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 제시문〈제시문1〉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라는 개념이 하나의 게임으로 모양을 갖춘 것은 1950년 캘리포니아 RAND 협회의 메릴 플러드(Merril Flood)와 멜빈 드레셔(Melvin Dresher)의 노력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죄수의 일화는 그로부터 몇 달 후 프린스턴 대학의 앨버트 터커(Albert Turker)가 재구성한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이기주의자들 사이에 협동이 이루어지는 방법을 냉혹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사리 추구에 따라 행동하는 개인이 집단 이익에 기여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이 게임이 죄수의 딜레마라고 불리는 것은 게임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야기가 서로에 대해 불리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형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는 죄수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두 죄수가 서로 의리를 지킨다면 두 사람 다 유죄를 선고받겠지만, 서로 불리한 증거를 폭로한 경우보다는 형량이 적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배신을 한다면 배신한 쪽이 훨씬 유리해진다.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만약 도덕 감정을 개입시킨다면 상황이 너무 복잡해진다. 우리가 이 게임을 통해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도덕적 진공 상태에서의 논리적 최선 행위이다. 올바른 행위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정답은 배신이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나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두 차례 이상 시행할 경우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이기주의가 아니다. 두 동료에게 판돈을 주고 100회에 걸쳐 게임을 반복하도록 했는데, 예상 밖으로 그들은 서로 진지하게 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100회의 게임 중에서 60회나 협동을 해서 상호부조의 이익을 누렸다. 그들에게 게임을 하면서 노트에 기록을 하도록 했는데, 그 기록을 보면 그들은 상대의 호의를 유도하기 위해 자진해서 먼저 상대에게 호의를 보였다. 이런 태도는 마지막으로 상대를 속이고 한판 승부를 노릴 수 있는 막판 게임에서도 나타났다. 동일한 상대와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의 게임을 할 때에는 적의 아닌 호의가 게임의 규칙이었던 것이다. -매트 리틀리 〈이타적 유전자〉〈제시문2〉자연이 인간들의 모든 소질을 계발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합법칙적인 질서의 원인이 되는 한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들 상호간에 벌이는 항쟁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있는 항쟁이란 인간의 반사회적인 사회성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끊임없이 사회를 파괴하려고 위협하는 일반적인 저항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의미한다. 인간의 소질은 분명 인간의 본성에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을 사회화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상태 속에서 자신의 자연적 소질을 계발하려고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려는 성향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신 속에 단지 자신의 의도대로만 행동하려는 반사회적인 특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저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으므로 도처에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저항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능력을 일깨워 주며, 인간으로 하여금 나태해지려는 성향을 극복하게 하고, 명예욕, 지배욕, 소유욕 등에 의해 행동하게 함으로써 어울리기도 힘들지만 벗어나기도 힘든 동시대인들 가운데에서 어떤 지위를 성취하게 해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야한 상태로부터 본래 인간의 사회적 가치에서 성립하는 문화에로의 최초의 진보가 일어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든 재능들이 점차 계발되고 취미가 형성되며, 인간은 계속된 계몽에 의해 도덕적 식별력에 대한 조야한 자연적 소질을 점차로 특정한 실천적 원리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자연적 감정에 의해 함께 뭉친 인간의 사회를 도덕적인 전체로 바꿀 수 있는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반사회성은 그 자체로서는 사랑할만한 속성이 아니기는 하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적인 자만에서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저항을 산출하는 그런 반사회성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재능들은 완전한 조화로움과 만족감 및 서로를 사랑하는 목가적인 삶 속에서 영원히 묻혀 버리고 말 것이다. -칸트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 -2012 서울시립대 모의(수시)〈제시문3〉 갈등의 소지가 없는 사회는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갈등의 표출을 극도로 억압하여서 갈등이 없는 듯이 보이는 사회는 상상할 수 있어도, 갈등 자체가 없는 사회는 존재할 수 없음을 사회 과학자들이 밝혀낸 지는 이미 오래된다. 예컨대 사회 심리학자 짐멜은 갈등이 모든 인간관계에 편재하고 있음을 가장 먼저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이다. 그는 애정과 증오는 병행하는 것이다라는 명제를 내세웠는데,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인간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상반된 성향을 타고 나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 갈등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갈등이 일어나는 원천은 심리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령, 희소가치에 대한 권리의 주장이 상충되는 일, 가치관의 차이, 신념 또는 규범에 대한 충성심이나 의무감의 충돌, 혹은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성원들이 갖는 감정적인 적개심이나 적대적인 성향 같은 것들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의 결과는 관점에 따라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 -부산일보 2009.2.17■ 논제의 포인트 및 평가기준■ 논술문을 6단 논법으로 재구성하기■ 쟁점논제1.