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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린이의 ‘목소리’에 집중할 시간...‘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본보 신춘문예 출신인 김근혜 동화작가가 네 번째 장편동화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을 출간했다. 라이벌 관계의 두 어린이가 우연히 목격한 납치 사건을 시작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동화는 추리 동화로, 티격태격하던 라이벌 관계의 수지와 호태가 우정을 쌓아가는 모험 이야기를 담았다. 라이벌인 수지와 호태는 ‘봉주르 요리 교실’의 셰프인 마스트 정이 누군가의 차에 떠밀리듯 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에 둘은 납치 사건으로 의심하고 사건을 캐내기 위해 힘을 합쳐 알쏭달쏭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추리와 긴박한 추격전을 펼친다. 눈치 빠른 수지는 일찌감치 봉주르 요리 교실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낌새를 포착한다. 요리 교실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직원의 빨간 조끼, 명품 운동화, 그리고 검정 조끼, 험상궂은 흉터 등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수지의 관찰력이 사건 해결 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수지의 예리한 관찰력과호태의 차분한 실행력이 만나 사건 해결에 커다란 보탬이 된다. 예리하지만 우왕좌왕하는 수지를 대신해 호태는 경찰에 침착하게 상황 설명을 한다. 범인을 쫓다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호신용품을 챙겨오기도 한다. 뛰어난 직감의 수지와 침착한 판단력의 호태는 너무나도 다르다. ‘다름’과 ‘다름’이 만나 처음에는 티격태격 다투는 일도 많았지만, 함께 사건을 쫓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기도 한다. 김근혜 작가는 동화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매사에 만나게 될 ‘경쟁’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경쟁을 피할 수 없고,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된다는 것이 김근혜 작가의 말이다. 그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일이 정말 우리가 원하던 것일까. 때로는 승리 자체가 목적이 되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진정한 소망이 가려지기도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전했다.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깊이 있는 대화와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자아와 성장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남보다 앞서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때로는 길을 잃었을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책이기도 하다. 김근혜 동화작가는 지난 2012년 본보 신춘문예 아동문학 부문 ‘선물’로 등단해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 등을 펴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상주 작가이자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8

유순예 작가의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도 다 알아’

“노인 요양 시설 야간 근무자와 주간 근무자의/인수인계 대화를 귀담아들은/어르신, 병상에 누워/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신다//(중략) 굳어가는 혀로/떠듬떠듬 말씀하신다//소, 속삭, 거, 려, 도, 다, 알아!”(‘속삭거려도 다 알아’ 일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를 공부하다 귀향한 유순예 작가. 지금은 고향 진안에서 ‘속삭거려도 다 알아’듣는 치매 어르신들의 입말을 받아쓰며 살고 있다. 치매 어르신들 그리고 유순예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유순예 작가가 세 번째 시집 <속삭거려도 다 알아>(푸른사상)를 펴냈다. 이 시집은 유 작가가 지난 2007년에 펴낸 <나비 다녀가시다>, 2018년에 펴낸 <호박꽃 엄마> 이후 4년 만에 출간한 시집이다.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 사이의 간격은 10년, 두 번째 시집과 세 번째 시집 사이의 간격은 4년이다. 그가 꾸준히 작품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지게와 쟁기, 어머니의 호미에서 시론을 배운 유순예 작가는 배운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유 작가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깨닫고 성장하는 삶을 시로 풀어냈다. 그는 농사를 천직으로 삼고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늙은 어머니를 지극한 사랑으로 노래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해 치매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돌보는 유 작가의 마음이 따스히 느껴지는 시집이다. “바지에똥지린놈, 당신이아니라, 당신을공격한, 불한당인줄도 모르는/아버지나/병든남편수발들기위해, 낯선도시큰병원을옮겨다니다, 울화통터진/어머니나//마음 둘 곳 없어/마음에 없는 소리만 하신다”(‘설사’ 일부)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종필 문학평론가는 “힘들어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독자들 곁에서 조심스럽게 속삭인다”며 “누군가의 상처는 독자들에게 연민의 형태로 다가온다. 모순적이지만 미래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마음이 그래서 더 움직인다”고 했다. 유순예 작가의 고향은 진안고원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시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나비, 다녀가시다>, <호박꽃 엄마>가 있다.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등에서 어린아이들과 함께 시를 공부했다. 현재 고향 진안으로 돌아와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9 18:2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태건 시인 - 진창윤 '달 칼라 현상소'

