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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행촌리·남원 진기리 등 천연기념물 유전자원 DB 구축

김제 행촌리와 남원 진기리, 장수 봉덕리 느티나무 등 전북 지역 천연기념물(식물)의 유전자원이 영구적으로 보존되는 대책이 마련됐다.문화재청은 14일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와 구제역 등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천연기념물(식물과 동물)의 유전자원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고 밝혔다.국립산림과학원과 제주축산진흥원이 지난해 추진한 이 사업을 통해 천연기념물(식물) 3종 27그루의 유전자은행이 구축되고, 복제목(複製木)이 양성됐다. 도내에서는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0호)와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1호), 장수 봉덕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396호) 등 천연기념물(식물) 느티나무 3그루의 유전자은행이 구축되는 성과를 이뤘다.김제 행촌리 느티나무는 김제 봉남면 행촌리 동령마을에 600여 년간 자리한 높이 15m, 둘레 8.5m의 나무다. 진기마을의 정자나무 구실을 한 남원 진기리 느티나무는 높이 23m, 둘레 8.25m로 단양 우씨가 처음 마을에 들어올 때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장수 봉덕리 느티나무는 고금마을 뒷산에 있고,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 당산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재앙을 막고 있다.또 문화재청은 장수 장수리 의암송(천연기념물 제397호)을 포함해 13그루의 화분(花粉)을 저장했다.문화재청은 올해도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고창 선운사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 등 천연기념물(식물) 4그루의 화분을 저장해 유전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유전자원의 보존과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천연기념물에 대한 유전자원 DB 구축으로 우리나라 토종 생물 종을 보존해 유전자 주권 확보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15 23:02

김홍동 국립무형유산원장 "프로그램 내실화, 무형유산 가치 확산"

지난해 국립무형유산원의 개원을 알리는데 역점을 뒀다면, 올해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무형 유산의 가치를 확산하는 토대 구축에 힘쓰겠습니다.국립무형유산원 김홍동 원장은 지난해 10월 1일 개원한 국립무형유산원의 궁극적인 임무에 대해 죽은 공간이 아닌, 국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열린 공간으로의 자리매김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초기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무형유산 전승 환경 개선과 조사연구 기능 강화, 공연전시교육 사업의 확대에 나선다는 복안이다.김 원장은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 등 전승자 주관 행사에 대한 지원과 전승자 작품 구매 확대, 전승지원관리시스템 운영 등 체계적인 전승 활동 지원으로 무형 유산의 단절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적인 계승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공개 행사의 내실화와 특별해외 공연 등 예능 종목 공연 기회를 확대하고, 지난해 호응이 좋았던 이수자전은 공연에서 전시까지 점차 범위를 넓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어 특히 문화유산 3.0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전승지원관리시스템은 지난해 구축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며 행정 업무의 시스템화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승자, 국민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정보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동안 재량적으로 이뤄진 무형 유산 조사에서 올해는 한국무형유산종합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무형 유산 기록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무형유산종합조사는 1960년대 한국민속종합조사 이후 처음 추진하는 전국 단위의 무형 유산 종합 학술조사다. 올해부터 오는 2019년까지 5년간 실재(實在) 전승되는 무형 유산에 대한 조사와 영상 기록, 목록 작성 등이 이뤄진다.또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행사의 하나로 진행했던 국제무형유산영상페스티벌도 지난해 17개국 24편에서 올해 22개국 30편으로 확대해 시행한다.무형 유산 관련 상설 공연 26차례, 교육 프로그램 22개 과정 등 다양한 공연전시교육 사업을 진행해 무형 유산 공연전시의 대중화를 추구한다. 하반기에는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 공연, 전승자가 없는 시군이나 소외 계층을 찾아가는 공연, 해외 공연 등 260차례의 전승자 주관 행사 개최한다.김 원장은 지난해 전문가 추천으로 진행된 올해의 무형 유산 도시 사업을 올해는 공모 사업으로 전환해 1년간 선정 지역의 무형 유산을 조사연구하고 공연전시까지 지원할 방침이라며 지방무형문화재 네트워크 구성을 촉진하고, 지방무형문화재 보유자 등이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하도록 해 지역민에게 가시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이어 국민 공모를 통해 전주 한옥마을과 국립무형유산원을 잇는 도보형 다리를 건설해 접근성을 확보하고, 주말 콘텐츠를 강화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전주 나아가 전북과 국립무형유산원의 공생 방안에 대해 김 원장은 멋과 맛 자체가 무형 유산이기 때문에 전주야말로 무형 유산의 도시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무형 유산의 도시라는 이미지 창출을 통해 전북의 경제문화적인 부가가치 창출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13 23:02

