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23:3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현장] ‘당신의 손맛’으로 채우는 전주의 맛...당근 김밥 말이 체험해보니

“드라마 보셨어요? 당근 김밥의 핵심은 양념입니다. 김밥을 말 때는 밥을 골고루 펴주면 터지지 않고 쉽게 말아져요” 지난 11일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조리체험실. 이윤화 한식조리체험 강사가 당근 김밥 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게 조리 시 주의할 점을 설명했다. 강사의 이야기를 듣는 어린 학생부터 20~30대 남녀, 60대 부부까지 스무 명 참가자의 얼굴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밥과 속 재료의 양부터 재료의 배치, 손힘 등 갖가지 변수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게 김밥이다. ‘김밥 옆구리 안 터지는 비결’이 검색창에 자동 검색될 정도다. 그런데 밥만 고루 펴주면 쉽게 말린다니. 이날 전주문화재단이 준비한 ‘당신의 맛, 전주의 맛’ 당신의 손맛 일일 체험에 나선 기자는 선뜻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강사의 말은 사실이었다. 김 위에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을 한 밥을 올려 골고루 펴주면 김발 없이도 터지지 않는 김밥이 완성됐다. 조리의 모든 과정이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어떻게 말아도 전주 명물인 당근 김밥이 완성됐다. 다만 당근의 아삭한 식감과 음식의 조화 등 ‘진짜’ 당근김밥이 나오려면 노하우와 경험이 필요했다. 당근을 채 썰어본 경험이 없었기에 당근 두께는 삐뚤삐뚤 제각각이었다. 강사는 당근을 일정한 간격과 속도로 썰어나가는데, 말 그대로 전문가의 경험과 감의 영역이었다. 당근 김밥을 모두 말고,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 용기에 담아내는 것으로 체험이 마무리됐다. 함께 당근 김밥을 완성한 수강생들의 표정에는 뿌듯함의 미소가 엿보였다. 40여 분 동안 만든 ‘나의 소중한 당근 김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부터 찍기 바빴다. 이후에는 설거지와 조리도구 세척, 쓰레기 정리까지 모두 수강생의 몫이다. 뒷정리마저도 ‘즐거움’의 영역이 돼 웃음꽃이 만발했다.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당신의 맛, 전주의 맛’은 넷플릭스 드라마와 연계해 전주의 음식문화를 나누는 체험 행사이다. 전주를 배경으로 전주 음식이 콘텐츠로 활용된 드라마 ‘당신의 맛’을 중심으로 음식 인문학과 대중 콘텐츠가 만나는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당신의 손맛’ 강좌에 참여한 강한나(39)씨는 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드라마 당신의 맛에도 음식이 나오고, 전주에 유명한 당근김밥집도 있어서 직접 당근 김밥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생각보다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주문화재단이 전주의 고유한 음식과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올해 처음 선보인 만큼,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 전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13 14:44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차세대 국악 예술가를 위한 따뜻한 동행