20년간 신춘문예에 도전했던 사내가 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우체국에 갔다. 일간지 별로 응모하느라 우표 값도 꽤 들었다. 그때부터 휴대폰은 항상 충전해 두었고 옆 사람 벨소리에도 깜짝 놀랐다. 새해 아침이면 당선작들을 찾아봤다. 그리고 자신의 불운에 좌절했다. 낙선한 이유를 몰라서 화가 났고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슬펐다. 나이 쉰이 다 되어 사내는 대학원에 입학하기로 했다. 지도 교수였던 안도현 시인은 ‘연애를 하고 술을 많이 마셔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사내는 다시 좌절했다. 체질적으로 술이 약했고, 총각이었기 때문이다. 사내는 그림을 그린다. 알아주지 않아도 40년간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 잡념이 없어졌다. 판화를 할 땐 조각 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뿜어내는 나무향이 좋았다. 송곳을 찍어 별 모양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하늘에 별이 떴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를 ‘그림 천재’라고 불렀다. 그가 그렸다는 걸 안 믿을 정도였다. 틈만 나면 그렸다. 선반에 습작품이 가득 쌓였다. 어느 날 집에 오니 그림이 없어졌다. 아버지가 불쏘시개로 썼다고 했다. 사내는 다시 그렸고 아버지는 다시 태웠다. 아버지는 임종을 앞두고 말했다. ‘이제 그림은 그만 하고 취직해라!’ 사내는 얼마 전 첫 시집을 냈다. 제목은 <달 칼라 현상소>다. 시집을 내고 나서도 달라진 것은 없다. 그에겐 87년 민주화의 투쟁의 향수가 남아 있다. “디지털로 바뀐 지가 언제인데 / 코닥필름 회사 망한 지가 언제인데 / 아날로그 필름만을 고집하는 달 칼라 현상소 남자 / 자꾸만 얼굴을 바꾸는 달을 좇는다 ”(표제시 ‘달 칼라 현상소’) 달은 얼굴을 바꾸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내에게 달은 자유요, 민주주의다. 시인은 달이 보이지 않는 날에도 달의 존재를 믿는다. 시인 진창윤은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돈에 대한 공포가 민중의 연대를 방해한다. 내일이 두려워 현재는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면 자유를 누리게 될까? 효율성을 위해 자동차를 사고 가전 제품을 바꾼다. 노동시간은 추가되고 어느새 몸은 늙어 약해진다. 벌어둔 돈은 치료비로 나간다. 돈에 대한 공포가 각자도생을 만든다. 시인은 세상이 다 변해도 달이 이끄는 데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20세기 사상가인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말한다. 생계를 위한 ‘노동’과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예술가의 ‘작업’이 의미를 갖기 위해선 사회적, 정치적 ‘행위’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행위의 자유’가 권리이자 의무였다는 것. 시인은 노동이 주는 돈의 유혹에서 자유롭기 위해 오전엔 독서를 하고 오후엔 돈 안 되는 그림을 그린다. 저녁이 되면 더 돈 안 되는 시를 쓴다. 사내의 삶은 예술 같고 그의 시집에는 생활이 담겨 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은 낭만주의자다. /박태건 시인 박태건 시인은 익산 출신으로 199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시와반시 신인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시집으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가 있으며 지역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아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을 비롯한 10권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2.09 17:01

제27회 신곡문학상 본상에 이정숙 수필가

중견 수필가 이정숙 작가가 제27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필과비평사(발행인 서정환)이 올해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전주의 이정숙 수필가의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과 부산의 양희용 수필가의 수필집 <산복도로 계단>이 본상작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신곡문학상은 수필과비평이 지난 1995년 제정한 문학상으로, 전국 문단에 기여도가 높고 뛰어난 문학성을 자랑하는 수필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27회 신곡문학상 심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을 활용해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에게는 사전에 대상 작품집을 배포하고, 이를 토대로 수상작을 결정했다. 심사 끝에 올해 신곡문학상의 대상 수상자는 결정하지 못하고, 본상 수상만 결정했다. 유한근 심사위원장은 “이정숙 수필가의 수필집 <계단에서 만난 시간>의 모티브는 몽골 기행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대상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그 과정에서의 공감적 동일화를 통해 자아 성찰과 깊은 사유를 부단히 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행수필의 새로운 창작적 지표를 마련하고 있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정숙 수필가는 “내게 글은 상처에 바르는 약이었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돼 줬다”며 “상의 크기만큼 품을 넓혀 정신을 맑게 새워 날이 선 언어들로 집을 짓도록 하겠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다짐을 다시 한번 새겨보며 수필과비평에서 나오는 서적이 어두운 곳을 비추는 빛이 되기를 소망해본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수필가는 지난 2001년 월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는 <지금은 노랑 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계단에서 만난 시간> 등이 있다. 그는 작촌예술문학상, 한글사랑유공자 전라북도지사상을 받았다. 현재 국제펜한국본부 전북지부 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시상식은 이달 26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날 수필과비평작가회의 정기총회,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한 신인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8 20:28