[특별 기고] '농악 테마파크 조성'과 전라북도

우리민족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21세기 문화자산은 동아시아 무속사상에 근원한 이른바 집단적 신명이다. 이것을 근원으로 해서 우리 고유의 융합사상인 풍류사상이 전북의 칠보 고현내에 자리를 잡아, 이곳의 불우헌 정극인을 시작으로 해서 호남가단이 형성되어, 풍류문화가 호남 전 지역에 두루 충만하게 되고, 그것이 정읍 태인의 일재(一齋) 이항(李恒)을 거치고, 동학혁명을 지나, 근대 초기 정읍 이평의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에 의해 해원상생대동의 민중사상으로 현대화 되었다. 요즘 정치인들이 끄떡하면 해원, 해원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저 아득한 원시시대의 샤머니즘 사상에서 증산 강일순의 해원사상에 이르는, 전북의 사상사를 변죽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만큼, 전북은 우리 민족 고유의 토착사상을 부단히 심화확장해온, 우리 민족-사상-문화의 근원지이다.그 중심에 농악/풍물굿이 있다. 그리고 그 농악의 중심에 집단적 신명이 있다. 우리 민족의 전통 민족정서를 두 가지로 압축하자면, 그것은 아마도 정한과 신명일 것이다. 이 두 정서를 민족정서의 양면으로 해서, 우리의 민족문화가 이루어지고 변화되면서, 오늘날의 국민가수 조용필에 이르기도 한다. 정한을 신명으로 푸는 우리 민족의 가장 근원적이고 집단적이고 역동적인 전통 공연문화예술은 분명코 농악/풍물굿이다.이 농악/풍물굿의 가장 오랜 역사적 전통을 우리는 우리 고을 정읍에서 발견하게 된다. 역사 기록들을 찾아보면, 정읍은 마한 50여개 부족국가들 중에 초산도비리국 및 고비리국에 속하였고, 이곳에 소도의 북과 방울 전통을 세운 이후, 삼국시대 백제노래 정읍/정읍사를 중심으로 한 무고(舞鼓)의 전통이 이루어져, 남북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궁중예술로 정착되고, 조선시대에는 이것이 수제천의 음악으로 계승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민간에서는, 근대 초기인 1920년대에 정읍에서 일어난 민중종교 증산교/보천교에서 농악을 종교음악으로 채택 중흥시킨 이후, 이른바 정읍농악이 우리 근현대 농악을 주도하기 시작하여, 우리나라 농악을 오늘날과 같은 현대형 농악으로 변화시키는 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뿐만 아니라, 정읍 출신 농악 명인들은 해방 이후 농악 교육의 최전방에 서서 국악예술고등학교, 국립국악원, 각 대학교, 여성농악단, 이틀엔젤스 등등, 수많은 교육기관 및 공연단체들의 농악교육을 주도적으로 담당해 왔다.지난 해 12월, 우리의 농악/풍물굿이 드디어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농악이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한국적 집단 신명은 앞으로 공연문화 면에서 21세기 동아시아 중심의 네오-르네상스운동의 중심 활력이 될 것이다. 이 농악은 남한 전 지역에 걸쳐 두루 퍼져 있지만, 지금까지의 능동적인 변화와 전파를 주도해온 지역은 아무래도 전북지역이라고 볼 수 있고, 그 중심에 정읍농악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전라북도만이 농악 분야 국가무형문화재를 2개나 가지고 있다.농악/풍물굿을 둘러싼 이러한 현황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1세기는, 신제국주의가 새로운 냉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문화의 세기로 전망되고 있고, 그 중심에 동아사아-한국이 있으며, 그 중심에 바로 호남이 있고, 그 중심에 전라북도가 있다. 문화의 세기를 이끌고 나아갈 공연문화예술의 핵심 활력은, 우리가 보기에는, 바로 집단적 신명이고, 이것을 추동하는 가장 중요한 전통 문화예술이 바로 농악/풍물굿이다. 농악/풍물굿이 구현하고자 하는 이상세계는 바로 풍류세상이다.이러한 비전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농악/풍물굿을 그저 지켜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새로운 문화예술산업의 지평에서 우리 지역의 새로운 문화예술산업 테마로 새롭게 재활성화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무엇일까. 우리는 이에 대해 농악-테마파크 조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자 한다. 이것은 무주에 조성한 태권도공원 못지않은, 21세기형 문화예술산업의 테마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농악은 현재 우리나라 전통 공연예술 중에서 전 세계에 가장 넓고 깊이 전파 침투해 있는 공연예술이며, 이것이 가지고 있는 집단적 신명은 현재 K-pop의 근원적 활력으로 작동되고 있음을 본다.오늘날의 산업은 문화산업을 지향하는 경향이 매우 강해지고 있고, 문화경제학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한옥마을 하나 가지고 전북의 문화대안을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앞으로, 농악-테마 파크를 중심으로 한 전북의 새로운 문화기획을 기대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5.01.13 23:02

