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 통일교 논란에 곤혹…김 전 의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 ‘복귀’ “정치는 한 치 앞을 모른다”…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전주병 정치지형 주목
민주당 전주병 지역에서 숙명의 라이벌로 불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성주 전 국회의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최근 통일교 의혹에 휘말리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반면 김성주 전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정치 경력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고등학교와 대학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이들은 총선에서 전주병을 무대로 세 차례에 걸쳐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첫 대결이었던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정동영 후보가 47.72%를 득표해 민주당 김성주 후보(46.96%)에 신승했다.
21대 총선에서는 판세가 뒤집혔다. 김성주 후보가 66.65%의 압도적 지지율로 민생당 간판을 걸고 나온 정동영 후보(32.04%)를 여유 있게 이겼다.
세 번째 대결인 22대 총선에서는 양측 모두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놓고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다. 이번에는 정동영 의원이 승리하며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김성주 전 의원의 이번 내정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는 과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가 이를 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정치 입문을 위해 떠났던 자리로 다시 돌아가게 된 셈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세 번이나 맞붙으며 승패를 주고받았던 두 사람이 이렇게 또 다른 상황을 맞을 줄은 몰랐다”며 “정치는 정말 한 치 앞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인사는 “김 전 의원은 익숙한 자리로 복귀하며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정 장관은 의혹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병 지역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이 피지컬AI 예산을 비롯해 전북 발전을 위한 굵직한 사업들을 챙기며 도민들의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의혹으로 그동안의 노력이 흔들릴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주시 송천3동에 거주하는 국 모씨는 “정 장관이 중앙 무대에서 전북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매우 아쉽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병 지역위원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정치 지형에서 오랜 기간 영향력을 행사해온 두 인물의 명암이 갈린 상황은 지역 정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장관이 의혹을 해소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김성주 전 의원이 익숙한 자리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육경근 기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