완판본문화관 학술사업의 네 번째 결과물 ‘초천자문’ 영인본 발간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 학술사업의 네 번째 결과물인 ‘초천자문’ 영인본이 발간됐다. 완판본문화관 소장 유물인 초천자문은 조선의 명필 서예가인 한호(한석봉)가 지난 1597년 가을에 초서체로 쓴 천자문을 간행한 책이다. 1989년에 중간된 목판을 사용해 1911년 8월 22일 전주 서계서포에서 발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천자문 관련 서적은 대부분 한자 기초 입문서, 습자 교본, 한시 학습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간행됐다. 한자 기초 교육을 위해 천자문을 간행한 경우에는 해당 한자를 큰 글자로 제시하고, 그 아래에 한자의 훈과 음을 한글로, 한자의 뜻은 한문으로 풀이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완판본문화관이 소장하고 있는 ‘초천자문’은 글자 쓰기를 익히기 위한 습자 교본을 목적으로 편찬된 것이다. 본문은 한호가 쓴 천자문 초서체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초서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동그란 원 안에 작은 글자로 해서체가, 본문 상단에는 전서체가 양각으로 판각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페이지에 전서체부터 해서체, 초서체 등 다양한 서체로 천자문을 만날 수 있다. 안준영 관장은 “‘초천자문’은 음각과 양각이 혼용된 판각 기법과 간행 목적에 따라 책의 체제와 내용이 편집돼 있어 출판문화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앞으로도 영인본의 지속적인 발간을 통해 완판본의 다양성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완판본문화관은 전주 지역에서 생산해낸 각종 출판유산을 보전하고, 출판문화의 중심지이자 기록문화의 산실이었던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관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8 20:19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방준호 기자의 ‘실직 도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이 있는 곳, 근대 유산이 숨 쉬는 힙한 관광지로 자리잡은 군산. 우리가 미처 몰랐던 군산의 모습을 담았다. 서쪽 끝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 상황과 무너져버린 사람들까지, 대체 군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한겨레21 소속 방준호 기자가 6주 동안 군산에서 30여 명의 사람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직 도시>(도서출판 부키)를 펴냈다.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5월 한국 지엠 군산 공장 운영 중단으로 군산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에 방준호 기자는 몰락한 도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가?라는 질문 하나를 들고 군산으로 향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수도권 본사와 지역 생산 기지 등 군산의 전체적인 질서가 확립되고 무너지는 과정까지 모두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소도시의 현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토박이: 유별나고 애틋한 사람들, 운명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찬란: 세계 도시를 꿈꾸다, 균열: 불안한 여유, 그날: 공장이 떠나던 날, 이별: 남은 사람 떠난 사람, 풍경들: 치킨집과 원룸촌, 정체성: 어디서 무엇을 할까, 1년: 전환과 머뭇거림, 다시: 그저 평소 같은 하루, 에필로그로 마치는 책 한 권이 주는 여운이 상당하다.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접했던 그동안의 군산이 두꺼운 책 한 권으로 정리했다. 수많은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는 일이 쉽지 않지만, 최대한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군산이라는 도시가 제조업 도시로 편입되고 몰락하는 과정을 여러 명의 김성우(가명)를 통해 바라봤다. 그 중심에 선 현대중공업과 한국 지엠으로 기업과 공장의 흥망성쇠가 도시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 준다.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5월 한국지엠 군산 공장 운영 중단까지 공장 노동자, 협력 업체 노동자, 거기에 그 가족들까지 더하면 군산 사람 4분의 1이 벌고, 먹고, 살았다고 여겼던 곳인 군산이 결국 무너져 내렸다. 김민섭 작가는 추천의 말을 통해 수도권 도심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젊은 세대에게 공장, 제조업, 산업 단지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 나는, 부끄럽지만 실로 처음으로, 그 제조업 현장의 사람들을 마주했다. 도시의 무거운 산업사를 짐작했으나, 그곳 개인들의 노동이, 삶이, 한국 지엠과 현대중공업이 떠난 이후 그들의 서사가 무엇보다도 더욱더 무겁게 읽혔다고 전했다. 방준호 기자는 지난 2013년부터 <한겨레> 기자로 일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한겨레21>에서 주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르포 비슷한 기사를 썼다. 그는 사람 만나는 일을 힘들어하지만, 사람 이야기 듣는 일은 좋아한다. 한마디로 힘들게 좋아하는 일을 한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2 18:50

영화 ‘김복동’이 일깨워준 세상을 기록하다…‘그 이름을 부를 때’