장석원 전북도립미술관장 "아시아서 주목받는 미술관 만들겠다"

올해는 도립미술관의 면모를 갖춘 전시를 진행하고, 아시아현대미술전으로 아시아에서 주목해야 할 미술관으로 부상하는 발판을 만들겠습니다.지난해 8월말 임용돼 5개월간 도립미술관을 이끈 장석원 관장(62)은 올 기획 전시에 대해 정체성을 강조했다.장 관장은 전시는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화두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사회성, 예술성, 역사성을 담아야 한다며 사회에 말을 걸고 이의를 제기하는 측면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올 주요 사업으로 오는 9월11일~11월15일 개최 예정인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해당 지역의 역동성을 구현하고 도내 작가와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그는 운영자문위를 따로 구성해 오는 3~4월에 1차로 작가를 선정한 뒤 이후 현장을 답사해 최정 결정하겠다며 행사 기간 전북예술회관에 도내 미술을 집약해 선보이고,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소통의 물꼬를 트겠다고 강조했다.현재 진행하는 개관 10주년 특별전 열정의 시대: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에 대해서는 다소 반응이 미진한 데에는 2년 전 흥행에 성공한 전시와 차별성이 부족했다고 진단하고 외국에 있는 작품을 끌어다가 보여주는 전시는 전문가 입장에서 상당히 따분한 일이고 단발성인 만큼 앞으로 이런 전시는 지양하겠다는 선을 그었다.특별전에 이은 도립미술관의 올 첫 기획전시는 오는 3월6일~4월19일 예정으로 1980년대 한국미술을 조망한다. 남천 송수남과 수묵운동의 복원과 함께 현재의 경향을 보여주고, 여기에 형상미술을 추가한다. 민주화운동이 진행되는 기간 예술의 흔적을 읽는다는 의도다.이어 4월25일~5월31일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치, 영상, 행위예술 등 움직임이 있는 놀이를 가미하고, 예술성으로 기존 상업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두는 전시가 계획됐다.장 관장이 심혈을 기울인 2015 청년작가전은 오는 6월5일~7월12일 선보인다.그는 지난해 말 선정한 4명의 청년작가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금보다 강도 있게 창작에 몰입하게 채찍질을 하겠다고 말했다.문화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기 위해 한국여성미술제도 연다. 7월17일~9월6일 여성성과 젠더 등을 다루며 남성문화와의 차이와 여성의 감성적 세계를 들여본다.연말을 장식할 기획은 도내 미술사의 복원이다.장 관장은 현재 전공자에게 논문 작성을 주문했고, 완성되면 미술그룹 활동이나 주요 작가의 작품을 추려 오는 11월20일에서 내년 1월3일까지 전시하겠다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작가 육성과 해외교류에 필요한 레지던시 사업을 위해 현재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며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은 오는 4월 시작해 24주간의 일정으로 주말마다 실시하고, 찾아가는 미술관, 사진강좌, 특강 등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는 장 관장은 전북미술의 출구를 만들고 공립미술관이 할 수 있는 변화를 더 강하게 시도해 아시아에서 알아주는 미술관으로 발돋음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1.12 23:02

