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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시민사회와 동학 관련 단체들이 동학농민혁명 항일무장투쟁 참여자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내 53개 시민사회·정당·동학 단체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전봉준 등 동학농민혁명 항일무장투쟁 참여자들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하기 위한 국회 입법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1894년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이후 동학농민군이 재봉기해 공주 우금치까지 북상하며 일본군에 맞선 것은 명백한 항일 독립운동”이라며 “전봉준을 비롯한 참여자들이 아직까지 독립유공자로 서훈되지 못한 것은 역사적 불합리”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특히 을미의병(1895) 참여자 150명이 이미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것과 달리, 그보다 앞선 시기 일본군에 맞서 싸운 동학농민군은 국가 차원의 공식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가 제정한 ‘동학농민혁명예회복법’에서 재봉기 참여자를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혁명 참여자’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국가보훈부가 기존 독립운동 기점 기준을 유지하면서 서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학농민혁명 재봉기는 한국 독립운동의 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22대 국회가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신속 처리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현아 기자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의 상징인 ‘서학동 사진미술관’과 진안 ‘계남정미소’가 개인의 손을 떠나 공공자산으로 거듭날 변곡점에 섰다. 평생 사진예술에 헌신해온 김지연 서학동사진미술관 관장이 최근 전북도립미술관에 두 공간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다만 실제 기증 성사까지는 행정의 수용의지와 예산확보 등 복합적인 과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와 전북도립미술관은 이번 기증 제안을 두고 공유재산 편입을 위한 실무 차원의 내부 검토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지연 관장은 기증에 대한 확고한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도가 이를 공공자산으로 수용하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행정적 조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문제는 사유시설 공공전환에 따른 법적‧재정적 부담이다. 서학동 사진미술관이 도립미술관 분관으로 운영되려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른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물 노후 정도에 따른 정밀 안전 진단과 리모델링 비용, 연간 운영비 등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상시 운영을 위한 전담 인력 배치와 콘텐츠 운용 방안 등 지속가능한 전략 수립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기증이 전북 문화 거점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 완주군에 위치한 도립미술관은 그간 지리적 접근성이 낮아 도민들의 이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서학동 사진미술관이 도립미술관의 분관 역할을 수행하면 시민들과 문화적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도립미술관에서도 이번 기증을 전주 도심권 진출의 핵심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미 인지도가 높은 서학동 사진미술관의 브랜드 가치는 도립미술관 입장에서 놓치기 아까운 자산”이라며 “회화와 서예 위주의 소장품 범위를 사진과 영상 등 미디어 장르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증자인 김 관장은 공간의 예술적 정체성 보전을 유일한 조건으로 내걸며 운영권 등 모든 개인적 권리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이다. 김 관장은 “재정적‧체력적 한계로 직접 운영은 어려워졌지만 평생 일군 공간의 역사와 맥이 사라지지 않고 지역사회에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도의 수용여부와 구체적인 예산확보 방안이 이번 기증성사의 핵심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은 기자
K-컬처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전통문화는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영화·게임·관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는 ‘원천 콘텐츠(IP)’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컬처 수도’ 도약을 선언한 전주가 보유한 문화 자산을 콘텐츠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계 곳곳에서 코리아 붐이 확산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판소리·한옥·한식 등 한국적 문화 자산을 다수 보유한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지역 문화유산을 어떻게 기록하고 데이터화해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은 전국에서도 전통문화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전주 한옥마을과 익산 미륵사지 등 대표적인 역사문화 자산은 물론, 판소리와 전통 공예 등 다양한 무형유산이 집적돼 있다. 이러한 자산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산업·교육·관광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한 기반으로 ‘문화 데이터 뱅크’ 구축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핵심은 문화 데이터의 축적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콘텐츠로 구현할 수 있는 기획과 운영 구조를 함께 마련하는 데 있다. 지역 문화 데이터가 의미 있는 문화 자산으로 기능하며 산업과 콘텐츠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북자치도는 무형유산 기·예능 기록화와 전통 건축물 구조 데이터 축적, 고문헌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을 통해 문화유산을 데이터 자산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자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문화자원의 디지털화 자체가 곧바로 활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전북학연구센터 학술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역사문화자원은 단순히 보존되는 것만으로 가치가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과 기획자, 지자체 등 다양한 주체의 관계 속에서 활용될 때 새로운 의미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전주의 역사문화 공간을 활용한 몰입형 콘텐츠 사례를 분석해 문화유산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서사와 체험을 구성하는 핵심 자원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전과 