누군가 꽃이 진다고 말해도/난 다시 씨앗이 될 테니까요/그땐 행복 할래요/고단했던 날들/이젠 잠시 쉬어요/또다시 내게 봄은 올 테니까/빈들에 마른 풀 같다 해도/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흙으로 돌아가는 이 길이/때로는 외롭고 슬프겠지만/그땐 행복 할래요(윤미래의 꽃 일부) 윤미래 씨가 부른 영화 <김복동>의 OST인 꽃(Prod. 로코베리)의 일부다.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김복동>을 만든 송원근 감독이 제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그 이름을 부를 때>(다람)를 출간했다. 송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림의 날인 8월 14일에 맞춰 에세이를 펴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대표적인 인물인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송 감독은 김복동이라는 인물을 탐구하게 됐다. 김복동이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단기간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송 감독은 끊임없이 김복동 할머니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의 삶과 사람 김복동의 삶을 모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여전히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 일기 형식처럼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이나 수필처럼 줄줄이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다른 이야기임에도 모든 글 상단에 날짜를 기재해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었다. 1인 미디어 미디어 몽구를 운영하는 몽구가 물은 김복동 할머니 기억하시죠?에서 시작한 영화 <김복동>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제작된 것도 아니고,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든 영화도 아니다. 송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오로지 김복동이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이 사람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스며들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수요시위가 있는 날이면 일본대사관을 향해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일본 정부는 배상하라!라고 외치던 사람, 우리 나이로 열여섯에 일본군에 성노예로 끌려가 평생을 힘겹게 산 김복동 할머니다. 아흔넷의 나이에도 일본 정부를 꾸짖었던 김복동 할머니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험한 세상을 살다 떠났다. 일본군에게 위안부는 그저 일본군의 성 노리개, 성욕 배출의 수단으로 필요했던 군수물자였다. 미개한 방식으로 짓밟고 짓이겨 약탈하고 사람을 물건 취급하던 시대였다. 해방되고 7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삶은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의 삶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자신보다 더 참혹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보듬어주는 적극적인 존재로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이 일본에 대한 분노를 끓어 올리기도 하고, 무관심했던 나를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발전소 김소영 대표는 추천사를 통해 김복동의 이름은 여전히 우리를 슬픔에 젖게 하지만 그 이름을 부를 때, 우리는 더 당당한 모습으로 자세를 바로잡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막연한 연민과 안타까움보다는 그분들의 삶을 존중하고 존경하며,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더욱 분명히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원근 감독은 전북 남원 출생으로, 대학 시절 섬진강, 야학, 어머니의 부재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지난 2003년 MBC에서 방송활동을 시작했고,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수 연출을 맡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로 옮겨 세월호 1주기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2 18:50

최상섭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바다의 귀향’

최상섭 시인이 아홉 번째 시집 <바다의 귀향>(인문사 artcom)을 펴냈다. 최 시인은 지난 11월 26일에 열린 제14회 JB한국미래문화상 문학 부문에 선정됐다. 한국미래문화연구원 회원들의 작품 153편 중에서 바다의 귀향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의 주제 바다의 귀향을 시집 제목으로 정했다. 이 시집은 바다의 귀향, 광대나물, 바다의 전설, 가을 산 풍경화, 귀소본능, 깃털유홍초 풀꽃, 보릿고개, 꽃비 내리는 청도리 고갯길, 장구채나물, 황혼역 등 총 10부로 구성돼 있다. 일출을 앞둔 바다의 민낯은/세사의 새날을 깨우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귀향을 서두르는 이방인이 되어 낯설게 밀리어 온다.//뱃고동 소리로 파도를 가르는 수부의 얼굴에는 땀방울만 숭얼숭얼/찬란한 햇빛에 초롱초롱한 진주로 빛난다.//귀향의 닻을 내리기 얼마 전에.(바다의 귀향 일부) 인생이 시고, 시가 삶이라고 말하는 최상섭 시인이 펴낸 아홉 번째 시집은 100여 편의 시가 담겨 있어 시마다 새로운 느낌을 선물하는 것이 특징이다. 100여 편의 시뿐만 아니라 내 삶의 에필로그, 물자 새(수차) 위의 아버지 모습, 13년이라는 세월의 다리, 50억 클럽과 면죄부 등 4편의 글도 담겨 있다. 최 시인은 경험,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에서 본 것들, 주변에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시를 써 내려갔다. 최상섭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이리고등학교와 원광대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중등학교에서 교사로 36년을 근무했다. 현재 남일 초중고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까치집>, <까치의 풀꽃 노래>, <봄날의 풍경화>, <청동 주전자>, <청동화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2.02 18:50

이희두 시인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웃음 짓는 새날’ 출간

이희두 시인이 출간한 시집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웃음 짓는 새날>(계간문예)에는 화사한 봄이 찾아왔다. 선과 악이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이희두 시인의 세상은 선만 존재한다. 이 시집에는 호랑이, 새해, 소망 등을 소재로 한 밝은 시 125편이 담겨 있다. 이 시인은 좋은 음악은 귀에 남는 것과 같이 시를 통해 따뜻한 말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집을 펴냈다. 1부 봄에 피어나는 꽃처럼에서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 코로나19, 봄 등을, 2부 장미꽃이지만 쉬어가자에서는 장미꽃이지만 쉬어가자, 웃는 사람 등 사람들에게 바라는 작은 소망과 위로 등을 노래한다. 이어 3부 사랑아, 4부 웃고 살자까지도 행복과 따뜻한 봄을 떠올리게 한다. 5부 과일 바구니부터 6부 에델바이스꽃 피워, 7부 살아주어 고맙다, 8부 한쪽 눈만 뜨고 살기에서는 앞부분을 가득 채운 따뜻함과는 다르게 뒷부분에는 세상에 던지는 단단하고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소정 양기순 작가의 그림 작품도 담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희두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2022년 임인년 호랑이는 얼룩무늬 옷을 입고 날카로운 눈, 이빨, 발톱을 가지고 빠르게 사냥한 것처럼 우리 모두 담대하고 씩씩하게 모두가 행복하고 성공하기를 기도한다며 임인년 새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코로나19 없는 근심걱정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희두 시인은 KBS 전주방송 아나운서로, CBS 기독교 이리방송 전주분실장 등을 맡았다. 저서로는 <새싹 같은 그 날이 좋다>, <소나무>, <물은 흐르는데>, <첫사랑처럼 빛나는 내 사랑 논개여> 등이 있다. 현재 대한 예수교 장로회(합동보수) 총회장, 총회신학 총장, 환경한국 발행인 겸 대표, 국제 환경문학 발행인 겸 대표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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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2.02.02 18:5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 - 최기우 작가의 '달릉개'

