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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동원(38)씨는 최근 가족들에게 ‘깜짝 제안’을 했다. 이번 추석 때 차례나 성묘 대신 가족끼리 여행을 가자고 한 것. 집안 어른들도 많이 돌아가시고 가족 단위로 명절을 보내다 보니 몇 해 전부터 친척들과의 교류도 줄어들었다. 차례 음식은 음식대로 낭비였고,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고생이었다. 김 씨는 “주변 지인 대부분이 명절 연휴 한두 달 전부터 여행계획을 세운다”며 “설득 끝에 가족들도 함께 여행을 가자는 데 동의했고, 이번 명절 때 제주도로 여행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족의 대표 명절인 추석을 쇠는 변화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집안 웃어른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추석에 지내는 차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없애는 집들이 늘었다. 명절은 설날로 통일하고 추석은 연휴로 즐긴다는 것이다. 실제 핵가족 시대에 명절과 제사 등을 이유로 가족의 모임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서 김 씨의 사례는 때늦은 감이 들 정도다. 최근 호텔스닷컴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여행 수요의 약 60%가 가족 및 단체여행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평균치(3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려는 전통적인 가치는 남아있지만, 장소가 여행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커플 여행 수요는 65%, 나홀로 여행도 5%로 조사됐다. 귀향 대신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이른바 ‘혼추족’도 늘고 있는 추세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2025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1012만 명으로 조사됐다. 2020년 9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021년 946만 명, 2022년 972만 명, 2023년 993만 명으로 계속 늘었다. 2인 가구 현황에서도 2020년 540만 명에서 6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1~2인 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전북 지역의 1인 가구 비율은 전체(2229만 가구)의 36.1%(804만 가구)를 차지한다. 올해 추석 연휴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다는 직장인 이모(40)씨는 연휴 첫날은 전주에 거주하는 지인과 약속을 잡고 식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소 보자고 하면서도 서로 바빠 ‘다음에 보자’며 미루기만 했던 지인을 명절 연휴에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돼 흡족하다고 했다. 연휴 때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식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등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이 씨는 “고향에 내려가도 가족들이 ‘언제 결혼할거냐’ 물어보시면 딱히 대답할 말도 없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는다”며 “연휴가 열흘이나 되는 만큼 이번 명절에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족의 형태가 개인화‧다양화되면서 유교문화의 약화와 차례‧제사의 영향력이 빠르게 축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명절 연휴는 차례‧성묘 대신 여행이나 가족 모임, 휴식의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했다.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진명숙 교수는 “명절의 전통과 관행이 가부장적이고, 유교적 질서를 지키기 위해 이어져왔다면 이제는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고 성평등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제사와 같은 의식행사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차례와 성묘 등 명절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되어 왔던 것들이 가족 다양성 시대에 맞춰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부린 늑장이었겠지요. 여섯 시에 맞춰둔 알람을 다섯 시부터 지켰건만, 늦었습니다. 선산 아래까지 예초기 소리 웅웅거렸습니다. 27일 토요일에 벌초허세, 보름 전쯤 전화를 주셨지요. 천천히 와 밥이나 같이 먹게, 말씀하신 대로 반 너머 깎은 뒤에나 나타난 종질을 반기셨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시는 당숙 어른, 사대조 긍게 자네헌티는 오대존디 풍양 조씨 할머니와 금술이 조으셨던게비여 아들만 육 형제를 두셨다네, 손 없는 큰집 작은집 양자를 주셨대여, 은근히 힘 들어가는 당숙 어른의 말씀이 귀에 콕콕 들어앉았습니다. 꼭두새벽부터 예초기를 메고 계셨던 거지요. 갈퀴 들고 어정거린 반나절 그래도 저는 힘에 부쳤습니다. 나란히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뿔뿔이 사는 일가붙이들도 각자 자리에 억새처럼 아까시처럼 뿌리를 내렸겠지요. 터미널 옆 고향식당에서 오리주물럭을 먹었습니다. 당신 혼자 벌초 거반 다 하시고, 맛난 점심도 사 주시고 면목 없었습니다. 신묘년생 당숙 어른, 내년에 또 뵐게요. 굽은 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도 틀렸습니다. 당숙 어른의 등은 꼿꼿했습니다.