전라감영 등 전주 원도심의 역사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에서는 장소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콘텐츠의 주요 요소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유산이 단순한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와 해석의 대상’으로 경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역사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고, 지역 역사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문화 데이터 축적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이를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운영적 기반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국선 중앙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북은 이미 풍부한 전통문화 자산을 보유한 지역”이라며 “이제 관건은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데이터화하고 현대적 콘텐츠로 재구성해 K-컬처 시대의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확장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이 보유한 전통문화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과 콘텐츠 제작 역량, 지자체의 제도적 지원이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문화 데이터가 또 하나의 저장소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며 “전북 문화 데이터 뱅크가 단순한 기록 사업을 넘어 지역 관광과 콘텐츠 산업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전현아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행보와 달리, 문화기금 적립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조례 제정까지 마친 ‘전북예술인복지기금’은 수년째 한 푼도 조성하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 공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전북도가 공개한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기금 적립 현황’에 따르면 기금은 2021년 309억원에서 2025년 현재 약 346억원으로 늘어났다. 표면적으로는 적립 목표액인 35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재단 기금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종잣돈으로, 2016년부터 조성하고 있다. 기금은 목표액이 달성되어야만 그 수익금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실상은 다르다. 민선 8기가 들어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운용 이자금은 약 37억원으로, 2021년 당시 누적액(309억원)에 지난 4년간의 이자수익을 합산한 수치와 일치한다. 즉, 전북도가 기금 확충을 위해 직접 출연하기보다 기존 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쌓이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적립 방식을 취해온 셈이다. 특히 도는 2025년 예치기간 조정을 통해 발생한 이자수익 17억원을 한꺼번에 반영하며 수치상 목표 맞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게다가 2022년 공청회를 거쳐 조례까지 제정한 ‘전북예술인 복지기금’은 방치 중인 상황이다. 전북도의회와 도가 당시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설치를 공표했으나 2025년 본예산까지 실제 출연금은 단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조례 제정 이후 현재까지 ‘기금 0원’은 도정 우선순위에서 예술인 생존권이 밀려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도지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예산 편성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도는 올림픽 유치 홍보와 용역 등 결과가 불확실한 소모성 사업에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실제 2024년 12월 올림픽 유치 TF팀이 꾸려진 직후 4억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이듬해인 2025년 61억원, 올해는 69억원의 예산이 차례로 책정됐다. 반면 적립 목표를 달성해야만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문화기금에는 도가 나서서 출연하지 않는 등 인색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전북도가 문화주권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예산집행에서는 문화예술계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조례까지 만들어 놓고 기금을 한 푼도 쌓지 않았다는 것은 도정이 예술인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일회성 이벤트 유치에 앞서 기초예술인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역 문화예술 기초생태계가 허약한데 지원 없이 문화산업화를 꿈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문화 수도’를 표방하며 예술인 복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도입된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 5년을 넘기면서 초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보험료 지원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 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제도로, 문화예술 용역 계약을 맺은 예술인을 고용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해 실업급여 등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도 초기에는 ‘두루누리 예술인 고용보험 지원’ 사업을 통해 보험료의 80%를 국가가 지원하면서 가입 확대를 유도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 기간이 최대 36개월로 제한되면서, 2024~2025년을 기점으로 초기 가입자들의 지원이 잇따라 종료되고 있다. 지원이 끊기면 보험료는 전액 본인 부담으로 전환된다. 그동안 ‘월 커피 한 잔 값’ 수준이던 비용이 체감 가능한 고정 지출로 바뀌는 셈이다. 판소리·무용·순수미술 등 기초예술 비중이 높은 전북의 경우 상업적 수익 구조가 취약해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수입이 일정치 않고 월 소득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예술인에게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단순한 비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실제 일부 예술인들은 보험을 자진 해지하는 이른바 ‘생계형 이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20대 회화 작가 A씨는 “보험료를 낼 돈이면 물감 한 개를 더 사겠다”며 “미래에 받을지 모를 실업급여보다 당장 작업비와 생활비가 급하다”고 토로했다. 