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의 과거와 현재 조명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기획전 서는 땅, 피는 꽃과 전북 청년 2018을 통해 전북미술의 격동의 시대부터 현재를 조망한다. 두 전시는 6월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본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서는 땅, 피는 꽃전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변혁의 물결이 요동쳤던 전북미술 현장을 담은 기획전이다. 1980~2000년대 한국미술은 단선적인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 색채 회복, 서사성 부활, 사회적 발언, 포스트모던 등 탈 형식, 탈 논리, 탈 경계가 특징이었다. 전북도립미술관 이문수 학예연구팀장은 전북미술 역시 한국미술의 흐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도 독자적인 미감을 구했다며 전문 미술교육을 받은 미술가들의 본격적인 창작 활동으로 전북화단의 구조 자체에 변혁이 일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전북을 중심으로 활동한 주요 미술가(서양화, 조각) 26명의 작품 9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세 섹션으로 구성된다. 실험성을 모색한 추상설치 미술에 해당하는 어둠을 박차다 섹션에는 김귀복, 김수자, 김영규, 김윤진, 김한창, 선기현, 심홍재, 이승우, 임병춘, 정현도, 최원의 작품이 걸린다. 구상과 추상을 접목했던 감성에 물들다 섹션에는 국승선, 김부견, 박민평, 성태식, 조래장이 초대됐다. 개성과 자유로움이 담긴 선 땅에서 핀 꽃은 김두해, 도병락, 박종수, 유종국, 이강원, 이한우, 임택준, 전철수, 채우승, 홍선기의 작품을 전시한다. 서는 땅, 피는 꽃전에서 지역미술의 궤적을 살펴봤다면 전북 청년 2018에서는 전북미술의 현재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올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선정한 유망한 청년작가 김성수(조각설치), 이승희(영상설치), 지현(회화)의 전시를 통해서다. 김성수 작가는 키네틱적인 요소와 놀이적인 측면을 고려한 설치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작품 The Octagon x Cosmos는 사건처럼 구성된 거대한 디오라마(모형) 세트로, 커다란 체스나 바둑판을 연상시킨다. 작품 속 장난감 병정처럼 누군가로부터 연출된 상황 속에서 충실하게 주어진 임무만을 수행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들의 삶을 거듭 생각하게 한다. 이승희 작가는 한일간의 역사적 갈등, 천안함 침몰, 세월호 사건 등 시사성이 강한 주제에 주목한다. 세월호와 천안함 사건을 동시에 노출해 집단 간의 갈등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상호소통적인 관계 맺음을 제시한다. 지현 작가의 작품은 의도적으로 넘치게 차용한 이미지들이 충돌하면서 불확실성 시대의 소비 이미지를 강조한다. 배금주의적인 소비자본 사회에서 때로는 유쾌하고, 우울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만날 수 있다. 청년작가들의 전시는 인도네시아 교류전 변방의 파토스, 중국 베이징 쑹좡(宋莊)의 국중미술관 초대전, PLUS, 合전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