서른 명이 넘는 국악기 연주자들이 하나가 된 것처럼 손가락을 움직이고, 풍성한 색채감을 드러내며 선율을 만들어가는 건 오케스트라의 묘미다. 연주자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황홀함은 무대에서 단원들을 이끄는 지휘자가 좌우한다. 젊은 지휘자 유민혁(40)씨는 담대했지만 두려웠다. 머릿속은 요동치는 중이었다. 지난해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제29회 대학생 협연의밤 지휘자로 발탁됐지만 그저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악 관현악단 지휘자로서 출발점에 선 찰나, 얄궂게도 두려움이 엄습했다. “발탁이 됐을 땐 기뻤지만, 단시간 안에 앙상블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어요. 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도 깨달았죠” 두 달 가까운 연습시간이 주어졌지만, 여러 악기로 고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실제 연습시간이 가장 고됐다는 유 씨는 “저희 장모님께서 제가 새벽 3~4시까지 안자고 악보 외우며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다 죽겠다’며 걱정했던 게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에게 “실수해도 괜찮다.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자”라고 격려해 준 이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이용탁 예술감독이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전통예술을 계승‧발전시키고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신진 국악인 발굴을 위해 매년 ‘대학생 협연의 밤’ 공연을 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재능 있는 젊은 지휘자‧작곡가 발굴’로 확장시켜 판을 키웠다. 이용탁 예술감독은 10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연주자들을 위한 무대는 존재하지만 작곡가와 지휘자를 꿈꾸는 이들이 설 무대는 많지 않다”며 “새로운 세대 국악 지휘자를 길러내고 그들이 관현악단과 작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예술감독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훌륭한 연주회 뿐 아니라, 재능 있는 인재들이 지휘자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서 남기고 싶은 유산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마련된 프로그램에 지난해 23명이 지원해 연주자 6명, 지휘자 2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주 1회씩 30일 동안 연습에 몰두했고, 유 씨도 최은아 작곡가의 곡 ‘국악관현악을 위한 산오르기’를 지휘했다. 그는 “수준 높은 관현악단과의 소통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며 “하루 참여하는 마스터 클래스와 달리 한 달 넘게 지도 선생님과 직접 연주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기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한 유 씨는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도립국악원에서 준비한 푸른음악회 객원 지휘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유 씨는 15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릴 제30회 대학생 협연의 밤 ‘젊은 예인의 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프로그램을 총괄한 이용탁 감독은 “대학생 협연의 밤은 30년간 국악계의 미래를 여는 발판이 되어 왔다”며 “재능 있는 친구들이 1~2개월 동안만이라도 프로악단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젊은 지휘자, 신진 작곡가, 대학생 연주자들이 전통을 현재로 이어주고 미래로 확장해 나가는 현장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10 17:47

전주문화재단, 22일까지 미래문화콘텐츠 아카데미 교육생 모집

(재)전주문화재단이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미래문화콘텐츠 아카데미’의 교육생을 오는 22일까지 모집한다. ‘미래문화콘텐츠 아카데미’는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융합한 콘텐츠 창작 교육을 통해 미래문화도시 전주의 핵심 가치인 ‘전통과 미래의 융합’을 실현할 창의적 기획자와 콘텐츠 창작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전주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하는 이번 아카데미는 미래문화도시 전주 사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 발굴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교육은 오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총 19회차로 진행되며 △언리얼 엔진 실습 △인터렉티브 퍼포먼스 제작 △프로젝션 맵핑 등 실무 중심의 기술 교육과 창작 기획 역량을 높이는 과정으로 운영된다. 또 수료생 중 5개 우수 팀을 선정해 팀당 100만 원의 창작 지원금을 제공하며, 오는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미래문화축제 팔복’ 기간 중 결과물 전시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수료자에게는 향후 전주시 문화도시 콘텐츠 기획사업 참여 기회, 미래문화콘텐츠 창업지원 및 기업 육성사업과의 연계 등 다양한 진로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모집 인원은 총 15명이며, 미래문화콘텐츠에 관심 있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교육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며,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미래문화콘텐츠 아카데미 담당자(063-281-4126)에게 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7.10 16:42

전북지역 5개 혁신 기관, 가짜노동X진짜혁신 북토크 개최

전북특별자치도 혁신기관들이 공공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구조 혁신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북토크 자리를 마련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과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원장 이은미), 전북테크노파크(원장 이규택),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대표이사 강영재), 전북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원장 서양열) 5개 기관에서 '가짜노동×진짜혁신 BOOK TALK’를 공동 개최한다. 10일 오후 3시 30분 전북테크비즈센터 1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북토크 행사는 조직 내부의 비효율, 디지털 전환, 공직사회 개혁 등 현실적인 과제에 대해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는 관련 저자의 강연과 전문가 대담으로 구성된다. 이날 행사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청년예술기획 프로그램 '청년주문배달서비스' 연계공연으로 시작되며 아시아 월드뮤직을 바탕으로 활동 중인 '투론(Turon)’ 팀이 사전 퍼포먼스를 통해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강연에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진짜 혁신이다’의 문용식 작가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의 노한동 작가가 참여해 조직과 업무 방식에 대한 통찰을 공유한다. 이후에는 전주대학교 이영로 특임교수, 전북테크노파크 이규택 원장이 패널로 참여하는 전문가 대담이 이어지며 좌장은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이은미 원장이 맡는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공공조직이 진짜 혁신을 말하려면 현실을 직시하는 대화와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북토크가 지역 공공기관들의 변화된 언어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09 15:17