희곡을 낭독하는 일은 겨울바람에 날리는 자기 입김을 보는 것과 같다. 감정을 실어 읽은 글이 상대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낭독자를 자극하여 삶을 환기하니 말이다. 글자만 소리 내어 읽는 음독과 달리 장단과 고저를 달리하며 소리에 감정을 얹는 낭독의 즐거움은 희곡이 제격이다. 최기우 작가의 네 번째 희곡집 <달릉개>는 달래의 전라도 방언으로 부채 장수인 주인공의 이름이자 동명 희곡이다. 전주대사습에 나가 장원을 해 참봉 벼슬을 받아 아버지 한을 풀어주려던 꿈을 포기한 달릉개가 서예가 이삼만과 소리꾼 주명창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년 봄, 『조선의 여자』 때도 그랬듯이 낭독을 하던 지인과 나는 작가의 시그니처를 마주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전라도 방언이 살아 있는 입말 속에 숨어 있는 해학과 풍자라니. 『달릉개』 7막 <왜망실 짓거리>에서 《(p.50)주명창: 지꺼리? 짓거리? 그것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거리요? 전주를 전봇대라고 허는 같잖은 농짓거리요? 전주를 이번 주, 지난주라고 허는 뻘짓거리요? 컹컹컹컹 개가 짖는 개짓거리, 욕지거리, 쌈짓거리요?》는 지역 특산품을 해학적으로 보여준 단적인 예다. 지인과 주거니 받거니 낭독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긴 하나 시간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문에 희곡집 <달릉개>에 실린 나머지 작품은 혼자서 낭독했다. 『녹두 장군 압송 次』를 혼자 메기고 받기를 반복하는 동안 울컥울컥 뜨거운 것이 목울대로 올라왔다. 그러다 유머 섞인 문장을 만나 웃기도 했다. 《(p.80)엿장수: ~ 자네 솜씨를 어디다 댄당가! 지금 여기는 ~ MSG도 없을 것인디. (p.97)정봉준: ~ 기율(紀律)이 없어 다시 싸울 수 없었다. (p.113)정봉준: ~ 전투에서 패했는지 ~ 나는 알았네. (p.113)손민중: 그것이 무엇입니까? (p.113)정봉준: 우리는 정작 농민의 ~ 잊고 있던 것이다. (p.112)정봉준: 조선의 청년아, ~ 더 느리게 가야 할 것이다.》 흥부전 박타는 장면을 다룬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는 그저 흥이 났으며 『월매를 사랑한 놀부』는 《7막 <긍게, 이르믄 안 되는디> 10막 <빌믄 뭐가 달라징가> 15막 <인제 가면 언제 오나>(p.213)놀부: ~월매, ~ 괭이 밥이 아니라 ~ 나, 가네!》를 이리 읽다, 저리 읽으매 애잔하기도 했다. 엿장수와 뻥튀기 장수가 관객들 흥을 돋는 것으로 시작하는 『아매도 내 사랑아』 또한 구성진 장단에 흥이 들고 나서 저 혼자 낭독을 한 것인지 놀이를 한 것이 몰랐다. 벌써부터, 작가의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 꽃>에 수록된 『수상한 편의점』, 『교동스캔들』을 지인과 낭독할 것이 기쁘다. 작가는 희곡집 네댓 권은 읽어야 책 좀 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희곡집 대여섯 권은 갖고 있어야 집에 책 좀 있다고 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희곡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죽어 있는 텍스트에 생명을 불어 넣는 낭독의 힘을 염두한 말인지도 모른다. /오은숙 소설가 오은숙 소설가는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납탄의 무게’가 당선돼 소설가로 등단했다. 현재 요양 병원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을 오가며 창작 수업을 들었다. 앞으로도 일하며 글쓰는 단순한 삶이 이어질 것이다. 공저로는 <1집 스마트 소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2021 신예작가>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2.02 18:50

항재 김순묵 선생의 '항재유고 병부록'