[이삼구 박사 '생체실험'] "미래식량 귀뚜라미, 씹을수록 고소하네요"

파프리카와 함께 잘 익혀 나온 귀뚜라미 볶음이 속속 식탁에 놓여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갈색의 곤충에 모아졌다. 상상하던 그대로였다. 온통 갈색인 몸과 날개, 더듬이의 형태가 그대로였다. 시각적인 부담을 뒤로 하고 젓가락으로 한 마리를 집어 입 속으로 투척했을 때 맛은 다소 의외였다. 질감은 새우 껍질같았고 약간의 고소함이 있었다.지난 9일 오후 6시30분 전주시 서학로의 한 음식점에 귀뚜라미 시식회도 아닌 미래 식량 귀뚜라미 효능 생체 실험이라 이름붙인 자리에 모르모트(marmotte, 실험용 동물)를 자청한 20여명이 모였다. 살벌한 플래카드만 없다면 거나하게 저녁과 음주를 하는 분위기였다.귀뚜라미를 가까이 관찰하고픈 사람과 호기심에 먹어 보고 싶어서 참가했다는 사람, 주최자인 벤처기업 239의 대표 이삼구 박사(50)의 지인 또는 지인의 지인 등이 참여했다.귀뚜라미의 섭식 순서는 먼저 볶음이었다. 이어 플레인요구르트에 첨가한 분말은 간격을 나눠 2번 먹었다. 이 박사는 1인당 100마리 분량은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이날 생체실험은 그가 숙취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9번째 시식회로 마련했다.그는 동일한 장소와 시간에서 나타나는 생체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며 평소 먹는 술의 양보다 많이 마셔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옆 손님들도 신기한 듯 쳐다보고 귀뚜라미 배분을 요청하기도 했다.볶음은 생김새로 인해 젓가락질을 망설이게 했지만 씹을수록 고소하다는 평이었다. 이후 플레인요구르트 위에 갈색의 분말이 한 숟가락 가득 얹어졌다. 40~50마리 분량이었다. 시식한 결과 고소함이 볶음보다 더했고 씹히는 풍미나 맛이 들깨가루 같았다. 맛 평가에서는 볶음보다 호평이었다.군산에서 왔다는 설수현 씨(23)는 몸에 좋다고 해 굉장한 기대를 하고 왔는데 번데기처럼 맛있게 먹었다며 술을 마셔도 취한 느낌이 덜하다고 말했다.김보정 씨(25전주대3)는 처음에는 약간의 혐오감이 있었는데 먹어보니 거부감이 없어졌다며 평소 소주 1병 반까지 먹는데 오늘은 2병을 마셨어도 괜찮다고 들려주었다.귀뚜라미는 잡기 전에 해감처럼 1~2일 먹이를 주지 않는다. 이후 멸치처럼 뜨거운 물에 데치고 영양소 파괴를 줄이기 위해 동결 또는 저온 건조를 한다. 이를 그대로 요리해 먹거나 갈아서 분말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이 박사는 인식의 전환은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각기 비슷한 양의 귀뚜라미를 제공했다며 단백질, 오메가3, 베타카로틴,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그를 귀뚜라미 전도사로 인도한 것은 지난 2012년 우연히 보게 된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미래 인류의 식량전망 보고서였다. 당시 유엔 산하 국제표준화기구(ISO) 분과위원회에서 한국대표로 활동하던 그는 충격을 받고 대체 식량으로 국내 조건에 맞는 고단백 곤충으로 귀뚜라미를 찾았다. 이후 귀뚜라미 대량 사육 체계를 개발했다.이 박사는 선진국은 이미 제품화됐고 우리 나라에서도 식품 원료의 가능성을 본 만큼 앞으로 산업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1.12 23:02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장 "전시·관람환경 개선, 조사·연구도 활발"

