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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조시] 세월 하냥 있자요

최승범 시인을 추모하며
고하 최승범 시인 제자 장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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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 시인

느닷없는 겨울 밤 하늘에 천둥치더니

사흘 나흘 속절없이 폭설을 퍼붓더니

쌓인 눈 다 녹으라고 밤새 빗발치더니

 

스승님 본향 가시는 길 닦아 놓은 것일까요

애통한 마음 차마 말하지 못하고

하늘은 먼저 천둥 치고 눈 내리고 비를 뿌렸을까요

 

조선의 마지막 선비요 큰 시인 큰 어른이시여

조선의 땅 뿌리 깊은 매화 검은 등걸에서

눈 속에 매운 향내 피워내신 설중매이셨습니다

 

어찌 잎으로만 세월을 견뎌 왔드냐

허리 꼿꼿이 세운 짙푸른 줄기, 뼛속 깊이 묻어 둔 죽편이 있쟎느냐

빠개질 때 빠개지드라도 마디마디 맺힌 결기가 있다

 

틀니조차 빼어 놓으신 깡마른 광대뼈 속에서

죽편을 쪼개는 올곧은 눈빛이

제 가슴 가득 부어 주신 봄 하늘을 쿡 찌르셨습니다

 

풀잎에 바람이듯 우리 서로 있자요

갈미봉 구름이듯 우리 서로 잊자요

정자와 느티나무이듯 세월 하냥 있자요

 

전북인의 가슴 속에 영원히 계시는 것입니다

고하문예관에서 저희를 맞아 주셔야지요

후학들 따뜻하게 보듬어 쓰다듬고 쓰다듬어 주셔야지요

 

계묘년 정월 열나흩날

부족한 제자 장욱 절하고 올립니다

전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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