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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류화가들의 섬세한 붓터치

한국화단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미술가들이 전주에서 창작 꽃을 피운다. 1973년 창립해 46년째 쉼 없이 활동하고 있는 (사)한국여류화가협회(이사장 강승애)가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협회전 공간의 향기를 품다를 연다. 개막식은 19일 오후 5시. 전북을 비롯해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에서 소속 작가 160명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전주에서 한국여류화가협회 순회전을 개최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는 강승애 한국여류화가협회 이사장은 예술 활동은 각자의 개성과 특성으로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의 순회전이 전북도민에게 새로운 예술 향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주에서의 회원전은 전주 출신인 윤경희 한국여류화가협회 사무총장과 함께 여류작가로 활동 중인 김완순 전주 교동미술관장과의 인연으로 추진됐다. 윤경희 한국여류화가협회 사무총장은 한국 여성미술가 단체 중에서는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내 고향 시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92세부터 80대, 70대 등 50여 년간 창작에만 매진, 내공 강한 여류 화가들을 만날 좋은 기회다. 여성이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해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쉽지 않았던 1970년대부터 현대 한국 여성미술의 토대를 다져온 이들이다. 경희대 미술교육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해 전북대, 전남대 등에서 제자를 양성했던 윤 사무총장은 1970년대 전주에서 미술 작가를 하는 여성은 나와 김수자 선생밖에 없었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여성 미술가의 활동이 쉽지 않았다며 끝까지 미술작가로서 살겠다는 여성들이 모여 한국여류화가협회를 이뤘고, 46년째 여전히 서로에게 응원과 원동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긴 세월의 흔적 속에서 세상 밖으로 보이지 않는 나이테가 굵고 키가 큰 나무가 되듯 여성 작가들의 수고와 노력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며 전시에 참여해준 회원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미래 여성 미술인들의 희망이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7 19:39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나의 태양이 밤에도 빛날 수만 있다면 나는 색채에 물들어 잠을 자겠네.” 러시아가 낳은 20세기 거장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이 남긴 말이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이 지난 5일부터 9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이스라엘 미술관이 기획, 샤갈과 그의 딸 이다(Ida)가 직접 기증하거나 세계 각지의 후원자로부터 기증받은 샤갈 작품 중 150여 점을 소개한다.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기를 열망했던 샤갈은 1919년 러시아를 떠나 ‘빛, 자유, 기술의 연마’를 찾아 프랑스 파리로 간다. 루브르미술관과 화랑을 다니며 인상파와 후기인상파, 입체파와 야수파 등 당대 화가들의 빛과 공간에 대한 탐구를 한다. 이렇게 파리에서 보낸 샤갈은 6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내면의 시적 호소력과 화려한 색채의 대비가 뛰어난 그림을 그린다. 샤갈은 어린 시절 가난하지만 따뜻한 고향 비테브스크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꽃다발과 어릿광대, 날아다니는 연인들,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 지붕위의 바이올리니스트, 유대인 등 샤갈은 사랑하는 대상을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원근법과 시공을 초월한 스토리로 구사한다. 그의 그림은 꿈과 상상력 그 자체다. 샤갈의 예술과 인생에서 아내 벨라 로센벨트를 빼놓을 수 없다. 벨라는 젊은 나이에 병에 걸려 죽기 전까지 샤갈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와 모델, 조언자가 된다. 벨라는 샤갈의 화폭에서 천사처럼,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그리고 샤갈의 영원한 여신이 된다. 전시의 포스터로 선정된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이 눈을 사로잡았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행복에 겨운 황홀감을 상징하듯 붉고 노란 꽃들이 라벤더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이다. 사랑하는 여인의 옷을 라벤더로 표현한 점이 좋고 그림의 반을 차지하는 배경으로 샤갈이 특별히 사랑한 색 블루가 사랑스럽다. 블루는 어떠한 명도나 채도에도 아름답고 어떠한 색과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창조주도 하늘을 블루로 했을까.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색도 블루다. 이번 전시는 유화가 적어 아쉬웠지만 전시회에서 준비한 멀티미디어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 빠진 샤갈의 걸작들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평면의 그림보다 생생하게 다가온다. 행복한 인생을 산 샤갈의 색채의 향연에 나도 절로 행복해진다. 꿈결 같다.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8.06.14 19:52