제도 요건 역시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 50만원 이상 계약을 전제로 가입이 가능하며,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 전 24개월 중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비정기 계약이 반복되는 지역 예술 생태계에서는 해당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반면 부담은 즉각 발생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연극계에 종사하는 예술인 B씨는 “공연이 끊기는 비수기에는 수입이 사실상 0원인데, 보험을 유지하려면 매번 소득을 증명하고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며 “계약 기간도 대부분 1~4개월에 그쳐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생리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가 오히려 예술인을 지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이 종료된 저소득 예술인의 본인 부담금을 도비나 시·군비로 일부 보전하는 ‘지역형 상생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역 예술단체 대표 C씨는 “예술인을 동정의 대상이 아닌 지역 문화 자산을 떠받치는 노동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며 “36개월 이후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한 복지 설계를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입자 수라는 실적 지표 뒤에 가려진 현장의 이탈을 막기 위해 보다 세밀한 지역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전현아 기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수장으로 선출된 이승필 전 GS칼텍스 예울마루 관장이 지난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은 앞서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의 선임을 최종 확정했다. 이 대표는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에서 문화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GS칼텍스 입사 이후 2007년 사회공헌팀장과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을 거쳤으며, 2012년부터 12년 동안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의 신규 조성책임자와 초대 관장을 역임하며 지역 공연장을 남해안권의 거점 문화공간으로 안착시켰다. 이번 인사는 이 대표가 예울마루에서 보여준 현장 경영 성과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 시인으로 등단한 문인이기도 한 그는 예술적 감수성과 경영 전략을 동시에 경험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국문예회관연합회 이사와 호남제주지회장을 지내며 구축한 지역문화네트워크는 전북 문화예술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게는 대관 중심의 운영 체질을 개선하고, 소리전당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민간 영역의 경영기법을 공공 공연장 시스템에 접목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예술계와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일이 이 대표에게 주어진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은 기자
“오래 살고 볼 일이여!” 낮 최고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면서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지난 26일 옛 전북도지사 관사인 하얀양옥집 앞에 15인승 승합차 두 대가 멈춰섰다. 문이 열리자 꽃무늬·분홍색 점퍼 차림의 할머니들이 하나 둘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서툴지만 반가운, 나의 예술!’ 전시회에 참여한 할머니 작가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은 평소 시내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전시 감상 겸 도시 나들이를 준비했다. 이날은 김제 용평·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만 참여했으며, 고창 월봉마을은 추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처음엔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다. 각자 마을과 작품을 소개하면서 점점 가까워졌다. 살아온 공간은 달랐지만, 작품에 담긴 삶은 닮아 있었다. 본격적인 도시 나들이 일정은 오후부터 시작됐다. 아쉽게도 사정상 김제 용평마을도 오전 일정만 소화하면서 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끼리 시간을 보냈다. 오전 내내 작품을 감상하던 화정마을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긴장 대신 웃음이 번졌다. 재단이 준비한 한복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나이에 무슨 한복이냐"며 손사래를 치던 어르신들도 저마다 고운 색감의 저고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서로 “언니는 이 옷이 어울려”, “이 색보다는 이게 낫겠다”면서 말을 보태기도 했다. 옷걸이 앞은 점점 시끌벅적해졌다. 가장 붐빈 곳은 거울 앞이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어르신들은 머리를 빗고, 핀을 꽂고, 옷 매무새를 고치기 시작했다. 소녀처럼 한복 체험 대표에게 “이 한복에는 무슨 핀 꽂아야 해요?", “저고리가 안 어울리지 않아요?”라며 잠시 세월을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단장을 마친 어르신들은 경기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들 홍매화 앞에서, 대나무숲 포토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소녀처럼 웃어도 보고, 수십 년 동안 같이 산 마을 어르신들끼리 단체 사진도 찍었다. 그 순간만큼은 열여덟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한참을 걸어 다닌 탓에 지칠 법도 하지만, 어르신들은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리면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수수한 한복 차림으로 경기전을 거니는 젊은 나이의 관광객들이 예뻐 보이는지 “아유, 곱다”면서 옛 추억을 회상했다. 관광객들도 어르신들에게 “어머니들 너무 고우세요”라면서 정겨운 덕담을 주고받았다. 화정마을 이복순 부녀회장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데, 수년 전에 딸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을 왔었다. 사람들이 다 한복 입길래 딸한테 같이 입자고 했더니 부끄러운지 싫다고 했다”면서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랑 같이 입으니까 재미있고,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파장(罷場)입니다. 이미 썰렁한 장마당, 구석에 몇 서성일 뿐입니다. 감기는 눈 비비며 늘어지는 하품 끊어냈지만, 발등의 검댕 털어냈지만 늘 그렇듯 뒷북입니다. ‘에이 내일 갈까?’ 하며 또 뭉그적거린 탓입니다. 다짐했었지요. 새해 첫날 불끈 솟아오르는 첫해를 보며 올해는 제발 늑장 부리지 말자 마음먹었건만 그 다짐 가짜였습니다. 채 한 달도 안 돼 흐지부지 까먹었습니다. 작심삼일은 꼭 나를 두고 생긴 말 같습니다. 1월 1일과 설날, 해마다 시작이 두 번인 건 꼭 내 늑장 때문인 듯만 싶습니다. 그래 제발 오늘부터라도 게으름 피우지 말자, 기사회생 패자부활전 치르듯 설 연휴 뒤 삼천동 공판장에 와 풀어진 신발 끈 다시 묶으려 했건만 그만 또 늦었습니다. 여태 못 알아먹은 세상의 말 해독하려 했건만, 박차지 못하고 자꾸만 미적대 오늘도 뒷북입니다. 여태껏 허겁지겁 아니라며 우긴 건 여유가 아니었습니다. 그 빈틈은 채우지 못한 게으름이 분명합니다. 얼리버드(early bird), 새벽을 깨운 사람들 새벽을 지킨 사람들 이미 돌아가고 없네요. 텅, 텅 뒷북 치는 소리 같은 발자국을 데리고 공판장을 빠져나옵니다.
