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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분명한 목소리 내는 별녀"

"주인공 부담감은 이미 버렸어요. 출연하시는 선배님들 한분 한분 정말 쟁쟁하시잖아요.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뿐이에요."MBC 일일드라마 '태풍의 연인'은 출연진이 탄탄하다. 중견배우 김민자, '자이언트'로 최고 주가를 올린 정보석, 데뷔 40년째인 손창민, 톱 여배우 출신 최명길과 심혜진,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는 정찬과 김성령, 가수 출신 김원준과 환희 등이 이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다.이렇게 탄탄한 출연진이 연기하는 인물은 모두 '별녀'와 관련이 있다. 최은서(22)는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이런 드라마의 축이 되는 별녀 역을 거머쥐었다.최은서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떠야겠다'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은 없다"며 "시청자가 나를 최은서가 아닌 별녀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드라마가끝날 때쯤에는 최은서도 별녀와 함께 성장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중학교 2학년 때 학생 잡지모델로 데뷔한 최은서는 또래 모델 중 톱 클라스만 출연한다는 존슨&존슨이나 도브 등의 화장품 광고에 출연하며 CF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이후 '반올림'과 '개인의 취향'에 얼굴을 내밀었다.짧은 연기 경력에도 '폭풍의 연인'에서 주역을 따낸 데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이미지 덕이 크다. 제작진이 애초부터 별녀 역에 신인급 캐스팅을 염두에 둔 것도 도움이 됐다. 최은서는 또래 신인급 배우 300여명 중 제작진의 눈에 들었다."긴 치마에 순수해 보이는 모습으로, 되도록 꾸미지 말고 별녀의 모습으로 오디션에 와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별녀의 차분한 이미지에 제가 얼마만큼 맞는지를 보셨던 것 같아요. 계속 오디션에 떨어져서 낙심하던 차에 캐스팅됐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한동안 별녀로 살자'고 결심했죠."지난 3일 9회가 방송된 '폭풍의 연인'은 호텔을 경영하는 한 부유한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가족에 장애를 지녔지만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소녀 별녀가 들어온다. 각자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들은 별녀의 영향 아래 행복을 얻기시작한다.최은서는 별녀가 "차분해 보이지만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휘어잡는 작은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라며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자기 의견을 드러내며 주위 사람들이 행복을 찾도록 돕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최은서는 최근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제기된 '연기력 논란'으로 맘고생을 했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로, 집중포화를 맞은 것이다.최은서는 "부담감을 되도록 갖지 않되 최선은 다한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별녀로 살려고 온 힘을 바칠 생각이다"고 말했다."지금은 별녀에 푹 빠져 있지만 앞으로 연기력을 쌓아서 다양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우선 이번 작품을 잘 해내서 자신감이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름 앞에 '배우'나 '연기자'라는 호칭을 넣어도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생각입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2.07 23:02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뮤지컬 감독으로 변신"

임수정은 다양한 표정을 지닌 배우다. '몸뻬 바지'를 입으며 하루하루를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시골 여인(행복.2007)에서 무표정한 사이보그 같은 인물(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까지 자유롭게 변신한다.때로는 단발을 휘날리며 말을 타는 풋풋한 말괄량이(각설탕.2006)이기도 하고 서릿발같이 차가운 요부(전우치.2009)로도 등장한다. 금방이라도 울먹일듯한 표정 안에는 세밀하게 퍼져가는 웃음도 서식한다.그런 그가 이번에는 선머슴 같은 인물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 '김종욱 찾기'를 통해서다.여기서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 역을 맡는다. 첫사랑을 찾아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남자 주인공 한기준(공유)과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다.영화 개봉(9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임수정을 만났다."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밝은 역이에요. '각설탕'의 여주인공이 소년 같은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30대 초반의 터프한 직업 여성역이죠."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쑤셨다.그런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정말 딱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다"는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에 스토리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를 기다렸다"고 말한다.