논술논제〈제시문1,2〉는 갈등 상황에서 서로 다른 대응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1,2〉에 드러난 대응방법의 차이점을 요약하고 〈제시문3〉의 관점에서 갈등의 순기능과 해결 원칙을 제시하시오.[1000자 내외]2.면접논제우리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구체적 갈등 사례를 선택하여 해결 방안을 논하시오.■ 쟁점 기출문제2009학년도 연세대 수시 인문계 기출문제문제1. 제시문 (가),(나),(다)는 대립하는 상황을 해결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관한 것 이다. 세 방식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800자 내외)문제2. 제시문 (가),(나),(다)에 나타난 해결 방식 가운데 가장 적절한 것을 하나 선택 하고 근거를 밝히시오. 또 그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을 제시하시오.(800자 내외)2012학년도 서울시립대 정시 인문계 기출문제문제3.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과 특징을 이해하고, 사회갈등의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논술하시오.■ 쟁점관련 도서〈갈등에 대하여〉 2007,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고요아침〈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만든다〉2013, 박길성, 고려대학교출판부■ 쟁점관련 영화 〈춤추는 숲〉 2013, 한국〈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1995, 한국■ 학생 글과 교사 총평1. 학생 글제시문 1과 제시문 2는 갈등상황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행동하는 인간의 본성과 대립상황을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상이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제시문 1을 보면 죄수의 딜레마에 적용된 게임이론에서 인간의 이기적 본성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사리를 위해 배신하는 것이 아닌 협동만이 개인뿐만 아니라 상호간의 이익을 증진시켜 준다. 이는 갈등상황에서 경쟁이 아닌 협동이 사회발전을 도모하는 실마리라는 것을 증명한다. 제시문 2에서 인간은 자연적으로 내재된 반사회적 성향을 통해 최선의 행위를 한다.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려는 이기적 본성으로 다른 이들과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지위를 성취해 낸다. 이러한 경쟁은 진보를 통한 사회를 발전시킨다. 제시문 3의 관점에서 갈등의 결과는 항상 부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사회의 발전을 이룩해 낼 수 있다. 인간은 애와 증이라는 상반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견해를 표출 할 때 발생하는 갈등은 우리사회에서 필연적이다. 갈등은 서로 다른 관점이 충돌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로 종종 해석되고는 한다. 하지만 갈등의 순기능은 사회발전을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증대시킨다. 서로 상이한 관점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은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창조적인 사고를 형성할 수 있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하는데 기여한다. 하지만 갈등은 사회구성원간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갈등이 이러한 분열을 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주목해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인간은 각기 다른 생각, 신념, 가치관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린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공유되고 인정받았을 때 사회는 분열하는 것이 아닌 상생과 화합의 길로 들어간다. 이처럼 갈등은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인간사회에서 필연적인 존재이다. 우리는 서로의 사상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관용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갈등의 궁극적인 목표인 사회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최강혁(전북외고)2. 교사총평이번 논술문의 주제는 갈등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되는 현대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갈등은 사회 분열을 일으킬 수 있지만 합리적 갈등 해결과정에서 창출되는 다양성과 창의성은 새로운 규범과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독해력〉〈제시문1〉은 게임이론을 통해 갈등상황에서 개인이나 사회가 서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택해야 할 방법은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상생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2〉는 갈등은 인간의 반사회성이 구체화 된 상태로 개인이 자신의 욕구를 최대한 성취하기 위해 서로 경쟁할 때 개인과 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3〉은 갈등이 없는 사회는 존재할 수 없고, 관점에 따라서는 갈등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제시하며 갈등의 순기능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최강혁 학생은 이러한 제시문의 내용과 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서술하고 있다.〈논리력〉이번 논제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 이다. 첫째, 〈제시문1〉과 〈제시문2〉에 드러난 갈등상황에 대한 대응방법의 차이점을 요약하고, 둘째, 〈제시문3〉의 관점에서 갈등상황의 순기능과 해결원칙을 제시하는 것이다. 최강혁 학생은 첫 번째 문단에서 개인과 사회가 함께 발전하기 위한 갈등상황에 대한 대응방법으로 〈제시문1〉의 협동을, 〈제시문2〉의 이기적 본성에 기초한 경쟁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제시문3〉의 관점에서 갈등의 순기능적 측면을 서술하였다. 갈등을 통해 창조적인 사고를 형성할 수 있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갈등이 사회 분열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잘 제시하였다. 〈표현력〉최강혁 학생은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각 제시문의 핵심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하였다. 마지막 문단에서 갈등해결의 기본원칙으로 관용의 정신을 제시하면서 상호간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갈등 상황을 해결하려 할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