제5회 여산문화상 수상자로 김진형 (사)전통마을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가 선정됐다. 여산문화상은 여산장학재단 국중하 이사장이 2021년 사재 5억 원을 재단에 기탁해 만들어진 문화예술활동 지원사업이다. 여산문화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남곤)는 지난달 24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제5회 여산문화상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전북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두 분에게 여산문화상을 드리게 되어 뜻깊다”며 “두 분의 문화적 업적과 헌신적인 사회 문화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고 평했다. 김진형 전통마을 이사장은 2013년부터 전통문화마을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청년문화예술인상(문화예술 동행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등 학생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김진형 이사장은 “이 상을 만들어 주신 국중하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상의 취지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재희 수필가는 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뒤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 <그 장승이 갖고 싶다> <꽃가지를 아우르며> <하늘밥> <쉬어가는 물레방아> 등을 펴냈다. 행촌수필과 전북수필 편집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수필문학 발전에 기여했다. 김재희 수필가는 “좋은 인성을 간직한 문인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며 “단 한 줄의 글에 고민하고 한편의 작품에 온 힘을 쏟아 넣는 열정을 품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8일 오후 2시 여산재에서 열린다. 여산문화상은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전문 문화예술인으로서 뛰어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수상자로 선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상금은 500만원이다.
(사)한국서예협회전라북도지회(지회장 정영숙)가 주최한 ‘제36회 전라북도서예대전’에서 유영호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며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30일 한국서예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이번 서예대전에는 8개 부문에 376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공모전 심사를 거쳐 대상 1점, 우수상 3점, 삼체특선 21점(7명), 삼체입선 33점(11명), 특선 45점, 입선 128점 등 총 231점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유영호(66‧김제)씨 작품 ‘전가사시 중동(예서)’는 호방한 운필, 절제와 자유로운 조형, 기운생동한 필획이 수려하여 심사위원 6인의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에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박경주 씨의 ‘공자진 시(전서)’와 오미영 씨의 ‘설매(문인화)’, 이다기 씨의 ‘이해인 시 새의 말(한글)’등이 뽑혔다. 수민 김명석 심사위원장은 “국내외의 다변화 속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는 열정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며 “전통문화와 조화된 우수한 작품이 많이 출품됐고, 올해 출품수가 늘어 지역문화 창달과 서예계의 위상이 높아져 더욱 기쁘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11월 22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이뤄지며 이날부터 27일까지 수상작 전시가 열린다.
45년 차 부주키 연주자 그리고리오스 바실라스와 예술 감독 람프로스 리아바스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악기와 음악에 대해 설명했다. 마치 오늘 처음 악기와 음악을 설명하는 것 마냥. 그리스 민중음악 레베티코(Rebetiko)와 현악기 부주키(Bouzouki)를 소개하기 위해 고심하며 고른 단어와 진중한 태도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이 고스란했다. ‘레베티코’는 어쩌면 연주자 바실라스와 예술 감독 리아바스에게는 자신의 생을 압축한 말이었는지 모른다. 20세기 초 튀르키예로 독립한 그리스인이 격변기 속 고단한 삶을 버티며 부른 민중음악인 레베티코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연주자와 연구자로 지냈다. 각고 끝에 2017년 레베티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됐다. 이제 그들은 그리스 레베티코 세계화 앞에 서 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는 믿음과 의지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레베티코 음악을 전파하고 있는 바실라스와 리아바스를 지난 25일 전주에서 만났다. 1999년 한국에 방문한 후 2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리아바스 감독은 아테네 대학교 민족음악 교수이자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문화축제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해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초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 올해 그리스 민족음악 '레베티코'를 초청하며 인연을 맺게 됐다. 유산원 초청으로 생애 처음 전주를 방문했다는 리아바스 감독은 “대한민국은 무형유산의 개척자”라며 “그 중심에 국립무형유산원이 있고, 유산원의 역할과 시스템을 배워가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과정이었다”고 칭찬했다. 감독은 26일과 27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초청공연 그리스 레비티코'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유산원과 소통해왔다. 무대에서 연주할 스무곡을 확정짓기 위해 수 차례 줌 회의를 가졌고, 메일을 주고 받으며 의견을 교환했던 시간들이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리스 영혼이 담긴 현악기라 불리는 '부주키'는 레베티코 음악의 핵심 축이다. 타원형의 몸체와 길고 가느다란 목을 지닌 류트형 현악기로 세 개의 줄을 튕기고 누르며 여러 소리를 만들어낸다. 특히 그리스 고유의 정서인 애절함과 경쾌하고 발랄함이 공존해 오랜 시간 그리스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 온 악기다. 레베티코 공연에는 대개 4~5명의 연주자와 한 명의 보컬이 무대에 오른다. 부주키 악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감정을 연주로 표현한다.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개념보다는 구전으로 이어져 온 연주방식을 체득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연주자들이 대부분이다. 바실라스 연주자도 그렇다. 경험으로 터득한 연주법에 자신의 색깔을 가미해 아테네 최고의 부주키 연주자가 됐다. 바실라스는 “레베티코는 선술집에서 모여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문화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결합돼 여러 감정을 선율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양의 멜로디와 서양의 화성을 결합한 자유로운 음악들"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에 오기 위해 하루를 꼬박 비행기에서 보냈다는 그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리스 민족음악인 ‘레베티코’를 말할 땐 눈빛이 이글거리고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어떤 대목에서는 숨을 쉬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언어적 장벽이 존재했지만 이상하게 꽉 찬 에너지를 느꼈다. 그래서인지 레베티코와 부주키에 담긴 그리스의 생의 밀도와 가치의 농도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어렴풋이 전해졌다.