머리는 국립박물관, 몸은 도립박물관전주국립박물관이 올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문장이다.국립전주박물관 유병하 관장은 지향하는 수준은 국립박물관이되 철저하게 지역에 발을 붙이고 어울리면서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도립박물관이 되겠다며 박물관 개관 2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전시관람 환경 개선을 통한 하드웨어 강화와 발굴조사, 전시, 출판 등 소프트웨어 차별화로 올해를 발전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우선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쾌적한 전시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대 문화실을 개편해 오는 10월 27일 다시 개관한다. 본관어린이박물관 로비와 석전 기념실시민갤러리 등 문화체험관 전시실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후백제 역사 복원을 위한 기반 연구와 해양 제사 연구, 부안 유천리 12호 고려 청자 요지 조사, 조선총독부 박물관 사업에 따른 익산 쌍릉 재보고 등 도내 곳곳의 역사와 문화를 조사연구하는 작업을 선행할 계획이다. 이어 대한제국의 상징인 국새 등 12점을 전시하는 돌아온 국새전과 종묘 제기 120여 점을 전시하는 종묘전, 후백제와 긴밀했던 오월의 문물을 국내에 소개하는 오월전 등 다양한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유 관장은 전북 박물관미술관과 연계해 지역 문화유산을 공개하는 등 지역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실질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연구사적 유대 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공부하는 박물관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도내 행정기관이나 대학, 연구기관과 지속해서 협력을 강화해 대외지향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문을 연 어린이박물관의 전시 기획방법과 프로그램 안내 등을 담은 활동지를 제작하고, 어린이박물관학교를 운영하는 등 어린이박물관을 특화해 끌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형성 중심을 1차 과제로 일부 수정에 들어간다. 한국 인문 문화 중심의 박물관대학프로그램 등 기존의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지속하는 한편 중국의 장족 문화, 미크로네시아 원시 부족의 생활양식 등을 다룬 세계 민족지 강좌를 신설할 계획이다.또 박물관에서 후백제, 해양 제사, 익산 쌍릉, 완주 상림리 청동검 등에 대해 조사연구한 성과를 담은 단행본과 보고서 등을 발간해 지역 사회를 위한 수준 높은 박물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유 관장은 누리집과 모바일 웹사이트의 운영에서는 특별 전시 번역의 현재화, 고대 문화실 개편과 학술조사에 따른 콘텐츠 보강 등을 통해 스마트 박물관의 면모를 갖춰가겠다며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블루투스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Beacon)을 활용해 전시안내시스템의 이용 편의성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국립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은 어디까지 인지, 21세기 지역박물관의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09 23:02

이지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도내 전통문화 콘텐츠 산업화 모색"

올해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설립의 초석을 마련하고 전통문화의 산업화를 꾀하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지난해 10월부터 도내 문화정책을 관장하며 흥이 나게 일하고 있다는 전북도 이지성 문화체육관광국장(39)은 내년 상반기 출범을 앞둔 문화관광재단에 대해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통해 관광으로의 연결과 창작 동기를 강화하는 선순환을 강조했다.이 국장은 문화예술의 진흥에 역점을 두고, 단순히 도 사업을 위탁받아 예산을 집행하는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연구, 진흥, 발전 사업 위주로 역할을 짜도록 올해 기반을 다지겠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재단 설립 문제가 그동안 문화예술인에게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는 가운데 이제는 도의 방향이 정립된 만큼 문화예술인과의 논의를 통해 상반기 용역을 마친 뒤 조례를 만들고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올해 도내 주요 문화정책의 방향타를 전통문화콘텐츠의 산업화로 잡았다. 한문화창조거점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한국소리창조클러스터의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기본계획을 세우고 예비타당성 분석을 거친 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이 사업은 전통 소리를 디지털 음원으로 개발하는 내용이다.이 국장은 민요, 판소리 등 무형문화재의 소리를 음원으로 만들어 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전북이 지닌 자원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기능성 게임의 육성도 비슷한 맥락으로 전통문화를 소재로 교육적 기능을 갖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향후 5년간 정부로부터 100억 원을 지원받는다고 보탰다.이와 함께 폐산업시설을 다목적문화시설로 전환해 50억 원으로 완주에 책마을문화센터와 다목적에코복합문화센터를 만들 예정이다.문화유산을 재조명해 그 가치를 높이는 것도 주요 목표다.이 국장은 지난해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의 국립 승격에 청신호가 켜졌고, 문화재청과 협약해 백제 왕도의 복원사업을 시작한 일도 보람있었다며 농악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전북이 문화유산으로 부흥의 전기를 맞이한 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이어 오는 6월 이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나고, 정읍 무성서원 등 전국 9개 서원이 다음달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는 만큼 3년 연속 세계유산을 배출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며 국립무형유산원과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으로 도내 중요무형문화재의 공연과 전수활동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문화예술 업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는 그는 무주 태권도원 공연의 상설화처럼 도내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대표 공연 제작도 염두하고 있다며 관광지의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골라보는 공연을 마련하고 싶다는 구상도 내비쳤다.그는 이어 그동안 행정은 창작활동의 예산을 지원하고 사후 관리는 미진했던 만큼 개인적으로 매월 몇 차례씩 소규모 공연장을 찾아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5.01.08 23:02