이 영화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이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뮤지컬 연출가 출신이다. 상대역인 공유 또한 군 복역으로 3년간 연기를 쉬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을 연출한 최동훈이라는 걸출한 감독과 '흥행 보증수표' 강동원과 함께한 전작 '전우치'와 비교하면 고개가 갸웃거리는 선택이다."감독님을 만났는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어요.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부족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부분은 스태프가 도와줄 수 있는거예요. 중요한 건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구상인데, 장 감독님은 그 부분이명확하셨어요.""공유씨요? 연기를 쉬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긴장감이 있었죠. 하지만 천생 배우던데요? 금방 현장 분위기도 장악하고, 애드리브도 많이 쳤어요. 저와의 호흡도 물론 잘 맞았고요. 제가 더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웃음) 공유는 한때 열애설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간간이 열애설에 흘러나온다."부담이나 감정적인 흔들림이 있으면, 작품도 함께 안 했겠죠. 시간이 꽤 흘렀는데 함께 출연한 게 이렇게 회자할 줄은 몰랐네요. 혹시 모르죠. 그런 이야기(염문설)들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될 지도요." (하하하)영화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지우는 첫 사랑을 잊지 못한다. 더 정확히는 첫 사랑과의 사랑이 깨질까 봐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고 회피한다.임수정이 기억하는 자신의 첫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기억은 나는데, 저 자신을 뒤흔들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임수정은 사랑하게 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과(過)한 건 항상 문제가 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빠지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결혼을 꿈꾸는 타입은 아니다"는 그는 "언젠가는 결혼해야겠지만 많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연애는 기회가 되면, 될수록 많이 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결혼을 염두에 두고 연애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임수정의 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돋보인다. 표정 변화도 섬세하지만, 영화의 서사적 흐름에서 엇나가는 과장된 연기가 없다. 파트너 공유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뒤 맥락을 정확히 아는, 즉 편집포인트를 정확히 아는 배우"라고 평가한 바 있다.연기에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그 자체가 되어야 감동을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테크닉을 발휘해서 한 장면을 잘 넘어갈 수는 있어요. 감독님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겠죠.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영화를 보시는 관객은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아세요. 기술만 들어간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찌르지 못해요."임수정은 지난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미사) 이후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는다. "번쩍하는 영감을 주는 작품이 아니고서는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김종욱 찾기'의 홍보활동이 끝나면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차기작을 물으니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한다. 일단 현빈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제목 미정)는 내년 봄에 개봉한다. '멋진 하루'의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저예산 영화다.공포, 멜로, 액션까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는 중인 그는 "언젠가 베드신에 도전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30대에 접어든 임수정."여배우는 30대 때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시기인 것 같아요.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폭넓은 배역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할 수 있는 연령대의 폭이 어마어마 한 거예요. '라비앙 로즈'에 출연한 마리온 코틸라르가 그랬듯,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면서 활동하고 싶어요. 코틸라르가 20대부터 60대까지 연기한 '라비앙 로즈' 같은 작품은 배우로서 정말 탐나는 도전이죠."

  • 방송·연예
  • 연합
  • 2010.12.07 23:02

배두나 "많이 울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애틋"