도내 순수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이하 전북예총)가 올해 예술인 교류 확대와 지원 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주요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전북예총은 지자체 협력 기반의 신규 사업과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 구상을 함께 발표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4일 전북예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제65차 정기총회를 열고 2026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보조사업과 자체사업을 포함한 연간 사업 방향과 추진 전략이 공유됐으며, 예술인 참여 확대와 지역 협력 강화를 핵심 기조로한 공모사업 구상도 공개됐다. 그중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부안군과 연계해 추진하는 특별사업 ‘전북예술인 한마당’이다. 전북예총 창립 65주년 기념식의 의미를 함께 지닌 이번 사업은 오는 4월 1~2일 부안군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도내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과 전시, 교류 프로그램 등을 펼치는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로 기획됐다. 지역 문화 활성화와 예술인 네트워크 확대를 동시에 도모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전북예총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군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지역 기반 예술 활동의 거점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북예총은 올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인 복지와 국제 교류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지원사업도 새롭게 구상 중이다. 해당 사업은 지역 내 문화예술 인력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협동조합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콘텐츠 개발을 촉진하고, 향후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약 1800만 원 규모로 오는 4월부터 지원을 목표로 공모신청을 앞둔 이번 사업이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운영 방식에 따라 지역 예술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전북예총은 중국 청도문화예술위원회 화예문화원과의 국제 교류 활동을 구상 중이며, 관련 공모사업이 구체화되면 추후 이사회를 통해 시행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전북민속예술제는 오는 6월 진안군에서 개최되며, 제65회 전라예술제는 지난해와 같이 오는 9월 전주시 일원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북 예술문화의 수준과 깊이를 공유하고, 예술인 간 화합과 결속을 다질 방침이다. 자체사업인 전북예총 하림예술상 시상식과 전북예술인의 밤 등 연말 행사도 지속 추진된다.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취임 이후 1년 8개월 동안 전북 예총의 여러 현안을 깊이 고민하며 쉼 없이 뛰어왔다”며 “올해는 부안에서 지부장 연수와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며, 예술인 간 협력과 조직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를 구상 중이다. 앞으로도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개관 25년차를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대한 리모델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대 핵심 장비의 내구연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북특별자치도가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부분 보수로 일관하고 있어 예산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소리전당은 2001년 개관 이후 단 한 차례도 전면적인 대수선(리모델링)을 거치지 않았다. 현행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준공 후 20년이 경과하면 안전과 기능 유지를 위해 대규모 수선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전면 리모델링을 위한 로드맵 수립 대신 고장 난 부품만 갈아끼우는 시설 보수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3개년 시설개선 현황을 보면 소리전당에 투입된 시설보수비는 총 28억200만원이다. 연도별로 2023년 9억4200만원, 2024년 10억200만원, 2025년 8억5800만원이 집행됐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보면 공조기 코일, 순환펌프, 화물용 승강기 교체 등 단발성 소모품 수선에 치중되어 있다. 약 300억원을 투입해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한 광주예술의전당 등 타 시도 사례와 비교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 매년 10억원 안팎으로 투입되는 예산이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닌 땜질식 처방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대 기계장치 역시 기술적 절벽에 봉착했다. 해외 제조사의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무대 기술팀이 자체적으로 부품을 조달하며 버티는 실정이다. 전당 관계자는 “무대 파트 전체가 아날로그 형식의 구형 구조여서 전면 교체가 필수적”이라며 “아날로그 기반 시설에 디지털 부품을 이식해 운영 중이나 부품 단종으로 고장 시 즉각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대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이용하는 일반 편의시설까지 노후화된 만큼 특정 부분의 보수가 아닌 전체적인 대수선 검토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행정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대규모 공공건축물 수선은 사전타당성 조사부터 국비 확보까지 최소 2~3년의 준비 기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도가 기존 수탁 운영사와 2027년까지 위탁 연장 계약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차기 운영 주기가 시작되는 2028년 착공을 위해 지금부터 공론화와 행정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수선(리모델링)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단순 논의를 넘어 시설 점검과 실무적인 개보수 로드맵 수립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북도는 올 하반기 관련 용역을 통해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예술계는 “소리전당은 전북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단순한 시설보수를 넘어 안전사고 예방과 고품격 문화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전면 리모델링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 기자