지역관광공동체 '관광두레' 확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8일부터 28일까지 지역관광개발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관광 두레’ 사업의 지역별 프로듀서를 모집한다.관광 두레는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광 자원을 연계해 지역의 관광 상품을 창출하고 운영하는 지역관광공동체로 올해 시행 3년 차를 맞았다. 현재 24개 지역에서 131개 관광 두레가 운영되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는 2013년 부안과 2014년 김제·무주·남원 등 4개 지역에 부안 5개, 김제 5개, 무주 6개, 김제 7개 등 모두 23개 관광 두레가 결집해 있다.새롭게 관광 두레 조성을 추진할 프로듀서에 대한 모집은 서류와 지자체, 발표평가 등을 통해 다음 달 말까지 모두 10개 내외 지역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지자체 대상 설명회는 호남권의 경우 오는 14일 대전에서 개최된다.새로 선발된 프로듀서와 해당 지역에는 역량 강화 교육과 지역관광공동체 조직화, 주민공동체 역량 강화 상담제, 창업 및 경영 개선 시범사업 등이 지원된다.문체부는 기존의 관광 두레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지속한다. 특히 올해에는 관광 두레 전국대회와 응원단 운영 등 전국적 교류와 홍보가 이어진다.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20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관광산업의 대안 모델을 제시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관광 두레가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자세한 정보는 문체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홈페이지, 관광 두레 블로그(blog.naver.com/tourdure)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08 23:02

김영배 전북민예총 회장 "광복 70주년, 근대사 아픔·진실 전할 것"

지난해 동학농민운동 120주년 주제를 올해 광복 70주년으로 연계해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픔과 진실, 통일과 화합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술 단체가 되겠습니다.(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올해는 광복 70주년에 방점을 찍는다. 올 한 해 새롭게 추진하는 정책은 물론 기존 사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한 셈이다.전북민예총 제6기 김영배(62) 이사장은 각 위원회와 분과, 지부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해 전주지부 창립에 이어 올해는 익산지부 창립을 지원하고, 분과별 활성화를 추진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화할 방침이라며 젊은 층과 호흡할 수 있는 영상이나 퓨전 분야 프로그램을 개발해 젊은 층을 유입하고, 이들이 문화 예술 단체를 이끌어 나가도록 해당 분과를 설립하는 등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전북민예총은 회원들이 전문성을 심화해 예술의 힘을 키우도록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내 문화 예술인들을 중앙 무대에 진출시키는 등 내부 동력을 외부로 확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제12회 전북민족예술제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주제 아래 문학음악미술풍물사진영상 등 각 분과가 참여해 회원들의 창작 활동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기획 전시 아시아 그리고 쌀 전(展)은 아시아에서 쌀이 갖는 상징성을 부각한다. 생명과 수탈의 상징에 광복의 의미까지 더해 되짚어 볼 계획이다.또 중국과 러시아, 캄보디아 대상으로 진행하는 해외민족예술제는 음악에서 미술까지 확대하고, 진정한 교류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한국 방문을 강구하고 있다.그는 자신의 예술 장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이들이 많이 모인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도내 기업의 지원과 전북민예총 예술인들의 공연전시가 결합된 수익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제12회 문화정책전국대토론회에서는 지역문화진흥법과 문화관광재단 문제에 대해 집중 토론을 펼치고, 지난 2005년 4월 제1호를 시작으로 지역 문화 예술계 현안을 다루고 있는 문예 비평지 품 발간도 이어간다.그는 제9회 초등학생 통일 만화 그리기 대회는 확대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통일 관련 만화 그리기 대회, 수상작 전시회를 통해 올바른 역사의식 확립에 일조하겠다고 전했다.이어 3월부터 12월까지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펼치는 도민을 찾아가는 문화 예술 강좌를 통해 도민의 문화 예술 향유 기회 확대하고, 시대정신을 놓치지 않고 현안의 진실과 아픔 나누는 예술인 모임이 되도록 향후 1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07 23:02