"진진이를 연기하며 매일 울고, 힘들고, 잠 못 이룰 정도로 고민했지만 그럼에도 이번 드라마가 안 끝났으면 좋겠어요. 이제 두 달 남았는데 벌써 허전하고 진진이에게서 어떻게 벗어날지 모르겠어요."배두나(31)는 이렇게 말하며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 마음이 참 희한한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커다란 두 눈에 애틋한 감정이 덩그렇게 떠올랐다. MBC TV 주말극 '글로리아'의 주인공 나진진으로 5개월을 산 그를 지난 3일 경기 고양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났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진진이의 찢어질 듯한 가난함을 보여주기 위해 주로 '몸빼바지'를 입은 그는 이날 세트 촬영에서는 부지런히 예쁜 옷들을 갈아입었다. "진진이가 가수 데뷔를 했기 때문에 요즘엔 예쁜 옷들을 좀 입어요.(웃음) 전 초반에 입고 나온 옷들도 괜찮았는데, 작가님도 진진이가 안타까웠는지 보다못해 정난(나영희 분)이 진진이에게 옷을 많이 주는 것으로 구제해주셨죠. 오늘 촬영 중에는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내용도 있어서 옷이 더 좋네요." 배두나는 '글로리아'를 통해 많은 이색 경험을 하는 중이다. 첫 번째는 가수 연기. 얼결에 '대타'로 나이트클럽 무대 위에 올랐다가 진짜 가수가 되는 진진이를 연기하려고 다른 역할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쏟아내고 있다. "가수라는 설정 때문에 너무 고민했고 세 번이나 출연을 거절했어요. 가창력은 연기력으로 커버가 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노래를 잘 못하는 저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고민했죠. 하지만 일단 하게 된 후부터는 '올인'했죠. 촬영이 끝나면 밤 12시에도 노래를 배우러 갔어요. 세 분의 선생님에게 지도받았는데 노래 따로, 연기 따로 하려니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녹음을 해야 하는 날이면 밤새 녹음하고 해 뜨면 다시 촬영장으로 가야 했어요."그는 "처음에는 정말 미치겠더라. 내가 가창력은 없지만 듣는 귀는 있는데, 내가 노래를 더 잘하면 극에 더 힘을 실어줄 텐데 그러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힘들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좀 뻔뻔해졌다. 안 그러면 버티질 못하니 어쩌겠나"라며 웃었다.하지만 제작진이 도망치는 그를 삼고초려 끝에 붙잡았던 이유는 곧 드러났다. 진진이라는 캐릭터로 완벽 변신한 배두나 앞에 가창력 시비는 이내 쑥 들어갔기 때문이다. 평소 일상 연기에 탁월함을 보인 배두나는 가난하고 배운 것 없지만 열심히 사는 진진이를 맡아 외양에 기대지 않는 자연스런 내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진진이는 지금껏 제가 맡은 역할 중 최고로 가난한 것 같아요. 불과 10살 때 부모 잃고 언니는 장애인이 된 상태에서 생활전선에 내몰려 20년을 힘들게 살았어요. 진진이가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그게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진진이는 울면 안 되는데, 서글퍼도 서글프다고 생각하지 않는 아이인데 배두나는 그런 진진이가 아파서 못견디겠더라고요. 그러다가 보니 진진이도, 배두나도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감동하게 됐다"면서 "좁은 집에 복닥거리며 사는 순녀(김영옥)네 집 사람들이 다 진진이를 도와주려고 하는데 그들이 한마디씩 하는 말에 감동을 하게 된다"고 했다. "제가 원래 무심한 성격이고 개인주의적인데 진진이를 연기하면서 인간관계가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드라마에서 누가 중도하차라도 하면 그게 그렇게 섭섭할 수 없더라고요."2000년 MBC '엄마야 누나야' 이후 10년 만에 출연하는 연속극이라는 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50부작이라고 해도 뭐 크게 다르겠나 싶었는데 오산이었어요. 많이 다르더라고요. '엄마야 누나야' 때는 신인시절이라 지금의 환경과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그동안은 영화와 미니시리즈 드라마만 했기 때문에 잘 차려진 밥상을 받는 경우였다면, 지금은 제가 밥상을 차려야 한다는 점이 큰 차이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됐고, 그 역시 또 하나의 공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글로리아'는 진진과 재벌2세 강석의 멜로가 본격화하면서 상승세다. 그간 존재감이 미약했던 서지석은 강석 역을 맡아 '까칠한 왕자님'으로 부상했고, 진진과 강석의 달달한 애정신은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 역시 배두나의 안정된 연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정지우 작가님과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 작업해봤기 때문에 달콤한 신이 이어지면 그 후에 곧 그만한 시련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진진이와 강석도 달달한 신이 많았지만 그만큼 아픔도 많을 거라 걱정됩니다. 최근에 그려진 시련은 시련도 아니에요. 앞으로가 문제죠. 서지석씨가 너무 잘해줘 예뻐죽겠어요. 덕분에 멜로의 설렘과 떨림이 잘 산 것 같아요.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진진이가 이제는 좀 행복해져야죠."일본영화 '공기인형'으로 올해 일본에서 여우주연상 3관왕을 차지하고, 올초 출연한 KBS 드라마 '공부의 신'의 성공에 이어 '글로리아'로 호평을 받은 그는 "부지런히 달려온 것 같다. '글로리아'를 끝내고 나면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공기인형'에서 빠져나오는 데 1년이 걸렸는데, '글로리아'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2.06 23:02

자이언트ㆍ생초리의 '미친 존재감' 김학철