¨이처럼 큰 상을 받고 보니 영광스럽고 행복한 마음을 사선문화제와 임실군 홍보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제39회 사선녀 선발 전국대회에서 영예의 진에 선정된 홍다인(22.단국대)양의 소감이다. 감사의 대상으로 어머니를 떠올린 홍 양은 “모든 부문에서 어머니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현 선생님과 친구들, 학교 교수님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이번 사선녀 진에 선정된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방송 아나운서가 장래 희망이라는 그녀는 학교에서 방송분야를 맡아 실력을 키웠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전공은 다르고 밝혔다. 향후 활동에는 “사선문화제를 통해 신데렐라를 만들어 준 임실군을 위해 전통문화와 농특산물 홍보대사로 전국에 알릴 것”을 피력했다. 임실군민에 홍양은 “임실을 다시찾고 싶은 임실이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전북을 위해 특별한 인연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라디오 청취와 수영이 취미라는 홍 양은 주 특기가 영상편집과 콘텐츠 기획이라며 앞으로도 방송 분야에 관심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버지 홍경표(49 사업)씨와 어머니 유수경(49 회계사)씨를 둔 홍 양은 “아름다운 사선대에 부모님과 친구들이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7일 전북특자도 임실군 관촌사선대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제39회 사선녀 선발 전국대회에서 진에 홍다인 양 등 8명의 입상자들이 선정됐다. 유명 연예인 김병기 심사위원장은 “본선 무대에서 참가자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힘들었다”며 해마다 발전하는 사선문화제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심사위는 이날 영예의 진에 홍다인(서울)양과 선에는 임유민(21 부천시 가톨릭대)양, 미에는 유효정(24 서울 경북대)에 이어 정에는 엄인화 (26 김포시 경희대 졸)양을 각각 선정했다. 또 전북일보포토제닉에는 허서원(25 김해시 부산대)양과 인기상에는 윤다소(24 진천군 우석대)양, 향토미인상에는 한채린(24 군산시 대경대 졸)양과 김은선(17 익산시 이리여자고) 양이 각각 차지했다. 양영두 위원장은 “내년에도 사선녀 선발에 많은 참가를 기대한다”며 “참가자와 선정자에는 다각적인 혜택이 지원되도록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 사내가 달렸습니다. 2만 년 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서부지역 윌란드라 호숫가, 키 2m인 사내가 시속 20km로 세상을 건넜습니다. 진흙에 찍힌 그 발자국이 최초의 달리기를 기록한 셈이지요.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군을 격파한 그리스군 승전보를 전하려 전령 페이디피데스는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쉬지 않고 달렸고요. 이제는 사냥이 아니라, 전쟁이 아니라 정신력과 체력 한계에 대한 도전으로 달린다고 합니다. 흔히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하지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지요. 42.195km 마라톤은 마의 벽을 비켜 갈 수 없다지요. 30km 지나 5km쯤 꼭 죽을 것만 같다지요. 보상처럼 러너스 하이가 기다리기도 한다지요. 오늘도 또 달리는 저이들을 길 위로 내모는 건 세상일까요? 자신일까요? 아니 불안일까요? 200만 년 전 인류 몸에 새겨졌다는 유전자만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숨이 턱에 찹니다. 무사히 깔딱 고개를 넘어가 저이들도 몸은 가볍고 정신은 맑아진다는 러너스 하이 그 오르가슴에 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멈추면 세상에서 퉁겨질까요?