일본에 있는 '백제의 걸작' 환생

▲ 목조각으로 재현한 목불상 최근 일본에서 모습을 드러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미소를 전북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김종연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58호 목조각장이 원형과 같은 크기의 목조각으로 재현한 것.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은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나 백제금동대향로에 필적하는 한국 조각사의 걸작 중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다시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출토 100년 만에 일본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1907년 부여 규암면에서 발굴됐지만 일본으로 반출된 이후 자취를 감췄던 금동관음상. 하지만 지난 4일 문화유산회복재단을 통해 금동관음상을 소장한 일본인이 지난해 12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 미술사학자들에게 불상을 공개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종연 목조각장은 이후 밤낮없이 작업에 매달려 열흘 만에 목불상을 완성했다. 그는 우리 문화재는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백제 걸작의 빼어난 미소와 표정, 자태를 도민들이 가까이서 봤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을 몇 백번 넘게 보며 관찰했다. 정교한 영락 장식과 화려한 머리 장식, 전신에 두른 천의 주름, 겨드랑이와 머릿결, 손가락까지 세심하게 표현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얼굴에 띤 부드러운 미소와 목선 사이의 공간 파기, 전체적인 신체 선을 좌우하는 허리 곡선이다. 찢어진 듯하지만 편안한 눈과 입꼬리가 자아내는 미소가 단연 가장 빼어난데요. 사포에 먼지 하나만 묻어도 표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숨도 참고 작업했습니다. 천 년 전 작품, 그것도 다루기 힘든 동으로 만든 불상이지만 섬세함에 깜짝 놀랍니다. 가장 무늬결이 연한 은행나무로 제작해 표정의 왜곡이 없도록 신경 썼다. 그는 또 원형을 복원하지만 머리카락의 결을 표현하고 손가락 등에 음영을 더해 목조각만의 섬세함을 더했다고 말했다.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이 세상에 알려지자 국내에서 환수 절차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을 비롯한 전국 도난 문화재의 회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 도난 유형 문화재는 738건, 3만 197점이다. 그러나 회수율은 21.8%에 불과하다. 이중 전북지역 도난 문화재는 32건. 1점 당 적게는 1점에서 100여 점까지도 포함되기 때문에 수백여 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안이씨종중 고문서인 공신녹권공신회맹록(보물 제651호), 남원 실상사 석등(보물 제40호)의 보주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비롯해 지정종별 중요민속문화재와 전북도 문화재자료, 천연기념물 등 역사학술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문화재들이 많다. 그러나 지난해 익산 김안균 가옥(전북 민속문화재 제23호) 현판 등 7점, 2014년 남원 선국사 등에서 도난당했던 불교문화재 21점이 회수된 것 외에는 요원하다. 더불어 지난해 남원에서 조선시대 황진가 고문서(보물 제942호)가 도난당한 것이 새로 확인돼 도내 유형 문화재 관리회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 명장은 나도 40년 가까이 목공예를 하고 있지만 그 시대 장인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유형 문화재의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며, 역사적 가치명분에 따라 마땅히 회수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4 19:52

전북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변주

전북지역의 원로 화가와 젊은 미술가가 만나 다채로운 변주를 이룬다. 익산예술의전당이 8월 19일까지 박남재홍남기 특별전 두 개의 시간을 연다.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처음으로 지역미술을 넓은 문화적인 맥락에서 수용하는 전시다. 특별전은 박남재 원로 화가의 시대별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섹션과 전북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홍남기 작가의 미디어 전시로 구성된다. 시간과 공간, 즉 시간 안에 내제된 공간에 대한 메시지를 찾아가며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박남재 화백은 추상과 구상 사이를 넘나들며 한국적 인상주의를 구축했다. 지리산내장산마이산 등 전북의 풍경을 주제로 하는데 자연 이면이 가진 에너지를 담았다. 작품이 발산하는 에너지는 겹겹이 쌓인 작업의 기억과 연관돼 있다. 강렬한 색채와 간략화 된 선으로 그리지만, 색을 쌓고 다시 뜯어내 자연의 두께와 깊이를 구축했다. 불타오르는 자홍, 쪽빛이나 뱃빛 하늘 등 빛의 변주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를 포착한 것도 박남재 화백만의 특징이다. 그의 스승인 오지호 화백(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작품도 함께 전시해 시간의 깊이를 더한다. 젊은 작가 홍남기는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특정 장소의 사건과 고전영화 속의 오브제(objet) 등을 모아 재가공한 뒤, 드로잉과 디지털 애니메이션 형태로 표현한다. 기억을 기록의 형태로 변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파편이나 흔적을 수집해 작품의 요소로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박남재 화백과의 접점을 표현한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는 시간을 표현하기 위해 색을 중첩하고, 2차원의 평면에서 입체의 공간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간다. 이를 통해 각자의 예술 세계와 시간을 연속적으로 잇는다. 시대 시간의 연결, 동시대 기술의 발전을 함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선정 사업으로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았다. 전시장은 매주 월요일 휴관,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개방한다. 관람료는 무료. 전시 해설은 매일 오전 11시오후 2시오후 4시.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3 20:18