삶과 세계 꿰뚫는 시(詩)언어 조명…이종민 '영시의 숲'

이종민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하는 '영시의 숲' 여름특별강좌가 7월 7일부터 8월 11일까지 삼례책마을에서 진행된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완주인문학당과 삼례책마을, 천년전주사랑모임이 공동주관하는 특별강좌는 ‘불멸의 새와 꽃의 영광을 노래하라’를 테마로 한다. 이번 강좌는 영문학자 이종민 교수의 해설로 영시의 대표 시인들과 작품을 깊이 있게 만나는 특별한 기획이다. ‘학문과 감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명징한 해설’을 통해 인간 존재와 사랑, 욕망, 고독, 구원의 주제를 다룬 영시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7일 열릴 강좌 주제는 영국시인 존 던(John Donne‧1572~1631)의 ‘형이상학적 사랑’이다. 14일에는 영국 낭만파 시인 퍼시 비시 셸리(P.B.Shelley‧1792~1822)의 ‘욕망의 역설과 아이러니’를 탐색한다. 8월 4일은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1908~1892) ‘멈출 수 없는 여행’ 8월 11일에는 매튜 아놀드(matthew arnold‧1822~1888)의 ‘사랑으로도 부족하다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강좌는 단순한 작품 해설에 그치지 않고, 삶과 세계를 꿰뚫는 시의 시선과 언어의 아름다움을 조명할 예정이다. 강좌는 오픈채팅방 ‘영시의숲’으로 신청하면 된다. 궁금한 사항은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07 16:45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한국 예술단체 최초 '독일 국립오페라극장' 무대 오른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 예술단체 최초로 오는 27일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 Berlin)에서 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고섬섬’ 공연을 펼친다. ‘고섬섬’은 2023년 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으로 초연된 작품이다. 전북 부안 위도에서 전승되는 국가무형유산 ‘띠뱃놀이’를 재구성해 무대화한 창작 작품이다. 지난해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 공연을 선보여 관객과 전문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이 열리는 베를린 슈타츠오퍼 국립오페라극장은 1742년 건립된 유서 깊은 극장 중 하나다. 세계 오페라계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공연장으로 꼽힌다. 독일 문화의 중심이자 유럽 공연예술의 상징적 공간이기에 전북의 전통예술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 베를린 공연은 이혜경 예술감독과 유영대 원장의 ‘열정의 결실’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전통예술의 세계화에 꾸준히 노력해 온 유영대 원장의 문화교류 경험과 이혜경 감독의 국제무대 활동 경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악원은 이번 공연을 단순한 해외공연이 아닌, 오랜 시간 타국에서 살아온 파독 간호사와 재독 한인들에게 고국의 정서를 전달하고 위로를 건네는 뜻깊은 무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혜경 예술감독은 “전북특별자치도 브랜드 작품 ‘고섬섬’이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으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초청 받게 돼 무척 영광스럽다”며 “국악원 식구들이 함께 이뤄낸 결실인 만큼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03 17:46

