락토요문화학교(32개 단체),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30개 단체), 예술동아리 교육지원(60개 동아리) 사업이다. 또한 국악분야 학교예술강사 지원(150명, 310개교) 사업은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참여하는 예술강사의 피해가 없도록 수업 종료일을 1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두 번째, 국가 공모사업인 예술인파견지원-예술로 지역형 사업 유치를 통한 예술가 지원이다. 예술인파견지원 총사업비는 2억 4000만 원이며, 올해 30명의 활동 예술가에게 최대 6개월간 월 120~140만 원이 각각 지원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금 신청 대행 등 행정서비스를 강화한다. 오는 20일 신청 마감을 앞두고, 재단 예술인복지증진센터에 전담 인력을 추가 배치해 더욱 많은 지역 예술인들에게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대표이사 직무대행 곽승기 전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어려움을 함께 분담하자는 취지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펼쳐 예술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예술가와 예술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민예총 등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한국민예총)이 성명을 발표하고, 코로나19로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예술가와 예술활동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민예총은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회생과 서민 안정을 목적으로 11조 7000여 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 소상공인 중소기업 회복, 민생 고용안정, 지역 경제 상권 살리기, 대구 경북지역 특별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며 추경 예산 어디에도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가와 예술활동에 대한 대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없다는 것. 한국민예총은 예술가와 예술활동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국공립 공연장이나 전시관 등의 폐관 등과 같이, 공연전시행사예술교육 등의 취소에 따른 비상시 예술가와 예술 활동 지원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유행이나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문화교류 축소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이제는 준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민예총은 정부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예술활동 위축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이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예술계와 함께 논의해 사회적 위기환경에서의 예술가, 예술 활동 지원 매뉴얼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올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활동 보상, 코로나19 극복 후 예술가의 예술활동 지원을 충분히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민예총은 예술가와 예술활동은 국격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코로나 19의 확산이 저지되고 다시 우리 사회가 정상으로 회복될 때, 국민과 함께 예술로 만날 것이다며 문체부는 예술가와 예술활동을 뒷받침하는 부처로서 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새 대표이사를 뽑기 위한 공개모집 절차에 돌입했다. 재단은 새롭게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하고, 5일 재단 홈페이지(https://www.jbct.or.kr/post/6624)에 공고문을 게시했다. 새 임추위는 전북도의회 추천 3명, 전북도 추천 3명, 재단 추천 2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활동한 임추위보다 1명이 늘었다. 재단 대표이사는 업무 총괄 및 책임경영, 소속직원 지휘감독, 이사장의 직무대행 등을 맡게 되며, 임기는 임명일로부터 2년간이다. 연임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가능하다. 원서 접수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하며, 방문등기우편을 통한 접수가 가능하다. 등기우편은 20일 오후 6시까지 도착분에 한한다. 임추위는 24일 서류심사, 4월 1일 면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합격자 발표는 4월 3일 전후 홈페이지에 공고할 계획이다.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평가요소는 각각 △전문적 지식과 경험(20점) △합리적 경영의지(20점) △리더십 및 능력(20점) △공공성과 경영성의 조화 및 잠재적 소양(20점) △공공기관 임원으로서의 윤리관(20점) 등 5개 항목이다. 임추위가 2배수 추천을 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전라북도의회 인사검증을 진행하며, 4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임용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재단 임원추천위원회 063-230-7412. 한편, 재단은 지난해 10월 임추위를 구성해 대표이사를 공모했지만, 임추위 추천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된 이후 평가 방식과 심사 개입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진통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8일까지 운영을 중단한 국립공연기관과 예술단체, 문화예술시설이 휴관을 2주간 더 이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국립공연기관 5곳과 문체부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의 휴관기간을 오는 22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극단 등 국립예술단체 7곳의 공연도 추가 중단한다. 국립공연기관인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도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3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모든 기획공연과 문화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국악원 내 악기전시관과 자료실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이달 개최 예정이었으나 취소한 공연은 이야기 보따리(7일), 풍류마루(14일), 국악은 내친구(20일), 토요국악플러스(21일), 다담(25일), 담판(28일)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관람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인 만큼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취소된 3월 공연은 추후 일정을 다시 정해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임시 휴관에 들어간 국립전주박물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어린이박물관을 중심으로 살균소독 등 청결작업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문화의날 공예체험 행사, 한국화교실, 영화상영 프로그램 등 2~3월 중 계획했던 문화교육 일정도 모두 연기했다. 국립익산박물관도 지난달 25일부터 임시휴관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10일 시작한 국립익산박물관 개관기념 특별전 사리장엄 - 탑 속 또 하나의 세계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국립익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경계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1차 휴관(2월 25일~3월 8일) 조치를 했으나 이후에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추가 휴관과 공연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는 23일 이후 국립문화예술시설의 재개관과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서도 지난 25일부터 휴관에 돌입한 문화재청 소관의 각종 실내 관람기관의 휴관 기관을 오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달 8일까지 잠정 휴관에 들어갔지만, 학교 개학이 추가 연기되는 등 사회 전체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 조치가 확대되자 실내 관람시설의 휴관도 2주간 연장했다는 설명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과 남원 만인의총 기념관이 해당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3월 중 진행할 계획이었던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심사 1기 심사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일정은 코로나19 추이를 고려해 일정을 재조정한 후 공고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10~11일과 17~18일 두 차례에 걸쳐 1박2일 일정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던 2020년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적 사고확장 워크숍 일정도 각각 오는 4월 21~22일, 28~29일로 연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범정부적인 대응지침 등에 따라 현황에 맞는 단계적인 조치들을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관람객의 감염 예방을 위한 특별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시인협회장 후보에 이두현·이광원 최종 등록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세대와 기록이 이어지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전주문인협회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간절한 ‘꿈’을 그리다…여균동 그림책 ‘그녀의 꿈은 밀라노에 가는 거였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현대 한국 여성 서예 중진작가전 ‘어머니의 노래’ 개최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