한국 현대 코미디사의 산증인이자 ‘개그계의 대부’로 불리던 전유성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이날 오후 9시 5분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이미 마음의 각오는 했지만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고 전했다. 유족과 협회는 조문객의 편의를 고려해 장례식장을 서울 현대아산병원으로 옮겨 희극인장으로 엄수한다고 밝혔다. 1949년생인 전유성은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68년 TBC 동양방송 특채 코미디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내 무대에 직접 서며 코미디언으로 전향,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 굵직한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1970~80년대 한국 코미디 전성기를 이끌며, 풍자와 언변, 무대 매너로 ‘국민 개그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해 ‘1호 개그맨’으로 불렸으며, 코미디를 전문 공연 장르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평가된다. 방송 외에도 대학로와 지방 무대에서 소극장 공연을 기획하며 한국 코미디의 저변 확대에 앞장섰다. 또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 그는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1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시리즈를 비롯해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 등이 대표작이다. 전유성은 1993년 가수 진미령과 결혼해 2011년 이혼했다. 슬하에는 딸 제비 씨가 있으며, 2018년 청도에서 남원으로 거처를 옮겨 가족과 함께 생활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지하 1층)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4시에 진행된다.
완주 대승 한지마을 전통문화관에서 16년째 한지 장인으로 활동하는 김한석(79)씨는 한지 만드는 일을 올해까지만 할 생각이라고 했다. 혼자서 전통 한지를 만드는 일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데다, 잔디 깎기 등 시설관리 업무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대승 한지마을에서만 16년 일했는데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모든 공정을 혼자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설 관리까지 맡아서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설을 관리해 줄 인력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없어 인력 충원이 어렵다고 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올해까지만 일하고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지 수요가 줄면서 전통 한지 공정을 정확히 알고 구현할 기술 승계자도 없다. 대승 한지마을에서 제작하는 47가지 종이를 써 한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한석 씨뿐이다. 전통 한지가 내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한지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대승 한지마을은 고려한지 전통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 유일한 한지마을이다. 완주군에서 일 년에 3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전국 최고의 한지 생산지로 명성이 높았고, 지금도 한지 생산 기술자가 국내산 닥나무와 전통 방식의 외발, 쌍발을 이용해 한지를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한지 수요가 줄어들고, 한지 기술을 승계받으려는 기술자도 없어 제조 현장에 투입할 후계 인력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열악한 처우로 전통 한지 공정을 구현한 장인들도 하나 둘 씩 업계를 떠나는 상황이다. 완주 대승 한지마을 남해경 관장은 “한지장이 시설관리를 겸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면서도“현재 직원 7명이 일을 나눠서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설을 개선하려면 인력과 예산이 많이 필요한데 사실상 지자체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예산 지원이 쉽지 않다”며“시설 활성화를 위해 여러 기획도 구상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완주군에서 지원받는 보조금 대부분은 인건비로 소진된다.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대승 한지마을에서 체험 비용과 판매 수익금 등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 등 지자체에서는 한지와 관련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실효적인 대책 마련까지는 미지수다. 전북도는 내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두고 한지와 관련된 무형유산 기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완주와 전주 등에서 활동하는 한지 명인들의 현황 조사를 진행하고 전통 제조 기술을 아카이빙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도 체계적인 한지 제조인력 양성과 한지 원료 수급 등을 정비해 ‘한지’ 정체성 재정립에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전북이 한지의 고장인 만큼 한지와 관련된 현황조사를 해 산업으로 육성하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활한 중앙아시아가 자연스레 상상됐다. 드넓은 초원을 말발굽 소리로 뒤흔들던 칭키스칸의 후예처럼 혼이 깃든 연주와 자유로운 선율은 단숨에 관객을 압도했다. 