황이슬 대표 "'로컬 투 글로벌' 가치 실현 노력하겠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배웅하던 은발 외국인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서양식 정장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감색 두루마기 한복을 입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 평소 한복 애호가로 알려진 그가 선택한 한복은 캐주얼 한복 브랜드 ‘리슬(Leesle)’의 제품이다. 전주에서 1인 기업으로 시작해 패션의 고장 밀라노까지 진출하며 ‘한복’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리슬의 황이슬 대표와 지난 2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오는 9월 뉴욕패션위크 참석으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그에게 이번 소식은 “19년간 한복 대중화를 위해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격려와 응원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황 대표가 2014년 만든 캐주얼 한복 브랜드 ‘리슬’은 편견과 싸우며 성장했다. ‘전통을 훼손 한다’‘ 근본 없는 옷이다’와 같은 날 선 비판과 편견을 깨기 위해 실용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디자인 구현에 집중했다. 예쁘면서도 자주 입을 수 있는 옷 제작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저는 ‘자주 입는 옷이 좋은 옷이다’라는 확고한 철학으로 한복을 디자인 해왔어요. 그리고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가 한복의 헤비유저가 됐죠. 매일 한복을 입고 생활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디자인에 반영했죠.” 대표는 세탁이 편한 소재, 다림질을 최소화하는 구조, 활동성이 보장되는 디자인 등 입는 사람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생각했다.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옷이 아니라, 일상에서 계속 손이 가고 입을 때마다 행복과 자신감을 주는 옷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이렇게 만든 옷은 방탄소년단(BTS), 김태리, 마마무 등 유명 방송인들이 입으면서 입소문을 탔다. 이제는 국내 판매 못지않게 수출도 한다. 현재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7~8%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해 9월 뉴욕 패션위크 참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그는 “존중을 담은 실용성과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으로 ‘리슬’이라는 브랜드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이제는 한복을 파는 브랜드를 넘어 ‘코리안 시크’라는 새로운 패션 장르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목표는 ‘로컬 투 글로벌(Local to Global)’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의 자신을 만든 자양분은 모두 ‘전주’에 있기에, 전주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나다운 것, 가장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인 무기가 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 문화일반
  • 박은
  • 2025.07.03 17:41

화려했던 전북 연극, 전국 최하위 예산에 설자리 잃었다

과거 화려했던 전북 연극이 쥐꼬리 예산과 행정의 무관심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연극제로 향하는 관문인 전북연극제 예산이 수년째 2000만원 남짓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북 연극이 중앙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다섯 번의 대통령상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주목받던 전북 연극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전북연극제는 도비 보조금 2300만원으로 치러졌다. 3개 팀이 출전해 극단별 700만 원 정도로 연극제를 준비한 셈이다. 1985년 시작된 전북연극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연극 행사이자 창작 예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꼽힌다. 특히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연극제로 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다. 하지만 전북도의회에서 합당한 기준 없이 문화예술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하면서 최대 4000만 원이 지원되던 전북연극제 예산이 2015년부터 26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2017년까지 2000만원의 예산으로 행사가 치러졌고, 가까스로 예산이 증액되면서 2018년부터 현재까지 2300만원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진출한 단체에 주어지는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북연극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단체에 2000만원의 본선 진출 지원금이 지급된다. 본선 진출 지원금으로 연극제가 열리는 공간 규모에 맞춰 무대를 수정하고, 식사와 숙박, 이동 경비까지 모두 해결해야 한다. 올해 전북연극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까치동의 정경선 연출가는 “전북연극제를 준비하려면 극작부터 무대연출, 연기까지 최소 2~3달을 투자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 기간 동안 연극제를 준비하는 스태프와 연기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고작 30만 원이 전부”라고 털어놨다. 적은 예산을 출전하는 팀들이 쪼개서 갖다 보니 연극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 공간 대관료부터 조명, 무대 제작, 의상, 소품, 인건비까지 700만 원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사람 한 명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전북연극협회가 공개한 ‘2024년 시‧도별 연극제 보조금 현황’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2023년 사고지회로 지정된 전남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예산이다. 지난해 시·도별 예산을 살펴보면 △전남 3500만원 △전북 4300만원 △제주 4500만원 △경북 5500만원 △강원 5600만원 △충남 6000만원 △충북 6400만원 △경기 1억800만원 △경남 1억80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북연극제 참여 자체를 꺼리거나 예선에 출전했더라도 대회 참가를 두고 고민하는 분위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 회장은 “다른 시도와 비슷한 수준으로는 지원이 되어야 하는데, 몇 년째 똑같다. 연극제 치르고 나면 다들 적자”라며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작품 수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절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매년 도의회에 연극제 예산 증액을 요청하고 있지만, 심의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라며 “지역 연극 발전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6.30 18:03