'광화문 전광석화'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삼진증권의 사장님.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도에 맞춰 살도록 강요한다. 엘리베이터를 타서는 "내 사무실이 있는 20층까지 5초 안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장례식장에서도 빛의 속도로 절을 2번 한 뒤 "상심이 크시겠네"와 "가자"를 쉼표 없이 내뱉을 정도다. 바로 첫회 이후 줄곧 1%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작은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케이블 채널 tvN 코믹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이하 생초리)의 박규 사장에 대한 설명이다. 박 사장 역을 맡은 배우는 30%대 고공 시청률 행진을 하고 있는 SBS '자이언트'를 통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중견 배우 김학철(50)이다.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중요한 때에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오병탁 의원이 '자이언트'에서 그가 맡았던 역이다. 최근 조필연(정보석)에 의해 죽음을 맞자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를 안타까워하는 글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자이언트'와 '생초리'로 연타석 안타를 치고 있는 김학철을 최근 '생초리'의 촬영장인 충북 옥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만났다. 김학철은 '생초리'에 대해서는 "열 살배기 아들이 깔깔대고 웃는 것을 보니 연기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으며 '자이언트'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존재감 있는 두꺼운 연기를 했던 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며 드라마 속 대사를 줄줄 읊었다. 1978년 재수생 시절 현대극단 연구생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선 그는 30년 넘게 연기라는 한 길을 가고 있다. "모든 배우 시험은 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이러니"라는 말로 시작하는 인생 이야기도 들려줬다.◆ 생초리.."입술 깨물고 웃음 참으며 연기 中" = '빨리박규'라는 별명이 생겼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트위터에 팬들이 적은 글을 보여주던 그는 "드라마 속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서 입술을 꽉 깨물고 웃음을 참으며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코미디이지만 정극처럼 해달라고 주문했거든요. '억지로 웃기지 마라' '과장하지 마라'면서요. 심플한 상황이라서 더 큰 웃음이 나오는 거죠. 근데 상황이 너무 웃겨요. 아까도 머리가 다 벗겨진 마을 청년회장이 (소심하게) 울면서 뛰쳐나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웃긴거에요. 이빨을 꽉 물고 박규 사장으로 대사를 했죠. '저거 저거 왜 저러는데…'라고."그는 "늦둥이가 '생초리'를 보다 웃으며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을 이었다. 김학철은 2002년 결혼 14년만에 어렵게 외아들 요셉을 얻었다. "'자이언트'는 좀 무거운 드라마라서 이 정도까진 아니었거든요. '생초리'를 보면서는 아주 뒤집어지는 거에요. 같이 '생초리'를 보다가 떼굴떼굴 구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즐거워지더군요." 김학철은 '한순간 나와도 잊혀지지 않는 배우가 되자'는 게 연기 인생의 좌우명이라고 했다. '생초리'의 첫회대본을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정도까지 달달 외고 또 외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려는 것은 크고 작은 역을 통해 꾸준히 연기를 해 온 그의 몸에 밴 노하우다. 그는 "한순간이 되더라도, 몇 초가 되더라도 어떻게 하면 시청자나 관객에게 평생 못 잊을 강한 인상을 줄까 계속 고민하면서 연기를 한다"고 했다. "'자이언트'에서는 조필연에게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 조필연이 파멸의 길을 가는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돼야 했거든요. '난 양심은 있지만 가책은 없는 사람이다'라거나 '나는 역사를 거스를 생각도 없고 권력에 등을 돌릴 마음도 없다'는 대사는 오병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대사고 저도 가장 힘을 줘서 연기한 대사에요."◆ "30년 연기 인생 이제 티켓 하나 얻은 느낌" = 서울예대 79학번인 그는 타고난 '노안' 덕에 20대부터 50대 인물을 연기했다. 20대 때에는 대학 1년 선배인 박상원이 첫 사랑을 나누는 대학생을 연기할 때 '전설의 고향'에서 50대 인물을 연기했고 40대 초반에는 '야인시대'에서 60대 조병옥 박사 역을 맡았다. '자이언트'의 오병탁 역시 실제로는 8살 연상인 이덕화보다 10살 정도는 나이가 많은 설정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내 나이를 못 찾은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는 그는 "하지만 덕분에 나이의 굴레를 뛰어넘는 탄력성을 가진 배우가 됐다"며 "연기를 30년 하니 티켓 하나를 얻은 것 같다"는 말을 들려줬다. "어떤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는 그런 티켓이 하나 생긴 것 같아요. 뭔가 깨우쳤다고 할까요, 아니면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이젠 지금 시대에 제 나이에 맞는 현실적인 역할을 한번 강렬하게 연기해보고 싶어요.""그동안의 연기 인생에서 100개의 카드가 생겼다면 그 중 20개 정도만 쓰고 아직 80개의 카드는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는 그는 "성격 급한 '생초리'의 박규 사장과 달리 내 연기 인생은 긴 호흡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배우 시험이라면 전부 다 치러봤는데 다 떨어졌었거든요. 그때 방송국 공채 시험에 붙었던 사람 중에서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고 있는 사람은 몇 안 될걸요? '루저'였는데 포기하지 않았더니 여전히 배우로 살고 있는거죠.""항상 배우가 되고 싶었고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배우로 살고 싶다"는 그에게 어떤 역을 해보고 싶냐고 물었더니 웃는 얼굴이었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마론 브란도 얘기가 흘러나왔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같은 영화에서 제 나이대의 배우가 할 수 있는 그런 남성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적나라하게 나체로 출연하더라도 관객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할 수 있고 상처받은 인간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남기고 싶습니다."