정부가 청년 창작자들의 안정적인 예술 활동을 위한 신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전북 지역 청년 예술인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실질적 발판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전국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과 함께 다음 달 3일부터 31일까지 ‘K-아트 청년 창작자 지원’ 시범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소득이 불안정해 창작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기초예술 분야 청년 창작자(만 39세 이하) 3000명을 대상으로 연간 9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북 지역에서는 100명의 청년 예술인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그간 예술계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단발성·단년도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년도 지원 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선정된 창작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내년까지 지원을 보장받게 된다. 지원 대상은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뮤지컬·무용·클래식·전통예술), 다원예술, 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 분야다. 다만 대중음악이나 영화 등 대중예술 분야는 제외된다. 하지만 지역 예술 현장에서는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과 더불어, 이번 사업이 기존의 일시적인 ‘생계 구호형 지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도내 청년 예술인 A 씨는 “언론을 통해 사업 소식은 접했으나 정작 지역 내에서는 구체적인 안내가 없어 전북이 제외된 줄 알고 있었다”며 지역 밀착형 홍보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년 지원 방식은 환영할 일이지만, 단순히 생계비를 보조하는 수준에서 머물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역 미술계에서 활동 중인 청년 예술가 B 씨 역시 “최근 레지던시 사업의 위축과 소규모 아트페어 활성화 등 급변하는 도내 예술 생태계 속에서 작가들은 ‘시장 경쟁력’ 확보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시범 운영 기간 청년들이 전문 창작자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유통 판로 개척 등 구조적 보완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성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정책 효과를 검증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K-컬처의 뿌리인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며 “중앙과 지방이 연계한 창작 지원을 강화하고, 예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후속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업의 신청은 문예위 누리집과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누리집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전국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전북도립국악원이 국악원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주요 실무진 재편에 나섰다. 국악원은 최근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 채용을 위한 1차 서류심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수장 공백이 임박한 시점에서 단행되는 이번 인사가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전북도립국악원에 따르면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 공모에는 직위별로 15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최근 진행된 서류심사 결과 두 부문에서 모두 5명씩, 총 10명이 면접 대상자로 압축됐다. 특히 공연기획실장에는 과거 국악원 근무 이력이 있는 인물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무용단 예술감독의 임기 만료와 공연기획실장의 사직이 맞물리며 추진됐다. 문제는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국악원장의 차기 인선이다. 지역예술계에서는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신임 원장 채용이 선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총무팀장의 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국악원은 수장 공백에 따른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악원 관계자는 “3월 제주도 공연과 4월 신년음악회 등 확정된 상반기 주요 일정은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수장 공백에 따른 운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장 부재와 주요 실무진 교체 시기가 겹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차기 원장 선임 전까지의 직무대행 체제가 행정적 동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거나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신규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선임될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은 단순히 전임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수장 공백기 동안 조직의 중심을 잡고 예술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중책을 안게 됐다. 국악원은 오는 26일 공연기획실장, 27일 무용단 예술감독 면접을 차례로 실시한다. 심사에서는 직무수행계획 발표(PT) 등을 통해 후보자들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특수한 조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과 운영 역량을 심층 검증할 방침이다. 최종 합격자는 내달 3일 발표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도내 공공공연장과 예술단체의 상생협력을 위한 ‘2026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참여단체를 오는 3월 6일까지 모집한다. 총예산 6억2000만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역량 있는 공연예술 단체를 선정해 창작 공연 및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총 8개 이내의 단체를 선정해 단체별로 최소 6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사업은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체계를 개편했다. 기존 다년도 지원방식에서 1개년 단년도 지원체계로 전환했으며, 공공공연장당 최대 2개 단체와 협약할 수 있는 ‘1:2 협약구조’를 도입해 유연성을 확보했다. 휴식년제는 기존 ‘4년 연속 지원 후 2년 휴식’에서 ‘4년 누적 지원 후 1년 휴식’으로 완화(2022년 소급적용)했다. 또한 우수단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도외 공연 진출을 위한 별도 지원항목을 신설해 지역 창작 성과의 권역 외 확산을 도모한다. 지원 대상은 전북자치도 소재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분야 단체로 최근 3년간(2023~2025) 매년 2회 이상 직접 기획, 관리, 운영을 총괄한 공연 실적을 보유해야 한다. 단, 2022년부터 4년 누적 선정된 단체는 올해 신청이 제한된다. 접수는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누리집(jbct.or.kr)이나 창작지원팀(230-7445)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은 기자