무릇 일이란 준비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으나 준비가 없으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언행은 일치하도록 한다. 선비는 모름지기 복을 만들어야 하지 복을 추구하여서는 안 된다.(항재유고 가훈 전문) 항재 김순묵 선생의 문집 <항재유고 병부록>(도서출판 조은) 한글판이 출간됐다. 이를 출간한 연정 김경식 박사는 대대로 유학을 가업으로 하고 있는 선비 집안이다. 그는 선대의 가통을 이어받아 종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초손이다.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서기 1987년에 항재 선생 차남인 도강 김재규가 간행한 한문판을 한글 완역본으로 출간했다. 연정 김경식 박사는 항재 김순묵 선생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적부터 조고에게 들어온 선생에 관한 일화가 아직도 마음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크게 항재유고, 항재유고 부록 등으로 구분돼 있다. 큰 주제 안에는 가훈, 친필 문장 번역, 항재유고 서언, 20여 편의 시, 17편의 서, 발문, 제문, 잡저, 금강산록과 창랑대기, 창랑대의 원시의 운을 삼가 따르며, 항재기, 가장, 행장, 묘갈명 병서, 제문, 만장 등 수많은 글과 항재 김순묵 선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편 이 책은 한문으로 된 원본은 서기 1987년에 항재 김순묵 선생의 차남인 도강 재규 재종증조고가 당질인 보정 선생이 보전해 오던 자료 일부를 인계받았던 것과 보관해 온 것을 정리해 필사본 형식으로 간행했다. 35년 만인 오늘에 이르러 도강의 유일한 생존 삼남 길건과 여러 차례 상의해 나온 한글 번역판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외교관 출신 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생애

올해 7월 4일은 조선민족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서거 100주년이다. 동농 김가진은 대한제국 대신 가운데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까지 결행한 유일한 인물이다. 일제 무단통치에 저항하기 위한 비밀 지하조직 조선민족대동단 총재가 돼 죽는 순간까지 대동단을 이끌었다. 장명국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외교관 출신 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한 대동단 총재 김가진(석탑출판)을 펴냈다. 장명국 대표가 이 책을 펴낸 것은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 전임 회장 임재경 전 한겨레 신문 편집인의 부탁에서 시작됐다. 장 대표에 따르면 동농 김가진이 서훈을 받지 못했는데, 이는 부당하다며 장 대표에게 대동단 회장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완곡하게 거절도 했지만, 독립운동을 한 대동단 총재가 서훈을 못 받는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어 승낙했다. 이후 그는 책을 쓰면서 대동단, 특히 동농 김가진의 생애에 복벽주의와 친일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어 25년 동안 7번이나 서훈이 거부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그는 동농 김가진이 어떤 사람이고, 그가 살았던 시대는 어떤 상황이었고,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 공부했다. 그에 따르면 동농 김가진의 일생은 친일파가 될 수 없다. 동농 김가진은 친일이 아니라 친고종, 외교관 출신의 고위 관료라는 말이다. 동농 김가진은 친고종 개화파 외교관에서 독립운동가가 된 동농 김가진은 대동단의 총재가 되어 1922년 서거할 때까지 대동단을 진두지휘했다. 장 대표는 이 책을 통해 동농 김가진을 따라 같이 망명한 아들, 뒤이어 상하이에 온 며느리도 모두 서훈을 받았고, 대동단원인 전협, 최익환 등 주요 80여 명이 모두 서훈을 받았는데 동농 김가진만 서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동농 김가진이 독립 운동가인가, 아닌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고 전했다. 장명국 대표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석간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지난 1993년에 주간 내일신문을 발행하여 언론에 뛰어든 후 2000년에 일간지로 전환해 무차입 흑자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YTN 사장과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영남대학교 이사를 역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타고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의 ‘황무지에서’

타고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가 서른네 번째 장편소설 <황무지에서>(문예바다)를 펴냈다. 백시종 작가는 김동리의 인간 구원과 김유정의 해학, 채만식의 서사성을 겸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백시종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이 담긴 우리 역사를 형상화한 장편소설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치른 이 반도의 민둥산에 생애를 바쳐 산림녹화사업을 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문들이 엮어내는 시대의 아픔과 애환, 사랑 이야기가 바삐 전개된다. 때로는 돌바람 동반한 폭풍같이, 때로는 아슴푸레한 판타지로, 때로는 가슴이 메는 안쓰러움과 연민의 정이 펼쳐진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는 백시종 작가만의 나직하고도 굵은 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백시종 작가가 <황무지에서>를 집필한 것은 우리는 역사의 잘못을 얼마나 반성했고, 그것을 청산하는 데 얼마나 열과 성을 다했는지, 혹여 흐지부지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되레 사사로운 권력욕으로 진실을 찬탈하지는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판단해서다. 백 작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일부에서는 결코 들추고 싶어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내용도 치켜 들었다. 백 작가는 바로 숲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잔혹하고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세계에 유례없는 황폐한 황무지로 변한 양평땅, 아니 한반도 남쪽 지역 전체가 어떻게 그처럼 빠른 시일에 참으로 건강한 자연 숲을 있었는가, 전설 같은 성공담을 과감하게 치켜 들었다"며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만 1년간 황무지에서에 매달렸던 하루하루가 들뜸의 연속이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집필 그 자체가 마치 좋아하는 리듬에 몸을 맡긴 것처럼 나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백시종 작가는 지난 1967년 동아일보,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했다. 그는 한국소설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류주현문학상, 김동리문학상, 2021년 세종문화상 예술부문 대통령 표창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주홍빛 갈매기>, <물>, <그 여름의 풍향계>, <서랍 속의 반란>, <풀밭 위의 식사>, <수목원 가는 길>, <여수의 눈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박상재 동화작가의 ‘꽃탑’…“보물석탑과 돌무더기탑 대비해 동화의 향기 담아”