  • 방송·연예
  • 연합
  • 2010.12.06 23:02

임수정 "더 다양한 역에 도전해야죠"

임수정은 다양한 표정을 지닌 배우다. '몸뻬 바지'를 입으며 하루하루를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시골 여인(행복.2007)에서 무표정한 사이보그 같은 인물(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까지 자유롭게 변신한다. 때로는 단발을 휘날리며 말을 타는 풋풋한 말괄량이(각설탕.2006)이기도 하고 서릿발같이 차가운 요부(전우치.2009)로도 등장한다. 금방이라도 울먹일듯한 표정 안에는 세밀하게 퍼져가는 웃음도 서식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선머슴 같은 인물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 '김종욱 찾기'를 통해서다. 여기서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 역을 맡는다. 첫사랑을 찾아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남자 주인공 한기준(공유)과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다. 영화 개봉(9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임수정을 만났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밝은 역이에요. '각설탕'의 여주인공이 소년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30대 초반의 터프한 직업 여성역이죠."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쑤셨다. 그런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정말 딱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다"는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에 스토리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를 기다렸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이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뮤지컬 연출가 출신이다. 상대역인 공유 또한 군 복역으로 3년간 연기를 쉬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을 연출한 최동훈이라는 걸출한 감독과 '흥행 보증수표' 강동원과 함께한 전작 '전우치'와 비교하면 고개가 갸웃거리는 선택이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어요.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부족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부분은 스태프가 도와줄 수 있는 거예요. 중요한 건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구상인데, 장 감독님은 그 부분이 명확하셨어요.""공유씨요? 연기를 쉬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긴장감이 있었죠. 하지만 천생 배우던데요? 금방 현장 분위기도 장악하고, 애드리브도 많이 쳤어요. 저와의 호흡도 물론 잘 맞았고요. 제가 더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웃음) 공유는 한때 열애설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간간이 열애설에 흘러나온다. "부담이나 감정적인 흔들림이 있으면, 작품도 함께 안 했겠죠. 시간이 꽤 흘렀는데 함께 출연한 게 이렇게 회자할 줄은 몰랐네요. 혹시 모르죠. 그런 이야기(염문설)들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될 지도요." (하하하)영화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지우는 첫 사랑을 잊지 못한다. 더 정확히는 첫 사랑과의 사랑이 깨질까 봐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고 회피한다. 임수정이 기억하는 자신의 첫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기억은 나는데, 저 자신을 뒤흔들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임수정은 사랑하게 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과(過)한 건 항상 문제가 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빠지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 "결혼을 꿈꾸는 타입은 아니다"는 그는 "언젠가는 결혼해야겠지만 많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연애는 기회가 되면, 될수록 많이 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결혼을 염두에 두고 연애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전체기사방송가요영화해외연예 뉴스 > 연예 > 방송 <임수정 "더 다양한 역에 도전해야죠"> <연말 특수 노리는 영화들 대거 '포진'><공유 "부드러운 이미지 계속되면 부담스럽죠"><새영화> 스크린에 옮긴 '김종욱 찾기'<연말 맞춰 로맨틱 코미디 잇따라 개봉>푸틴-베를루스코니는 '마초의 축'?게이츠-리들리, 빈곤.온난화 '지상설전' 中 여중생 작문, 1천700만원에 경매 美시애틀경찰 트위터로 도난차량 수배 中 '초호화 럭셔리 세단' 판매폭발 영화 '김종욱 찾기'서 여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임수정은 다양한 표정을 지닌 배우다. '몸뻬 바지'를 입으며 하루하루를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시골 여인(행복.2007)에서 무표정한 사이보그 같은 인물(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까지 자유롭게 변신한다. 때로는 단발을 휘날리며 말을 타는 풋풋한 말괄량이(각설탕.2006)이기도 하고 서릿발같이 차가운 요부(전우치.2009)로도 등장한다. 금방이라도 울먹일듯한 표정 안에는 세밀하게 퍼져가는 웃음도 서식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선머슴 같은 인물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 '김종욱 찾기'를 통해서다. 여기서 뮤지컬 무대감독 서지우 역을 맡는다. 첫사랑을 찾아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남자 주인공 한기준(공유)과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다. 영화 개봉(9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임수정을 만났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밝은 역이에요. '각설탕'의 여주인공이 소년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30대 초반의 터프한 직업 여성역이죠."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쑤셨다. 그런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정말 딱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다"는 그는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에 스토리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를 기다렸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이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뮤지컬 연출가 출신이다. 상대역인 공유 또한 군 복역으로 3년간 연기를 쉬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을 연출한 최동훈이라는 걸출한 감독과 '흥행 보증수표' 강동원과 함께한 전작 '전우치'와 비교하면 고개가 갸웃거리는 선택이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어요. 물론 기술적인 부분은 부족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부분은 스태프가 도와줄 수 있는 거예요. 중요한 건 영화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구상인데, 장 감독님은 그 부분이 명확하셨어요.""공유씨요? 연기를 쉬어서 그런지 초반에는 긴장감이 있었죠. 하지만 천생 배우던데요? 금방 현장 분위기도 장악하고, 애드리브도 많이 쳤어요. 저와의 호흡도 물론 잘 맞았고요. 제가 더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웃음) 공유는 한때 열애설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간간이 열애설에 흘러나온다. "부담이나 감정적인 흔들림이 있으면, 작품도 함께 안 했겠죠. 