최근 리더십 변화를 맞은 정읍시립국악단이 지역 문화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읍시립국악단은 1993년 창단한 시립 국악연주단체로, 기악부·창악부·무용부로 구성돼 있다. 정읍 지역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한국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한편, 공연을 통해 지역민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처럼 30여 년의 전통을 지닌 단체에는 지난해 9월 조용수 신임 국악단장이 선임돼 조직을 이끌고 있다. 조 단장은 전북대학교 국악과 학사와 중앙대학교 한국음악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립창극단 기악부장과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단원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리더를 맞으면서 정읍시립국악단은 지역 문화 역할 확대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전국 공립국악단 가운데 창극 제작과 공연이 가능한 단체가 국립창극단, 광주시립창극단, 정읍시립국악단, 남원시립국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창극단) 등 5곳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단체의 위상과 잠재력은 더욱 주목된다. 다만 타 기관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도내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은 오랜 과제로 지적돼 왔다. 공연 활동이 지역 중심에 머물면서 외연 확장과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정읍시가 보유한 문화 콘텐츠 잠재력에 비해 활용도가 충분히 높지 않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러한 가운데 신임 단장 취임 이후 공연 예산이 전년 대비 약 1억 원 증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예산 확대가 콘텐츠 개발과 공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읍시립국악단은 2026년을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조 단장은 “올해는 월간 상설공연을 신설하고 예산도 증액돼 관객의 수요를 반영한 문화 콘텐츠를 더욱 개발할 예정”이라며 “특히 오는 10월 정읍사를 소재로 한 ‘달하 노피곰(가제)’을 무대에 올려 정읍을 넘어 전라도를 대표하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현장에서 50여 년간 활동하며 세계적인 스태프들과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읍시립국악단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단체로 성장시키고, 관객에게는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현아 기자
쌀을 불려 절구에 빻았지요. 체로 쳐 고운 가루를 냈지요. 팥고물과 켜켜이, 가마솥 위에 시루를 얹고 행여 김이 샐세라 떡가루를 개어 틈새를 막았고요. 뿌옇게 김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꿀떡꿀떡 침을 삼켰던가요? 팥떡 다음엔 흰떡, 인절미, 쑥떡을 하셨지요. 찹쌀을 시루에 쪄내 안반에 쳤습니다. 젊은 아버지는 메를 치고 젊은 어머니는 욱이고……. 아무 말씀 없으셨지만 두 분 얼굴이 발그레했던 성도 싶습니다. 콩고물 듬뿍 마침맞게 썰어주신 인절미는 얼마나 고소했던지요. 낼모레가 설이련만 떡집 구경이나 갑니다. 너나없이 언제부턴가 집에서 떡을 하지 않잖아요. 남부시장, 중앙시장, 모래내시장 그닥 붐비지 않습니다. 시루떡 인절미 가래떡이 전부였건만 이름도 모르고 구경도 못 해 본 떡이 수두룩합니다. “꿈에 떡 얻어먹었다”, 옛적 어머니가 가끔 쓰시던 말이지요. 간밤 꿈도 없었건만 떡집을 기웃거리다 고순 인절미 한입 맛봅니다. 돌아와 현관 앞에서 있을 리 없는 할머니 아버지의 흰 고무신을 찾아봅니다. 시키지 않아도 말갛게 짚수세미로 씻어 툇마루 한켠에 세워두고 싶거든요. 종일 시보처럼 기차역, 버스 터미널이나 보여주는 테레비 혼자 먹고 마시고 까불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내 대표축제인 김제 지평선축제, 무주 반딧불축제, 순창 장류축제를 필두로 ‘2026년 글로벌 및 예비 글로벌 축제’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공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관광상품을 발굴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최종 선정 시 ‘글로벌 축제’ 3개는 연간 8억원, ‘예비 글로벌 축제’ 4개는 연간 2억5000만원의 국비를 3년간 지원받게 된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계획서 제출을 완료했다. 공모 절차는 2월 중 서면 및 발표평가를 거쳐 오는 3월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농경·생태·미식 등 전북만의 독창적인 자산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격상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관광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도는 지역 자산을 바탕으로 축제별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수립했다. 김제 지평선축제는 국내 유일의 ‘농경문화’ 테마와 독보적인 자연경관을, 무주 반딧불축제는 세계적 생태자산인 ‘반딧불이’를 통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 모델을 제시한다. 또한 순창장류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국의 장 담그기’의 가치와 K-푸드 체험을 결합해 미식 브랜드화에 나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번 공모는 전국 수백개 축제 중 ‘명예 문화관광축제’ 지위를 가진 45개 축제만 신청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축제로서의 인지도를 갖춘 타 시도 축제들 사이에서 전북만의 독보적인 차별화 논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리적 한계에 따른 접근성과 인프라 부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교통 편의와 숙박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축제가 구호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인 특화 프로그램과 시·군 협력 홍보 방안 등을 계획서에 대거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모가 단순히 ‘글로벌’이라는 간판을 다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과 전북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세계인의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리적 여건이 녹록하지 않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대책안을 계획서에 담았다"며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을 꼼꼼히 점검해 사업에 최종 선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2026년 병오년(丙午年) 설 명절을 맞아 전북지역 주요 문화기반시설이 귀성객과 도민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립전주박물관과 국립민속국악원, 전북도립미술관, 전주문화재단 등에서 연휴 기간인 14일부터 18일까지 전통놀이와 체험, 기획전시 등 세대를 아우르는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14일부터 18일까지 ‘2026 설 맞이 작은 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옥외뜨락에 마련된 상설체험마당에서는 윷점, 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와 풍물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와 연계한 행사가 주목된다. 