장수 출신의 박상재 동화작가가 김충경 화백과 손잡고 새로운 그림동화책 <꽃탑>(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이 동화는 고즈넉한 천년 암자를 배경으로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석탑과 주지스님이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올린 돌탑을 대비했다. 석탑과 돌탑은 각각 높고 낮은 신분을 상징한다. 석탑은 가진 자, 권력, 거만함이라면 돌탑은 소외 계층이고, 마이너, 쓸쓸함이다. 석탑에게 늘 업신여김을 받고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던 돌탑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신분 상승한다. 비둘기가 심은 오색 나팔꽃으로 뒤덮여 돌탑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꽃탑이 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판타지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동화의 특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산들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풍경소리가 해맑게 들려왔습니다. (중략) 비둘기가 굴참나무 가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물 석탑도 부럽게 쳐다보았습니다. 꽃탑이 된 아름다운 돌탑의 모습을. 이제 석탑보다 돌탑 앞에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다 갔습니다. 3층 석탑은 외로움을 끙끙 앓아야 했습니다.(<꽃탑> 일부) 돌탑은 화려한 꽃에 둘러 싸여 겉치레만 화려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쌓아온 내공으로 보다 더 속이 깊고 품이 넓은 탑이 됐다. 그럼에도 발길에 차이는 하찮은 돌로 이루어진 돌탑은 보물로 지정된 신분이 높은 석탑을 부러워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상재 동화작가는 콧대 높은 석탑이 오히려 꽃탑이 된 돌탑을 부러워하는 반전도 그렸다. 음지가 양지가 되고, 가장 낮은 자가 높은 자가 되고, 돌무더기 석탑이 화려한 꽃탑으로 변신하는 것이 이 동화의 매력이다. 박상재 동화작가는 지난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과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40년이라는 시간동안 동화를 써오며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개미가 된 아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잃어버린 도깨비> 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과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김성수 외 '제주도 나비와 문화'

봄소식이 멀지 않았다. 벌써부터 부안에는 복수초와 노루귀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 삭막했던 세상은 봄꽃과 파릇파릇한 새순으로 뒤덮일 것이고, 한겨울 월동을 끝낸 나비들도 제 세상인 양 날아다니리라. 연일 코로나 급증 소식으로 우울하지만 그때쯤이면 겨우내 몸을 잔뜩 움츠렸던 이들의 어깨도 조금은 펴지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제주지역에서 사는 나비를 다룬 『제주도 나비와 문화』라는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비매품이라 구하기도 힘든 책을 제주까지 연락해서 어렵사리 받았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오랜 시간과 공력을 기울여 제주도 나비 생태와 문화를 다룬 책자라서 더 반가웠다. 책 구성은 제주 나비 생태, 제주 나비 표본, 제주도 나비 연구의 발자취로 이루어져 있다. 380페이지에 달할 만큼 방대한 분량에 현장 사진을 포함한 내용 구성도 알차다. 이 책의 부제는 산굴뚝나비는 한라산을 떠나지 않는다.이다. 우리나라에는 대략 220여 종의 나비가 산다. 그중 산굴뚝나비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458호로 지정된 나비이다. 다른 나비들이야 골고루 분포하는 편이지만 유독 산굴뚝나비만큼은 제주도 한라산, 그것도 1300m 이상에서만 산다. 운이 좋다면 한여름 한라산에서 이 나비를 만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표지도 산굴뚝나비가 차지하고 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방학숙제로 나비 채집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나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통 민화에도 나비는 쉽게 보인다. 그런데 요즘은 나비가 예전처럼 흔히 보이지 않는다. 상제나비처럼 한국에서 사라져 전설로만 남은 나비도 있다. 나비는 환경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예측하거나 환경오염을 추적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서식지 파괴와 생태 환경이 파괴되면서 나비 개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금은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국가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시대이다. 그러나 지역의 생태계와 지역 문화를 바로 아는 일이야말로 더 시급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지역 생태와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몫이자 의무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조만간 이런 멋진 책자가 나오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장창영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기를 여행잡지 <뚜르드 몽드>에 연재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굿모닝, 윤석열