완주 문화예술계 협회 창립 잇따라

최근 완주 지역정체성 확립차원에서 문화예술계의 완주협회 창립 활동이 줄을 잇고 있다.완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사)한국연극협회 완주군지부(지부장 정상식)가 한국연극협회로부터 지부등록이 최종 승인됨에 따라 조만간 창립행사를 열기로 했다.연극협회 완주군지부는 도내 군지역에서는 처음 설립되는 것으로 앞으로 완주지역 이야기를 연극으로 창작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창립된 (사)한국문인협회 완주지부(지부장 윤이현)도 최근 첫 번째 협회지인 완주문학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완주문학 창간호에는 완주 상관면 용암리 산정마을 이야기를 비롯 남관진 만마관을 찾아서, 신리로 가는 버스, 삼례와 문학작품 등 다양한 완주관련 이야기들을 담아냈다.지난해 말 결성된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완주지회(완주예총)도 이번 달 중 창립행사를 위해 준비 작업에 힘쓰고 있다.완주예총은 완주군을 예술문화가 강물처럼 넘치는 고장으로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전라예술제의 완주 개최와 예술지 발간 등 문화예술분야의 다채로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권순택
  • 2015.01.07 23:02

[프롤로그] 최승범 시인에게 듣다

전북의 예술혼(藝術魂)은 어디에서 새어나와 어디로 흘러가는가. 전북 예술의 정체성에 대해 한 단어, 한 문장으로 단언할 이는 없을 듯하다. 예술을 소중히 여기는 예술가의 정신에 각 장르의 시각이 더해져 전북의 예술혼이 완성된다. 본보는 새해를 맞아 전북의 예술혼 찾기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한국 문화예술의 한복판에 서온 전북 문화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모색하는 기획이다. 문화예술의 현장에서 열정을 쏟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통해 전북의 예술혼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가장 전북적인 예술혼을 찾는 여정에 나서기 전, 현대시조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고하(古河) 최승범(85) 시인(전북대 명예교수)을 지난 5일 고하문학관에서 마주했다.최승범 선생에게 여행길의 문을 가볍게 열어 주길 청하자 기대할 것 없어라는 대답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 30초, 1분, 2분. 이따금 들리는 거친 숨소리와 문틈으로 몰아치는 바람소리만이 정적에 답했다. 최 선생은 먼지마저 세는 눈빛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며 말문을 열었다.전북은 멋과 맛, 풍류가 있는 고장이야. 역사를 훑어볼 때 멋이 있는 고장이고 맛을 챙겨 온 고장, 그리고 풍류의 마음을 잃지 않고 가꿔온 곳이지. 구닥다리 얘기지만 전북의 고로(古老)들에 의해 전해 오는 이야기 중 사불여(四不如)라는 말이 있어. 관리는 아전만 못하고, 아전은 기생만 못하고,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는 얘기로 남도의 음식 맛이 그만큼 빼어나다는 표현이지.-선생님, 풍류에 대해 더 듣고 싶습니다.풍류(風流)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야. 전북의 문화 예술에서 풍류라는 말을 챙기고 싶어. 풍류는 본디 바람의 흐름과도 같은 것으로 벽에 막혀도 막히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지. 풍류는 문화 예술의 정신적인 뿌리로 이어져. 일찍이 고운 최치원 선생은 난랑비서(鸞郞碑序)라는 글에서 유교와 불교, 도교를 포용하고 융합하는 풍류도를 고유한 전통으로 제시하고 자연 이치와의 조화를 강조했지. 현묘지도(玄妙之道)라 하여 우리 고유의 사상이면서 사람들을 접화하는 것, 인문 정신의 핵심이기도 해.-최치원 선생이 말한 풍류와 현재의 풍류 의미에는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어. 뒤로 내려오면서 이 말에도 속기가 끼어들었고 사전에 따라서는 기루(妓樓), 염사(艶事), 정사(情事)로까지 풀이한 것을 볼 수 있어. 풍류는 혈류의 도로, 속기가 끼어서는 안 되고 우리의 문화 예술은 풍류에 바탕해서 나아가야 해. 청풍명월, 청산녹수와 같은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높이 살 수 있는 마음이어야만 풍류를 꽃처럼 피워 낼 수 있는 법이지.-우리의 고유한 문화와 사상, 풍속들이 많이 사라지고 왜곡된 현실입니다.선비는 글이나 글자를 아는 식자인(識字人)인데 구실을 못하는 사람이 많아. 가까이 알고 있는 분들 가운데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를 들라면 조선왕조 500년의 저자 신봉승 선생을 꼽고 싶어. 