연휴기간에는 안중근 의사 관련 영화 3편이 상영되며 서예가들이 직접 입춘첩과 가훈을 써주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또한 병오년 새해 행운을 기원하는 ‘행운과자 나눔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 박물관은 설 당일인 17일은 휴관한다. △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7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설 기획공연 ‘설馬설馬’를 개최한다. 공연은 설날의 정취와 새해의 다짐을 전통예술 무대로 풀어낸 가족국악 한마당으로 무용·민요·기악·연희를 한데 엮은 다채로운 구성으로 꾸며진다. 특히 틴틴창극교실 수료학생들이 참여하는 어린이 무대를 더해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공연으로 의미를 더했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며 사전예약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야외와 실내를 아우르는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야외정원 프로젝트 ‘남쪽으로 지는 해’는 미술관이라는 경계를 넘어 소외된 공간과 전통, 소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전시다. 본관에서는 전북미술의 미래와 역사를 조망하는 두 개의 기획전이 열린다. ‘전북청년2025:보이지 않는 땅’을 통해 청년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허산옥 남쪽 창 아래서’를 통해 지역예술의 맥을 잇는 거장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은 정기휴무일인 16일과 설 당일인 17일 이틀간 휴관한다. △ 전주문화재단 전주문화재단은 설 명절을 맞아 ‘설맞이 전통·놀이·공예 체험 프로그램 7선’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13일부터 18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과 전주천년한지관, 한지산업지원센터, 전주공예품전시관, 한벽문화관 등 재단 주요 문화거점에서 차례대로 진행된다. 먹거리 체험부터 전통 세시풍속, 전통놀이, 한지·공예 프로그램까지 아우르며 관람 중심이 아닌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福(복)담은 두쫀쿠’ 만들기, 액막이 명태 만들기 체험 등은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명절의 즐거움을 전하고 공예 체험은 전주만의 문화 자산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각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 또는 현장 참여 방식으로 운영된다. 세부 일정과 신청 방법은 각 기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국립익산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붉은 말의 해’를 기념해 말띠 관람객에게 기념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미륵사지 석탑 그리기’, ‘새해 다짐 엽서’ 체험 등이 운영되며, 야외 정원에서는 오는 27일까지 4종의 전통민속놀이 체험장을 운영해 명절 분위기를 이어간다. 모든 행사는 무료이며, 설 당일인 17일은 휴관한다. △ 전주대 사습청 전주대사습청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설맞이 전통공연을 연다. 매일 오후 2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무용, 판소리, 창작국악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전통 예술의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첫날에는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무용과 판소리가 전통의 정수를 보여주고, 둘째 날에는 장인숙·김명신 명무가 출연해 한국무용의 섬세한 감성과 깊이를 전한다. 마지막 날에는 창작국악집단 아트-룸이 무대에 올라 전통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 국악을 선보인다. △ 전주기접놀이 전수관 전주기접놀이를 가족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번 가족체험은 오는 14일과 16일 설 연휴를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오는 6월까지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의 공연을 관람한 뒤 역할을 나눠 직접 기접놀이에 참여하며 전통의 흐름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참여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네이버 폼과 전화(063-225-0505)로 접수할 수 있다. △ 전주관광재단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 전주관광재단(대표이사 용선중)은 문화재생공간인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에서 14일부터 18일까지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사기간 중 한복(생활한복 포함)을 착용하고 방문하는 관람객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벙커 내부에서는 보물을 찾으면 선물을 증정하는 ‘보물찾기 이벤트’와 새해 소망을 적는 ‘소원트리 체험’ 등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새집을 짓네요. 우수를 며칠 앞둔 도로변 느티나무, 동티 안 나려 몇 날 몇 밤 머리 맞대고 궁구했겠지요. 발동신(發動神)이 하늘에 쉬러 가 동서남북 어디도 따라붙지 못한다는 아흐레, 열흘 손(損) 없는 날 이사 들겠지요. 글쎄요 시끌벅적 도심에 둥지를 트는 건 학군 때문일까요? 실없이 저이들의 첫날밤이 궁금도 합니다. 식구는 또 몇이나 늘릴는지요. 들보는 언제 올리고 서까래는 언제 올릴까요? 상량식엔 떡 말이나 치고 술 섬이나 빚을까요? 돼지도 한 마리 잡을까요? 신랑이 물고 와 얹고 가면 신부가 또 물고 와 걸치고, 저 부부 다정히 눈길 한번 주고받을 새 없습니다. 옛날 옛적 고릿적 내 아버지 어머니도 그랬겠지요. 입춘은 달력의 봄이요, 냉이는 땅 위의 봄이라 했습니다. 그렇담 하늘의 봄은 저 새로 짓는 까치집이겠습니다. 장순하 시인의 <묵계(默契)>를 생각하다가 졸시 <입춘대길>을 떠올립니다. “식전부터 요란하다/깍깍 깍 깍/들보 먼저 지르고 서까래를 물어올린다//간밤 모진 비바람,/마당귀 감나무가 발아래/삭정이를 떨궈두었다”. 간밤의 모진 비바람, 하늘 아래 모든 일 다 소용이 있어서지요.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이끌어갈 새 집행위원장에 김정수 전주대 공연예술학과 교수가 최종 선임됐다. 