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가 하나씩 떨어지다 말다 하는 날씨였다.
가장 시급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시냐는 질문에, 박용우 씨는 옆의 ‘도언 엄마’를 가리켰다. ‘도언 엄마’가 입은 노란 조끼에 글자들이 빼곡했다.
“여기 쓰여 있잖아요. 진실. 진상규명. 인양. 책임자 처벌.”
지난 4일 전라북도에 입성한 세월호 도보행진단이 행진 11일째인 5일 전주시를 가로질러 전북도교육청을 방문했다.
노란 조끼를 입은 200여명 규모의 행진단은 이날 김승환 교육감과 점심 식사를 한 뒤 함께 걸어 오후 3시께 도교육청사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는 사고 수습에서의 국가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전북 대책위와 인근 지역 주민 및 도교육청 직원들이 노란 풍선과 팻말로 이들을 환영했다.
팻말을 들고 서서 행진단을 맞이하던 임대현 씨(26)는 “배 안에 무수히 많은 진실이 숨겨져 있다. 인양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함께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 김도언 학생(안산 단원고 2학년 3반)의 어머니는 이날 도교육청사 앞 광장서 “아직도 몇 사람이 차가운 물 속에 있다”면서 “세월호 선체 보존 인양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저는 한 명의 아이도 살려내지 못한 교육감이다. 평생 이렇게 비참하게 무력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학년 7반 김수빈 학생의 이모부인 박용우 씨는 “사실 잊혔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지역에서 시민들이 참여하고 응원해줘서 눈물이 났다”면서 “정부가 선체를 인양하고 실종자를 수습하는 등 국민과 했던 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진단은 도교육청사에서 30여분 머물렀다가 3시 30분께 도교육청을 떠났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산을 출발해 수원, 평택, 대전 등을 지나 온 이들은 전북 지역을 통과한 뒤 오는 8일 광주에서 참사 300일 전야 문화제를 치른다. 이어 오는 14일 목적지인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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