시간이 꽤 흘렀는데 함께 출연한 게 이렇게 회자할 줄은 몰랐네요. 혹시 모르죠. 그런 이야기(염문설)들이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될 지도요." (하하하)영화는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지우는 첫 사랑을 잊지 못한다. 더 정확히는 첫 사랑과의 사랑이 깨질까 봐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고 회피한다. 임수정이 기억하는 자신의 첫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기억은 나는데, 저 자신을 뒤흔들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임수정은 사랑하게 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과(過)한 건 항상 문제가 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빠지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 "결혼을 꿈꾸는 타입은 아니다"는 그는 "언젠가는 결혼해야겠지만 많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연애는 기회가 되면, 될수록 많이 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결혼을 염두에 두고 연애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수정의 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돋보인다. 표정 변화도 섬세하지만, 영화의 서사적 흐름에서 엇나가는 과장된 연기가 없다. 파트너 공유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뒤 맥락을 정확히 아는, 즉 편집포인트를 정확히 아는 배우"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연기에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그 자체가 되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테크닉을 발휘해서 한 장면을 잘 넘어갈 수는 있어요. 감독님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겠죠.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영화를 보시는 관객은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아세요. 기술만 들어간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찌르지 못해요."임수정은 지난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미사) 이후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는다. "번쩍하는 영감을 주는 작품이 아니고서는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종욱 찾기'의 홍보활동이 끝나면 당분간 쉬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차기작을 물으니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한다. 일단 현빈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제목 미정)는 내년 봄에 개봉한다. '멋진 하루'의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저예산 영화다. 공포, 멜로, 액션까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는 중인 그는 "언젠가 베드신에 도전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30대에 접어든 임수정. "여배우는 30대 때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시기인 것 같아요.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폭넓은 배역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할 수 있는 연령대의 폭이 어마어마 한 거예요. '라비앙 로즈'에 출연한 마리온 코틸라르가 그랬듯,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면서 활동하고 싶어요. 코틸라르가 20대부터 60대까지 연기한 '라비앙 로즈' 같은 작품은 배우로서 정말 탐나는 도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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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이창동 "내 영화가 문학 닮으면 다행"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리는 제2회 일ㆍ중ㆍ한 동아시아문학포럼 참가 작가 중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 겸 영화감독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창동(56)과 일본의 아오야마 신지(46)가 그들이다. 두 사람이 4일 밤 기타큐슈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 쇼와관(昭和館)에서 만났다. 대표작 '시'와 '유레카' 상영에 이어 마련된 대담에서 이들은 문학과 영화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은 기타큐슈 출신이기도 한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 묻고 이창동 감독이 답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270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은 영화가 끝나고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귀를 기울였다. 소설가 출신인 이 감독의 영화는 문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오야마 신지 감독도 이 감독의 작품에 대해 "소설가가 만든 영화라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 장르를 답습하지 않고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로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내 영화가 문학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그 말이 꼭 좋은 의미는 아니란 걸 알지만, 나 자신은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화가 우리의 삶이나 세상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어야 된다고 믿어요. 하지만 요즘 그런 영화는 보기 어려워졌죠. 우리가 아는 예술 중에 그래도 문학이 가장 우리의 삶이나 세상에 대해 질문을 하는 매체입니다. 제 영화가 문학을 닮을 수 있다면, 질문할 수 있는 문학의 본질을 닮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이 감독의 최근작은 시를 소재로 한 영화 '시'다. 소설가였던 그가 시를 주제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시를 쓰고 읽는 장면을 스쳐 지나지 않고 비중 있게 다룬다. 이 감독은 "시 강의와 낭송 같은 장면이 너무 길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영화적인 것보다는 관객들에게 직접 시 강의를 들려주고 시를 낭송해주고 싶었다"고 "요즘 사람들이 시를 너무 읽지 않으니까, 영화로라도 보여주고 싶다는 내 진심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993년 박광수 감독의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에 조감독이자 각본가로 참여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는 소설을 쓰다 영화감독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나이 40이 가까워지면서 작가로서도, 한 인간으로서 뭔가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에게 벌을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조감독이 굉장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 기합을 주기에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독이 되고자 조감독을 했다면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을 텐데, 저한테 기합을 주기 위해 시작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어요. 거기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서 나를 감독으로 만들고자 했고, 떠밀리듯 감독이 됐죠. 이런 걸 보면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껴요." 1983년 등단한 소설가 출신인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초록물고기'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았으며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밀양', 각본상 수상작 '시' 등을 연출하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아오야마 신지 역시 2000년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받은 '유레카' 등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직접 소설화한 '유레카'로 작가로 데뷔했으며 '새드 베케이션' 등의 소설과 영화를 동시에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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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하석진 "이제 연예인 돼 가는 거죠"