먹고 체험하고 즐겨라…전주문화재단 '당신의 맛, 전주의 맛'

전주의 음식문화와 지역 정체성을 조명하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이 넷플릭스 드라마 콘텐츠와 연계해 전주의 음식문화를 나누는 경연‧체험 프로그램 ‘당신의 맛, 전주의 맛’을 7월 4일과 11일 2차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주를 배경으로 촬영되고 전주 음식이 주요 콘텐츠로 활용된 넷플릭스 드라마 <당신의 맛>을 중심으로, 음식 인문학과 대중 콘텐츠가 만나는 색다른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프로그램은 총 2회로 구성되며, 드라마 푸드 총괄 디렉터의 강연과 드라마 속 음식 조리 체험이 각각 진행된다. 첫 번째 프로그램인 ‘눈으로 보는 맛’은 오는 4일 오후 7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교육실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드라마 <당신의 맛>의 푸드 총괄 디렉터이자 식공간디자인 그룹 꾸밈 김민지 대표가 참여해 전주 음식이 드라마 속에서 어떻게 연출됐는지, 음식 콘텐츠 기획 배경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프로그램 ‘당신의 손맛’은 11일 오후 7시 한국전통문화전당 조리체험실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드라마에 등장한 섭산적과 당근 김밥의 조리 시연을 관람하고, 직접 당근 김밥을 만들어보며 드라마 속 음식을 현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참가비 무료이며, 음식과 인문학에 관심 있는 전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 신청 및 자세한 사항은 전주음식이야기 누리집(jeonjufoodstory.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6.30 14:10

[전통예술의 심장이 뛰는 무대] (하) 전주대사습의 내일과 우리가 할 일

“요즘은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 수상자 나이가 많이 어려졌어요. 나이가 어리다고 실력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연륜에서 우러나는 공력은 무시할 수 없잖아요.” 지역의 한 원로 국악인이 전한 말처럼,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국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젊은 층의 진입은 세대교체의 흐름으로 볼 수 있지만, 판소리가 연륜과 함께 깊어지는 예술이라는 인식과 충돌하면서 이른바 ‘공력 논란’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류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요즘은 예술중·고 등에서 전문 교육을 일찍부터 받기 때문에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며 “단순히 나이로 공력을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무대 경험과 표현력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전주대사습놀이는 지금, 전통의 무게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고민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이를 위해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는 최근 국가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2021년 출범한 TF는 국악과 문화유산 분야 전문가 5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2월부터 역대 수상자 이력 정리와 자료 아카이빙 등을 진행 중이다. 내년 대회 전까지 ‘등재 기반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국가등재 전략을 놓고는 내부 조율이 한창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단계를 거쳐 순차적으로 추진할지, 곧바로 국가등재를 목표로 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류 관장은 “자료는 충분히 쌓였지만, 스토리텔링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초기 대사습의 시민 중심 심사제도 등 전주만의 문화적 특수성을 입증하는 작업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축제 운영의 어려움도 과제다.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유사한 전통문화 행사에 비해 예산이 부족한 편이며, 올해 역시 일부 예산이 감액돼 축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전주대사습 운영 예산은 지자체 지원 외 민간 후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기업 후원자들의 꾸준한 지원이 운영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보존회는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축제형 전환도 모색하고 있다. 기존 ‘경연 중심’에서 벗어나 ‘전통문화제’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학술포럼과 야외무대, 한옥마을 연계 공연 등을 통해 ‘지나는 시민도 자연스럽게 무대를 인지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류 관장은 “대사습이 진행 중인지도 모르는 시민이 여전히 많다”며 “경연과 축제가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원 수상자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도 강화되고 있다. 대사습청은 장원자에게 상설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심사위원으로 적극 등용하고 있다. ‘수상자에게 무대를 계속 제공해야 국악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판단 아래, 젊은 예술인에게 실질적인 경력 기반을 마련해주려는 취지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여전히 수많은 국악인의 목표이자 자부심이다. 하지만 그 무대가 다음 세대에도 같은 의미로 남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키는 방식’이 아닌, ‘살려 잇는 방식’이 필요하다. 무형문화재 등재, 축제형 전환, 디지털화, 국악 생태계 재설계까지. 전통은 과거를 기억할 때가 아니라, 오늘을 살고 내일을 이어갈 때 살아 있는 법이다. ‘이어야 산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한편 제51회 전국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 경연은 오는 30일 낮 12시 20분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전야제로 예정된 ‘대회 축하공연’은 오는 28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천 예보로 인해 잠정 연기됐다. <끝>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6.26 16:50

