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기금 2025년 이자 17억 몰아넣어 실적 채우기 급급 전북예술인 복지기금 조례 제정 후에도 ‘출연금 0원’…도정 우선순위서 밀려 지역 예술계 “조례 제정했지만 기금 한푼 없어 기만당해” 성토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행보와 달리, 문화기금 적립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조례 제정까지 마친 ‘전북예술인복지기금’은 수년째 한 푼도 조성하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 공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전북도가 공개한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기금 적립 현황’에 따르면 기금은 2021년 309억원에서 2025년 현재 약 346억원으로 늘어났다. 표면적으로는 적립 목표액인 35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재단 기금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종잣돈으로, 2016년부터 조성하고 있다. 기금은 목표액이 달성되어야만 그 수익금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실상은 다르다. 민선 8기가 들어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운용 이자금은 약 37억원으로, 2021년 당시 누적액(309억원)에 지난 4년간의 이자수익을 합산한 수치와 일치한다. 즉, 전북도가 기금 확충을 위해 직접 출연하기보다 기존 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쌓이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적립 방식을 취해온 셈이다. 특히 도는 2025년 예치기간 조정을 통해 발생한 이자수익 17억원을 한꺼번에 반영하며 수치상 목표 맞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게다가 2022년 공청회를 거쳐 조례까지 제정한 ‘전북예술인 복지기금’은 방치 중인 상황이다. 전북도의회와 도가 당시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설치를 공표했으나 2025년 본예산까지 실제 출연금은 단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조례 제정 이후 현재까지 ‘기금 0원’은 도정 우선순위에서 예술인 생존권이 밀려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도지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예산 편성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도는 올림픽 유치 홍보와 용역 등 결과가 불확실한 소모성 사업에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실제 2024년 12월 올림픽 유치 TF팀이 꾸려진 직후 4억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이듬해인 2025년 61억원, 올해는 69억원의 예산이 차례로 책정됐다. 반면 적립 목표를 달성해야만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문화기금에는 도가 나서서 출연하지 않는 등 인색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전북도가 문화주권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예산집행에서는 문화예술계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조례까지 만들어 놓고 기금을 한 푼도 쌓지 않았다는 것은 도정이 예술인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일회성 이벤트 유치에 앞서 기초예술인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역 문화예술 기초생태계가 허약한데 지원 없이 문화산업화를 꿈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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