경계, 그 너머 평화와 행복

전주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이 남북 관계와 전시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24일까지 군사 경계선을 두고 서로 다른 삶과 풍경을 촬영한 김전기 사진작가 초대전 보이지 않는 풍경을 연다. 지난달 실향민의 가족사진을 촬영전시하며 통일을 염원하던 이주용 사진작가의 기획전 유예된 시간을 기념하며에 이은 전시다. 다음 달에는 DMZ 비무장지대가 가진 전쟁의 슬픔과 아름다운 자연을 대비해 촬영한 박종우 사진작가의 초대전을 연다. 김지연 서학동사진관장은 전시는 지난해 준비했기 때문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전시 기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국제정세가 요동치면서 관객 집중도가 높고 전시를 보는 관점과 이해도 깊어졌다고 12일 말했다. 김전기 사진작가가 10년 째 작업하고 있는 연작 보이지 않는 풍경은 7번 국도와 맞닿은 해안 경계선 및 군사지대 일대에서 선 하나를 두고 달라지는 일상을 촬영한 것이다. 군사 경계선 안쪽에는 텅 빈 부대와 녹슨 철조망, 버려진 이념 상징물 등이 보인다. 그러나 선의 바로 반대편에는 이름난 해변 관광지가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군사용 구조물이나 물리적 경계선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색다른 기념물을 찾은 것처럼 신기해하고 사진을 찍는다. 김 작가는 10년 간 느슨해진 이념의 표상으로 자리 잡은 군사시설과 철책선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경계인지 고민했다. 그렇기에 종전과 평화로 가는 지금의 변화가 누구보다 반갑다. 김 관장은 사진을 비롯해 예술은 어떤 이슈가 던져졌을 때 빠르게 반응하는 것도 좋지만 잊혀졌던 것들에 대해 미리 관심 갖고 화두를 던져야 한다며 미투가 터지기 전 여성 미술가들과 페미니즘에 대해 논했고, 이번 남북 관계에 대한 전시들도 의도치 않게 시의성을 갖게 됐는데, 이러한 관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2 18:49

더위야 훨훨~ 단오 즐겨보세

전주의 대표 세시 풍속 축제인 전주 단오가 17일과 18일 이틀간 덕진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풍남문화법인이 주관하는 전주 단오는 전주시민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세시 풍속 축제 중 하나다. 이 기간 전주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전주시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올해는 에헤야 전주 단오! 덕진연못 물맞이 가세라는 슬로건 아래 단오 풍류 체험, 단오 겨루기, 단오 풍류 공연, 부대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특히 단오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화 해설사(8명)를 보강해 교육적인 효과까지 거둘 계획이다. 주말이 포함된 만큼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참여하는 가족윷놀이대회를 새롭게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단오 풍류 체험은 창포물에 머리 감기, 단오 약쑥 인절미 떡메치기, 장명루(오색실 팔찌) 만들기, 단오 부적 찍기 등 단오 풍습을 비롯해 전주부채문화관 부채 소장품전, 단오 등에 소원지 달기 등으로 구성했다. 전시는 전주덕진공원의 연꽃, 전주의 새 등 전주 풍경을 담은 사진작가 3인(김영채, 박노성, 유백영)의 작품 10여 점과 전주부채문화관의 소장품 30여 점 등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단오 겨루기는 전주시 33개 동 대표 선수가 참여하는 단오 씨름대회와 그네 뛰기윷놀이제기차기 대회 등으로 이뤄진다. 또 단오 풍류 공연은 노래, 무용, 풍물 등 총 30개 문화예술단체가 참여해 축제 기간 오후(3~8시)를 가득 채운다. 같은 기간 오전에는 전국의 춤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북무용협회 2018 세계민속춤페스티벌이 열린다. 이외에도 부대 행사로 어르신 장수 사진 촬영과 건지산프리마켓전사모 등이 참여하는 우리 동네 프리마켓, 전주덕암마을부녀회가 운영하는 단오 먹거리 장터 등을 마련했다. 풍남문화법인 선기현 이사장은 전주 단오는 세시 풍속의 명맥을 잇는 소중한 행사라며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화려했던 전주 단오의 옛 시절이 부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6.12 18:49

여성 최고 상쇠 무형문화재 나금추 명인 별세…향년 80세 "굿으로 영원히 사랑받으소서"