지난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국악관현악 교향곡으로 관객들을 위로하는 여정이 펼쳐졌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예술감독 이용탁)이 정기연주회 ‘아루누보Ⅲ’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레퍼토리는 국악 관현악의 대중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묵직한 울림으로 첫 레퍼토리인 ‘교향시 심청’을 선보였고, 판소리 협주곡 ‘춘향가 中 님 그리는 대목’에서 장문희 명창을 내세워 소리의 자신감을 보여줬다. 몽골 전통 악기인 마두금과 현악기 양금의 유려하고 이색적인 협연 무대 ‘바람의 노래’는 전주에서 이전에는 보기 힘든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날 장문희 명창의 소리와 마두금·양금 협주곡은 티켓값 1만원을 주고 보기 미안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이날 공연의 핵심은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 칸타타 대합창곡 ‘해원(解寃)’ 무대였다.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고 천도를 기원하는 진도의 씻김굿을 관현악의 다양한 색채와 무가의 조합으로 연결해 총 5악장으로 써내려갔다.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씻어준다는 의미를 표현한 1악장 ‘천도’는 애조 띤 거문고와 남성 합창의 염불조의 저음이 귓가를 맴돌았다. 망자의 저승 천도를 비는 4악장 ‘길닦음’은 소리꾼 한단영을 중심으로, 무가와 애소리, 하적소리 등이 일품이었다. 멜로디와 리듬이 쌓이고 여창과 남창의 소리까지 맞물리면서 음들이 만개했다. 망자의 넋을 달래고 좋은 곳으로 천도를 염원하는 무속 행위를 한국무용으로 표현해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발군의 5악장 ‘종천’은 씻김굿의 마지막 절차로 굿소리를 듣고 찾아온 모든 귀신과 잡귀를 퇴송한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관현악과 합창 그리고 남·여창 판소리와 소프라노의 소리를 한데 모아 밀물처럼 서서히 곡의 기운을 끌어올려 웅장함을 살려냈다. 누군가를 떠나보낼 때, 슬픔과 아픔은 한(恨)으로 읽힌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들려준 ‘해원’은 망자를 위로한다는 내용을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해냈다. 이날 공연에서 음향 볼륨 조절 실수로 소리꾼들의 소리가 관현악단 연주 소리에 묻히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30분가량의 긴 호흡을 연주와 객석이 공유하는 드문 기회였다. 다만 국악 관현악에 첼로와 호른, 성악과 합창 등 여러 서양악기가 동원돼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국악과 양악의 인위적 결합에서 오는 부자연스러움도 있었다. 음악적 스펙트럼은 넓어졌지만,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지닌 예술성을 제대로 보여줬는지는 미지수다. 지나치게 외부를 지향하기보다 진중하게 내공을 쌓고 제2의 도약을 시도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박세혜 작가의 '전주장'이 제31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을 차지했다.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 제31회 전국한지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지난 19일 심사위원회(위원장 신탁근)를 열고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했다. 올해 공모에는 전통 32점, 현대 51점, 문화상품·기타 20점 등 총 103점이 접수됐다. 심사 결과 △대상은 전통부문 박세혜 작가의 ‘전주장’ △최우수상은 현대부문 박경희 작가의 ‘My Collection’ △우수상은 전통부문 박인숙, 현대부문 손연화, 문화상품·기타부문 이수빈 작가 △장려상은 김성란·권효선·허부용·배나현·정지교 작가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화상품·기타 부문 최우수상은 손미애 작가의 ‘미니경대’에게 돌아갔다. 대상작 ‘전주장’은 유물 고증을 바탕으로 한 골격 위에 안방 가구 비례를 맞추고, 고운 색지로 모란·나비 문양을 정교하게 시문했다. 다양한 색한지 배접과 옻칠, 백동 장석 마감이 조화를 이뤄 완성도와 깊이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탁근 심사위원장은 “전통부문은 유물 기반의 정형미와 색한지의 품격이 돋보였고 현대부문은 전통기법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시도가 활발했다”며 “문화상품·기타부문은 한지의 견고함과 부드러움을 살린 기능성 작품이 눈에 띄었다”고 총평했다. 시상식은 내달 2일 오후 6시 2025 전주국제한지산업대전(전주한지문화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한국전통문화전당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상금은 대상 1200만 원, 최우수상 500만 원, 우수상 200만 원이 각각 수여될 예정이다. 입상작 전시는 10월 2일부터 28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제15회 그랑프리 수상자 3명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심사는 총 1231점의 출품작을 면밀히 검토한 후 토론을 거쳐 심사위원 전원 합의제 방식으로 수상작을 결정했다. 제15회 그랑프리 국내작가 부문에는 최민렬(75·한국)의 작품이 선정됐다. 최민렬의 작품은 한글서예 필획의 태세와 완급, 글자의 바름과 기울어짐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자유롭게 전개하면서 전통과 개성을 조화롭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 한글서예 발전에 귀감이 되는 작품이라 호평했다. 