최근 진통을 겪었던 소리축제가 이번 인선으로 지휘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직 정상화에 나설 전망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최철)는 11일 열린 총회에서 김정수(66‧남원) 교수를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김 신임 집행위원장은 지역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대표적인 문화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전주세계소리축제와는 인연이 깊다. 그는 과거 소리축제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축제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바 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JIFF) 사무국장과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 공연기획실장‧상임연출가 등을 두루 거쳤다. 이 외에도 전국체전 개·폐회식 총감독, 전주월드컵문화행사집행위원회 기획연출 등을 맡아 대규모 문화행사 기획과 연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때문에 조직 쇄신과 위기 극복이 과제인 현 시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우석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와 영국 SOAS런던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전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인선은 최근 전임 집행부의 감사 지적 등으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취임한 최철 조직위원장에 이어 실무를 총괄할 김 집행위원장까지 합류하면서 소리축제는 비로소 새로운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됐다. 다만 김 위원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올해 축제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급히 주제를 선정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하는 등 ‘속도전’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침체된 사무국 조직을 정비하고 지역 예술계와의 소통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예술가 관객, 지역사회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리축제는 우리음악과 세계 음악이 만나 소통해온 의미 있는 축제이다. 그동안 축제가 축적해온 성과를 존중하면서 예술적 깊이와 동시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확장해 나가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박은 기자
전주시가 5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추진 중인 전주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극심한 예산 불균형과 전문성 공백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건축 규모는 대폭 확대된 반면 미술관 핵심인 작품수집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8%에 불과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은 기부채납 협의 과정에서 총사업비가 500억원을 넘어서면서 현재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뒤 올해 1월 재심사를 신청했으며 결과는 오는 4월 통보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복잡해지며 당초 계획했던 완공 시점은 2028년으로 잠정 연기됐다. 문제는 사업의 외형은 커졌으나 소장품 수집 예산은 역행하는 상황이다. 올해 편성된 작품 구입 및 기증 사례비는 총 1억원으로 이는 전체 예산의 0.18%밖에 미치지 못한다. 시가 목표로 잡은 개관 전 소장품 100점 확보를 기준으로 한다면 작품 한 점당 평균 예산 100만원꼴이다. 사실상 수준 높은 작품 구입이 불가능한 예산 구조여서 미술관의 정체성이 기증자의 선의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변동 폭이 큰 일반 예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미술관의 내실을 책임질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물 건립 예산의 일정 비율을 작품 수집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개관 이후에도 작품 수집비가 미술관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단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여건상 1억원이 작품수집비의 전부이지만 향후 50억원 규모의 작품구입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기증작품을 우선으로 수집할 방침"이라며 “별도의 기금 조성은 조직 구성 이후에 확실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 인력의 부재 역시 과제로 꼽힌다. 전주시는 미술관의 철학과 운영전략을 세울 관장 선임 및 전담팀 구성을 ‘착공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 없이 행정공무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공정은 건축 설계와 전시 콘텐츠가 따로 도는 구조적 결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울산시립미술관의 경우 착공 전부터 관장을 선임해 전시 콘텐츠와 건축 설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조만간 작품 추천위원회와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올 상반기 중에 수집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또한 전문 인력이 포함된 미술관 건립 추진단을 조기에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1억 원이라는 한정된 재원은 위원회가 세울 계획의 실효성을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규상 전주미술협회 지회장은 “시립미술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예산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수도권과 지역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작품 수집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기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작품을 정당하게 구입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 기자
김지연 관장의 ‘아름다운 결단’…서학동사진미술관 도민 품으로 돌아오나
“전봉준 등 동학농민혁명 항일무장투쟁 참여자, 독립유공자로 입법 서훈하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의 무게…김동욱 개인전 ‘조용한 장면들
전주박물관, '죽력고'·'국악기' 제작 시연
전북 첫 시립미술관 정읍에
[이은혁의 글씨로 만나는 옛 글] ⑦북조 석비의 정수 '장맹룡비(張猛龍碑)'
[한자교실] 신토불이(身土不二)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박태건 ‘고려인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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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도 콘텐츠 시대⋯지역 문화 데이터 활용 전략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