▲ 영원히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라고 쓴 나금추 명인의 친필 사진. 여성 최고 상쇠로 손꼽히는 나금추(본명 모녀) 명인이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부안농악 상쇠 예능보유자인 나 명인은 여성농악단을 부흥시킨 주역으로 전북 여성 농악의 역사와도 같다.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이 시대의 참스승이기도 하다. 나금추 명인이 11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그는 최근 희귀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38년(호적 1941년) 전남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에서 8남 8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957년 임춘앵 여성국극단의 공연을 보고 국악의 매력에 빠져 같은 해 광주국악원, 이듬해 남원국악원에서 판소리를 배웠다. 1959년 최초 여성농악단인 춘향여성농악단 상쇠로 3년간 활동하면서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등 여성농악단 부흥을 이끌었다. 1963년 전주아리랑여성농악단 상쇠로 합류했고, 그해 남편 장금동과 혼인해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전주아리랑여성농악단의 전신인 한미여성농악단, 정읍여성농악단 상쇠로 활동하면서 전국적으로 전북 여성농악단의 명성을 떨쳤다. 이후 여성농악단 활동을 접고 정읍감곡초, 군산동중, 전주농림고, 김제농림고 등에서 농악을 지도하는 등 가사와 교육 활동에 전념한 시기도 있었다. 1983년에는 제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일반부 장원, 1985년에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이리농악단 상쇠로 출전해 단체 종목 대통령상과 개인연기상을 동시 수상해 절정의 기량을 펼쳤다. 198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1호 부안농악 상쇠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1987년부터 2001년까지 전북도립국악원 민요반과 우도농악반 교수를 역임하는 등 교육적 열정을 쏟았다.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정년퇴직한 뒤 전주, 부안, 고창 등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전념했다. 2009년 제자들로 구성된 금추예술단, 2014년 부안우도농악보존회가 발족해 고문으로 활동했다. 2016년 결성된 부안군립농악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나 명인의 지근거리에서 함께한 고창농악보존회 이명훈 회장은 제자들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눠주었던 최고의 스승이자 최고의 상쇠였다며 인간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였던 분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빈소는 부안호남장례식장(부안군 행안면 부안로 2563)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장지는 정읍 화신공원묘원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6.11 19:26

고 천이두 선생 문학정신을 기리다

▲ 고 천이두 선생 문학비평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고 한민족 근원 정서인 한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고(故) 천이두 문학평론가(19292017). 선생의 작고 1주기를 앞두고, 그가 남긴 흔적들을 모아 문학적 생애를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일까지 전주 F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문학의 큰 발자취, 천이두 특별기획전. 지난 8일 개막식에는 그를 그리워하는 자녀들과 전시를 기획후원한 계간지 <문예연구>의 이종호 편집장신아출판사의 서정환 대표, 김남곤 시인, 이운룡 시인, 송하선 우석대 명예교수 등 원로 문인제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장에는 천이두 선생의 학창시절부터 문단활동 등을 아우르는 사진과 작가들과 교류한 편지, 제자들이 기록한 천이두 선생에 관한 글이 벽에 걸렸다. 그가 수십 년간 썼던 책상과 수첩, 시계, 안경, 카메라, 저서 등 유품도 전시돼 있다. 그가 생전 즐기던 화투도 함께 놓였다. 문학인들은 전시를 보며 천이두 선생을 추억하고, 당대 문학사와 정신을 읽었다. 사진은 이범선, 조연현, 안길수 씨와 소설 심사를 하거나 전북대 교수 시절 문학인들과의 활동, 현대문학상월탄문학상계간<문예연구> 신인문학상 시상식 등 다양했다. 송하선 교수는 미당 서정주 시인과 천이두 평론가가 나란히 찍은 사진의 배경이 자신의 집이었다며 찹쌀 술을 나눠 마시다가 흥이 올라 사진을 찍었다. 즐거운 순간을 추억할 줄 아는 풍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근찬 소설가, 최형 시인, 김현 문학평론가, 이어령 문학평론가, 백낙청 <창작과비평> 발행인, 조정래 소설가 등 전국의 문인들이 원고를 요청하던 내용의 편지를 보며,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는 천이두 선생처럼 지역의 문인도 자긍심을 갖고 전국, 세계를 상대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제자 정양 시인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제자가 스승을 만난 후 이날까지 존경하고 그리워하고 있는데 신아출판사와 계간<문예연구>에서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애제자인 전정구 문학평론가는 스승의 가르침이 전해져 오늘날 전북의 최명표, 문신 문학평론가 등에게까지 내려오고 있다. 한국 문단의 밑그림을 그린 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회고는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장남인 천상묵 호남한의원장은 천이두 선생을 평생의 문학적 화두인 한, 격변기를 살며 강조했던 우애, 그가 좋은 일을 앞두고 꿨던 상여 꿈으로 설명했다. 누명을 쓰고 사형당할 뻔한 아버지가 살아 집에 돌아가던 날, 형제 세명이 번갈아가면서 달구지에 아버지를 태우고 집까지 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를 꼭 소설화하고 싶어 하셨고, 집필하시던 중 작고하셨습니다. 동료 문인들이 언젠가는 이를 이어주셨으면 합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0 18:5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