해외작가 부문에서는 정라이더(69·중국)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은 강한 필획과 장단 변화가 만들어내는 리듬감 넘치는 선율, 먹의 농담과 거친 붓결의 조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조형 변화를 자유롭게 구사하여 예술적 생동감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청년 그랑프리 부문은 김상년(47·한국)에게 돌아갔다. 한문과 한글서예를 두루 겸비한 탄탄한 기량을 바탕으로 절제된 자유로움과 균형 잡힌 결구, 필획 운용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정도준 심사위원장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주제와 취지에 걸맞게 전통과 창의를 조화롭게 구현한 작가들을 선정했다"며 "선정작들은 서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여주어 앞으로 한국 서예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한글서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총평했다. 한편 제15회 202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오는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갖고 한 달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허공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울울창창 아파트는 왜 자꾸 높아지는 걸까요? 남보다 먼저 무지개를 잡으려 그럴까요? 외로운 밤마다 깜빡깜빡 먼 별과 교신하려 그럴까요? 내려와 종일 맨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는 날 많습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덮어 버려 맨땅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숨구멍 하나 없는 세상이 갑갑합니다.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저 넓은 운동장에 가슴이 확 트이는 까닭입니다. 신발 벗고, 양말 벗고 몇 바퀴 돌아볼 생각입니다. 몇 쌈 바늘을 밟고 선 듯 백지장보다 얇아진 발바닥이 아파 그만 쩔쩔매겠지요. 까마득히 먼 날처럼 상처에 몽근 흙을 바르면 금세 피가 멎을까요?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도 없습니다. 한여름 소나기 뛰어간 뒤 흥건하던 마당의 흙냄새는 꼭 셋째 동생 태어나던 날 산방(産房)의 비린내였지요. 송골송골 이마에 땀 맺혀 뜨시던 젊은 어머니의 첫국밥, 그 미역국 냄새였지요. 맨땅은 하늘이 주시는 빗물 한 모금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머금은 빗물로 움 틔워 젖을 물려 숨을 불어넣지요. 가끔 날개를 접고 맨땅에 내려야 할 이유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의 화두는 ‘미술저작권’이다. 2023년 미술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미술창작자들의 창작성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미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16일 오후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미술작가들이 창작활동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을 기초부터 실전까지 배울 수 있는 전문교육이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됐다. 미술저작권에 대한 개념을 미술 창작자들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한 이번 교육은 ‘미술저작권의 기본 개념부터 저작권 침해 및 대응 사례, 저작권 등록과 지원 시스템까지 미술저작권 전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이날 교육에는 예술작가들과 예술경영지원센터(문체부 산하)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해 미술저작권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정 변호사는 예술인들의 저작권 등록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술작품은 작가의 사상과 감정이 시각적 형상과 색채로 표현된 저작물로, 저작물이 창작되는 순간 별도의 형식이나 절차 없이 자동으로 권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양태정 변호사는 “부동산은 등록을 해야만 ‘소유권’이 발생하지만 화가는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 저작권이 발생한다”며 “이를 무방식주의라고 하는데, 과정이나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에게 유리한 원칙이다. 하지만 권리 발생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이 없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저작자를 입증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작권이 자동으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분쟁 예방과 권리 증명을 위해서는 ‘저작권 등록’ 제도를 공부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예술품 무단 복제와 작가 표시 누락 등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예방책을 활용해 스스로 권리를 보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에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할 경우 워터마크를 활용하거나 저해상도 사진으로 업로드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저작권 분쟁 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작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명옥 한국시각예술저작권연합회 회장(사바나미술관장)은 “(한국) 미술시장은 저작권 사각지대라고 불릴 만큼 권리 보호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국내 미술 분야는 공식 통계에서도 저작권 데이터가 누락돼 있고, 계약 문화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출판, 음악, 영화 등은 오래전에 진흥법이 제정됐다. 