[전통예술의 심장이 뛰는 무대] (중) 전통을 진흥하다-법과 현장의 만남

2023년 제정된 국악진흥법이 올해로 시행 1년을 맞았다. 국가가 국악의 보존과 진흥을 위해 마련한 첫 번째 법률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의미는 분명하지만, 현장에서는 “법보다 먼저 진흥을 실천해온 무대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전주대사습놀이다. 1975년 ‘국악 진흥과 전통 계승’을 기치로 출범한 전주대사습놀이는, 국악진흥법 제정보다 반세기 앞서 국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구축해온 대표 무대다. 장원을 배출하며 명인을 길러내고, 청소년부와 신인부를 통해 다음 세대를 무대 위에 세워온 이 대회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국악진흥법’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전통예술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법이 있다고 현장이 살아나는 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국악진흥법은 △국악 진흥 기본계획 수립 △국악 교육 활성화 △공연 지원 △국악방송 확대 △국악인의 권익 보호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근거로 전국의 국립·지방 국악원이 정비되고, 국악 교육도 학교나 문화센터 등에서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법의 취지가 현장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는 질문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장은 “법적 틀이 있다는 건 의미 있는 변화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선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국악진흥법이 지속 가능한 법으로 기능하려면, 제도적 기반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 실행력과 대중의 참여가 함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악은 단지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사회와 호흡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예술”이라며 “그중 전주대사습놀이는 600여 년의 역사와 전국 최고 권위의 경연 무대라는 점에서, 국악 진흥의 가장 이상적인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단발적인 지원을 넘어 교육·문화산업·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적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고도 덧붙였다. 무대 위 예인의 목소리는 더욱 절실하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명창부 장원 출신인 왕기석 명창은 “예전에는 장원에 오르면 방송이든 공연이든 자연스럽게 이어졌지만, 요즘은 수상 이후 활동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악을 전공한 우수한 후배들이 생계 문제로 타 장르로 이탈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가 국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국악진흥법을 제정하고 ‘국악의 날’도 지정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노출 전략은 미흡하다”며 “지역 국악인들에게 필요한 건 일회성 지원이 아닌 관객과 직접 만나는 무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주대사습놀이는 명망 있는 대회지만, 대통령상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법이 예술인의 삶에 닿지 않는다면 껍데기에 불과하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2018년 국립국악원이 발표한 논문집 ‘인구절벽에 따른 예술인력과 관람객의 변화 분석’에 따르면, 국악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문예술인의 이탈률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악 인재 양성 - 경연 등용문 - 무대 및 교육 현장 진출’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지금도 매년 수백 명의 국악인이 장원을 목표로 도전하는 무대다. 그러나 장원 이후의 길을 이어줄 제도적 사다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국립국악단체 진출, 방송 출연, 교육기관 강사 채용 등 후속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생계를 보장할 구조도 마련돼 있지 않다. 국악진흥법 1년, 전주대사습놀이 51년. 법은 늦게 왔고, 무대는 먼저 있었다. 이제는 법이 무대를 외면하지 않도록, 무대가 법의 실효성을 견인할 수 있도록 간극을 좁히는 진짜 진흥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6.24 17:14