2005년 중국 여행지가 등장하는 한 항공사의 광고를 통해 처음 데뷔한 하석진(28)에게는 '엄친아'라는 별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대학생의 중국 여행이 콘셉트인 이 광고에서 하석진은 현지인들과 '니하오'라는 인사를 상냥하게 나눈 뒤 "산이란 올라갈 땐 타인이지만 내려갈 땐 친구가 되는 곳"이라는 '훈남스러운' 멘트를 던진다. 잘 생긴 외모의 이 대학생 모델이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인재라는 소식까지 알려지자 공학도이던 그는 드라마와 영화의 잇단 러브콜을 받아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리고 '닥터 갱' '행복합니다' '밥줘' '거상 김만덕' 같은 드라마와 '못말리는 결혼' '여름, 속삭임' 같은 영화가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그로부터 5년 동안 훈남 혹은 모범생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그에게 변화가 생기고 있다. tvN의 시트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생초리)와 MBC 예능 프로그램 '여우의 집사'에 출연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얼마 전부터 하석진은 '트위터'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팬들과의 교류에 직접 나서고 있다. 최근 '생초리'의 촬영이 진행 중인 충북 옥천에서 만난 하석진은 "연예인이 되어가는 거죠"라며 밝게 웃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나 트위터를 통해 팬들을 만나는 것이나 지금 생각하면 다 소통을 위한 것인데 예전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소통을 하면 제 아이덴티티가 무너진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어색하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팬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생초리'에서 그가 맡은 역은 천재 펀드 매니저 조민성이다. 그동안 주로 정극에서 차가운 이미지로 승부했지만, '생초리'에서는 천재였지만 어느 순간 숫자 개념이 없어진 인물로 망가지는 '변신'을 한 셈이다.그는 "'생초리'는 시트콤이지만 정극에 가깝다. 슬랩스틱이나 과장된 모습이 간혹 보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극 연기를 하고 있다. 엉뚱한 모습이 보이지만 나는 끝까지 진지해서 웃음이 나오는 역할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4회 방송에서 하석진은 술주정이 심한 여직원 은주에게 인중을 맞아 퉁퉁 부은 입술로 등장하며 망가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에서 편안하게 모니터링를 하고 있다가 제 모습을 보고 소리를 내지를 정도로 깜짝 놀랐어요. 인중이 흉하게 부어오른 게 꼭 원숭이 한 마리가 화면에 있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망가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방송 뒤에는 '인중 한번 맞을래?'라는 농담을 친구들에게서 줄곧 듣고 있습니다."(웃음)시트콤 출연만큼 하석진에게는 리얼버라이어티인 '여우의 집사'에 출연한 것 역시 큰 변화다. 남자 연예인들이 여배우들의 집사 역할을 한다는 설정의 이 프로그램에서 하석진은 류시원, 세븐, 박휘순 등과 함께 집사로 활약하고 있다.하석진은 "영화 홍보차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너무 괴로웠다. 노래에 춤에 자꾸 장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내 성격이랑 너무 안 맞았다"며 "하지만 '여배우의 집사'의 기획서를 보고는 이 정도라면 팬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남들만큼 웃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부딪쳐 보니 예전부터 예능을 하시던 분들의 센스를 따라가기가 힘들더군요. 솔직히 적응이 어렵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남이 해달라는 것 다 해주는 성격이 아니긴 하지만 내 성격을 잘 가미해서 집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볼 생각입니다."하석진은 아직 대학생 신분이다. 그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 갑작스럽게 옆 자리의 사람이 억지로 합석하는 것도 불편하고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도 어색하지만 연기와 연예계 생활의 '다이내믹함'이 이런 불편을 넘어서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생활하는 친구들에 비해 안정감은 덜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하는 일은 다이내믹함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솔직히 저는 노력형이거든요.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저도 그걸 느끼면서 점점 욕심이 생깁니다. 물론, 어려서부터 연기자의 꿈을 꾸고 살아온 사람들과 같은 카메라 안에서 연기하는게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보다 두배, 세배 열심히 노력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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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김성민 하차 불가피"

히로뽕 투약 혐의로 구속된 탤런트 김성민(36)이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남자의 자격' 이동희 총괄PD는 5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이상 김성민의 하차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다음주 쯤 김성민 측과 얘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 PD는 "오늘 방송분에서도 김성민의 출연장면을 삭제해 내보낼 것"이라며 "이미 촬영해 놓은 미방송분 편집과 당분간 6인 체제로 갈지에 대해서는 다음 주 내부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KBS 2TV는 이날 낮 12시50분 방송되는 '남자의 자격' 재방송도 '스펀지'로 대체할 예정이다.김성민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인터넷에 '믿기 힘들다' '사람 좋아보였는데 실망이다' 등의 글을 올리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이번 사건으로 김성민은 그동안 '남자의 자격'을 통해 쌓은 긍정적 이미지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남자의 자격'에서 그는 밝고 활달한 캐릭터로 '김봉창'이란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누렸다. 대중의 충격이 큰 만큼 향후 연예 활동 재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김성민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전날 오후 8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죄송합니다. 저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을 모든 분들과 우리 가족들과 제가 사랑한 사람들 모두에게"라는 글을 올렸으나 현재 그의 트위터는 폐쇄된 상태다.2002년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얼굴을 알린 김성민은 '왕꽃 선녀님' '환상의 커플' '가문의 영광' '밥줘'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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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연예가, 군복무 마친 신인이 뜬다