따라서 현재 다양한 형태로 저작권 시장이 성장한 상태다. 하지만 미술진흥법은 지난 2023년에서야 제정돼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이명옥 회장은 “미술진흥법이 없다 보니 (그동안) 저작권과 관련해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며 “작가들도 작품 판매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앞으로 제3의 저작권 시장이 열리게 되면 다른 구조가 펼쳐질 것이다. 온라인에서 이미지를 사고파는 개념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제3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과 관련 교육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건강한 아침 문화가 전주에 상륙했다. 커피와 러닝,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 ‘커피 레이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이 문화는 밤의 클럽 문화를 대신해 아침에 건강하고 활기차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로, 청년들의 새로운 일상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21일 전주시 완산구 피덴스커피에서 ‘피덴스 커피 레이브(FIDENS COFFEE RAVE)’가 열린다. 행사는 아침 러닝으로 몸을 깨운 뒤 카페에 모여 DJ의 음악과 함께 커피를 즐기는 신개념 모닝 이벤트다. 현장에는 DJ 캐시트레이(CASHTRAY)가 참여해 135BPM의 비트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135BPM은 운동 시 최적의 심박수와 맞닿아 있어, 음악과 러닝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기획됐다. 홍규택 피덴스커피 대표는 “처음엔 러닝의 장점을 알리고 싶어 음료 할인 이벤트만 진행했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커피 레이브로 확장하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한 마케팅에서 출발했지만, 그의 고민도 담겨 있다. 그는 “쉼 없이 일하며 몇 년을 달려오며, 더 행복하게 일할 방법을 고민하다 시작했다”며 “작은 아이디어가 선한 영향력으로 확산돼 전주에도 새로운 건강 문화를 퍼뜨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커피 레이브’는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작돼, 밤 대신 아침에 모여 춤추고 교류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웰빙’과 ‘힙한 문화’를 동시에 원하는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세계적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두드러졌고, 최근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전주 효자동 효자다리 인근에서 열린 무료 건강 축제 ‘건전생지’ 역시 이 흐름의 일부다. 이날 현장에서는 체조·줌바·디제잉·커피가 어우러지며 ‘아침에 모여 웃고 뛰며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자’는 취지를 전했다. 밤에 나서기 힘든 청년들이 오전 시간대에 음악 문화를 경험하며 큰 호응을 얻었고, SNS를 통해 뒤늦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왜 몰랐지?”, “다음엔 언제 열리나요”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에서도 새로운 청년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단순한 여가 활동과 마케팅을 넘어, 청년들이 건강한 일상과 공동체적 교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커피 레이브 같은 행사는 지역 카페와 청년 창작자, DJ 등이 협업하는 장으로 이어지며 로컬 문화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대표는 “운동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1km 정도만 가볍게 뛰면 된다”며 “도심 속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타지역에서는 이미 활발히 열리고 있지만 전주에서는 드물었다”며 “이번 커피 레이브를 계기로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되길 바란다. 피덴스커피도 앞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커피 레이블’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문화공간 하얀양옥집의 가을 시즌 공연 장인의 발걸음과 연계한 사연 공모전인 ‘이야기가 깃든 발걸음’을 17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은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공연 제작을 위해 추진하게 됐다. 공모전에 선정된 도민에게는 초대권이 제공된다. 특히 공연 중간에는 선정된 사연을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돼 관객이 단순히 관람자가 아닌 공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사연 주제는 '전주한옥마을에서의 경험 중 가족·연인·친구 또는 특별한 인연과 있었던 일'이다. 사연은 온라인(bit.ly/2025jletter)으로 접수하면 된다. 공연 '장인의 발걸음'은 무형유산을 소재로 장인의 삶과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하얀양옥집 야외마당에서 오후 7시에 열린다. 재단은 도내 민간 기획 콘텐츠를 발굴하고 도민에게 차별화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역의 무형유산 브랜딩 단체인 ‘프롬히어’와 협력하여 공연을 기획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공식 SNS와 예술회관운영팀(063-230-4230)에 문의하면 된다.