주고받은 편지나 격식 모두 본받을 만한 분이지. 풍류가 조선의 선비 정신으로 그 명맥이 일부 이어진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생활 바탕에서 풍류를 챙기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처지를 바꿔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해. 전북 문화 예술은 내세워 자랑할 만한 곳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면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봐야 할 시점이야.최승범 선생은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씩 우체국에 들른다. 자택과 고하문학관으로 배달돼 쌓인 원고나 서적, 편지를 읽고 일일이 나름의 답장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건강이 여의치 않아 매일매일 전달되는 서적과 편지가 책상에 쌓여 있어 이를 지켜봐야만 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마땅치 않은 것도 있지만 여하튼 봐야 해. 일단 받아 대충 보고 내 나름의 편지를 하지. 젊은 시절부터 늘 원고를 보면 우체국으로 향했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서는 안 돼.편지는 보내기 전 복사해 파일에 받은 편지와 함께 보관한다. 편지 따위를 꽂아 두는 물건을 뜻하는 고비에서 이름을 따와 뒤에 숫자를 붙인다.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한 이 작업은 현재까지 이어졌다. 고비는 어느새 190이라는 수를 뒤에 뒀다.-전북대 정년퇴임 때 다시 태어나도 이 고장,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직도 유효한지 궁금합니다.전북은 살아보니 살만한 고장이야.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가거지(可居地) 즉, 가히 사람(선비)이 살만한 땅으로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 4가지 요소를 충족한 지역에 전북이 포함돼 있어.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후학들이나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씀해 주신다면.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나부터도 후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할 처지는 못돼. 낙낙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조급하지 않고 여유 있게 살아가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야 해. 이만 줄이겠습니다(웃음).● 최승범 시인은 이병기 선생 수제자신석정 시인 사위최승범 시인은 원로 시조시인이자 풍류를 지닌 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로 존경받고 있다. 1931년 남원 사매면 서도리에서 태어나 1954년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정년 퇴임때까지 40년간 전북대에서 재직했다.1958년 김동리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3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가람 이병기 선생을 사사해 적통을 이어받은 수제자가 됐다. 고(故) 신석정 시인의 사위이기도 하다.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장, 한국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지부장, 한국문화재보호협회 전북지부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고하문학관 관장으로 있다.정운시조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학농시가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목정문화대상, 한국문학상, 민족문학상, 한국시조대상을 수상했다.저서로는 한국수필문학연구, 시조에 깃든 얼, 남원의 향기, 시조 에세이, 풍미기행, 한국을 대표하는 빛깔, 한국의 먹거리와 풍물, 소리,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듣다등이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5.01.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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