[전통예술의 심장이 뛰는 무대](상) 51년 역사 전주대사습놀이, 왜 특별한가

올해로 제51회차를 맞은 전주대사습놀이는 단지 ‘국악 경연대회’라는 틀에 가두기엔 그 역사와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소리의 고장’이라 불리는 전주에서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이 무대는 전통예술의 계승, 공정한 경쟁, 그리고 전통 예인들의 꿈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본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전주대사습놀이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무대를 지켜온 명인들, 전통예술의 제도권 현장, 그 안에서 소리를 잇고자 애쓰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 차례에 걸쳐 돌아봤다. <편집자 주> 오정숙·조상현·성우향·성창순·이일주·최난주·최승희·조통달·김일구·전정민·김영자. 이름 석 자만으로도 국악계의 권위를 드러내는 이 명창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자로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1975년 ‘국악 진흥과 전통 계승’을 목적으로 부활한 전주대사습놀이는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국내 최고 권위의 전통예술 경연대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역시 판소리 명창부, 농악부, 무용 명인부, 민요 명인부, 고법 명고부, 가야금병창 명인부, 기악부, 무용 일반부, 판소리 일반부, 시조부, 무용 전공부, 고법 일반부, 궁도부 등 총 13개 부문에서 전국의 국악인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며 ‘장원’의 영예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 가운데 단연 가장 상징적인 부문은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판소리 명인부의 ‘장원’이다. 수많은 소리꾼 중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이 타이틀은 단순한 수상 경력을 넘어 국악 명인으로 가는 공식적인 관문으로 여겨진다. 제11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명창부 장원 출신인 김영자(74)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은 “요즘 대통령상이 다소 남발되는 분위기지만, 전주대사습 장원은 여전히 예술계에서 무게감 있는 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원은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이자 상징”이라며 “이 무대에서의 수상은 곧 공연, 강단, 전수 교육 등 국악인의 길을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고 회고했다. 실제 그가 장원을 꿰찬 1985년 당시 시내 행진과 더불어 방송 출연, 전국 순회공연 등으로 국악인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처럼 영예로운 장원에 오르기까지의 여정 또한 녹록지 않다. 치열한 예심부터 깐깐한 본심까지 고강도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3~5년 이상 꾸준히 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국 각지에서 실력 있는 소리꾼과 전통 예인이 모이는 만큼, 단순한 실력 이상으로 ‘무대 위 공력’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라는 말도 나온다. 명맥 깊은 대회가 전주에서 열린다는 점도 상징성을 더한다. 조선 후기부터 명창과 소리꾼을 꾸준히 배출해 온 전주는 국립무형유산원, 전북도립국악원 등 국악 관련 기관이 밀집한 전통예술의 중심 도시다. 유영대 전북도립국악원장은 “대사습은 이제 전주의 고유명사처럼 굳어진 경연의 상징”이라며 “조선조 숙종 때 이어온 사습 놀이 문화가 전주에서 전국화됐고, 그 명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후 남원과 순천, 보성 등도 국악의 중심지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전주는 역사성과 축적된 전통, 그리고 축제성을 갖춘 무대를 통해 명실상부 국악 중심지의 위상을 지켜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전주대사습놀이는 재출범 이후 8년 만인 1983년부터 학생부 부문을 신설하며 국악 꿈나무들의 첫 공식 경력을 쌓는 무대로도 기능해왔다. 최근에는 예선 일부를 일반 관객에게 공개하고, 유튜브 등을 통한 영상 중계로 대중의 접근성을 넓히고 경연의 공정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여전히 전통예술의 중심에 서 있다. 그 무대 위에서 울리는 소리와 전통 예술은 단순한 경연을 넘어, 오늘의 명인과 내일의 예인을 잇는 다리다. 명인들의 등용문, 젊은 전통 예인들의 꿈의 무대인 전주대사습 놀이는 오늘도 전통예술의 심장을 뛰게 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6.23 17:14