군입대 관련 비리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연예계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친 신인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에입대한 후 군복무를 마치고 데뷔했다.신인이라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앞으로 군복무로 인한 공백이 없는 데다 군필자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지고 있다.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명은 하지원의 동생인 전태수(26)다. 전태수는 올해 '성균관 스캔들'의 하인수 역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2007년 SBS 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로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21살에 입대, 2006년 전경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2007년 연예계에 뛰어들어 '성균관 스캔들'을 거쳐 최근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과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에 잇따라 출연하며 쉴 틈 없이 활동 중이다.그의 소속사 관계자는 5일 "누나인 하지원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연예계 데뷔전 일찍 군대를 다녀오는 게 좋다고 그에게 조언했다"며 "군복무를 마치고 데뷔한 덕분에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 챔프'에서 국가대표 유도선수 유상봉을 연기한 정석원(25)은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이다. 해병대 995기로 2007년 4월 전역한 후 연예계에 입문한 정석원은 '닥터 챔프'를 거쳐 내년 영화 '사물의 비밀'과 '짐승' 개봉을 앞두고 있다.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자 희생된 후배 장병들을 애도하는 글을미니홈피에 올리고 희생장병들의 빈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정석원과 함께 '닥터 챔프'에 출연했던 정겨운(28)도 군필자다. 그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후 2004년 연기자로 데뷔했다. 처음 소속사와 계약할 당시 소속사에서 그가 군필자란 사실도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년간 5편이 넘는 작품을 하며 주연급으로 부상한 정겨운은 현재 박신양, 김아중과 함께 드라마 '싸인' 촬영에 한창이다.최근 '뮤직뱅크' MC로 낙점된 탤런트 현우(25)도 군복무를 마친 신인이다.현우는 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와 영화 '쌍화점' 등에 출연했으며 올초 MBC '파스타'에서 꽃미남 요리사로 눈길을 끌었다.'뮤직뱅크' 권재영 PD는 "군대를 다녀온 친구라 그런지 안정감이 있다"며 "생방송에서도 그런 안정감을 기대할 수 있어 제작진의 전폭적인 지지로 MC로 발탁했다"고 말했다.XTM '옴므: 트리플 X'에 출연 중인 강지섭(29)도 제대 후 주목받은 케이스다.해군 출신인 그는 제대 직후인 2005년 오디션을 통해 '하늘이시여'의 이리 역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분야는 다르지만 남성그룹 2AM의 이창민(24)도 처음에 '군필돌'로 주목을 받았다. 군악대로 활동했던 그는 전역 직후 본 오디션에서 탁월한 노래실력으로 단번에 발탁됐다. 이창민은 방송활동에서도 군대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며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한다.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기획사 입장에서도 공백 없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제작 현장에서도 성실함과 끈기로 PD들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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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美배우 그레이엄 "한국 음식 환상적"

"환상적인 한국 음식을 맛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미국 할리우드 배우 헤더 그레이엄이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즈'(Kimchi Chronicles)의 제작설명회에 참석했다.그레이엄은 내년 미국 PBS에서 방영할 예정인 다큐멘터리 '김치 크로니클즈'의 촬영차 지난달 28일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그레이엄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이번이 처음이다.그레이엄은 1988년 '운전면허'로 영화에 데뷔,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드러그스토어 카우보이'(1987)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픽스'(1995),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부기 나이트'(1999)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개성강한 연기와 육감적인 몸매로 시선을 끈 그는 '오스틴 파워스 2'(1999), '성질 죽이기'(2003) 등의 코미디에 이어 '잘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2008) 등 로맨틱코미디에서도 맹활약한 할리우드 스타.그레이엄은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인 여행과 음식 맛보기를 즐길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이어 "여기서 먹어본 음식들은 전부 좋았다. 특히 한국의 불고기, 비빔밥, 떡 등이 맛있었다. 떡은 온종일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또 그런 음식들에 곁들여지는 반찬들도 좋았다"고 덧붙였다.그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뉴욕이나 LA에 있는 한국 식당에 자주 갔다. 친구들은 여기 음식 맛이 진짜 한국의 맛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자주 가서 맛을 봤다"며 "미국 대도시에는 한국음식점이 많이 있지만, 소도시에는 별로 없어 아쉽다"고 했다.훌륭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열심히 운동한다. 더 많이 먹기 위해서 운동한다"며 웃었다.'김치 크로니클즈'는 (재)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한식재단이 공동으로 제작지원하며 미국 음식기행 다큐멘터리 전문제작사 프라페에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다. 편당 30분 분량이며 모두 13부작으로 이뤄져 있다.지난 5월에는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와 그의 부인 마르자가 방한해 1차 촬영분을 마쳤다.그레이엄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한국의 전통사찰과 시장, 해변, 쇼핑가 등을 돌며 삼겹살, 밀면, 떡 등을 먹는 모습을 촬영한다."일반적인 미국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안다고 해도 북한 문제 정도 수준이죠. 저도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알았지만, 여기 오기 전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이곳에 와서 보니 한국의 세련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패션 감각이 탁월해 놀랐어요. 미국인들은 한국에서 폭탄이 터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와서 보니 매우 안전하고 아름다운 나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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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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