김윤중 작가가 굿모닝, 윤석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시아)를 펴냈다. 윤석열의 출생과 성장, 조국의 비리를 단죄한 윤석열 검찰총장, 유시민의 거짓 선동과 윤석열의 법치주의 수호, 추미애 장관의 권력 남용과 윤석열의 반격,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만용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대통령 문재인과 검찰총장 윤석열의 대립, 정치 영웅이 필요한 시대, 성공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등 총 8부로 구성돼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의 정치적 행보 등을 두루두루 살펴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작가는 현재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몰락할 수도 있는 국난의 시기로 판단했다. 이에 김 작가는 펜을 들고 한 글자 한 글자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김 작가는 책을 통해 현실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권의 주도적인 정치 세력들이 좌파 이념에 사로잡혀 역사를 퇴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정치 불안을 부추기고 사회갈등을 일으키고, 경제발전을 후퇴시키는 등 우리나라를 몰락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전주 전라중, 서울 영동고, 이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조세형(전 민주당 총재 권한 대행)의 특별 보좌관으로 선임되어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등 정치를 경험했다. 현재는 인물평전 전문 작가로 시대를 이끌어간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와 사회고발소설 등 독특하고 흥미로운 리얼리즘 기법으로 집필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19 19:39

김은숙 작가, 세 번째 시집 ‘초원을 읽는 저녁’ 출간

김은숙 작가,초원을 읽는 저녁 김은숙 작가가 세 번째 시집 초원을 읽는 저녁(인문사 아트컴)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별 굽는 사람, 길 끝에 희망이 있다, 바닷섬의 노래, 향을 그리다, 초여름의 삽화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김 작가가 살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작품 88편이 수록돼 있다. 김 작가는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상상 속의 이야기보다는 실제 작가의 친구가 했던 이야기, 세상에 알려져 크게 이슈가 된 이야기, 파도를 보며 떠올린 생각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한 것을 소재로 삼았다. 초원을 읽는 버릇이 생겼다/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쓰고 온 후로/부쩍 눈물이 많아졌다는/친구의 소식을 들은 후/나도 덩달아 눈물이 흔해졌다/시도 때도 없이 소환된 옛날은/풀이 바람에 나부끼던 먼 언덕이다(초원을 읽는 저녁 일부) 특히 물리적인 방법의 목숨 연명 치료를 받지 않을 것을 미리 등록해 두는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작성하고 온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시 초원을 읽는 저녁, 지난 2014년 신안군 염전에서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았던 염전지기의 이야기를 담은 시 별 굽는 사람 등이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김 작가는 시인의 말을 통해 이 시들이 문학 동네의 화려한 번화가를 활개 치며 걸어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냥 호젓한 바람의 길이나 풀잎 무성한 강 언덕을 구름처럼 지나가는 길손의 몫이면 족하겠다. 어여쁘게 반기는 들꽃이며 풀잎같이 이웃들을 만나면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전남 순천 출생으로, 진해에서 자랐으며 현재 전주에서 살고 있다. 그는 지난 199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세상의 모든 길, 귀띔 등이 있으며, 수필집 그 여자의 이미지, 길 위의 편지, 그 사람 있었네 등 다수가 있다. 그는 새천년한국문인상, 전북문학상, 전북시인상, 하이쿠문학상, 영호남수필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19 19:39

창간 10주년 맞은 정읍학연구회 '정읍학' 제8호 간행

창간 10주년을 맞은 정읍학연구회 학술지 <정읍학> 제8호(정읍학연구회)가 최근 발행됐다. 이번 호에서는 '다시, 세계의 중심 정읍으로'라는 정읍 사상 특집을 주제로, 정읍사상사(김익두, 전북대), 고부 출신 백운 경한화상의 교선일체 사상(김방룡, 충남대), 일재 이항의 이기일물설의 새 해석(김백녕, 전북대), 정읍지역의 근현대 종교사상의 지형도(박대길, 전북대), 동학혁명사상의 현대적 계승 문제(이춘구, 전북대), 증산 강일순의 사상사적 중심성(김탁,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족서예의 한 중심으로서의 정읍서예사(배옥영, 원광대) 등의 특집 논문들과, 태산군 관아지 및 정극인 향학당 터 고증(오언근, 향토사학자) 등 일반 논문이 실려 있다. 한편 정읍학연구회는 지난 2013년 정읍 지역문화를 연구하는 전문 학술연구 단체다. 김익두(전북대, 국문학, 회장)김재영(전남대, 역사)류승훈(정읍 서예가)박승자(배영고, 지리)배상정(군산대, 관광학)송기도(전북대, 정치학)안진회(정읍, 한문학자)안후상(충남대, 종교학)유종국(국문학, 정읍과학대)유화수(국문학, 호원대)이금섭(우석대, 국악학)이상섭(배영고, 역사)이용찬(전북대, 국문학, 총무)전성군(농협)정두선(정읍시, 문화기획)황태규(우석대, 관광학) 교수를 창립 멤버로 출, 현재까지 총 9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연구회는 정읍의 역사 사상 정치 사회 경제 예술에 천착해왔으며, 지난해 말까지 총 8권의 전문 학회지를 발간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2.01.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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