전주세계소리축제, 푸드트럭 운영단체 모집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가 2025 소리축제 기간 ‘푸드트럭’을 운영할 업체를 다음 달 8일 오후 6시까지 공개 모집한다. 올해 소리축제는 축제장을 찾는 도민 및 다른 지역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계획이다. 도내 지역 단체가 중심이 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며,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원칙으로 운영함으로써 친환경 실천에도 앞장서고자 한다. 이에 따라 이런 소리축제의 방향성과 함께할 수 있는 푸드트럭 업체를 모집 중이다. 모집 대상은 도내에 사업자등록이 돼 있는 도내 협동조합 또는 컨소시엄 운영이 가능한 단체다. 컨소시엄 구성 시 전체 참여 업체 중 도내 업체 비율은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또 보건증 등 조리에 필요한 각종 위생 및 등록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모집 규모는 1개 팀(최소 6개~최대 8대 내외로 푸드트럭 구성)으로 제한된다. 선정된 운영 업체는 올해 소리축제 기간 (8월 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을 해야 한다. 전기 시설, 다회용 식기, 운영 공간 홍보물 등은 소리축제 측에서 제공한다. 업체는 축제 당일 다회용기 운영 교육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접수는 소리축제 공식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prideco2019@naver.com)로 보내면 된다. 심사 기준은 △메뉴 구성의 적합성 △비용의 적정성 △친환경 운영 가능성 △관련 경험 및 전문성 등이며 결과는 서류 심사를 거쳐 다음 달 17일 최종적으로 홈페이지 공고 및 개별 통보된다. 이 밖의 자세한 사안은 소리축제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이메일(event2@sorifestival.com) 또는 전화(063-252-8356)로 가능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6.23 15:06

전라감영에서 ‘청유’한 오후, 다과와 국악이 흐르는 문화체험

“오늘 하루는 청유(淸遊)했으면 합니다” 지난 20일 오후 3시 전라감영 선화당. 2025 전라감영 관찰사 다과상 문화체험인 '전라감영 다과상'에 참석한 전주 시민과 관광객 스무 명이 정성스레 차려진 다과를 눈과 입으로 맛보고 있었다.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라감영 다과상은 전라감영 관찰사가 베풀었던 다과상과 전통 공연을 함께 즐기는 문화 체험이다. 매주 금·토요일 하루 2차례씩 운영한다. 2024년 10월 첫선을 보인 전라감영 다과상 프로그램은 유료 체험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없어서’ 못 파는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라감영 다과상을 기획하고 운영 중인 전주문화재단 송영애 전통문화 팀장이 참가자들 앞에 놓인 한 상 차림에 관해 설명했다. 여름 대표 떡인 증편 설명을 시작으로, 임금님 간식으로 유명한 금귤정과, 사라진 한과인 과편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문헌을 토대로 전주와 조선시대 음식 이야기가 진행되자 참가자들은 흥미로운 듯 고개를 끄덕이거나 '우와'하며 감탄했다. 이야기를 끝마친 송 팀장은 “오늘 하루는 청유(淸遊)한 날이었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참가자들이 눈과 귀로 즐긴 다과를 직접 입으로 맛보는 사이, 선화당 안에 잔잔한 국악기 선율이 퍼졌다. 이의정 가야금 연주자와 김용주 대금 연주자가 청성곡을 비롯해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주제곡 Summer, 가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6곡을 연주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전라감영 다과상에 참석한 최모모(45)씨는 “평일 낮에 귀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전통 다과 한 상 차림은 일상에서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색다르고, 우리 음악을 우리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전라감영 다과상은 계절마다 상차림이 달라진다. 여름은 오미자차, 가을에는 국화차 등 계절마다 식재료와 테마가 달라 음식에 곁들여지는 음악과 이야기도 다르다. 이용 요금은 회차당 15000원이며 6월 28일까지 운영된다. 송 팀장은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전라감영’이라는 공간과 다과 '한 상 차림'에 있다. 3살짜리 아이가 오더라도 1인 한 상을 원칙으로 해서 다과상 문화를 누리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헌을 기초로 한 상 차림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라감영 다과상이 앞으로는 경기전 다과상, 향교 다과상 등 미식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공부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6.22 18:1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