국립공원공단 서부지역본부는 16일부터 ‘전북권 보호지역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전북을 찾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북권의 보호지역을 소개하고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전시회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회는 전북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변산반도생태탐방원, 내장산국립공원(탐방안내소), 전북특별자치도청 등 연말까지 총 7차례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사진 작품은 전북권 자연공원(국립‧도립‧군립‧지질공원) 및 보호지역, 생태관광지 등 경관사진 총 30점 규모이며, 국립공원 사진 공모전 수상작, 전북 생태관광지‧천리길 사진 공모전 수상작 등으로 구성했다. 오유림 경영지원부장은 “전북권 보호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소중한 자연이 미래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술작가들이 창작 활동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저작권 지식을 기초부터 실전까지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이 16일 오후 2시 교동미술관 2층에서 진행된다. 이번 교육은 전북권역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미술 분야 저작권 교육이다. 지역 예술가들에게 저작권 관련 법률 지식과 대응 방법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교육은 미술 저자권의 기본 개념부터 저작권 등록 및 지원 제도까지 2시간에 걸쳐 다룬다. 1부에서는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전 변호사가 ‘미술저작권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한다. 2부에서는 (사)한국시각예술저작권연합회 회장이자 사바나미술관 관장인 이명옥 회장이 ‘미술작가들을 위한 저작권 등록 및 지원 시스템 활용하기’를 주제로 이야기 한다. 이번 교육은 미술 분야 전업 작가와 미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참여 신청은 교육 포스터에 안내된 QR코드나 현장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김완순 교동미술관 관장은 “이번 저작권 교육은 미술작가들이 창작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교육”이라며 “지역 예술가들이 창작과 권리 보호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작권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는 창작자의 권리를 지키는 첫 걸음”이라며 “미술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보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스트힙(Text Hip, 책을 읽는 행위가 멋지다는 신조어) 열풍에 최근 책 관련 행사와 산업이 부흥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이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도록 독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전북에서도 전주독서대전, 군산북페어와 같이 책 관련 행사는 성행하고 있지만, 그동안 고착화됐던 출판 지형과 순수문학 수요 감소 등으로 출판시장에는 책 행사로 인한 낙수효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여전히 영상 플랫폼 시청 시간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책 읽기 문화의 뿌리 내림에는 여전히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 출판독서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독서문화 통계’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87.8%가 지난 1년간 종이책과 전자책 등 출판 콘텐츠를 한 번 이상 읽거나 들었다고 답했다. 매체별로 보면 종이책 독서율이 80.4%로 가장 높았고, 웹툰(41.4%), 전자책(37.5%), 잡지·웹진(34.9%), 웹소설(27.3%) 등이 뒤를 이었다. 1인당 연평균 독서량은 종이책 5.4권, 전자책 1.4권, 웹소설 35.7화, 웹툰 42.8화로 집계됐다. 하지만 독서 시간이 영상 시청 시간에는 크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의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평일 53분, 휴일 1시간 13분에 불과했으나, 동영상 플랫폼 시청 시간은 평일 2시간 29분, 휴일 3시간 35분으로 조사됐다. 휴일 기준으로 영상 소비가 독서의 3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 관련 전문가들은 이벤트만 양산하는 행사가 아니라 실제 독서문화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논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책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단순한 소비로만 끝내는 것이 아닌 출판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순수문학과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까지 펼쳐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의 동네책방 ‘잘익은언어들’의 이지선 대표는 “북페어가 활성화되면서 독자 저변이 넓어지는 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그 분위기가 오프라인 서점까지 분위기기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독서대전이나 북마켓이 ‘재밌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동네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꾸준히 책을 읽는 문화 형성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정책적으로도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전주독서대전 등 현재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북페어의 역할과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 비해 시민들의 독서문화 인식이 높아지고 책이라는 콘텐츠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는 “책이 예전보다 안 팔리는 건 초조할 일은 아니다. 행사나 정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출판사나 저자의 입장이다”면서 “전주의 도서관 정책이나 전주독서대전과 같은 책 행사는 지역의 독서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가립 개인전 'Beautiful People'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문화재단, 토크콘서트 ‘한지와 문화인류학’연다
제6회 전주한옥마을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에 이명순 씨 선정
무형유산 공연 ‘장인의 발걸음’…관객 큰 호응
"시적 상상력 가득"…김태익 에세이집 '당신이 사라지는 속도'
제33회 목정문화상에 박동수·황호철·오정선 씨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김제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 개최
전북 문학계 '선거의 계절'…차기 회장 선거 시즌 돌입
제5회 뉴웨이브영화제 공식포스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